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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에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와 3편의 詩

작성자박철우|작성시간24.04.01|조회수27 목록 댓글 2

[매화(梅花)에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와 3편의 詩]

 

 

동천년노항장곡(桐千年老恒藏曲梅): 오동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늙어가며 항상 거문고의 소리를 간직하고,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가더라도 결코 그 향기를 팔아 안락함을 구하지 않는다.

 

매화는 다섯 장의 순결한 백색 꽃잎을 가진 아름다운 꽃이다. 그러나 꽃이 피면 오래도록 매달려 있지 못해 아쉬운 감이 있다. 미인박명이라 했던가!

 

매화 또한 덧없이 피었다가 지고 마는 것이 미인의 모습 같다고 하여 옛 시가에서는 미인에 곧잘 비유되곤 한다.

 

 

 

절개의 상징인 매화와 댓잎을 비녀에 새긴 것이 매화잠(梅花簪)이다. 머리에 꽂아 일부종사의 미덕을 언제나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축일에 부녀자가 머리에 매화를 장식(梅花粧)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추위 속에서 오히려 맑은 향을 주위에 퍼뜨리는 모습에서 외세의 억압에도 굽히지 않고 불의에 물들지 않으려는 선비의 기질을 본다. 겨울에 시인묵객들의 작품 소재로 즐겨 다루어 졌다.

 

벚꽃을 닮기는 했으나 벚꽃처럼 야단스럽지 않고, 배꽃과 비슷해도 배꽃처럼 청상(靑孀)스럽지가 않다. 군자의 그윽한 자태를 연상시키는 그야말로 격조 있는 꽃이 바로 매화다.

 

 

 

그래서 옛날에 장원급제하면 머리에 매화를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이라 하지 않던가!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뜻이다.

 

푸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松)와 대나무(竹) 그리고 매화(梅)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여 시인묵객들의 작품 소재로 즐겨 다루어 졌다.

 

청빈한 선비라면 결코 가난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올곧은 선비는 지조를 자신의 생명처럼 소중히 여겼다.<글/만해 한용운>

 

 

 

1. 매화 앞에서/이해인

 

<1> 보이지 않게 더욱 깊은 땅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 앉아 있네.

 

<2>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하던 희다 흰 봄 햇살도 꽃잎 속에 접혀 있네.

 

<3>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2. 매화/서정주

 

<1> 매화에 봄 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 번 나와 보아라.

 

<2> 매화 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 새 매화 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 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 새 시악씨야 하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 보다 더 알큰히 한 번 나와 보아라.

 

 

 

3. 매화 한 가지/나태주

 

<1> 나이 들어 친한 사람 하나 둘 멀어지고 새로이 사귀기는 더 더욱 어렵거늘 좋으신 벗님 만남이 어찌 아니 기쁘랴.

 

<2> 이 세상 어딘가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 있고 그도 나 좋아함이 살이 있는 복락이라 가슴 속 매화 한 가지 품음 즉도 하옵네.

 

<3> 봄이여 어서 오라, 꽃이여 피어나라. 마음에 꽃 있어야 꽃인 줄 안다는데 그 매화 화들짝 놀라 피어나기 기다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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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성인봉 (지보) 작성시간 24.04.02 매일생한불매향 이 시는 조선중기 신흠의 시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박철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02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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