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주말에 광주를 다녀왔더랬습니다.
가서 이광님 선생님도 만나뵙고 인사 드리고 저녁식사도 사주셔서 감사히 맛있게 먹고 (저희가 대접하려 했는데.. T_T) 왔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글을 따로 적겠습니다만...
황당한 일을 겪어서, 아마 다른분들도 겪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글을 적어봅니다.
최근 차량들을 보면, 운전 보조 기능이 있습니다.
특히나 스마트크루즈(속도 유지하면서, 앞차와의 거리가 줄어들면 자동으로 속도 제어..) 또는 긴급제동(앞차와의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면 경고등 또는 강제 제동) 기능이 들어간 차량이 많아졌죠.
이러한 기능들이 들어가면서 차 가격이야 올라가는건 어쩔 수 없겠지만, 보험료가 실제로 많이 내려갑니다. 사고 날 상황을 실제로 사고가 안나게, 또는 피해가 최소한으로 일어나게 억제해 주니까요. 저 역시 도움을 받았던 적이 몇 번 됩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네요.
눈이 많이 내린 저녁에 주행을 하고 나서, 이래저래 사진도 찍고 뭐하고 나서 다시 출발하려 하니 경고등이 떴습니다.
AEB(자동 비상제동)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겁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한 번의 문제도 없었던 차량인지라 "먼 타지까지 와서 문제가 생긴거면 심란한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긴장을 했습니다만.... 곰곰 생각해보니, 이 기능은 차량의 "레이다"와 연관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최신기능들은 모두 "앞차와의 거리"를 인식하는 레이다로부터 정보를 받아서 동작합니다. 이 레이다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저 기능들이 먹통이 될 수 있는거지요. 그래서 차 앞에 가서 레이다가 있는 쪽을 들여다보았더니...
어이구야 이건 뭐....
번호판 아래의 네모난 부분이 레이다 자리인데, 그 자리에 얼음이 가득합니다.
쌓인 눈이 살살 녹아내리다가 날이 추워지면서 그대로 뭉쳐서 굳어버린거네요.
그래서 레이다 기능에 이상이 생긴거지 싶어서, 이걸 어쩔까 하다가 페트병에 따뜻한(펄펄 끓는건 레이다 자체에 또 이상을 줄까봐) 물을 받아다가 살살 뿌려서 얼음을 다 녹였습니다.
다른데는 뭐 얼어있어도 지장이 없어서 작은 병에다가 물을 담아다가 레이다에만 챱챱....
금방 녹아서 떨어집니다. 그렇게 저 부분만 깨끗하게 해 주고 나서 다시 시동을 걸었더니, 경고가 사라졌습니다. :D
그리고 이 이야기를 주변사람들에게 해봤는데, 이 문제를 피해가는 차가 없네요.
기아, 현대 차량은 물론이거니와, 벤츠, BMW 등 고급차량도 눈이 많이 올 때는 같은 문제를 겪는다고 합니다.
저 문제를 해소하려면 레이다 자리를 뜨겁게 해 줘야 하는데, 전파를 쏘는 장치 앞에 뭔가 전기가 흐르는 걸 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워셔액을 뿌린다 한들 저 자리에 눈녹은 물이 모여서 다시 얼 정도면 워셔액으로는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을 누는 정도의 효과밖에 없겠지요.
해결방법은 딱 하나, 뜨신 물을 부어주는건데.... 앞으로는 눈이 어마어마하게 와서 쌓일것같은 날씨다 싶으면 보온병에 더운 물을 하나 담아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겨울은 지난 여름이 그랬던것처럼 날씨가 종잡을 수 없게 흘러갈 것 같네요.
언제 또 폭설이 올 지 모르니 이번에 겪었던 문제도 분명 또 생기지 싶습니다.
그러니 저런 기능이 있는 차량이라면 보온병 하나 준비해 두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
덧.
차 앞에서 레이더 자리 확인하는거는요....
그릴이나 번호판 근처에 뭔가 매끈하고 넙대대한 면이 있으면 대개 레이다입니다.
벤츠 차량은 차 앞 엠블럼을 크게 해서 거기다 심었고, 다른회사 차량은 그릴 부분에 프라스틱으로 된 네모난 게 있을거고요...
일부 차량은 위의 제 차처럼 번호판 아래 자리 움푹 들어간 곳에 레이다가 위치하는데, 이건 정말 질척대는 눈이 오고 기온이 내려가면 얄짤없이 얼어붙게 되니 조심해야 합니다.
저도 보온병 하나 오늘 주문해야겠습니다. 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