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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대본

[부활] 07 - 사실을 말할 수 없다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8.09.01|조회수540 목록 댓글 0

[부활] 07 - 사실을 말할 수 없다

 

 

 

 

 

 

 

 

 

 

1. 달리는 차 안 (밤, 전회 마지막 씬)

 

신부복을 벗고 신혁의 옷을 입은 하은, 

처연한 눈빛과는 어울리지 않게 무섭도록 굳은 강인한 하은의 얼굴...

 

 

2. 은하의 방 (밤)

        

멍한 표정으로 침대 끝에 무릎을 감싸 안고 등대를 바라보고 있는 은하.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순간 굳어지는 얼굴.

        

<플래시 컷-5회 68씬>

하은 : (기막히고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온다) 허...최동찬 그 자식 정말 여러 가지루 재주가 많네.

 

벌떡 일어나는 은하, 무슨 생각에선지 정신없이 밖으로 나간다.

 

 

3. 재수집 앞 (밤)

 

은하, 다급하게 뛰쳐나와 어딘가를 향해 달려간다.

 

 

4. 달리는 차 안 (밤)

 

하은이 재수 집 동네로 차를 몰아서 오고 있다.

마음이 복잡한 하은, 차를 멈추고 잠시 망설인다...괴로운 듯 운전대에 머리를 묻고 잠시 생각하는 사이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 은하의 모습이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다.

그제야 고개 들어 다시 차를 출발시키는 하은.

 

 

5. 강력 5팀 (밤)

 

수철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게 두 손으로 머리 감싸고 앉아있고.

장형사는 그런 수철을 걱정스런 표정으로 흘끔흘끔 보고 있다.

은하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수철과 장형사 놀라서 본다.

 

은하 : (거친 숨을 몰아쉬며 대뜸 수철에게) 최동찬이 누구예요?

수철 : (확 굳어지는 얼굴)

은하 : (다급하게) 누군지 오빠 알아요? 알고 있어요?

수철 : (일어서며 넋이 나가서)...은하야.

은하 : (O.L. 제 정신이 아닌 듯) 그 사람이 우리 오빨 죽였어요. 그 사람이 우리 오빨 죽였어요.

장형사 : 찬찬히 얘기해 보세요.

은하 : 오빠가 그 사람 이름을 말했어요. 분명히 최동찬이라고 했어요.

수철 : (두려움으로 몸이 떨려온다)

장형사 : (긴장해서) 그냥 이름만 말했어요?

은하 : (혼란스러운) 그건 아니구. (생각해보려고 애쓰며) 그 사람이 오빠한테 누명을 씌운 것처럼..그런 느낌으로.

장형사 : (실망해서) 그 사람 그 날 알리바이 확실해요, 은하씨.

은하 : (본다)

장형사 : 몰래 알아봤어요, 제가.

은하 : (맥이 풀리듯...혼잣말처럼) 그럼 누구예요? (수철 보며) 누구야, 오빠? 

        (그렁해지며)..누가 그런 거야? 우리오빨 왜?... 우리 오빠한테 왜? 왜? 왜 그런 거야? 우리오빠를 왜...(눈물이 떨어진다)

수철 : (마치 자신한테 하는 말처럼 들려 한없이 괴롭다)...

 

 

6. 재수의 집 앞 (밤)

 

노란색 주사위를 꽉 쥐고 있는 하은의 손.

처연한 눈빛으로 대문을 응시하고 있는 하은의 충혈 된 두 눈이 격심한 갈등으로 일렁인다.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는 하은의 얼굴에 괴로움과 슬픔이 짙게 깔린다.

 

 

7. 공원 (밤)

 

홀로 앉아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은하.

하은의 목소리가 되살아온다.

 

하은 : (E) 서은하!

 

<인써트-3회 62씬>

하은 : (은하를 끌어안은 채로 큰소리) 지금 죽어도 좋다. 난! 

은하 : 동네 사람들 다 깨겠어.

하은 : (머리가 꺾어질 듯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큰소리로) 고맙습니다! 제가요, 돼지 껍데기에 소주 한 잔 쏘겠습니다.

은하 : (웃음이 나온다)

하은 : (술 취한 눈으로 아이처럼 웃는다)

 

은하, 흐려진 눈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8. 재수의 집 앞 (밤)

 

하은, 괴롭게 발길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다시 멈추고 돌아보는 하은의 처연한 눈에 물기가 어려 있다.

 

하은 : (마음의 소리) 은하야, 지금은 너에게 서하은을 두고 간다...언젠가 널 다시 찾아올 때까지...꿋꿋하게 살아줘...

 

 

9. 공원 (밤)

 

어찌할 바를 모르며 흐느껴 울고 있는 은하 위로.

 

하은 : (눈물을 삼키는 E)...울지 마, 은하야....울지말구...멍해 있지도 말구...밥 굶지 말구...

 

 

10. 재수의 집 앞 (밤)

 

간절한 그리움이 담겨 있는 충혈 된 하은의 두 눈.

 

하은 : (E)...미안하다. 미안해..미안해, 은하야.

       

하은, 견딜 수 없이 슬픈 표정으로 발길을 돌려간다.

        

 

11. 인철의 거실 (밤)

        

인철과 신영은 체스를 두고 있고 이화는 신혁을 기다리느라 서성이고 있다.

 

인철 : (체스 말을 옮기다 이화 보며) 곧 도착한다고 했으니까 금방 오겠지. 이리 와 앉아요.

신영 : 그래. 엄마 땜에 집중이 안되잖어.

이화 : (걱정 어린) 전화라도 해 볼까요? 안비서 전화 온 지 한 시간이나 지났는데..

인철 : (웃으며) 신혁이 일 곱살짜리 어린애 아니야. 올 때 되면 어련히 안 오려구.

 

 

12. 인철의 집 앞 (밤)

 

하은의 차가 들어와 멈춰 선다.

 

 

13. 차 안

 

하은, 긴장된 시선으로 밖을 살피고는 준비한 압박 붕대로 오른손 손목을 침착하게 감기 시작한다.

하은의 눈빛이 어느 때 보다도 진지하다.

 

 

14. 인철의 집 앞 (밤)

 

차 밖으로 나온 하은, 대문으로 다가가서 집 주소와 강인철이란 문패를 확인한다. 이 집이 맞다.

한 걸음 물러서서 집을 올려다보는 하은.

이 집에 어머니가 살고 있다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듯 떨리는 눈빛으로 집을 올려다본다.

곧이어 마음을 다 잡고 차 안에서 여행가방을 들고는 천천히 문 앞으로 다가간다.

도어폰 가까이로 다가가는 하은의 손이 어쩔 수 없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도어폰을 누른다. 대답을 기다리는 몇 초의 시간이 영원처럼 길게 느껴지는 순간.

 

이화 : (F, 부드러운)..신혁이구나?

하은 : (어머니의 목소리에 심장이 철렁하듯 얼어붙는다)....!

이화 : (F) 어서 들어와. (곧 문이 열린다)

        

처음 들어 본 어머니의 목소리에 가슴이 먹먹해진 하은, 쉽게 들어서지 못하고 서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노란색 주사위를 꺼내드는 하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주사위를 꽉 쥐어보고는

열린 문으로 성큼 한 발을 들여놓는다. 여행가방은 왼손으로 들고 있다.

 

 

15. 인철의 거실 (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던 하은이 멈칫 멈춰 선다.

현관 앞에서 기다리던 이화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하은 : (휘청하는 기분으로 보는)...

이화 : 어서 와, 신혁아.

하은 : (기막힌 심정이 되어 말이 나오질 않는다. 겨우)...네.

인철 : 여행은 즐거웠니?

하은 : (애써 미소 지으려 노력하며)...네. 즐거웠습니다.

인철 : (웃으며 부드럽게) 대답이 단번에 나오는 걸 보니 정말 기분 좋은 여행이었던 모양이구나.

하은 : (쓰게 웃으며)...네.

신영 : (체스 판 치우며) 혼자만 기분 좋으면 다야?

하은 : (신영을 본다)

신영 : (핀잔주는) 오빤 전화도 못하냐? 엄마가 오빠 걱정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알어?

이화 : (야단치듯) 신영아.

신영 : 내가 뭐 틀린 말 했나? 하여튼 자기 멋대루야. (하며 이층으로)

하은 : (복잡한 심정으로 신영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이화 : 왜 그러고 있어. 들어오지 않구.

하은 : (번뜩 정신을 차리고 신발을 벗고 들어선다)

이화 : (하은의 팔목에 시선이 간다. 놀라서) 팔목은 왜 그래?

하은 : 아..이거. (하는 순간)

이화 : (하은의 손을 잡는다)

하은 : (움찔 놀란다)....!

이화 : (느끼지 못하고 걱정스레) 다쳤니? 어쩌다 이런 거야?

