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는가(21)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3.04.29|조회수592 목록 댓글 1

   앞글의 성경에 나오는 사마리아 사람 이야기에서 가엾은 마음이 들어 가까이 가서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매어 주고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사마리아 사람이 강도맞은 사람을 구해 준 것은 가엾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고통받고 있는 사람을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맹자공손추편(公孫丑篇)>에 사단설(四端說)이 나옵니다.   사단설이란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네 가지 마음을 말하는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짐의 극치이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옳음의 극치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절의 극치이고,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혜의 극치라고 합니다.   맹자는 우물가에 일부러 어린 아이를 두어 지나가는 사람이 이를 그냥 지나치는지 구해주는지를 지켜본 결과 지나가던 모든 사람이 어린아이를 구하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그래서 맹자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치 않고 돌보는 마음 즉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지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측은지심이라고 하는데, 맹자는 요즘 말로 하면 실험을 해 보고서 인간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승헌 변호사는 전북대를 나온 변호사로서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평범한 변호사였습니다.   유신을 반대하다가 붙잡힌 김대중 선생이 재판을 받는데, 아무도 변호사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당시는 험난한 시절로서 김대중 선생 변호를 맡으면 여러 가지로 위험에 빠질 것은 매우 분명하였습니다.   어느날 밤에 지인이 몰래 한승헌 변호사를 찾아와 김대중 선생의 변호를 부탹했습니다그때에 한승헌 변호사는 위험을 무릅쓰고서 왜 변호를 승락했을까요그의 자서전을 읽어 보면 어려운 처지를 알고서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보직교수님들에게 묻고 싶습니다당신은 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박봉과 노예계약에 다름없는 교원임용약정서에 싸인하고서, 옴짝달싹 못하는 계약직 교수님의 딱한 처지를 보고서 가엾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까그들의 고통을 보고서도 차마 외면하시렵니까?   저는 가엾은 마음이 들어서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그래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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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사람 | 작성시간 13.04.30 보직교수님들! 윗사람의 지시, 차마 외면 할 수 없으시지요?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당신의 후배교수들인 아랫 사람의 처지, 감히 외면 할 수 있으십니까? 같은 인간으로서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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