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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이야기 4 - 농장만들기와 시행착오

작성자상생21|작성시간13.04.11|조회수374 목록 댓글 1

 

텃밭이야기 4 - 농장만들기와 시행착오

 

그러는 가운데 농지개간을 하는 쪽으로 생각이 쏠리자 일단 학교측의 승락을 받기로 했다.

2005년 당시 이인수 재단이사장님께 농지로 개간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였고 그 자리에서 승락을 받았다. 이 분으로부터 '이 곳이 과거에 집들이 있었던 자리라서 토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도 난다.

 

2005년에 한번 개간하여 잡목을 걷어내고 두둑을 쌓는 토목공사를 하여 땅을 만드는데 1년 걸렸고

2006년 초에 다시 개간하는데 두번에 걸쳐 포크레인과 트렉터를 불러서 비용은 수백만원이 들었다. 그럼에도 습지치고는 토질이 좋지 않아서 작물재배가 매우 어려운 편이었다. 원래 밭농사는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한정되어 있다. 당시에는 이런 사실을 지나친 채 의욕이 앞섰다. 텃밭농사를 확대하는 것쯤으로 생각한 것은 큰 착오였다. 무엇보다 거름기가 전혀 없는 땅에 키우다 보니 고생이 많았다.

 

초기에는 땅을 만들고 흙을 묵히느라 절반정도만 고추모종을 심었다.

그래도 심은 면적만 대략 삼사백평쯤 된다. 그전에 거름기를 까느라 주위 농장에서 소똥 삭힌 것을 가득 싣고 와서 A B 주변에 쌓아놓고 봄날을 잡아서 수십명의 학생들과 함께 거름을 주었다. 틈틈이 인접한 숲에서 낙엽토를 실어나른 기억도 난다. 말이 쉽지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저런 과정이 여간 많은 땀을 흘린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철에 올라오는 잡초에 치여 절반의 수확도 못했다. 농장에 관여한 필자의 지인들이 함께 땀을 흘리고 수확을 해갔음에도 결과는 대실패였다.

 

생각을 바꿨다.

A는 계속 텃밭농사를 계속하고, B는 농사지을 수 있는 흙으로 만드는 작업부터 하기로 한 것이다. 흙을 만드는 방법 가운데 간단한 것은 곡물을 심는 것이다. 보리나 콩 등의 곡물농사를 하면서 부산물을 그대로 남겨두는 일을 반복하면 흙을 비옥하게 해주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아래밭인 B는 보리농사부터 콩농사에 이르기까지 두 해쯤 진행하였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기계로 하다보니 모든 게 돈이었다. 작업 자체는 아는 농민의 협력을 얻었지만 기본경비의 지출은 불가피하였고 필자의 호주머니는 가벼워져 갔다. 그나마 남는 것은 수확물을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얻은 '인심'이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셨다.

특히 화성시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매년 많은 도움을 주어 왔는데, 농장길의 보수유지를 위해 해마다 화성시의 공사장에서 자갈을 날라서 질퍽한 길을 단단하게 다지는 일을 계속해왔다. 그런 가운데 정건용부총장(당시 총무처장)이 현장을 자주 방문하였다. 정부총장의 지시로 주택가와의 경계부분에 철망이 쳐졌다.

 

소똥이 바닥나자 사슴똥을 가져왔다.

공짜로 가져오는데도 거름을 걷어내고 운반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A지구는 동료교수들과 지인들이 와서 함께 텃밭농사를 지었다. 그 이전 텃밭농사를 시작할 때부터 이것저것 묻느라 친해진 생물학과(당시) 조봉희교수(식물학 전공)에게 개간하고 있는 사실을 알리고 고추농사를 함께 하기를 권유했다. 그래서 그 연구실의 학생들도 참여하였다.

 

 

 

 

고추농사 자체는 대체로 성공반 실패반이었다.

밭이랑에 따라서 연작피해가 온 곳도 있고 병에 걸린 곳도 있었고 10월말 서리내릴 때까지 풋고추를 생산한 이랑도 있었다. 수확한 고추는 지인들에게 많이들 나누어 주었다. 재단이사장님께도 보내드리고, 정부총장님께는 수시로 드렸다.

 

 

 

그러는 과정에 농막기능을 하는 컨테이너도 들여놓고, 지하수 굴착도 하는 등 농장으로서 자리를 잡아갔다. 2007년 2008년 2009년 삼년동안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수원대 자연생태농장이라는 이름의 텃밭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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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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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단풍나무 | 작성시간 13.04.14 땅을 일구어 농산물을 수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고가 담기게 되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3년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고서야 생태농장이 비로서 조성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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