하은 : (뜨거운 감정이 솟구쳐 올라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의 손에 한 손을 포갠다)

이화 : ....(보는)

하은 : (애써 미소 짓지만 그 미소가 처연하다)...조금..조금 삐었어요.

이화 : 조심하지. 

하은 : (슬프게 미소 짓는다)... 

인철 : 병원엔 가 본거냐?

하은 : ...네. (그러면서도 이화에게서 시선 떼지 못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듯 얼른 포갠 손을 놓는다)

이화 : 정말 괜찮은 거야? 다시 병원에 안 가 봐도 되겠어?

하은 :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부러 미소 지으면서) 별 거 아니에요.

인철 : (미소로) 피곤할 텐데 오늘은 그만 쉬어라. 여행 얘긴 나중에 듣기로 하고.

하은 : ...네. (해 놓고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당황해서 주춤하는)

이화 : (조심스레)..뭐 할 말 있니?

하은 : ...아뇨.

이화 : 그럼 어서 올라가서 푹 쉬어. 

하은 : (올라가라는 말에 이층임을 짐작했다)..그럴게요.

        (가방을 오른손으로 들으려다가 눈치 채지 못하게 얼른 왼손으로 들고는 이층으로 향한다)

이화 : (미소로 보곤 주방 쪽으로 간다)

하은 : (올라가다가 멈추고 다시 어머니를 돌아본다)

인철 : (소파에 앉아 있다가 하은을 본다)

하은 : (인철의 시선 느끼고 얼른 시선 돌려 보며) 안녕히 주무세요.

인철 : 어, 그래.

하은 : (계단을 올라간다)

인철 : (조금은 복잡한 시선으로 보는)...

 

 

16. 인철의 이층 거실 (밤)

 

하은이 올라온다. 방문이 두 개가 있다.

어느 방이 자신의 방인지 알 수가 없는 하은, 잠시 망설이다가 한쪽 방을 선택해서 손잡이를 잡는다.

 

 

17. 신영의 방 (밤)

 

신영이 윗옷을 갈아입으려고 막 벗으려는데 하은이 문을 연다.

 

신영 : (얼른 옷을 제대로 꿰입고 쏘는) 뭐 하는 거야?

하은 : (당황해서) 미안. (닫으려는데)

신영 : 왜? 나한테 용건 있어?

하은 : (다시 문 열고 보며) 그런 건 아니구. (진심어린) 여동생을 너무 오랜만에 보니까...반가워서.

신영 : (어리둥절한 표정) 왜 그래 갑자기?

하은 : ...뭐가?

신영 : 평소대로 해. 왜 오버하고 그래? 닭살 돋게.

하은 : (당황스러움을 미소로 감추며) 내가 평소엔 어땠는데?

신영 : 오빠가 더 잘 알거 아냐?

하은 : (멋쩍게 웃고는) 잘 자라. (하고 문을 닫는다)

신영 : (멀뚱멀뚱..왜 저러냐?)...

 

 

18. 신혁의 방 (밤)

 

하은이 안으로 들어와 불을 켠다. 환해지며 방안의 모습이 드러난다.

가방을 한쪽에 놓고 신혁의 방을 둘러보는 하은.

벽에 걸려있던 액자의 테두리가 처음 것과 다른 걸로 바뀌어 있다.

복잡한 감정으로 신혁의 물건들을 가만히 손으로 쓸어보는 하은.

신혁이 앉았던 의자...책상...책상위에 고스란히 놓여있는 책들...

신혁의 체온이 느끼려는 듯 하나씩 천천히..

하은의 두 눈이 그리움에서 슬픔으로 그리고 분노로 바뀌어간다.

 

<인써트>

죽어가던 마지막 순간에 ‘혀어엉’ 부르던 신혁의 모습.

 

<방 안>

신혁에 대한 그리움과 분노의 감정이 북받쳐 와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하은의 얼굴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슬프다.

 

(E) : 노크

하은 : (얼른 두 눈을 손으로 꾹 누르며) 네. (대답해 놓고 감정을 추스르려고 괜히 여행가방을 푸는데)

이화 : (인삼 다린 물을 잔에 담아 들고 들어온다) 손도 불편한데 내가 해 줄게, 놔 둬.

하은 : ..이 정돈 괜찮아요. (쳐다보지 못하고 괜히 가방안의 물건만 꺼내 놓는)

이화 : 이거 마시고 해.

하은 : (그제야 손을 놓고 보는)

이화 : (컵 내밀며) 인삼 좀 다렸어.

하은 :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기막힌 심정, 처연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화 : (미소로 보고 있다)

하은 : (보일 듯 말 듯 애써 미소 지으며 컵을 받아서 한 번에 다 마시곤 빈 컵을 내민다)...고맙습니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컵을 받아드는 이화의 손가락을 감싼 밴드에 시선이 가는 하은.

 

이화 : (시선 느끼지 못하고 미안한 듯) 속상했지?

하은 : ? (보는)

이화 : 액자 말이야. 내 실수로 유리가 깨졌지 뭐니.

하은 : 다치셨어요?

이화 : 어?

하은 : ..손가락.

이화 : 아, 이거. 괜찮아. (하던 말을 한다) 표구를 새로 해야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바꿨어. 미안해.

하은 : (애잔하게 보며)...그게 왜 미안해요. 액자야 아무려면 어때서.

이화 : (대답에 좀 의아해져서)....그래도 니가 아끼던 건데.

하은 : (순간 당황했다가..이내 표정 정리하며) 새로 바꾼 것도 맘에 들어요.

이화 : 그러면 다행이구.

하은 :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곳이 올라오듯 어머니를 바라본다)

이화 : 여행은 어디로 갔다 온 거야?

하은 : ..그냥 여기저기요.

이화 : (말을 안 해도 이해한다는 듯 끄덕여주곤)..쉬어, 그럼. (미소로 보곤 돌아서 나가려는데)

하은 : (망설이다...어쩔 수 없이 쉰 목소리).....어머니.

이화 : (돌아본다)

하은 : (순간적으로 불러놓고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이화 : ...왜?

하은 : (입은 웃고 있지만 그 눈은 슬프다)....보고 싶었어요.

이화 : (뜻밖의 말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보는)

하은 : (가슴이 미어져 와서 애써 웃어보지만 어쩐지 어색하다)

이화 : (따뜻한 미소로) 엄마도 많이 보고 싶었어, 신혁아.

하은 : (웃는데 어찌 보면 울고 있는 것 같다)

이화 : (미소로 보곤 돌아서서 방을 나간다)

하은 : (방을 나서는 이화를 처연한 시선으로 보며, 마음의 소리) 신혁인..이젠 볼 수 없어요, 어머니.

        죄송해요..죄송해요..죄송해요, 어머니.

        

하은의 눈에 물기가 어리지만 입은 굳은 의지를 보이듯 꽉 다물고 있다.

 

 

18. 신혁의 방 앞 (밤)

 

밖에 서 있는 이화, 어쩐지 달라진 듯한 신혁의 태도에 미묘한 불안감을 느끼는...

 

 

19. 술 집 (밤)

 

드문드문 사람들이 앉아있는 선술집.

수철의 잔에 술을 따르는 장형사.

 

장형사 : 힘내세요.

수철 : (술잔을 바로 비워낸다)

장형사 : 서형사님 그렇게 된 게 김형사님 책임도 아니잖아요. (하며 따르려는데)

수철 : (술병을 낚아채서 자신의 잔에 따라 연거푸 잔을 비워낸다)

장형사 : (포기하듯 보고) 근데 서형사님이 무슨 말씀 없으셨어요?

수철 : (술잔에 술 따르며) 무슨 말?

장형사 : 강릉에 가신 이유 같은 거요. 

수철 : (흠칫 긴장하는)

장형사 : 아무 얘기 못 들으셨어요?

수철 : (자신 없이)...어.

장형사 : 맘 같아선 우리가 수살 했으면 좋겠는데..(하다 문득) 저기요, 어떤 기자가 서형사님 사건을 캐고 다니고 있어요.

수철 : (굳어서) 기자가?

 

 

20. 보도국 복도 (밤)

 

강주 : (빠르게 걷는 일진을 따라 걸으며 간곡하게) 부탁드려요, 선배님. 강남라인은 저보단 영훈이가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거구. 또.

일진 : (걸음 멈추고, 말 자르며) 이강주, 넌 도대체가 한번에 말을 듣는 적이 없냐?

강주 :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건 어디까지나

일진 : (O.L.) 도대체 배치된 라인을 바꿔 달라는 이유가 뭐야?

강주 : 제가 그쪽 형사님들하고 친분도 제일 두텁구, 또 선배님 밑에서 이진을 하고 싶어서

일진 : (O.L.) 아부 떨어도 안돼! (하며 다시 걷는다)

강주 : (따라 걸으며) 선배님.

일진 : 강남으로 가.

