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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이여 부디 마을의 소원을 꿀꺽 삼키사

작성자물푸레|작성시간19.02.27|조회수95 목록 댓글 0

달을 맞이 하는 것은 태양을 숭배하는 것과는 다르다. 태양은 감히 쳐다볼 수 없는 서양의 전지전능한 신과 닮았다면, 달은 정한수 한 대접 떠놓고 밤마다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간절한 마음을 가진 어머니와 닮았다.

올해 정월대보름은 특별히 국악인 정민아씨의 가야금 연주와 노래로 보름달을 맞이한다.

달집이 타는 동안 서로 손을 잡고 불 주위를 신명나게 돈다.

뢰정산에서 떠오르는 달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용히 마음 속으로 기원한다.

한해 좋은 날들로 농사가 잘되게 하옵시고 희양산마을 아래 사람들 별탈 없이 건강하게 지내게 해주십시오.

나무들이 사이좋게 어울려 사는 숲처럼 초록물 무성한 웃음소리 가득하게 하옵소서.

도시로 나간 아이들 외롭지 않게 돌봐 주시고 각박한 곳에서도 각자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저마다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희양분교 아이들 들판을 뛰어다니고 계곡에서 맘껏 수영하면서 검게 그을린 얼굴로 무럭무럭 자라게 하시고, 나이드는 이들 역시 평화롭고 따스한 햇살 아래서 고요하고 아름답게 늙어가게 하옵소서.

각 가정마다 서로 사랑하고, 이웃끼리 다정하게 집을 오가며 마음을 나누면서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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