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는가(29)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3.05.18|조회수1,247 목록 댓글 19

   이번 주 내내 윤창중 사건이 화제였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문제되고 있다이에 대해 516일자 인터넷 조선일보에 실린 최보식 컬럼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읽었다.

 

   생물학에서 '동종 교배'는 가장 열등한 결과물을 낸다대통령에게는 그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그가 생각하지 못한 점을 말해주고, 그의 잘못된 판단을 정정해주고, 간혹 대들기까지 하는 참모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신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어렵고 불편한 참모가 주위에 몇 명은 꼭 있어야 한다.

   복종하는 것만이 '충성'이 아니다때로 대통령의 마음에 거슬리게 하는 것도 충성일 수가 있다긴 안목으로 보면 그것이 대통령에게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당장 자신의 귀를 즐겁게 하고 심기를 편하게 해주는 것보다 자신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지를 걱정하는 참모들의 열정이 더 귀한 것이다.

   선거에서 이긴 뒤 박 대통령이 "세상에 있는 최고의 인재를 불러 모으시오나를 반대했고 비판했던 사람들도 괜찮아요하물며 나를 찍지 않았어도 좋아요"라고 했다면, 현 정권은 온 국민의 축복과 기대 속에 출발했을 것이다그리고 문제의 윤씨는 대통령 곁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선일보 기자가 보아도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원칙에 문제가 있다니 일반 국민들이 볼 때에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도 박대통령은 그것을 알랑가몰라!

   이 글을 보면서 수원대 총장님이 직접 인선한 교무위원들을 생각해 보았다교무위원들 중에서 총장님의 잘못된 판단을 정정해 주는 발언을 할 사람이 하나라도 있을까객관적으로 수원대 사태를 분석하면 총장님이 교협을 인정하고 다가오는 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함께 지혜를 모으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적인 해결책으로 보인다.  그런데 교협을 인정하자는 발언을 부총장이 할 수 있을까교무처장이나 기획실장이 할 수 있을까실제 전략회의에서 어떠한 말들이 오고 간 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한 사람도 교협을 인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라는 발언을 못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오히려 지난번 성명서 서명 사건처럼 스스로 제갈공명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참모가 총장님께 현실과는 동떨어진 처방을 조언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참모가 누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겠다.)  결과적으로 성명서 사건은 윤창중 사건 만큼이나 학교측에게는 치명타가 되었다그런데도 그 어리석은 참모가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성명서 사건과 같은 어리석은 계책은 앞으로도 재발될 것이라고 추측된다이러한 부정적인 추측의 근거는 무엇인가?

   회사 사장도 그렇고, 군대 사단장도 그렇고,   대부분의 지도자는 바른 말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그들은 듣기 싫은 말을 할 사람은 아예 참모로 발탁하지 않는다그들은 듣기 거북한 사실을 보고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객관적이고 정확한 현실 파악을 놓치는 어리석음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만일 중간에 어느 사람이 잘못된 판단을 정정해 주는 발언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듣기 싫은 표정을 짓겠으나 한번 쯤은 그대로 넘길 것이다그러나 두 번째 듣기 싫은 발언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은 다음 번 인사에서 짤릴 것이다.

   우리 학교 교무위원회의 분위기는 참석해 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한 사람도 그렇지 않습니다 라는 발언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총장님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그래도 양식있는 교무위원이라면 이러한 분위기에 절망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1년 만에 짤리는 것이 정상이다.   장수하는 교무위원이라면 총장님의 잘못된 판단을 정정하려는 발언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교협 회원 모두가 알다시피, 공동대표인 푸른하늘님은 교무처장과 공대학장을 역임한 분이다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푸른하늘님은 교무처장직에 6개월 있었다그분은 부조리한 학교 행정을 보고서 교무처장으로서 무언가 개선하려고 의견을 내었다가 그만 6개월 만에 짤린 것이다.

   현재 교무위원들은 1월부터 근무를 시작했으니, 임기인 1년을 못 채우고 중간에 짤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나올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아마도 한 사람도 짤리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예측이다부디 이러한 예측이 틀리기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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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큰 바다 | 작성시간 13.05.18 6개월 만에 경질되었구나? 단명보직으로 유일한 경우네요.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인 데, 그냥 뱉어버리면, 병이 곪아터지지않습니까?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런 울타리 안에서 그런 용기는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교협이 그냥 태어난게 아니네요. 안에 들어가 보니 밖에 있는 우리들 보다 훨씬 많은 문제점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용기에 감사해요. 정말 장하십니다.
  • 답댓글 작성자일지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18 푸른하늘님이 6개월 만에 짤렸군요. 정말로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2의 푸른하늘님이 나올지 기다려집니다.
  • 답댓글 작성자상생하자고 | 작성시간 13.05.18 제2의 푸른하늘? 저는 이번 교무위원 중에서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단언합니다.
    심심한데 내기 할까요. 금년 12월 말까지 나오지 않는다에 1만원 걸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상생하자 | 작성시간 13.05.19 저는 8월 말까지 1명 정도 짤리는 사람이 나온다에 1만원 걸지요.
    마음 속으로 기대를 하고 있는 교무위원이 한 사람 있어요.
  • 작성자봄바람 | 작성시간 13.05.23 짤리는 게 아니라 구정물에서 발 담그다 시원하게 빼는 것 아닐까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교협으로 재빨리 갈아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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