강주 : (대뜸) 사실은 의심 가는 사건이 있습니다.

일진 : (멈추고 보는)...

강주 : (진지하게) 제가 꼭 취재하고 싶습니다, 선배님.

일진 : 증명자료 있어?

강주 : 네?

일진 : 객관적으로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자료가 있냐구?

강주 : 주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감은 있습니다.

일진 : (어이없어서) 감 같은 소리 한다. 관둬!

강주 : (팔을 잡아 세우며 간곡히) 승낙해 주시면 빠른 시일 안에 반드시 증명자료를 제출하겠습니다.

        (고개 꾸벅하며)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일진 : (마음이 흔들리듯 보는)...

 

 

21. 신혁의 방 (한밤 중)

 

켜져 있는 노트북 액정위에 암호를 넣으라고 열려있는 창.

편안한 신혁의 옷으로 갈아입은 하은이 액정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한 손으로는 손목에 감았던 붕대를 풀어내고 있다.

도저히 암호가 생각이 나질 않아 정신을 가다듬으려는 듯 몸을 길게 뒤로 눕힌다.

그러다 문득 책상 서랍을 연다. 그 안 한곳에 잘 놓아둔 노란색 주사위가 눈에 띈다.

주사위를 집어서 들고 주머니에 있던 자신이 갖고 있던 노란색 주사위를 다른 손에 들고 바라본다.

이젠 두 개의 주사위가 만났다.

두 손에 주사위를 쥐고는 기도하듯 얼굴을 묻는 하은.(F.O)

 

 

22. 신혁의 방 (몽타주, 이른 아침 F.I)

 

-하은 웃통을 벗은 채로 장롱 문을 연다. 결벽증이다 싶게 정된 돼 있는 옷가지들.

와이셔츠를 골라 걸치고 침착하게 단추를 잠그는 하은.

-넥타이를 매고 그 위에 양복 윗도리를 걸치고 손수건을 집어서 주머니에 넣는다.

-은하의 팔찌를 들여다보는 하은, 손에 꼬옥 쥐어보고는 지갑에 소중하게 넣는다.

-거울 앞에 완성된 차림으로 서 있는 하은.

 

하은 : (넥타이가 불편한 듯 헐렁하게 만져 보곤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이제부터 시작이야. 행운을 빌어줘, 신혁아.  

 

 

23. 재수의 거실 (아침)

 

정장차림으로 방을 나서는 은하.

 

재수 : (걱정 어린) 밤새 앓았는데 그 몸으로 어떻게 출근을 해?

은하 : (핼쑥한 얼굴에 미소 지으며) 괜찮아요.

재수 : 괜찮긴? 다 죽게 생겼구만. 애비가 회사에다 전화해 볼게. 다른 일도 아니구 오라비 상중인데 편의를 봐 주겠지.

은하 : 정말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아빠. 다녀올게요. (나간다)

재수 : (뒤통수에 대고, 걱정스레) 차 조심해. 밥 꼭 챙겨먹구!

       (한숨처럼 중얼거린다) 내가 이렇게 귀에 쟁쟁 눈에 삼삼한데 너는 오죽하겠냐...

 

 

24. 재수의 집 앞 (아침)

 

밖으로 나서는 은하, 맘을 꽉 다져 먹고 걸어가는데 뒤에서 환청처럼 들리는 하은의 목소리.

 

하은 : (E) 서은하!

은하 : (휙 돌아본다)...!

        

하은이 예의 그 털털한 모습으로 대문 앞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은하 : ...오빠?

하은 : 쫄지 마! 서은하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니까! 알았지?!

은하 : (저절로 환한 미소가 지어지며) 오빠!

        

하며 대문 앞으로 한 걸음 떼려는데 하은의 환영이 사라진다.

당황하는 은하, 멍해진 눈에 물기가 어리며 넋이 빠져서 서 있다.

 

 

25. 달리는 차 안 (아침)

 

기사 없이 직접 운전하고 있는 하은. 넥타이가 계속 답답한지 자꾸 손이 간다.

오른손엔 여전히 압박붕대가 감겨있다.

 

 

26. 경반장 입원실 (아침)

 

소박하게 장식된 화한을 배달 온 사람으로부터 받아드는 경반장 부인.

배달원 ‘안녕히 계세요’하고 나가고.

보낸 사람을 확인해 보는 부인, 고개를 갸우뚱 하고는 누워있는 경반장 옆 탁자에 화환을 놓는다.

화환 리본에 써 있는 글귀. ‘경기도 아저씨 빨리 일어나세요’ 보낸 사람엔 ‘후배 경상도’라고 써 있다.

 

 

27. 무릉건설 앞 (아침)

 

하은의 차가 와서 멈추자 경비원이 득달같이 달려가서 뒷문을 열어준다.

허나 운전석에서 내리는 하은을 보고 어리둥절한 경비원.

 

경비원 : (꾸벅 인사한다) 나오셨습니까, 부사장님.

하은 : (친절한 웃음으로) 네에. 수고 많으시네요. (하고는 현관으로)

경비원 : (조금 얼떨떨해서 보는)

        

하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는 거침없이 현관 안으로 들어간다.

 

 

28. 로비 (아침)

 

하은이 안으로 들어서다가 멈칫 멈춘다.

로비에서 머리띠 두르고 피켓 들고 서서 농성중인 노조원들의 모습.

하은, 조금 당황스럽게 서 있는데 노조원들의 시선이 하은에게 쏠린다.

경비원 두 명이 얼른 하은을 보호하듯 옆에 와 선다.

 

경비원 : 새벽부터 이 난립니다, 부사장님.

하은 : (생각하며)..네에.

       

하곤 피켓에 써 있는 문구를 읽어가며 뚜벅뚜벅 노조원들 사이를 뚫고 걸어가는데

노조위원장 최상필을 필두로 노조 간부들이 하은의 앞을 막아선다.

 

하은 : (움찔 굳어 본다)

        

최상필의 날카로운 시선이 하은의 시선과 마주친다.

 

하은 : (가만..이 사람이 누구였더라...신혁의 파일을 생각하려 애쓰는)

 

 

29. 신혁의 비서실 (아침)

 

재훈 : (경비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알았어요. (수화기 놓고 다급하게 밖으로 뛰어 나간다)

 

 

30. 로비 (아침)

 

노조원들에게 앞을 가로막혀 있는 하은.

경비원들은 하은을 지키려는 듯 막고 서 있고, 출근하던 직원들 웅성거리며 자기들끼리 떠들기도 하고..

 

상필 : 10년 이상 무릉건설을 위해 피땀 흘려 일해 온

하은 : (상필을 지긋이 본다. 화면 옆으로 상필의 사진과 이력이 담겨있던 신혁의 파일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그 위로)

상필 : (E) 사람들을 하루아침에 내 치는 게 부사장이 말하는 건전경영입니까?

하은 : ....

       

노조원들 피켓 흔들며 한 목소리로 떠든다.

“경영전행 일삼지 말고 노동조합과 성실 교섭하라! 교섭하라!”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하라! 개선하라!”

 

하은 : (좀 당황스럽게 서 있다)

상필 : 10년 집 지킨 개도 하루아침에 쫓아내서 밥을 굶기진 않습니다.

하은 :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나..생각하는 위로)

상필 : (E) 하루속히 협상의지를 밝히십시오. 더 이상 우린 못 기다립니다.

하은 : (뭐라 말을 하려는데)

재훈 : (뛰어와 하은의 앞을 막고 상필에게) 위원장님 이러지 마시고 대화로 해결합시다.

상필 : (언성높이며) 대화를 회피하고 있는 건 우리가 아니잖아요?

재훈 : 진정하시구요. (하는데)

하은 : 잠깐만요.

        

상필과 재훈, 노조원들이 하은을 본다.

 

하은 : (앞으로 나서서 상필을 보며) 아침들 드셨어요?

재훈 : (황당해서 하은을 본다)

상필 : (역시 황당해서) 뭐라구요?

하은 : 아침들 안 드셨죠?

상필 : 지금 장난합니까?

하은 : (담대한 태도로) 지금껏 협상에 성의가 없었다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재훈 : (뜻밖의 말에 하은을 본다)

하은 : 하지만 무조건 여기서 이런다고 해결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상필 : 우린 협상을 원하는 겁니다.

하은 : 협상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구요. 해야죠. 하겠습니다. 일단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곧 공식적인 자릴 만들 테니까 거기서 멱살을 잡든 치고 박든 남자답게 해결합시다.

       

재훈, 의아해서 하은을 보고 상필 역시 조금 뜨악해서 본다.

 

하은 : (노조원들 향해) 어떻게든 해결책을 모색해 볼 테니까 여러분들은 일단 아침식사부터 하세요.

        새벽부터 나오셨으면 아침도 굶으셨을 거 아닙니까?

       

노조원들 그 말에 조금 어리둥절해져서 본다.

