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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2 - 다시 서하은의 모습으로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8.09.02|조회수502 목록 댓글 0

[부활] 22 - 다시 서하은의 모습으로

 

 

 

 

 

 

 

 

 

 

씬1. 인철의 집 앞 (전회 마지막 씬 연결, 밤)
 

하은 : (참지 못하고 은하의 팔을 잡는다. 떨리는 음성으로) 아니라고 하잖아. 내가 아니라고 하잖아.
은하 : 알았어. 오빠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야. (눈물이 흐른다)
   

하은, 은하의 눈물을 아프게 본다.
두 사람의 아픈 시선이 교차한다.
하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은하를 당겨 안아버린다.
은하, 하은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두 사람, 서로를 깊게 감싸 안는다.
잠시 후.
하은, 은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떼어내 한참을 들여다본다.
은하, 믿기지 않는 듯 하은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하은, 은하에 대한 말할 수 없는 미안함으로 고통스런 눈빛.
하은의 마음을 이해하듯 슬픈 눈으로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는 은하.
하은, 서글프게 웃어 보이며 은하를 다시 가슴에 안는다.
 


씬2. 달리는 차 안 (밤)
 
하은과 은하. 하은의 한 손은 은하의 손을 꽉 잡은 채 묵묵히 앞만 보고 운전하고 있다.
은하, 하은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불안하고 간절한 눈빛으로 하은을 바라본다.
하은은 은하에게 시선 주지 못하고 고통스런 표정, 갈등어린 눈빛으로 앞만 보고 있다.
 


씬3. 오피스텔 앞 (밤)
 
하은, 손잡이를 잡고 망설이고 서 있다.
이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은하는 한 걸음 떨어져서 하은을 보고 있다.
은하를 돌아보는 하은의 처연한 눈빛. 그 위로.
 
하은 : (E) 너에게만은..너한테만은 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  
 


씬4. 오피스텔 안 (밤)
   

은하, 벽에 붙은 사진들을 바라보며 황량하고 냉기가 흐르는 공간 속에 알 수 없는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혀 서 있다.
그 뒤에 하은, 고통스런 눈빛으로 은하를 바라보고 서 있다.
 
하은 : (E) 지금의 난 나도 모르는 내가 되었어. 하지만 언젠가..긴 터널을 빠져나가면 

        니가 알고 있는 서하은의 모습으로... 너에게 다시 돌아갈 거라 생각하고 있었어.

은하 : (천천히 돌아본다. 불안한 시선)..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하은 : (서글프게 볼 뿐 대답하지 않는다)...
은하 : ..오빠?
하은 : 날 믿고 기다려 줘, 은하야.
은하 : ..어떻게 하려는 건데? 뭘 하려는 건데?
하은 : (애써 미소를 지으며) 얼마 남지 않았어.
은하 : (불안하다) 지금 나하고 같이 집으로 가. 오빠가 생각하고 있는 거 전부 다 버리고..

        나하고 함께 있어. 우리 둘이 함께 있어. 그러면 되잖아.
하은 : (대답하지 못한다)
은하 :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이대로 옛날에 있던 오빠자리로 돌아가자. 그러면 돼. 그러면 되는 거야.
하은 : ..해야 할 일이 남았어. 그걸 끝내야 돼.
은하 : (말문이 막혀서 본다)
   

하은, 애써 웃곤 주머니에서 노란색 주사위 하나를 꺼낸다.


하은 : (주사위 만지작거리며) 신혁인 나 때문에 오랜 세월을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았어. 그리고...나 때문에 죽었어. 
은하 : (물기가 어린다)
   

하은, 처절한 시선으로 은하에게 애써 미소 지으며 주사위를 내민다.


은하 : (받지 못하고 본다)
하은 : 이젠 너하고 나하고 똑같이 두개야.
은하 : (잠시 바라보다 하은의 손에서 주사위를 가져간다)
하은 : 난 꼭 돌아갈 거야. 기다려줘...그때까지.
   

