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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석문학100리길 제2-1구간 답사기 (5)

작성자무심거사|작성시간24.05.07|조회수60 목록 댓글 0

효석문학100리길 제2-1구간 답사기 (5)

 

이날 답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건강하다. 모두들 잘 걷는다. 맨 앞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계속 걸어가니 나는 사진을 찍느라고 자꾸 뒤쳐진다. 나도 아직은 건강한 편이기 때문에 걷는 속도를 빨리하여 따라잡는다. 나는 매일 아침 마을길을 크게 한 바퀴 돈다. 매일 40분을 걷는다. 내가 지금까지 아무 약도 먹지 않고도 그런대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순전히 걷기 운동 때문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값싼 방법은 매일 걷는 일이다.

 

서양의 최고 명의 히포크라테스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걷기는 가장 훌륭한 약이다.”

걷기는 훌륭한 약인데도 무료이니 금상첨화 얼마나 좋은가!

 

조선 시대 최고 명의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食補)보다 행보(行補)가 낫다.”

풀이하면,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는 것이 낫다.”

 

내가 아는 의사 친구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의 병은 걷기만 잘 해도 걸리지 않거나 낫는다고 한다. 누구나 날마다 걸으면 그의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현실은, 누구나 걷기가 좋다는 것을 알지만 매일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는 것이다.

 

둑길 따라 내려가니 왼쪽으로 장평2교가 나온다. 다리 입구에 ‘느므즈므 설렘길 종합안내도’가 서있다. 안내도의 지도를 살펴보니 우리가 방금 걸었던 둑길이 느므즈므 설렘길과 겹친다. 느므즈므라는 단어가 새롭다. 안내도에서는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림 10> 장평2교 입구

 

<그림11> 느므즈므 설렘길 종합안내도

 

느므즈므 설렘길? 속사천과 흥정천에 청정하천을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 느므즈므 설렘길의 느므’, ‘즈므의 의미는 안내판 지도 기준 왼쪽에 위치한 남자산 느므와 오른 쪽에 위치한 여자산 즈므를 표현합니다. 느므즈므 설렘길은 그 두 개의 산 사이에 사랑을 담은 구설을 바탕으로 하여 느므즈므 설렘길이란 트레킹 코스가 되었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자연친화적인 매력을 갖추고 여름 내 스스로 피고 지는 야생화를 오래도록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느므즈므 설렘길의 표지판은 영동고속도로 평창IC를 나와서 장평으로 들어갈 때에 지나는 장평교 오른쪽 입구 아래에도 설치되어 있다. 내가 장평에 사는 원주민에게 물어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느므는 ‘나즈막히’라는 뜻이고 즈므는 ‘저물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느므즈므는 순수한 우리말로서 “나즈막히 저물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느므즈므의 해석에 두 가지 설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종합안내도 맨 아래에 평창군이라는 명칭과 로고가 있는 것을 보면 군청에서 안내도를 만든 것 같은데,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장이 매끄럽지가 못하다. 맞춤법도 안 맞는 곳이 있다. 사랑을 담은 구설이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평창군의 담당 공무원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를 제안한다.

 

장평2교를 지나 둑길 따라 걸어가니 오른편으로 보리밭이 나온다. 누군가가 ‘사료용 보리밭’이라고 말한다. 보리밭을 지나니 검은 비닐을 씌운 밭고랑이 나타난다. 비닐 중간 중간에 구멍을 뚫고 작물을 심었는데, 자세히 보니 순이 올라온 감자이다. 내가 봉평에서 산 지가 벌써 9년째이므로 비록 농사를 안 지어도 감자는 쉽게 알아본다.

 

<그림12> 보리밭

 

<그림13> 감자밭

 

둑길 따라 조금 더 내려가니 100리길 표시판이 나타나는데, 속사천을 건너서 평창역 쪽으로 가라고 되어 있다. 징검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크게 네모난 돌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놓아서 넘어질 염려는 없었다.

 

<그림14> 평창역을 가리키는 표시판

 

<그림15> 징검다리를 건너가는 필자

 

징검다리를 건너간 후 우리는 속사천과 헤어져 남쪽으로 걸어간다. 속사천은 서쪽으로 2 km 정도 흘러가다가 백옥포리에서 흥정천과 만난다. 내가 전에 가보아서 안다. 속사천과 흥정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하천의 이름이 평창강으로 바뀐다. 평창강은 금당산의 동쪽에 있는 금당계곡을 따라 남쪽으로 계속 흘러간다.

 

평창강은 평창읍을 휘돌아서 영월로 내려가다가, 태기산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르는 주천강과 영월군 한반도면에서 만난다. 만나는 지점에서 평창강은 이름이 서강으로 바뀐다. 서강은 정선 쪽에서 흘러내리는 동강과 영월읍 하송리에서 만나면서 이름이 남한강으로 바뀐다. 평창군을 흐르는 강과 하천들의 위치가 아래 지도에 나타나 있다.

 

<그림16> 평창군과 주변의 한강 지류

 

(필자는 평창군 백옥포리에서 영월읍 하송리까지의 평창강 약 180km를 14구간으로 나누어 친구들과 함께 걸었다. 그리고는 2021년 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우리문화신문에 43편의 답사기를 써서 발표하였다. 관심 있는 독자는 아래 인터넷 주소로 들어가서 평창강 답사기를 읽어 볼 수 있다.)

https://koya-culture.com/news/section_list_all.html?sec_no=221)

 

여기서 질문 하나. 평창강의 상류는 어느 쪽일까? 흥정천일까 속사천일까? 하천 길이가 더 긴 쪽이 상류이다. 환경부에서 발행한 한국하천일람에 의하면 속사천의 길이는 31 km이고, 흥정천의 길이는 28 km이다. 그러므로 평창강의 상류는 속사천이다. 평창강 총 길이는 220km인데, 속사천의 시작점이 평창강의 시작점이 된다.

 

징검다리를 건너왔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속사천의 왼쪽 둑길을 걷는다. 길가에 철쭉과 복사꽃 등 붉은색 계통의 꽃들이 한창이었다. 모두들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그림17> 봄꽃1

 

<그림18> 봄꽃2

 

<그림19> 봄꽃3

 

우리는 이제 낮으막한 오르막길을 따라 걷고 있다. 길은 밭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졌다. 오른쪽 앞에 보이는 산이 금당산이다. 봉평으로 이사 온 이후 나는 금당산을 두 번 올라가 보았다. 그리 험한 산은 아니다. 오르기 시작하는 지점의 고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금당산을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금당산의 동쪽 자락을 지나가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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