 

하은 : 밥을 드셔야 힘이 나고 그래야 회사하고 단판을 짓든 협상을 하든 하죠. 안 그렇습니까?

       

상필을 비롯한 노조원들 대답을 못하고 본다.        

 

하은 : (상필 보며)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상필 : (말문이 막혀있다)

      

하은, 뚜벅뚜벅 노조원들을 뚫고 걸어간다.

의아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르는 재훈.

노조원들 자기들끼리 웅성대고 상필은 의아한 얼굴로 하은을 바라보고 있다.

하은과 재훈이 엘리베이터 앞으로 사라지자 현관문 쪽에서 들어오는 은하가 보인다.

노조원들의 웅성대는 모습에 주춤 서는 은하, 곧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간다.

 

 

31. 엘리베이터 앞 (아침)

 

하은은 담담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고, 재훈이 의문에 쌓인 표정으로 서 있다.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탄다.

그 앞으로 다가오는 은하.

은하가 막 엘리베이터 앞에 서는 순간, 문이 닫힌다.

서로를 보지 못하는 두 사람.

 

 

32. 엘리베이터 안 (아침)

 

재훈 : ...죄송합니다. 제가 미리 연락을 드렸어야 하는 건데.

하은 : (대답대신 미소로) 오랜만입니다, 안비서님.

재훈 : (좀 당황스레)...네. 여행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하은 : 덕분에요.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앞으로 시선을 주는 표정엔 웃음 끼가 사라져 있다)

 

 

33. 인테리어 팀 (아침)

 

적당히 파티션 되어있는 실내.

팀장과 과장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 책상들은 서로 연결되게 배치되어 있다.

한쪽 벽면엔 문짝 샘플, 붙박이장 문짝 샘플, 도어 샘플들 진열돼 있고

사원들 책상엔 디자인 관련 책자들과 샘플 책자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책상들 사이사이 세워져 있는 스트로폼 위에 붙여진 각종 설계 도면들.

은하의 자리만 컴퓨터와 티슈 정도로 깨끗하다.

김종호 팀장(40대 초반 남자) 책상 앞에 서 있는 은하. 목엔 사원 증을 걸고 있다.

네 명 정도의 직원은 각자 자기 자리에서 제 할 일 하고 있다.

 

은하 : 연수에 참가 못해서 죄송합니다.

김팀장 : 얘기 들었어요. 오빠면 아직 젊을 텐데....

은하 : (대답 못하고)..

김팀장 : (들어오는 해경보고) 이해경씨.

해경 : (보는) 네, 팀장님.

김팀장 : 이번에 우리 팀에 발령받은 서은하씨야. 이대리가 잘 가르쳐 줘.

은하 : 처음 뵙겠습니다. 서은합니다.

해경 : 입사를 축하해요. (하곤 바로 김팀장에게) 부사장하고 노조하고 한판 붙었다면서요?

       

무심한 표정으로 컴퓨터뿐인 썰렁한 자리로 가서 앉아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정신을 차리려 애쓰며 가방에서 노트 꺼내 놓는 은하위로.

 

김팀장 : (E) 그럼 뭐해? 그런다고 짤린 사람이 복직이 되나?

해경 : (E) 부사장이 남자답게 해결하자고 했다던데요?

김팀장 : (E 어리둥절) 남자답게?

해경 : (E) 네에.

 

 

34. 신혁의 사무실 (아침)

 

하은, 한 손으론 책상을 어루만지고 시선은 주위를 둘러보는 위로.

 

재훈 : (보고를 하고 있다. E) 출근길 집회는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되고 있었고, 강원도 컨벤션센터 건은

재훈 : 부사장님께서 제시하신 조건대로 강원도 지역 업체에서 컨소시엄 확답을 해 왔습니다.

하은 :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재훈 : J&C의 정진우 부사장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은 : (눈빛이 반짝해서 보는 위로)

재훈 : (E) 더 이상 터치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하은 : 정상국회장도 그 컨벤션센터 건에 관심이 많겠죠?

재훈 : 네. 강원도에 발판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니까 당연히.

하은 : (O.L.) 그럼 그건 우리가 무조건 따야겠네.

재훈 : ? 네?

하은 : 안비서님 생각엔 제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매듭이 뭔 거 같으세요?

재훈 : ? 무슨 말씀이신지?

하은 : (미소로) 여행을 다녀왔더니 처음 시작하는 느낌이 드네요. 어떤 실부터 잡아 당겨야 매듭이 풀리는 건지 판단도 잘 안 서구.

재훈 : (얼떨떨해서)...지금 말씀드린 두 건이 제일 시급합니다.

하은 : 아..그렇구나. 그럼 우선 노조원들의 요구사항을 핵심만 정리해서 올려주세요. 

        그리고 그...(생각이 나지 않는 듯 잠시) 아, 그 컨소시엄 확답을 해 왔으니까..(대답을 기다리듯 말꼬리를 흐린다)

재훈 : 그쪽과 협의해서 계약날짜를 잡을까요?

하은 : (미소로) 네.

재훈 : 알겠습니다. 그리고 2시에 임원회의가 소집돼 있습니다.

하은 : (긴장하는)

재훈 : (일사철리로 보고하는) 또 이번 신입사원들 오리엔테이션에서

하은 : (움찔 굳어서 보는 위로)

재훈 : (E) 부사장님 강연이 모레로 예정돼 있습니다만 부사장님 스케줄에 맞춰서 조정 가능합니다.

하은 : (은하가 무릉건설에 합격했음을 알기에 복잡한 심정인 채로 생각에 잠겨 고개만 건성으로 끄덕인다)

 

 

35. 인테리어 팀 (아침)

 

해경의 책상 옆에 서 있는 은하.

 

해경 : (은하에게) 불황인데도 인기 있는 프로젝트라니까 한번 가서 파악해 봐.

       모델하우스를 성공시키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구.

은하 : 알겠습니다.

해경 : 건설회사 인테리어 팀은 머리로 몸으로 같이 뛰는 데야. 쉽게 생각하면 안돼.

은하 : (미소로) 알고 있습니다.

 

 

36. 신혁 사무실 (아침)

 

신입사원들 이력이 담긴 보고서 중에 은하의 이력서를 보고 있는 하은...

복잡한 심정으로 사진 속 은하의 얼굴을 손으로 쓸어본다.

 

 

37. 강력5팀 (낮)

 

하은이 없는 공간 속에 일상처럼 돌아가는 분주한 사무실.

 

수철 : (놀라 굳은 얼굴로) 뭐라구요?

남자 : (F) 양만철씬 어젯밤에 사망했습니다.

수철 : (힘이 쭉 빠져서)..알겠습니다. (수화기 내려놓고 난감한 듯 얼굴 쓸어내는데)

장형사 : (신문지에 싼 무전기 들고 들어오며) 범인은 집에도 안 들어온다는데 며칠씩 죽치고 있어 봤자 소용도 없구.

         (하다 수철보고) 무슨 일 있어요?

수철 : (허탈해서) 아무 것도 아니야.

       

하고 일어서다가 번쩍 떠오르는 하은의 목소리.

 

하은 : (다급한 E) 유건하 아들이 살아있다고 전해. 죽지 않고 살아있다구. 알았지?

        

수철, 다급한 손길로 수첩을 뒤지더니 대뜸 수화기 들어 번호를 누른다.

 

수철 : (잠시 기다리다가) 재적말소등본을 신청하려고 하는데요. 네. 이름은 유건하 주민등록 번호는(하는데)

       

문을 벌컥 열고 얼굴 벌개져서 재수가 들어온다.

 

수철 : (놀라서 수화기 내려놓고) 아저씨..

재수 : (다짜고짜 성질내며) 니들 수사를 하는 거야, 안 하는 거야?!

수철 : 저기요.

재수 : (O.L.) 저기고 여기고, 니들이 정말 우리 하은이 동료면 그 쳐 죽일 범인을 잡아야지 왜 손들 놓고 있어?! 왜?!

장형사 : 그건 강릉에서 수사중이라서

재수 : (말 자르며) 개뼈다귀 같은 소리 집어 쳐!! 우리 하은이가 억울한 누명까지 쓰고 비명행사 했단 건

 

 

38. 강력 5팀 앞 (낮)

        

강주, 걸어오다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멈칫 멈춰 선다.

 

재수 : (E)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니들이 알고 내가 알어!

강주 : (문 가까이 귀를 댄다)

 

 

39. 강력 5팀 안 (낮)

        

난감해 있는 수철과 장형사.

 

재수 : 그 놈이 그냥 지명대로 살다 죽은 거면 내가 이러지도 않어!

      (울컥해지며) 지 부모형제도 모르고 나한테 구박만 받고 산 불쌍한 놈인데...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내가 자다가도 수십 번씩 벌떡벌떡 일어나, 이 자식들아!

