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를 놓다
박노산
내 뒤에 오는 누군가를 위해서
징검다리를 놓는다.
짐을 내려놓고
신발을 벗고
하얀 소매를 걷고
그 다리를 건널
예쁜 다리를 생각하며
힘겨운 다리를 생각하며
장난스런 다리를 생각하며
개울 건너편에 앉아
그 다리를 건너올 너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개울에 비칠 얼굴을
마음 한 곳에 오롯이 새기고 있다
너도
개울 건너편에 앉아
그 다리를 건너고 있을 나를
지그시 꿈꾸고 있더냐?
개울에 비칠 내 얼굴을
마음 한 곳에 오롯이 새기고 있더냐?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나는 지금
너를 위한 징검다리를 놓고
너도 어디선가 지금
나를 위한 징검다리를 놓고 있겠지
개울은 우리를
이쪽과 저쪽으로 나누고 흐르지만
나는, 너는
이쪽을 저쪽으로 잇고
저쪽을 이쪽으로 이어 간다
어느 날엔가 우리
징검다리 한 가운데에서
더 가까이
바라볼 순 없을까!
***갈등이 많은 오늘날입니다. 한 번쯤 누군가를 위한 생각을 하고, 누군가를 위한 배려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그 사람이 또 누군가를 생각하며 살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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