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는가(19)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3.04.24|조회수1,205 목록 댓글 8

   불교 경전인 아함경에 유명한 독화살의 비유가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독 묻은 화살을 맞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받을 때에, 그의 친족들은 곧 의사를 부르려 했다그런데 그는 아직 이 화살을 뽑아서는 안 되오나는 먼저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군지를 알아내겠소그리고 그 활이 뽕나무로 되었는지 물푸레나무로 되었는지 알아야겠소화살 또한 어떤 나무로 되었는지 알아야겠소.  또 화살깃이 매 털로 되었는지 독수리 털로 되었는지를 먼저 알아야겠소라고 말한다면, 그는 그것을 알기도 전에 온몸에 독이 퍼져 죽고 말 것이다.”

   이 비유가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갈 때에 실제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형이상학적인 담론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인생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고통을 정확히 인식하고 고통을 극복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이 비유를 통해서 가르치려 한 것은 세계는 영원한가? 유한한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의 추상적인 질문에 빠져서 현실세계에서 고통 받는 중생의 괴로움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올 봄 수원대 사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수원대 만의 문제가 아니다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를 통하여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비정규직 교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대학 정책 중에서 교원의 비정년트랙을 허용한 조항을 바꾸어야 한다.”   맞는 말입니다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독화살을 맞고 신음하는 사람의 고통을 보지 않는 어리석은 처방이라고 생각됩니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수원대에는 박봉과 무리한 업적평가 기준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비정규직 교수님들이 100명이나 있습니다사립학교법을 고치고 교육부의 정책을 바꾸기 전에, 우리는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고통을 덜어드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 교수님들그동안 어이없고, 억울하고, 원통한 시간을 어렵게 참아 오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드리겠습니다여러분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서 우리가 끝까지 여러분을 지켜드리겠습니다희망을 가지고 함께 손잡고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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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진리 | 작성시간 13.04.24 아 100명을 고통속으로 밀어넣으신 분이 박승기학장님이었군요...!!!
  • 답댓글 작성자이뭐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4.24 박승기 전 평가실장이 스스로 KAIST보다 2배나 엄격한 평가기준을 만들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총장님이 그렇게 시켰겠지요.
    결제받는 과정에서 "이것은 너무 엄격합니다. 불가능합니다" 라고 한마디라도 했는지 안 했는지,
    그것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사람이희망이다. | 작성시간 13.04.25 박승기 전 평가실장 역시 인격자로 보기 힘든분입니다. 만든 사람은 따로 있을지 몰라도 평가 적용하면서 교수들을 대하는 태도엔 일말의 미안함 감정 같은 걸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직접 당해본 사람은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상추2 | 작성시간 13.04.27 상추님!! 감사드립니다.
    현재 이 교협에서 매일 매일 글을 보고 스크랩도 하고 있는 기자가 최소 2분이 있습니다.
    우리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명분없는 싸움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민주화를 위한 싸움도 아닙니다.
    우린 우리의 인권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님의 수고를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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