수철 : (팔 잡으며) 아저씨 저하고 얘기하세요.

재수 : 얘기고 뭐고 다 필요 없어! 그 쳐 죽일 놈부터 내 앞에 잡아다 놔! 억울하게 죽은 놈 영혼이라도 달래주게 잡아다 놔! 빨리!

 

 

40. 경찰서 앞 (낮)

 

수철이 재수의 팔을 잡고 밖으로 나온다.

멀찌감치 슬금슬금 미행하듯 따라오고 있는 강주.

 

재수 : (팔 뿌리치며) 니들이 못 잡으면 나라도 잡으러 다닐 거야. 전세금을 빼서 몽땅 쓰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하은이 원한은 내가 갚아줄 거야, 내가!

수철 : (진심으로) 제가 지금 수사하고 있어요, 아저씨.

재수 : (O.L.) 수사고 뭐고 (하다 멈추고 본다)

수철 : 제가 수사하고 있어요.

재수 : (보는)..

수철 :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증거를 찾아서 하은이...원한 풀어줄게요.

재수 : (좀 누그러져서 보며) 약속할 수 있어?

수철 : ..네. 어떻게든 증거를 잡을게요. 증거가 있어야 돼요.

재수 : 너 뭐 짐작 가는 거 있는 거야?

수철 : (자신 없이)...그런 건 아니지만...

재수 : (버럭) 그러면서 증거는 어떻게 잡겠다는 거야?!

수철 : (간절하게) 절 믿어주세요. (괴로운 심정으로) 하은이 놈한테..미안해서라도 제가 꼭 증거를 찾겠습니다.

재수 : (한숨 쉬 듯 본다)

수철 : (고개 떨구며) 죄송합니다, 아저씨.

재수 : (힘이 쭉 빠져서) 너라고 뭐 맘이 편하겠냐. 사실적으로 니 탓도 아닌데.

수철 : ....정말, 죄송해요.

재수 : (피차 답답하겠구나 싶어 딱한 심정으로 보는)..

 

 

41. 경찰서 앞거리 한 곳 (낮)

 

맥이 쭉 빠져서 터덜터덜 걸어오는 재수.

 

강주 : (E) 저기요!

재수 : (못 듣고 걷기만)

강주 : (빠르게 따라가며) 잠깐만요!

재수 : (그제야 멈추고 돌아본다)

 

 

42. 경찰서 로비 (낮)

        

생각에 골몰해서 걸어오는 수철의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자 확인하고는 받기를 망설이다가...결심하고 받는다.

 

수철 : ...여보세요.

동찬 : (F) 안녕하신가, 친구.

수철 : (부들부들 떨리듯 이를 꽉 문다)

 

 

43. 거리 한 곳 (낮)

        

재수 : (성가신 듯) 난 기자 안 믿으니까 딴 데 가서 알아보쇼.

강주 : 왜 기자를 안 믿으시는데요?

재수 : 뻔한 거 아뇨? 말해 봤자 비리경찰이니 뭐니(하다 움찔해서 입 다문다)

강주 : (눈 반짝이며) 그럼 비리경찰하고 관계있는 건가요?

재수 : (O.L. 버럭) 누가 비리경찰이야! 알지도 못하면서 언론재판이나 할 생각 말어, 괜히!

강주 : (따라 붙으며 설득한다) 그건 심각한 오해세요. 기자들은 사실만을 보도하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재수 : (걸어가며 씹어 뱉듯) 개뿔 진실 규명.

강주 : (끈질기게 따라가며) 그저 기사거리를 찾자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재수 : (무시하고 걷는다)

강주 : 무슨 일인진 모르지만 억울한 일을 당하셨다면 언론에 호소해서라도 진실을 밝히셔야죠.

재수 : ....

강주 : 약속드릴게요. 정확한 사실만을 바탕으로 진실만을 보도하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킬게요.

재수 : (딱 멈춘다)

강주 : (움찔해서 따라 멈춘다)

재수 : (쏘아 보더니 손을 척 내민다)

강주 : ? 뭐요?

재수 : (퉁명) 명함 줘 보쇼. 연락을 하든지 말든지 그건 생각해 볼 테니까.

강주 : (반색) 네. (얼른 명함을 꺼내서 준다) 여기요.

재수 : (받아 들고는 간다)

강주 : (뒤에 대고 큰소리로) 꼭 연락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44. 신혁의 사무실 (낮)

 

하은 : (신혁이 싸인이 들어있는 서류를 옆에 놓고 붕대 감은 오른손으로 싸인을 종이에 연습하면서 통화하고 있다)

       ...환자 상태를 알아 보려구요. 친척입니다...양만철씨요. (순간 굳어지며)..네?...사망일자가 언젭니까?

      ...그럼 시신과 유품은 유족한테 전달됐겠군요?..알겠습니다. (수화기 내려놓고...심난한 듯)...

 

 

45. 거리 한 곳 (낮)

 

세워져 있는 동찬의 승용차 앞으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걸어오는 수철.

기다리고 있던 동찬의 수하가 차 뒷문을 열면 마지못해 안으로 타는 수철.

 

 

46. 멈춰진 차 안 (낮)

 

동찬 : (수철의 얼굴 살피며) 아이고 이런, 얼굴이 말이 아니시네.

수철 : (시선 피하면서) 용건이 뭡니까?

동찬 : (혼잣말 하듯)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고, 다 불어버리자니 김형사가 망하게 생겼구.

        (수철 보며) 그래서 양만철을 만나 확실한 증거를 잡을 생각이었나? 이 최동찬일 엿먹이려구?

수철 : (움찔 굳어 본다)...!

동찬 : 안됐구만. 양만철은 이미 귀신이 돼 버렸는데.

수철 : .....

동찬 : 이봐, 동업자. 더 이상 허튼 짓 하지 마. 넌 내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수철 : (불끈 치솟아 올라) 경찰을 협박하는 짓은 그만둬!

동찬 : 비리 경찰한테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안 그래?

수철 : (모멸감으로 꽉 쥔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47. 무릉건설 회의실 안 (낮)

 

인철과 하은, 임원진 여섯 명 정도가 앉아 회의를 하고 있다.

박동수 이사, 이정만 기획실장도 자리를 한 상태.

박이사는 웃는 얼굴에 관록 있어 보이는 인상이지만 간교한 눈빛을 띠고 있고

이실장은 흐트러짐 없는 침착한 자세로 사무적인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정직한 인상이다.

회의를 하고 있는 그들을 지긋이 훑어보는 하은의 예리한 시선.

넥타이가 답답한 듯 자신도 모르게 넥타이에 자꾸 손이 가는 모습위로

신혁의 파일에 내장돼 있던 박이사와 이시장의 정보가 빠르게 지나간다.

 

<시간경과>

회의가 계속되고 있다.

 

박이사 : 강원도 컨벤션센터는 우리 쪽 대처가 J&C에 비해 너무 소극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웃고 있지만 말투엔 비아냥이 섞인)

인철 : (끄덕이며) 이실장 생각은 어떤가?

이실장 : (담담하게) 앞으로 남은 일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J&C와의 차별화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은 : (그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있는)..

인철 : (끄덕인다)

박이사 : (여전히 웃는 얼굴) 우리 부사장께서 워낙 깔끔하신 성격이라 노조문제도 그렇고..

하은 : (박이사를 눌러보는 위로)

박이사 : (E) 적당히 융통성을 좀 발휘하시면 좋겠다 싶긴 합니다. 하하 이건 어디까지나 노파심에서 하는 말입니다.

인철 : (하은 보며) 부사장 생각을 듣고 싶은데.

하은 : (잠시 보다가 넥타이를 똑바로 고쳐 매고 일어나서) 그다지 깔끔한 성격도 아닌데 칭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이사님.

박이사 : (인상이 꿈틀한다)

하은 : 제 생각은 간단합니다. 노조문제와 컨벤션 센터 건을 무조건 진검승부 하겠습니다.

        제게 부족한 융통성은 여기계신 임원여러분의 믿음으로 채워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곤 앉는다)

       

떨떠름한 표정의 박이사와 조금은 놀라운 듯한 이실장의 표정.

 

인철 : (하은의 변한 태도를 눈여겨보는)...

 

 

48. 무릉 복도 (낮)

 

인철과 하은이 회의를 마치고 걸어온다.

묵묵히 그 뒤를 따라 걷는 종인과 재훈.

 

인철 : (웃는 얼굴로) 여행을 다녀오더니 좀 변한 것 같구나.

하은 : (움찔했다가, 이내 표정정리하며) 그렇게 보이세요?

인철 : 그래. 무슨 계기라도 있었던 거야?

하은 : 여행이란 게 사람을 변하게 하는 신비한 힘이 있더라구요.

인철 : (웃으며) 그건 그래. 어 참, 토요일 점심에 선약 없지?

하은 : ...네.

