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야기 10 - 잡초로부터의 교훈 (마무리글)

[상생21]

텃밭이야기 10 - 잡초로부터의 교훈 (마무리글)

필자가 4대강반대/탈핵운동을 하면서 신문에 쓴 글들이 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33909.html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www&artid=201203302124215&code=990000

세태의 흐름에 굴하지 않고 역설적인 생각을 담은 글이다.

텃밭에서 농사를 짓다 보면 잡초와 많이 싸운다.

잡초는 맨흙을 좋아한다.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사정없이 난다.

잡초가 무성하면 작물이 자라지 못한다.

생태농법의 핵심은 잡초를 터부시 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관행농법은 제초제를 뿌려서 토양이라는 모태를 손상시키거나 비닐을 씌워 흙을 허약하게 만든다. 작물까지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다. 결국 또다시 작물 몸체에다가 농약을 치게 된다.

우리가 지금 이런 작물들을 먹고 있다.

생태농법은 잡초를 대하는 태도부터 다르다

어린 잡초는 뽑아서 말리면 훌륭한 거름이 된다. 이를 맨흙위에 덮어준다.

어느 정도 커버린 잡초는 작물뿌리와도 엉켜있어서 뽑으면 작물이 상하므로 잘라준다.

밑둥까지 잘라서 덮어두면 새 잡초가 자라는걸 방해하면서 말라가는데 이 또한 훌륭한 거름이다.

여름이 지나면서부터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거름이다.

수확량을 따지는 관행농법에서 그렇게 미운 잡초가,

건강성을 중시하는 생태농법에서는 토양을 살리고 거름을 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관점이 다르면 가치도 달라진다.

이처럼 세상에서 일하는 사람은 두 부류다.

복을 지으며 일하는 이와 죄를 지으며 일하는 이가 있다.

악행을 하는 사람도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로 인한 저항의 에너지를 유발하는 힘이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세상 전체의 진화에 보탬이 되는 식으로 작동하는 법이다.

문제는 아무 것도 안 하는 사람이다.

이명박도 분명히 일을 했다. 그는 죄를 지으면서 일을 했다고 해서 필자로부터 역행보살이라는 일컬음을 받았다.

이인수총장님은 분명히 일을 한다.

그 분이 복을 지으면서 일을 하는지, 죄를 지으면서 일을 하는지는 스스로 돌이켜 볼 일이다.

보직교수들도 일을 한다. 그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무언가?

침묵하고 있는 분들은 무언가?

...

어느 분인가가 올린 안도현의 시 '연탄재',

연탄재 발로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를 잡초에 빗대어 말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잡초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

너는

누구에게 거름이 될만한 자격이 있느냐

++++++++++++++++++++++++++++

이상으로 텃밭이야기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월 19일

이원영 드림

[너는바보]

재미있고 시사점이 많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누구나 열심히 일을 합니다.
농부도 일하고, 총장님도 일하고, 보직교수도 일하고, 평교수도 열심히 일을 합니다.
이명박도 일하고, 박근혜도 열심히 일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아니라, 일의 방향입니다.
무엇을 목표로 일하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상생21]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방향목표가 잘못되면 문제이긴 하지만 대국적으로는 통섭될 수 있습니다. 잠자는 부류가 문제지요.

[봄꽃이좋아]

신문에 투고하신 글 2편 잘 읽어 보았습니다. 역행보살이라는 말이 새롭군요.
그런데 이번 수원대 사태에서 역행보살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상생21]

물으신 분이 더 잘 알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