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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옆지는 가을에

작성자JIN O (SDT)|작성시간23.11.03|조회수111 목록 댓글 0

낙옆 지는 가을에

 

젊음과 청춘은 퇴색되어

곧 떨어질 낙엽같이

쉬어버린 늙은 친구여

 

애지중지 키웠던 자식들이

성장해서

내 곁을 훌훌 다 떠나니

이제는 내 것이 아니구나.

 

꼬깃꼬깃 혹시나

쓸데가 있을까 하고

뭉쳐놓은 현찰과 자기 앞수표

 

그리고

혼자만 아는 은행계좌에

넣어둔 비밀 정기예금들도

다 쓰지 않고 간직하고만

있으니까 내 것이 아니구나

 

긴 머리칼 빗어 넘기며

미소 짓던 멋쟁이 그녀도

늙으니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옆방에

아내는 안방에 사니

몸은 남이 되고 말만 섞는

아내도 내 것이 아니었다.

까맣게 잊고 살아온 듯

 

칠십넘게 살고 보니

팔십이 코앞이라,

팔십을 살면 자타가

이제 다 살았다 하며

 

슬슬 보낼 준비를 하거나

본인도 스멀스멀 갈 준비를

하니,

 

평생 짜다 소리 들으며

모아 놓은 모든 것들이

내컷에서 남의 것을

아무것도 없으니

서럽고 차량 하구나.

 

이젠 내 것이라곤 없으니

잃을 것도 숨길 것도 없다.

 

잘 살아야

여생이 풍전등화다 십 년

내외이다.

다행히 복 받아

15~20년 더 살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 보니

그나마 좋은 건 친구였다.

 

서로에게 좋은 말 해주고

돌아서면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 그는

친구였다.

 

친구야 고맙다

부디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보자꾸나

 

늙을수록

놀던 친구가 친척보다 낫다

 

건강은 나를 위해서 지키는

것이지만

친구를 위해서도 지켜야 한다

 

이제 여생은 빠른 속도로

종점을 향해

Non stop! 달려가니

남은 시간이라

 

건강하게 만나 즐겁게 놀고

맛있게 먹으며 웃으며

다음을 약속하며 헤어지는

우리들 되십시다.

 

땀방울 닦은 때가 아그저

같은데

벌써 삭풍불어오는 겨울이

코앞이네요

 

친구여

건강관리 잘하시고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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