인철 : 그 날이 정회장 생일이라고 초대를 했어.

하은 : (싸늘해진다)

인철 : (미소로) 이의원하고 강주도 올 거야. 니 약혼날짜도 그날 의논해 보자.

하은 : (복잡한 생각으로)...네.

 

 

49. 신혁 사무실 (오후)

        

책상위에 넥타이 풀어놓고 강주 파일이 떠 있는 노트북 액정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하은.

한 손엔 여전히 주사위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50. 무릉건설 엘리베이터 앞 (오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진우와 그 옆에 석훈.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진우와 석훈.

        

 

51. 엘리베이터 안 (오후)

 

진우와 석훈이 타고 있고, 문이 닫히려는 순간 진우의 시선에 엘리베이터 앞을 지나가는 은하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

진우, 흠칫 놀라서 열림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문이 닫힌다.

 

석훈 : ? 왜 그러십니까, 부사장님?

진우 : ..아닙니다. (왜 여기에 있을까...아쉽고 궁금한)...

 

 

52. 신혁 사무실 (오후)

 

사무실이 답답한 듯 팔 굽혀 펴기를 하고 있는 하은. 얼굴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벌떡 일어서더니 혼자 복싱자세를 취하고 마치 상대가 있는 듯 섀도우 복싱하는 하은.

 

(E) : 인터폰.

하은 : (벌떡 일어나 받으며 버릇처럼) 네. 강력 (하다 흠칫 멈추곤)..유신혁입니다.

비서 : (F) 정진우부사장님이 오셨습니다.

하은 : (흠칫 긴장했다가)...들어오시라고 해요. 

      

의자에 몸을 깊게 묻고 앉아 생각하는 하은.

 

<플래시 컷>

1회 끝에서 은하와 함께 호텔을 나서던 진우의 모습.

 

마음이 복잡해지는 하은.

곧이어 진우가 들어온다.

 

하은 : (그제야 일어서며 여유 있는 미소로)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진우 : 근처에서 저녁 약속이 있어. 이쪽 온 김에 회장님께 인사나 드릴까 하구. (하다 하은의 얼굴에 맺힌 땀을 보고) 웬 땀이야?

하은 : (빙긋 웃으며) 어제 인삼을 좀 먹었거든.

진우 : (어이없는 듯 웃곤) 앉아도 되지?

하은 : 눕고 싶으면 눕든가.

진우 : (어이없는 듯 피식 웃곤 앉는다)

하은 : (진우에게 시선 떼지 않고 앉는다)

진우 : 여행 갔었단 얘긴 들었어. 어디 갔었던 거야?

하은 : 산 좋고 물 좋은데.

진우 : 놀라운 변하다. 여러 가지로 바쁜 일도 많을 텐데 여행을 다 가고.

하은 : 바쁠수록 천천히 돌아가란 말이 있잖아.  

진우 : 너 답지 않은 소리다, 그건?

하은 : 날 다 파악했나부지?

진우 : (여유 있게) 조금은 알지.

하은 : (능청스럽게) 그렇게 생각하면 곤란한데. 어떤 인간도 남을 판단할 만큼 순수하거나 완벽하지 않으니까.

진우 : (뭔지 모를 변화를 감지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본다)

하은 : (의미 있는 미소로) 정회장님은 여전히 잘 계시지?

진우 : (눈빛은 살피지만 입은 웃으며) 그럼.

하은 : (냉정한 미소로 끄덕이며) 그러시겠지.

진우 : 다음주에 기술위원 발표가 있는데..준비는 잘 되고 있어?

하은 : 준비? (자신한테 말을 하듯) 물론 하고 있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천천히. 하나씩..하나씩..(하곤 미소를 짓는다)

진우 : (어쩐지 기분이 묘해져서 보는)...

 

 

53. 모델 하우스 (오후)

 

모델하우스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수첩에 꼼꼼히 메모를 하는 은하.

주방으로 온 은하, 싱크대 위에 부착된 라디오 전원을 켜면 노래가 흘러나온다.

노래 소리에 순간 멍해지는 은하의 얼굴.

음악소리가 점점 커지면서...그리움이 차오는 은하의 얼굴위로.

 

하은 : (E) 이 노래 좋지?

 

 

54. 재수 집 주방 (낮, 회상)

 

싱크대 앞에서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고 있는 은하 옆에 씬53의 노래가 흐르는 카세트를 들고 서 있는 하은.

 

하은 : (웃으며) 노래 들으면서 설거지 하면 좋잖냐. 심심하지도 않구.

은하 : 팔 아퍼. 내려놔.

하은 : (알통 보이며) 보이지? 어? 대한민국 민주 경찰 서하은이 이 정도로 팔이 아프면 안 되지.

      (하다) 서은하, 너 왜 고무장갑 안 껴?

은하 : 성가셔.

하은 : 손 버려, 임마. (카세트 내려놓고 은하 옆으로 밀어내며) 저리 가. 내가 할게.

은하 : 괜찮아.

하은 : (옆으로 밀어내며) 말 들어.

은하 : (안 밀리려 하며) 괜찮다니까아.

하은 : (은하 콧등 쓸어주며) 나도 설거지 잘해요.

은하 : (웃어 보인다)

하은 : (이미 설거지 시작하면서 돌아보며) 좋지, 이 노래?

은하 : (따뜻한 미소로)...응. 좋다.

하은 : (은하의 미소에 너무 행복해지는 듯 환하게 웃어 보인다)

 

 

55. 모델하우스 (오후, 현재)

 

멍하게 서 있는 은하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다.

        

 

56. 무릉건설 옥상 (오후)

 

옥상에 올라와 서서 그리움에 찬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는 하은. 노타이에 와이셔츠 소매는 걷은 차림이다.

 

 

57. 국회 앞 (오후)

 

태준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태준 : 청와대 경제수석이 은행장한테 전화를 걸어 특정기업에 대출을 부탁한 것 자체가 외압이 아니라고 말하면

        국민이 납득 하겠습니까?

기자 : 그럼 이번 임시국회에서 특검도입 문제가 논의되겠네요.

태준 : 검찰에서 밝히지 못하겠다면 특검에서라도 밝혀야죠. 

        여당도 법제사법위의 특검법 심의 과정에서 투명한 자세로 응해야 하리라 봅니다.

        

 

58. 신혁의 방 (밤)

 

한손으론 여전히 주사위를 만지작거리며 뉴스를 보고 있는 하은.

화면엔 씬59의 태준의 모습이 보여 지고 있다. 앞의 인터뷰 이어서.

 

태준 : 특검의 임명방식과 조사대상, 활동기간 등은 법사위에서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하은 : (냉정한 눈빛으로 입가엔 조소를 머금는 위로)

기자 : (E) 여당 안팎에선 특검이 도입되면 자유국민당에 정국주도권을 내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59. 태준의 사무실 (아침)

 

강주 : (똑 부러지게) 전 신혁이 오빠하군 절대로 결혼 안 해요.

태준 : (미소 띤 얼굴로) 그럼 누구랑 할 건데?

강주 : 누구랑 하든 그건 제 의지구 제 선택이에요.

태준 : 유부사장 어디가 그렇게 니 맘에 안 드는 거냐?

강주 : 전부 다요. 저요, 지금까지 아빠 뜻 거역하고 산 적 별루 없어요. 그치만 결혼만큼은 제 뜻대로 하게 제에발 그냥 놔두세요.

태준 : 자식의 행복을 바라는 게 부모야.

강주 : 아빠를 위한 선택이죠. 제 말 틀려요?

태준 : (훗 웃으며) 그래. 어찌 보면 나를 위한 선택일 수 있지. 정치는 전쟁과 같아서 힘 있는 전우가 필요한 거니까.

        하지만 널 위해서도 틀린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강주 : 자꾸 이러시면요 저 가출해요.

태준 : (농담하듯) 어차피 얼굴 보기 힘든 딸이야. 가출한다고 무섭진 않아.

강주 : 아빠가 이러신다고 제 생각이 달라질 거라곤 생각하지 마세요. 저 아빠 닮아서 고집 쌔거든요. 

        (일어서며) 저 가요. (하고 돌아서다가 보며) 식사는 잘 챙겨 드시고 있죠?

태준 : (미소로) 그래. 너도 식사 거르지 마. 술 좀 줄이구.

강주 : (빙긋 미소로) 이제야 부녀지간 대화 같네요. 술 줄일게요. (하고는 나간다)

태준 : (씁쓸한 미소)..

 

 

60. 강력5팀 (낮)

        

팩스 앞에서 유건하의 재적등본을 집어 드는 수철.

유건하와 이화, 강혁, 신혁의 주민번호를 들여다보다가 의아한 표정.

 

수철 : ...이게 왜 이러지? 뭐가 잘못됐나?

장형사 : 뭐가요?

수철 : 형젠데 재적등본에 생년월일이 똑같네?