은하, 하은의 시선을 받다가 손에 쥐어진 주사위를 본다. 그리고 다시 하은을 본다.
하은, 처연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지만 은하에겐 그 미소가 더 슬프고 불안하다.

 


씬5. 신혁의 방 (밤)
 
신혁의 사진을 슬픈 얼굴로 들여다보고 있는 이화의 처연한 눈빛.

 


씬6. 포장마차 근처 길 (밤)
 
하은과 은하가 손을 잡고 걸어온다.
두 사람, 걸음을 멈춘다.
   
하은 : 여기서 갈게. 니가 보는 앞에서 아저씨한테 거짓말하는 거..싫다.
은하 : (이해하듯 서글픈 미소로 끄덕인다)
하은 : ..미안하다. (목소리가 잠겨있다)
은하 : (애써 미소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하은 : (콧등을 쓸어주며)...조심해서 가.
은하 : ..응.
하은 : 밥도 꼭꼭 씹어서 잘 먹고 잠도 잘 자구.
은하 : ..그럴게. (대답을 해 놓고 차마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하은 : (은하의 마음을 아는 듯 가만히 은하를 응시한다)
 


씬7. 달리는 차 안 (밤)
 
진우의 차가 가다가 멈춘다.
건너편 길에 손을 잡고 서 있는 하은과 은하의 모습이 차창 밖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모습에 불같은 질투심이 솟는 진우.
 


씬8. 포장마차 안 (밤)
 
손님이 없는 한산한 실내.


재수 : 다들 휴가를 갔나 왜 이렇게 손님이 없어.
은하 : (혼란스러운 얼굴로 들어온다)
재수 : (반색하며) 어떻게 된 거야? 휴대폰을 골백번도 더했는데 왜 전화를 안 받어?
은하 : (건성으로)...못 들었어요.
재수 : 저번에 왔던 그 정진운가 뭔가 그 쭉 빠진 놈 있지?
은하 :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재수 : 지금껏 너 기다리다가 조금 전에 갔는데 못 만났어?
은하 : (벌떡 일어서더니 밖으로 뛰어 나간다)
재수 : ? 은하야? 은하야? (지대한 관심, 혼잣말) 둘이 진짜 연애를 하나?
 


씬9. 포장마차 근처 길 (밤)
 
하은, 마음이 천근만근 무겁다. 터벅터벅 걸어간다.
뒤에서 뛰어오는 발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면 은하가 달려오고 있다.
하은 앞에 멈춰선 은하, 숨을 몰아쉬며 본다.
 
은하 : 가지 마, 오빠.
하은 : 은하야.
은하 : (O.L.) 이젠 안 보낼 거야. 보내기 싫어. 가지 마.
하은 : (아프게 본다)
은하 : ..너무 불안해. 나 너무 불안해, 오빠.
하은 : (은하의 어깨를 잡아주며),..아무것도 불안해하지 말고 아무 것도 걱정도 하지 마..,날 믿고 기다려줘, 은하야.
은하 : (대답 못하고 바라본다)
하은 : (아프게 보는)...
 


씬10. 인철 사무실 (아침)
 
인철 : (예의 그 담담한 표정으로) 신혁이가 단지 강혁이한테 편지만 받았을까?
종인 : (본다)
인철 : 두 사람이 만났을 가능성이 있어.
종인 : 그건 확인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인철 : (이미 다 감지한 표정으로 끄덕이며)..아니야. 만났을 거야. 만난 게 틀림없어. 어쩌면 내 예상이 맞는지도 몰라.
종인 : ? 예상이시라면?
인철 : (잠시 보다 대답대신) 박상철이 갖고 있다는 증거는 뭘까?
종인 : 임대식이 죽기 전 최사장한테 말했던 증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인철 : 글쎄...박상철 손에 그런 게 있었다면 지금껏 왜 조용했던 걸까?
 


