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

작성자하우|작성시간14.04.22|조회수460 목록 댓글 0

요즘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으나.수원대의 암울한 현실과 세월호의 참사를 보며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봄이 왔는데 날씨가 춥거나 모든 일이 여의치 않을 때 가장 많이쓰는 말이 춘래불사춘 즉 봄은 왔는데 봄같지않다 라는 말 같습니다.
오늘은 이 춘래불사춘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인문대교수님들이 계시는데 공자앞에서 문자쓰는 격이나 다행이라고 할까 불행이라고 할까 교협에는 인문대교수님이 별로 안계시는 것같아 용기를 내어봅니다.

王昭君은 한(漢)나라 원제(元帝)때의 궁녀이며 절세의 미녀로 중국 역사상 가장 빼어나다는 4대미인(양귀비, 서시, 초선,왕소군) 중 한사람이다.
원제는 후궁들이 많아 일일이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모연수(毛延壽)라는 궁중화가에게 후궁들의 초상화를 그려 바치도록 하여 마음에 드는 후궁을 낙점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후궁들은 뇌물을 주면서 잘 그려주도록 간청하였는데, 왕소군만은 뇌물을 주지않아 모연수는 그녀의 얼굴을 매우 추하게 그려 바쳤으므로, 황제는 왕소군을 곁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흉노족의 왕 호한야(胡韓耶)가 한나라의 미녀로 왕비를 삼기를 청하자, 황제는 추녀로 잘못 알고 있던 왕소군을 그에게 주기로 한답니다.
뒤늦게 왕소군의 실물을 보게 된 원제는 땅을 치고 후회하며 어쩔 수없이 그녀를 오랑캐 땅으로 보내고는 그 길로 모연수를 참해 버렸다고 합니다.
졸지에 말도 통하지 않는 흉노에게 시집을 가게된 재주와 미모가 출중한 여인 왕소군은 가는 길에 서글픈 심정을 가야금에 담아 연주하였는데 구슬픈 그 소리와 처연한 아름다운 모습에 날아가던 기러기가 날개짓하는 것을 잊고 떨어졌다고 하여 낙안(落雁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변방에 끌려가 외로움과 고향에 대한 애끓는 마음 때문에 시들어 가는 왕소군의 애끓는 모습을 묘사한 시는 시인 동방규의 昭君怨(소군원)이라는 제목의 시와 호지로 떠날 때의 심정을 묘사한 시인 이태백의 王昭君이라는 시로 남아 있다고 한다.

소군원(昭君怨)-동방규

胡地에無花草하니(호지무화초)
春來不似春이라(춘래불사춘)
自然衣帶緩하니(자연의대완)
非是爲腰身이라(비시위요신)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꽃과 풀이 없으리오마는)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구나
야위어서 옷 띠가 절로 느슨해지는 것은
허리를 가늘게 가꾸고자함이 아니라네

고향이 그리워 말라가는 여인에게 이국(夷國)에서의 봄은 분명 봄이지만 봄 같지가 않은, 더욱 야위어가는 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봄은 그립고 수척한 봄이다. 이러한 봄이 불가항력의 운명과 결부되면 봄날의 햇볕조차 속절없이 눈물겨워진다.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머나먼 흉노의 땅으로 보내져 생을 마쳐야했던 이 비운의 절세가인이 애석해서, 이백(李白) 또한 왕소군(王昭君)이란 시제(詩題)의 시를 남기고 있다. 그는 한나라 수도, 장안을 떠나는 왕소군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왕소군(王昭君) -이태백(李太白)

昭君이拂玉鞍하니 (소군불옥안)
上馬啼紅頰이라 (상마제홍협)
今日은漢宮人인데 (금일한궁인)
明朝에胡地妾이라 (명조호지첩)

왕소군이 옥안장에 옷자락을 스치며
말에 오르니 붉은 뺨으로 눈물이 흐르네
오늘은 한나라 궁녀이지만
내일 아침엔 오랑캐의 첩이로구나

2천여년전에 한 미인에게 일어났던 일을 생각하며 수원대학교에는 언제쯤 봄다운 봄이 오려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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