장형사 : (대수롭지 않게) 쌍둥인가부죠.

수철 : (놀라서) 쌍둥이?

장형사 : 누구 재적등본인데요?

        

수철, 대답 없이 다시 재적등본을 들여다본다. 유강혁 유신혁 생년월일이 같다.

둔기로 한대 얻어맞은 듯 멍해지는 수철.

 

 

61. 신혁의 사무실 (낮)

 

하은이 컨소시엄 업체 임원과 직원을 앞에 놓고 앉아있다. 그 옆에 재훈.

 

하은 : 약속대로 내년 베트남 합작사업은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 드리겠습니다.

임원 : 저희도 이번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재훈, 임원 앞으로 컨소시엄 계약서를 내밀면 임원이 싸인을 한다.

재훈이 계약서를 가져다가 하은 앞에 놓는다.

 

하은 : (오른손으로 펜을 집으며) 손목을 좀 다쳐서...양해해 주십시오.

임원 : 네에.

하은 : (불안정하게 사인을 한다)

재훈 : (그 모습 보는)...

하은 : (싸인 한 서류 내밀며 미소) 싸인이 영 엉망이네요. 

 

 

62. 무릉건설 앞 (밤)

 

긴장된 표정으로 건물을 올려다보는 수철.

 

 

63. 엘리베이터 앞/로비 (밤)

 

하은과 재훈이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온다.

 

하은 : 기술위원 발표는 언제쯤 나는 거죠?

재훈 : 다음줍니다. J&C에선 이미 예상기술위원 로비에 들어가서 아무래도 저희가 불리할 것 같습니다.

하은 : (웃으며) 싸워보기도 전에 벌써 패전투수 같은 소리 하면 곤란하죠.

재훈 : 네?

하은 : 야구도 원래 투아웃 만류부터잖아요. 안 그래요?

재훈 : (얼떨떨)...네, 죄송합니다. 저기 노조문젠.

하은 : (호탕하게) 검토 중에 있습니다. (맘에 내내 걸려있던 말이지만 애써 대수롭지 않게) 신입사원 회식..오늘 있다면서요?

재훈 : 네. 팀별 회식입니다.

하은 : (복잡한 얼굴로 끄덕인다)

       

화장실 쪽에서 나오던 수철이 문득 시선을 돌리다가 밖으로 나가는 하은의 모습에 귀신을 본 듯 하얗게 질려 굳어버린다.

하은과 재훈 밖으로 나간다.

수철은 너무 놀라 동상처럼 굳어있다.

 

 

64. 무릉 건설 앞 (밤)

 

하은과 재훈이 밖으로 나오면 대기하고 기사가 승용차 문을 열어준다.

        

하은 : (기사에게, 미소로) 먼저 들어가세요. 전 좀 걷다가 가겠습니다.

기사 : ..알겠습니다.

하은 : (재훈에게) 주말 잘 쉬세요.

재훈 : ..네, 부사장님.

하은 : (웃는 얼굴로) 그 부사장님 소리 안 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재훈 : (얼떨떨해서 보는)

하은 : 갈게요. (하고 돌아서서 간다)

       

재훈, 뭔가 달라진 듯한 신혁의 모습에 의아하면서도 기분이 좋은 듯 살며시 미소가 떠오르며 발걸음 돌려 로비 앞으로 가는데

수철이 정신없이 밖으로 나와서 하은의 뒷모습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라본다.

재훈은 그 옆을 지나가자.

 

수철 : (무턱대고 팔을 잡으며 대뜸) 저기요.

재훈 : ? (본다)

수철 : 저 사람이 이 회사 부사장...유신혁인가요?

재훈 : 그건 왜 물으시죠?

수철 : 맞아요? 저 사람이 유신혁입니까?

재훈 : (의아해서 보는)...

 

 

65. 호프집 안 (밤)

 

은하와 해경, 김팀장등 인테리어 팀 직원들이 1차 회식을 나와 있다.

다들 얼큰하게 기분 좋게 취한 상태다.

은하 역시 많이 취한 듯 몸이 조금 비틀거린다.

 

김팀장 : 2차 가야지. 어디로 갈까? 산 오징어에 소주 어때?

해경 : 산 오징어 좀 그만 먹으면 안돼요?

김팀장 : 그럼 산낙지 먹으러 가. 자자 2차 가자구. 2차.

은하 : (정신 차리려 애쓰며 미안해서) 전 집에 가봐야겠어요, 팀장님.

팀장 : 신입이 가긴 어딜 가?

은하 : 술이 좀 많이 취해서요.

해경 : 은하씬 그냥 보내주세요. 아직은 상중인데.

팀장 : 아, 참 그렇지. 그래 가봐, 그럼.

은하 : 네.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며) 죄송합니다.

해경 : 혼자 갈 수 있겠어? 술도 많이 마셨는데.

은하 : (배시시 웃으며) 그럼요. (다시 꾸벅 인사하며) 내일 뵙겠습니다.

       

하고는 돌아서 조금 비틀거리며 걸어간다.

팀원들 자기들끼리 떠들며 가는 중에 걱정스런 시선으로 은하를 돌아보는 해경.

 

 

66. 거리 (밤)

 

조금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은하, 자신도 모르게 나에 마음은 황무지.. 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67. 건너편 거리 (밤)

 

양복 윗도리 벗어들고 노타이 차림으로 나에 마음은 황무지를 낮게 읊조리며 걷고 있다.

은하에 대한 그리움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잡을 길 없는 하은이다.

문득 시선을 건너편 길에 준다.

저 편에 조금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은하의 모습에 철렁 심장이 멎을 듯 멈춰서는 하은.

비틀거리지 않으려 애쓰는 은하의 모습에 가슴이 저려온다.

하은, 천천히 은하의 걸음을 따라 걷는다. 

그렇게 보고 싶던 얼굴...어느새 눈물이 고여 오며 시선은 은하에게 정지된 채로...

 

 

68. 거리 (밤)

 

하은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은하가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읊조리며 걸어간다.

 

 

69. 건너편 거리 (밤)

 

은하에게 처연한 시선이 고정된 채 걸어가고 있는 하은.

 

 

70. 신호등 앞 (밤)

 

은하가 멈춰 서자 신호가 막 빨간 불로 바뀐다.

은하는 노래를 계속 흥얼거리고 있고 몸은 자꾸 비틀거린다.

옆에 서 있던 행인이 은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본다.

 

은하 : (시선 느끼고 보곤 배시시 웃으며) 죄송합니다.

        

행인, 당황해서 고개만 까닥하곤 웃기는 여자네 싶은 표정으로 앞을 본다.

은하, 건너편 길을 술 취한 눈으로 바라보는데 저쪽에 하은처럼 보이는 남자가 서 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은하.

 

은하 : ..오빠?

       

하더니 무턱대고 건널목으로 뛰어든다.

놀라는 행인들, 급브레이크를 밞고 서는 차량들.

 

 

71. 멈춰선 차 안 (밤)

        

갑작스런 브레이크에 멈춰선 진우의 차.

 

기사 : 죄송합니다, 부사장님. (하며 밖을 살핀다)

진우 : (무심히 밖을 보는데 은하가 멍하니 길 한 복판에 서 있다. 놀라서 몸을 일으키는)....!

 

 

72. 차도 (밤)

 

건너편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서 있는 은하. 어디에도 하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차량들의 클랙슨 소리도 은하의 귀엔 전혀 들리지 않는 듯 멍하니 서 있다.

진우가 차에서 내려 차량들을 손으로 제지하며 은하 쪽으로 급하게 뛰어오더니

은하의 손목을 낚아채서 중앙선으로 끌고 간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듯 공간감을 잃은 채 진우를 바라보는 은하, 그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진우 : .....!

은하 : (아무 말 없이 시선을 건너편 길에 돌린다. 하은은 없다.)

진우 : (무언가 말을 하고 싶지만 아무 말도 나오질 않는다)...

       

신호가 바뀔 동안 중안 선에 서 있는 두 사람.

진우가 있는 것조차 모르는 듯 멍한 시선의 은하와 그런 은하를 바라보고 있는 진우.

신호가 바뀌자 진우가 은하의 팔목을 잡아 쥔 채 은하가 서 있던 건널목으로 건너온다.

하은의 시선으로 건너편 길로 가는 은하와 진우의 모습이 보여진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심정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하은의 두 눈이 격심한 갈등으로 슬프게 일렁인다.

 

 

73. 신호등 앞 (밤)

 

진우 : (은하의 팔목을 잡은 채)...괜찮아요?

은하 : (그 소리에 이제야 정신을 차리 듯 손목을 가만히 뺀다. 시선은 진우를 보고 있지도 않다)...고맙습니다.

진우 : ...나 기억해요?

은하 : (본다)

진우 : 이런데서 만나게 될 줄은 생각 못했는데...

