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박종태
부엌 딸린 방하나에
올망졸망 삼형제가
육십촉 백열등도 버거워
삼십촉 백열등과 살아도
올망졸망 삼형제는
일나간 부모님을 기다리며
그림자 놀이에
배 고픔을 참으며 놀고 있으면
하루의 고된 삶을 마친 부부는
때묻은 벽지위에
한숨으로 토해 놓지만
토방위 석가래에
집지어 새끼치고
초가을 날아간
제비의 빈집을 바라보며
주둥이 벌리고 먹이를 조르던
제비 새끼들처럼
자신들만 바라보는 삼형제에
다시금 삶의 힘을 채우고
아궁이에 짚불지피며
굴뚝에 연기 올렸다
그 여느때처럼 달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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