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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가을 편지를 그대에게...

작성자JIN O (SDT)|작성시간23.09.03|조회수58 목록 댓글 0

첫가을 편지를 그대에게...

 

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

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마음이 미어집니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했던 사랑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어서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물살 같이 빠른 세월이라

사랑도 그렇게 흘러 갈까봐

 

미루고 미루어 전하지 못한

마음

어린 짐승 날숨같이 떨며

소리없이 그대를 부릅니다

 

가을이 온 뒤에도 지금처럼

높은 산과 긴 강을 사이에 두

멀리서 바라봐야 만 한다면

 

꽃망울 속

노란 꽃가루 같이 가득한

그리움을 어떻게 할까요

 

갓 핀 꽃잎 같이 곱고

성당의 종소리 같이 맑으며

보름달 같이 밝은 그대는

 

작은 새의 깃털같이 부드럽고

합박눈 같이 고요한 나라 입니

다.

 

아! 아! 가을이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을이 나뭇잎에 안기기 전에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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