은하 : (슬픈 미소 지으며 대답대신)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봐요.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 취직했거든요.

진우 : 축하해요.

은하 : (마치 혼잣말 하듯 한다) 우리 오빠가 아주 많이 좋아했어요. 취직했다구. (하며 술 취한 눈에 물기가 고여 웃는다)

진우 : (보는)...

은하 : (얼른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고 웃으며) 취하면 우는 게 버릇이에요. (하더니 손을 들어 택시를 잡는다) 택시!

진우 : 내 차 타고 가요.

은하 : (대답 않고 멈춰 선 택시의 문을 열고는 진우 보며) 안녕히 가세요.

        

택시에 오르고 곧 택시 출발한다.

 

진우 : (바라보고 서 있다)...

 

 

74. 건너편 길 (밤)

 

은하가 탄 택시를 바라보고 서 있는 하은의 얼굴은 참을 수 없는 아픔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75. 인철의 집 앞 (밤)

        

하은의 차가 멈춰서 있다.

 

 

76. 하은의 차 안 (늦은 밤)

 

넋을 놓고 앉아있는 하은.

 

<인써트>

건널목에 멍하니 서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 헤매던 은하의 슬픈 모습.

 

하은, 가슴이 찢기는 듯한 괴로움과 아픔을 억누르지 못해 이를 악물고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허공을 헤매고 있다.

 

 

77. 재수의 거실 (밤)

 

신문지 펴 놓고 발톱을 깎고 있는 재수, 문득 손을 놓고 탁자위에 놓인 강주의 명함을 집어서 본다. 갈등하는...

 

은하 : (비틀거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다녀왔습니다.

재수 : (얼른 신문 치우며 반갑게) 그래 수고했다. 수고했어.

은하 : (부러 배시시 웃는다)

재수 : 술 마셨니?

은하 : (대답대신 재수를 꼬옥 끌어안는다)

재수 : ....많이 마셨어? (하고 보면)

은하 : (몸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 없이 울고 있다)

재수 : (뭔가 위로할 말을 찾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78. 신혁의 방 (밤)  

        

노트북 액정에 암호 창이 떠 있다.

하은, 한 손으로 주사위 만지작거리며 고민스런 표정으로 그 앞을 서성인다.

 

하은 : (중얼거린다) 암호?...암호...

       

하다 자신의 손에 들린 주사위에 시선이 멈춘다. 번쩍 생각이 드는 듯

 

하은 : 주사위? ...다이..동사로는 죽다. 명사로는 주사위.

        

급하게 자리에 앉아 암호 창에 die를 친다. 아니다. 다시 자판을 친다. ‘yellowdie' 

긴장된 표정으로 엔터 키를 치는 하은. 암호가 풀리고 문서가 열린다.

하은, 암호가 죽음을 뜻하는 die라는 것에 가슴이 막힐 것 같은 표정으로 잠시 그대로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려는 듯 머리 흔들어 털어내고 신혁의 일기를 읽기 시작한다.

모니터 액정화면에 보여 지는 신혁의 일기와 문서를 읽는 하은의 진지한 얼굴.

 

하은 : (E) 2005년 5월 나의 비겁함이 들켰다.

        

<진우와 신혁이 바에서 만나는 장면 위로>

하은 : (E) 컨벤션센터 건으로 진우의 방식을 비난하던 내게 보인 진우의 자신만만한 충고는 날 위축되게 만들었다.

        이 패배감... 무서운 일이다. 자기 안의 우물에 얼굴을 깊이 비춰본다는 것은...

        

내용을 읽는 하은의 진지한 얼굴..그리고 액정에 보이는 신혁의 일기가 빠르게 교차된다.

        

<강주와 레스토랑에서 만나던 장면>

하은 : (E) 심장은 없고 머리만 있는 위인...이것이 강주가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언제쯤 난 솔직할 수 있을까? 그녀를 만날 때가 내겐 가장 편한 시간이라고...언제쯤 말해 줄 수 있을까?

       

내용을 읽으며 신혁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하은의 일렁이는 얼굴,

신혁의 일기...

 

하은 : (E) 오늘도 또 생각하고...또 후회한다.

        

<유건하의 옛 집 앞에 서서 옛날을 회상하고 있는 신혁>

하은 : (E) 그때 비밀을 지키지 않았다면 형은 지금 내 곁에 있을 텐데... 다시 되돌리고 싶다고 매일 밤 후회하고...생각한다.

        

일기를 읽고 있는 하은의 눈에 물기가 어린다.

 

하은 : (E)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보고 싶은 나의 형...나의 영혼의 반쪽은 그때..사라져 버린 것일까...

        너무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들.

 

하은, 가슴이 먹먹해져 와서 손을 뻗어 책상위에 놓인 신혁의 사진을 어루만진다.

너무 보고 싶고 그리운...내 동생...

하은의 눈에 분노의 눈물이 일렁인다. (F.O)

 

 

79. 상국의 집 정원 (낮F.I)

 

호텔 출장요리 정도의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 분주하게 준비 중인 집 도우미 두 명(여자).

화려하게 차려입은 미정이 식탁에 놓인 꽃을 요리조리 옮기고 있다.

그때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대문으로 들어서는 인철과 인화.

 

미정 : (상냥한 미소로 맞는다) 어서 오세요, 강회장님.

인철 : 축하드립니다.

미정 : 제가 받을 축하는 아니지만, 고맙습니다. (이화 보며 생글) 언제 봐도 아름다우시네요.

이화 : (조용한 미소만 지어보이고는)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셨겠어요?

미정 : 고생은요. (인철보며) 어 참, 다들 안에 계세요.

 

 

80. 상국의 거실 (낮)

 

상국 : 최동찬 그 친구 아무래도 관계를 정리해야 할 것 같아.

태준 :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거 없어. 함께 했다 해서 같은 길을 가는 것도 아니구 길이 다르다고 해서 목적지가 다른 것도 아니니까.

상국 :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아서 미간을 찡그리며) 무슨 뜻이야?

      

이층에서 내려오는 진우위로.

 

상국 : (E)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인가?

진우 : (움찔 굳어서 멈춰 선다)

태준 : (웃으며) 사람 참. 지금은 그 친구를 정리할 타이밍이 아니란 소리야. 모든 건 때가 있어.

상국 : (못 마땅해서) 30년이 넘도록 자네를 알고 지냈지만 때때론 잘 모르겠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태준 : (미소로) 굳이 알 필요가 있나.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확실히 알면 되는 건데.

상국 : (불쾌해지는)

진우 : (굳어져 있다)

 

 

81. 상국의 집 앞 (낮)

 

하은이 차에서 내린다. 상국의 집을 올려다보는 하은.

미소 짓는 듯하지만 뭔가 무서운 것을 삼키고 있는 듯한 그 표정...

무서운 결의가 서린 얼굴로 발을 움직이는데.

 

강주 : (E) 오빠!

하은 : (오빠란 소리에 철렁해서 돌아본다)

       

은하가 웃는 얼굴로 자신에게 걸어온다.

하은, 얼어붙은 표정으로 보는데 은하의 모습이 강주로 바뀌어져 있다.

 

하은 : (복잡한 심정)...

강주 : (앞에 와 서서) 오랜만이네.

하은 : (표정 정리하며)..그래.

 

 

82. 동네 공원 정도 (낮)

 

강주 : 오늘은 확실히 마무리하려고 왔어. 오빠네 가족들도 다 오시고 우리 아빠도 계시니까 좋은 기회다 싶어서.

하은 : (짐작하고 있는 듯 묵묵히)...

강주 : 무슨 말 하는 건지 알고 있지? 우리 결혼문제.

하은 : (짐짓 모른다는 듯) 결혼문제 뭐?

강주 :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비즈니스가 아니라 미치도록 좋아하는 여자 만나서 결혼해. 나도 그럴 거니까.

하은 : (빙긋 웃으며) 한번쯤 그런 생각 안 해 봤어?

강주 : ? 무슨 생각?

하은 : (신혁의 맘을 생각하며) 어쩌면 유신혁이란 남자가 널 진심으로 맘에 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강주 : (허 웃는다)

하은 : 말하는 게 서툴러서 어쩌면 말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한번쯤은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강주 :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하은 :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 쉽게 판단하지 마. 보이지 않는 곳에 진실이 숨어있을지 모르니까.

강주 : (좀 진지해져서 보는)...

하은 : (쓸쓸하게 웃어 보이고는 돌아선다)

강주 : (팔 잡아 세우며) 오빠.

하은 : (보며 망설임 없이) 결혼 얘긴 없던 걸로 하자.

강주 : (뜻밖의 말에 놀라서 본다)

하은 : 가자. (의미심장한) 만나고 싶은 분들이 한 자리에 다 모였는데 빨리 가서 인사를 해야지.

        (하며 의미 있는 미소 지어보이는 데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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