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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천 따라 걷기 7-1

작성자무심거사|작성시간23.06.06|조회수100 목록 댓글 0

오대천 따라 걷기 7

 

<답사 날자> 2023년 5월 15일 월요일

<답사 참가자> 이상훈 원영환

<답사기 작성일> 2023년 6월 6일

 

2023년 5월 3일자 문화일보 보도에 의하면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의 머시 단장은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사회적 단절은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해로우며, 조기 사망 가능성을 26~29% 높인다”고 경고했다. 대책은 무엇인가? 그는 “적어도 하루 15분씩은 다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라”고 조언을 했다.

 

오대천 따라 걷기 제7구간은 백석폭포에서 골지천 합류 지점에 이르는 4 km 코스이다. 원래 이 코스는 혼자서 걸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혼자 차를 운전하고 혼자 걷는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두려움과 외로움이 밀려왔다. 혼자 차를 운전하면 졸리기가 십상인데, 각시는 나더러 혼자 운전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그래서 나는 제6구간 걷기에 불참한 석주에게 전화를 걸어 제7구간을 함께 걷자고 제안을 했다. 그는 5월 15일 서울역에서 오전 10시01분 기차를 타고 11시 40분에 평창역에 도착했다.

 

<그림1> 제7구간 코스

 

우리는 먼저 평창읍으로 이동하였다. 농협 하나로마트 앞 영미네 식당에서 점심으로 추어탕을 먹고 백석폭포로 이동하였다. 백석폭포는 2주 전에 비해 수량이 많아져서 보기에 좋았다. 오후 2시에 출발하였다. 이날 답사는 차가 한 대이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걸어 갔다가 다시 걸어서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일기 예보를 보니 기온은 24도이나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전혀 덥지가 않다. 초가을 날씨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는 철쭉꽃도 지기 시작하고 하얀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한다. 흰 불두화도 보이고 마가목도 흰 꽃이 피었다. 소나무에는 잔가지마다 송화가 부풀어 올랐다. 곧 누런 송화가루가 날릴 것이다. 곤충이 꽃가루를 수정시키는 대부분의 식물들과는 달리 소나무는 바람에 의해 수정이 되는 풍매화(風媒花)이다. 송화가루는 일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림2> 송화가 만발한 소나무

 

소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피는 자웅동주로서 암꽃은 새 가지의 끝에, 수꽃은 새 가지의 밑에 핀다.

 

<그림3> 소나무의 암꽃과 수꽃

 

우리의 선조들은 소나무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다. 아기가 태어나면 금줄을 치고 솔가지를 매달아 나쁜 기운을 막고자 했다.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살며 소나무로 불을 땠고, 송화로 다식을 만들어 먹었다. 흉년에는 소나무 껍질을 벗겨다 끓여 먹어 아사를 면했다. 죽으면 소나무 관에 들어가 소나무가 있는 산에 묻혔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나무 신세를 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59번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자 졸드 교차로가 나온다. 왼편에 있는 다리가 졸드교이고 다리를 건너면 졸드루 마을이다.

 

<그림4> 졸드 교차로

 

<그림5> 졸드교

 

그런데 졸드루가 무슨 뜻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석주와 함께 머리를 쥐어짜 여러 가지로 추측해 보았지만 영어인지 한글인지도 불분명하다. 내가 추후에 검색해 보기로 하고 걷기를 계속했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했지만 졸드루의 어원을 알아낼 수 없었다. 나는 6월 2일 금요일 오후에 정선교육도서관을 찾아갔다. 도서관에서 <정선군 지명지>를 찾아 졸드루는 작고 좁다는 뜻의 ‘졸’과 평지란 뜻의 ‘드루’가 합쳐져 만들어진 순수 우리말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오대천 건너편 졸드루 마을에는 펜션이 몇 개 보이고 캠핑장도 보인다. 산이 가까이 있어서 전답은 거의 보이지 않고 좁은 평지가 오대천 따라서 길게 늘어져 있다. 혼자 걸었더라면 외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둘이서 걸으니 외롭지 않고 편안했다. 나는 석주와 오랜 세월 산행(山行)과 강행(江行?)을 같이 하였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너무도 잘 안다. 또한 석주와는 정치적인 성향도 같아서 이 날은 못된 정상배들 욕도 마음 놓고 할 수 있어서 모처럼 속이 후련했다.

 

<그림6> 콩과(科)에 속하는 아카시

 

아카시 꽃이 핀 가지가 눈 앞에 나타났다. 가지 끝 쪽으로 흰 꽃이 피었고 가지 안 쪽으로 작년에 핀 꽃이 열매를 맺었다가 벌어진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아카시 깍지가 콩깍지와 흡사하다. 한번 보기만 해도 아카시와 콩이 사촌임을 알 수 있다. 콩과식물은 뿌리에서 공생하는 세균이 ‘뿌리에 혹을 발생시킨다’고 하여 뿌리혹박테리아라고 부른다. 뿌리혹박테리아는 공기 속의 질소를 흡수하여 영양분을 만들기 때문에 콩과식물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그림7> 오대천 풍경

 

출발점으로부터 3 km 쯤 지나서 오른쪽에 로미지안 가든이 나타난다. 간판에 ‘치유의 숲’이라고 작은 글씨가 쓰여 있고, 큰 글씨는 영어로 쓰여 있다. 휴양시설을 갖춘 수목원(총면적 10만평)이다. Romyzian을 휴대폰 사전으로 찾아보니 없는 단어이다.

 

<그림8> 로미지안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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