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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의 기원과 변천, 그리고 흥수아이

작성자조세훈|작성시간22.11.13|조회수2,074 목록 댓글 1

풍수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좋은 땅, 건강한 땅을 찾기 위한 방법이다. 즉, 바람 고요하고 물 잔잔한 땅을 말하며, 이를 藏風得水 지형을 갖추었다고 말한다. 그러한 지형은 인체의 건강에 유리할 뿐 아니라 재물이 풍족해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바람 심하고 물 부족한 곳에서는 건강과 경제력인 면에서 크게 불리하게 된다. 따라서 길한 곳을 찾고 흉한 곳을 피하는 방법이 풍수지리이다. 이를 추길피흉(趨吉避凶)이라 한다.
풍수는 인간의 본능적 생존방식으로부터 시작된 경험축적이다. 태초에는 비바람으로부터 추위를 피하기 위해 동굴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러다 차츰 자연을 이용해 집을 짓고 터를 정하면서 비바람 뿐 아니라 외부의 적으로부터 방어하기 유리하고 살기 편한 곳을 찾는 노력이 풍수로 발전하게 된다.

제천 점말동굴(구석기시대 유적지)

인류가 죽은 자를 매장하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시대부터인데, 망자의 시신을 짐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땅을 파고 묻기 시작한다. 당시의 매장방식은 얕은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묻은 뒤 약간의 돌을 모아 덮는 간단한 구조였는데, 지금의 매장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장례방식은 충북 청원의 석회암 동굴에서 발견된 “흥수아이“이다. “흥수아이‘는 1982년 석회암동굴에서 발견되었으며, 최초 발견자 김흥수씨 이름을 따서 유골에 ”흥수아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시기는 4만 년 전 구석기시대로 추정되며 5살가량의 어린아이이다. 키는 120cm 정도지만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유골이 발견된 흥수굴

발굴보고서에 의하면 동굴 속 편편한 석회암 위에 고운 흙을 뿌린 후 시신을 반듯하게 눕혔다. 직사각형의 석회암 바위는 마치 침대와 같은 모습이고 딱딱한 바위 위의 고운 흙은 이부자리 역할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린아이 주검이지만 상당한 정성을 들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뿌려진 흙을 조사해 본 결과 국화꽃 가루가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슴 부위에 국화꽃 가루가 많은 것으로 보아 아이가 죽은 후 가슴에 국화꽃을 놓은 것으로 짐작된다. 요즈음도 장례식 때 국화꽃이 사용되는데, 구석기시대 사람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장례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풍수이론이 활자화 된 것은 서기 200년 경 중국 한나라 때 청오경이라는 책에서 시작된다. 그 후 진나라 사람 곽박이 葬書라는 풍수책을 지었는데, 당나라 황제 현종이 그 책을 본 뒤 비단 주머니에 넣어 황제만 볼 수 있도록 비밀스럽게 보관했다고 해서 금낭경으로 불린다. 당나라 현종은 장서를 보고 신하들이 묘를 쓸 경우 황제를 위협할 인물이 날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금낭경에는 奪神功改天命이란 글이 있다. 신의 힘을 빼앗아 타고난 운명을 바꾼다는 것으로 개천에서 용 날 수 있고 누구라도 왕후장상이 될 수 있다는 풍수의 위력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금낭경

한반도에서는 서기 20년 석탈해가 경주 반월성에서 명당의 집을 꾀를 써서 차지했다는 말이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다. 어릴 적 탈해가 토함산에서 지금의 계림일대를 살펴보니 초승달 같이 생긴 좋은 집터가 있었다.

경주 반월성 터

그러나 그곳에는 호공이라는 귀족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꾀를 써서 그 집을 차지하려 한다. 그래서 남 몰래 집 주변에 숯과 숯돌 등을 묻어둔 후 집 주인에게 이집은 자신의 선조가 대대로 살던 집이니 비워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소송을 맡은 관리가 탈해에게 무슨 증거가 있냐고 묻자 탈해가 말하기를
“저의 선조들은 대대로 대장장이였기 때문에 집 터 주변을 파보면 대장간에서 쓰던 숯과 숯돌, 쇠붙이 등이 나올 것입니다.” 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집 주변을 파보니 실제 대장간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숯과 쇠붙이, 연장 등이 나오면서 호공의 집을 차지하게 된다.
이 소문을 들은 남해왕은 탈해가 보통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그를 사위로 삼는다.
그리고 석탈해는 후일 62세 때 4대왕에 오르고 23년간 신라를 통치하게 된다.
그 후 탈해왕은 죽어서도 신라의 안위를 걱정하여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 꿈에 나타나 자신의 유해를 화장한 뒤 토함산 정상에 묻으라고 한다. 토함산에서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왜구의 침략을 막는 호국신이 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토함산 정상 인근에서는 탈해왕 제사를 지내던 사당 터가 발견되었다.
경주시는 이곳을 문화재 복원 차원에서 복원할 필요가 있다.

