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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너는 누구냐."

작성자주상|작성시간14.01.28|조회수35 목록 댓글 0

도봉산을 오를수록 경사가 심해지고
숨은 목끝까지 차오르고 손발도 엄청 시리지만
새하얀 세상으로 변하니 기분은 너무 황홀하고 좋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눈이 빛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철죽가지는 흰사슴 뿔같이 생겼고
온세상을 하얀 물감칠을 해놓은 것 같이 변했다.

사람들의 발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으니
바위위를 걸을 때는 괜찬지만 흙길은 심하게 페여져가고
머지 않아 바위밑에 까지 흙이 없어지면 산의 바위가 무너질까 겁난다.

이런 멋진 산은 우리가 후손들에게 빌려
사용하는 것이니 곱게 잘 이용하다가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예전에는 입장료를 받았다 하고 이제는 페지 되었다 한다.

입장료 대신 산을 오를 때는 등산로 입구에
흙한봉지씩을 가져 가도록 하여 페인 길위에 뿌려 주도록하면 어떨까?

























































상고대 하얀 길이 끝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지만
사시사철 이렇게 하얀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지겨울까.






































































































누군가 바위 틈새에 돋아난
키작은 진달래 줄기에 하얀눈을 붙여 놓았다.
척박하기 이를데 없는 곳에도 작은 나무가 취할 수 있는 
영양분이 있으니 이런 맹추위도 꿋꿋이 견디며 살아가고 있을 거싱다.














































제일 상상봉이 신선대라고 한다.

신선은 이렇게 추운 곳에서도 얼어 죽지도 않는가 보다.






















































이제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선선대
고지가 저기고 신선 영감을 금방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정기휴무일이고 쉬는날이니
전철을 타고와서 산행을 하며 멋진 경관을
구경하고 있는 나라는 사람은 몸도 건강하고
무릎도 튼튼하며 사진까지 찍어 가며 즐기고 있으니
누가 봐도 불행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고 여유롭게
여가를 즐기며 행복에 넘치는 삶을 살아간다고 여긴다.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나도 당신같이 멋지게 살아봤으면 원이 없겠어.
음악을 즐기고 사진을 찍으며 좋아하는 취미가 직업이고
다른 사람이 누리지 못하는 것을 모두 누리고 살아가고 있으니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어... 정말이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거야."

정말로 부러운 것인지...
괜히 나 기분 좋으라고 칭찬삼아 말씀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것이니 칭찬이라 받아 들이고
진짜 내가 행복한 사람이냐고 나 스스로 묻는다면 아닌 게 확실하다.

무엇하나 딱 부러지게 하는 게 없고
항상 어정쩡 하게 지내며 불만에 가득차 있는 사람이다.



예전에 읽은 책에 있는 내용이 어슬프레 생각이 난다.


어느 아주머니가 중병에 걸려
갑자기 의식불명이 되었고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오가다 어디에선가 근엄하고 온화한 
목소리를 들었는데 분명히 하나님의 목소리였단다.


"너는 누구냐?"

"예... 저는 쿠퍼 부인입니다."

"네가 누구의 부인인지 물어보지 않았다.
너는 누구냐?"

" 예... 저는 제니와 피터의 엄마입니다."

"네가 누구의 엄마냐고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냐?"

"예... 저는 학교 선생이며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나는 너의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냐고 물었다."

"예... 저는 기독교인이며
남편 내조를 충실히 했고 아이들 열심히 가르첫습니다."

"나는 단지 네가 누구냐고 물었을뿐이다."

"...................."

결국 그녀는 하나님이 묻는 말에
합격하지 못해서 이승으로 돌려 보내지고 말았고
그녀의 병이 낳은 다음 삶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나도 저승의 심판대나 서거나
갑자기 누가 나에게 너는 누구냐고 묻는다면 딱히
명확하게 "나는 누구다." 라고 나를 단정지을 대답이 없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고 누군지도 모르는 바보가 아닌가한다.

나는 그 무엇도 아니고
그저 하릴없이 밥을 축내고 있으며
겨우 제 목숨하나 부지하며 살아가는
하나의 불만덩어리 같은 존재로만 느껴진다.

누군지도 모르면서 제 혼자서 잘난체 하는... 
아무 것도 모르는 불만덩어리 또는 모순덩어리인 게 분명하다.

나는 내가 누군지 도대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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