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는가(38)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3.06.23|조회수752 목록 댓글 2

   일제시대에 나라를 빼앗긴 현실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한 선택을 하였는가대부분의 국민들은 대세론을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즉 당시의 국제정세나 국력으로 볼 때에 조선의 독립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들이 생각할 때에 독립운동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무모한 행동이며, 독립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징용과 창씨개명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나라를 되찾겠다고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은 극히 소수였다일제시대를 살았던 모든 국민들에게 독립투사의 용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요구이다가족과 고향을 떠나서 만주로 향하는 독립투사의 심정을 우리는 얼마나 이해할 수가 있을까시계를 되돌려 그 당시의 상황에 처한다면 과연 우리 중에서 몇 사람이나 가족과 고향을 떠나는 결정을 내릴 수가 있을까지금부터 불과 100년 전이지만 나라를 되찾겠다고 고향을 떠난 독립투사들의 심정을 헤아릴 때마다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고향을 떠나지 않고 남아서 일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 중에서 적극적으로 일제에 협조한 사람들을 우리는 친일파라고 부른다.  그중에서도 도가 지나친 사람들을 조사하여 친일인명사전까지 만들어서 후손에게 경계하고 있다그런데 일제에 협조한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을 어떠한 논리로 정당화했을까일제에 협조한 사람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가 있다.

   첫째는 일제시대에 관리가 되어 협조한 사람들이 있다이들이 친일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는 최소피해론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다어쩔 수 없이 협조는 하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나름대로 조선을 위하는 길이었다는 주장이다내가 관리가 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인데, 내가 노력하여서 피해를 최소화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애국이라고 볼 수 있다는 논리이다.

   둘째는 일제시대에 기업가로서 돈을 번 사람들이 있다기업가 중에는 번 돈의 일부를 독립운동자금으로 전해준 준 사람들도 있다이들은 독립투사가 되어 총칼로 싸우지는 못했지만 군자금으로 독립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이들이 건설한 공장은 해방 후에 결국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했으므로 나름대로 애국이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구태여 이름붙이자면 간접기여론이라고나 할까그렇지만 이들이 기업활동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제의 통치를 인정하고 협조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내선일체를 선전하기도 하고, 창씨개명에도 앞장섰을 것이다그들 중에서 은밀하게 독립자금을 전해 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들키면 죽는데, 가정과 기업을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독립자금을 전달하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2013년 수원대로 되돌아와서 생각해보자보직교수 중에서 몇몇 사람은 왕당파로서 교협의 가입자를 찾아내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한 사람도 있었다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열심히 노력한 학장과 학과장들도 있었다필자가 들어보니, 교무처장은 교협과 총장 사이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으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이다그런데도 교협에서 이러한 자기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한다는 것이다이러한 논리는 친일파의 최소피해론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보직교수들은 학교측의 대응을 수시로 우리에게 알려주어 우리가 활동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도와 주기도 하였다일종의 간접기여론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알기로는 대다수의 보직교수들은 교협이 생긴 이후 괴로워하였다이런 분들에게는 우리도 미안함을 느낀다그들이 보직을 원해서 맡은 것은 아니었다하루 전에 보직 임명장을 받으러 본부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서 졸지에 보직교수가 된 것이다.

   와우리 왕국이 무너지고 와우리 동산에 진정한 봄이 찾아올 날이 멀지 않았다자연의 순리를 거역할 수 없듯이, 인간 역사의 순리도 거역할 수가 없다그날이 오면 우리는 화해와 용서의 미덕을 발휘하여 모든 보직교수들을 비난하지 말고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날이 다가오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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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초석 | 작성시간 13.06.23 평범과 이기적 타협 속에서 일생의 한두번은 비장함과 결연함을 발견하고 외면하지 않는 절대 눈빛, 그런 사람의 얼굴이 보고싶다. 적어도 사람이라면 일생 한두번이라도 그런 모습을 발견하고 살아야 금수와 다르다고 할수있을것 같다.
  • 작성자자유영혼 | 작성시간 13.06.24 그날을 재촉하는 일들이 벌어 지려고 하네요.
    정의의 승리는 만고의 진리.

    마지막으로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려야할시간이 가까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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