탈해왕 사당 터

통일신라 말엽에는 도선국사가 출현하면서 풍수가 크게 성행한다.
도선국사 비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기록되어 있다. “지리산인이 도선에게 세상을 구제하고 인간을 제도하는 법으로서 모래를 쌓아 山川順逆 형세를 알려주었다. 그로부터 대사가 음양오행 술법을 더욱 연구하여 크게 깨우쳤다.” 여기서 말하는 산천순역 형세가 풍수지리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계룡산 아래로 도읍을 옮기려 한다. 하지만 느닷없이 경기도관찰사로 있던 하륜이 상소를 올리게 된다. “신이 일찍이 부친을 장사 지내면서 풍수의 여러 서적을 보았는데, 지금 듣건데 계룡산은 북서쪽에서 오고 물은 동남쪽으로 흘러간다고 하니 이는 쇠패의 땅이므로 도읍으로 적당하지 못합니다.“ 이로 인해 신도안으로의 천도는 무산되고 만다.
그러나 궁궐터에서 보면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여 물 빠지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외부에서 봐도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산에 잘 둘러싸였다. 특히 웅장한 천황봉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 장엄한 모습이다. 따라서 신도안에 대한 하륜의 평가는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계룡산 천황봉과 신도안

조선이 한양으로 천도할 때도 풍수의 조건을 따져 논쟁한다. 그 중 풍수인 윤신달은 “우리나라 경내에서는 송경이 제일 좋고 여기가 다음 가나 한 되는 바는 북서쪽이 낮고 물이 적은 것입니다.“ 북서쪽 자하문고개가 낮은 것과 청계천 물이 적은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에 비해 무학대사는 “여기는 사면이 높고 수려하며 중앙이 평평하니 성을 쌓아 도읍을 정할 만 합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 의견을 따라 결정하소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하륜은 “산세는 비록 볼만하지만 지리의 술법으로 말하면 좋지 못합니다.” 하며 한양의 터가 좋지 않다고 끝끝내 반대한다. 하륜은 지금의 연세대학교 터와 신촌일대를 도읍지로 주장한다.
조선시대에는 효를 숭상하는 유교사상과 풍수가 습합되면서 묘지 풍수가 크게 성행했다. 특히 왕실과 사대부가의 기득권층 위주로 성행했는데, 풍수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
그 후 일제시대에는 산림훼손을 막는다는 이유로 공동묘지 제도를 만든다. 그러나 누구라도 정해진 장소에만 묘를 써야한다는 규제 때문에 명당을 찾아 남의 산에 몰래 묘를 쓰는 암장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제시대 공동묘지

해방 후에도 매장의 관습은 지속되면서 공원묘지가 널리 퍼지게 된다. 공원묘지는 산이 없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공원묘지는 영리를 목적으로 분양하다보니 지형조건이 불리한 곳에 무리하게 묘를 조성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장마 때면 묘가 유실되는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그러면서 공원묘지에 대한 인식이 차츰 변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2000년 대 들어서는 매장보다는 화장에 의한 장례방식으로 급속하게 변하는데, 납골묘, 잔디장, 수목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것들은 묘의 관리가 쉽다는 잇점이 있다.
한편 묘를 쓰는 매장은 크게 줄었지만 부분적으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매장이 화장보다 유리하다는 믿음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신격호 회장 묘

현대에 들어서는 풍수가 다변화되고 있다. 건축, 도시설계, 부동산, 환경, 조경, 실내인테리어 등에서 폭 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전의 풍수가 망자를 위한 묘지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면 현대의 풍수는 산사람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풍수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학문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해 본다.

 

https://youtu.be/bfESlu_oZ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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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석류2 | 작성시간 22.11.14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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