씬11. 동찬 사무실 (낮)
 
동찬 : (놀라서) 증거요? 상철이 놈이 그 증거를 갖고 있다고 했단 말입니까?
종인 : 그래.
동찬 : (잠시 안절부절 못하다가 이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뻥일 겁니다. 그런 게 있었다면 지금껏 잠자코 있었을 리가 없어요.
종인 :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야. 임대식이 죽기 전에 너한테 한 말도 있고.
동찬 : 하지만 대식이 형이 죽은 뒤에 찾아볼 만큼 찾아봤습니다. 집, 사무실, 은행 대여금고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대식이 형이 말한 증거 같은 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종인 : 우리가 모르는 게 있을 수 있어.
동찬 : (짜증이 솟아서) 아 씨, 이 놈의 다리만 아니면 상철이 그 놈을 당장 잡아서 아작을 내는 건데.
종인 : (진중하게 보며) 자중해.
동찬 : (본다)
종인 : 회장님께서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어.
동찬 : 경거망동이라뇨?
종인 : 넌 큰 실수를 너무 많이 했어.
동찬 : (당황해서) 무슨 소립니까?
종인 : 유신혁은 강릉에서 서하은과 연락을 취했어. 어쩌면 만났을 수도 있고.
동찬 : (확 굳어진다)...!!
종인 : 경반장도 그때 깨끗하게 처리했어야 했구.
동찬 : 그건 (하는데)
종인 : (말 자르며, 무섭게) 그리고 독단적으로 박상철을 끌어넣은 것이 가장 큰 실수야!
동찬 : 상철이 놈이 호텔을 먹겠다고 덤벼들고 있었고 서하은 사건도 한꺼번에 잠재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종인 : 그렇다면 깨끗하게 처릴 했어야지!
동찬 : 경찰이 상철일 놓칠지 몰랐습니다. 게다가 상철이 놈이 이 정도로 깊숙이 알고 있는지도 생각도 못했구요.
종인 : 중요한 건 결과야. 회장님께선 그 일을 덮어주고 계시지만 더 이상의 실수는 용납 안하실 거다.

        그리고 이의원과 정회장도 조용히 두고 보라고 하셨다. 형 말 명심해.
동찬 : (이미 한 짓이 있어서 찔리지만)...알았어요.
 


씬12. 식당 룸 (낮)
 
태준과 상국. 찻잔을 앞에 놓고 심각하게 앉아이다.
 
상국 : (창백한 표정으로) 그럼 지금까지 자네나 나한테 편지를 보내고 민수연을 찾는 광고를 낸 사람이 최동찬이 아니란 얘기야?

태준 : 어디까지가 최동찬 짓인지는 알 수 없지만 스타호텔과 도 당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는 최동찬의 짓이 아닌 것만은 확실해.

상국 : (목소리가 떨린다) 그럼...사실을 아는 자가 누군가 또 있다는 건가?
태준 : (심각한 표정으로 끄덕인다)
상국 : (당황해서)..그게 누구야?
태준 : (난감하다) 도무지 짐작 가는 사람이 없어.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의 동선을 모두 파악하고 미리 그물을 쳐 놓았다는 거야.

상국 : (본다)
태준 :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며) 스타호텔과 도당위원장한테 편지를 보낸 타이밍이 아주 절묘해.

        결국 최동찬이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게 만들었구.
상국 : (극도의 불안으로 물 잔을 들다가 손이 떨려서 도로 내려놓는다)
태준 : (그 모습을 보는 표정이 평소의 덤덤함과는 다르게 불안해 보인다)..
 


씬13. 상국 사무실 (낮)
 
진우 : (놀라서 보며) 삼백 억을 CD로 교환해서 어디에 쓰시려구요?
상국 : (극도로 피곤하다) 쓸데가 있어.
진우 : 라이언펀드에 출자문제로 자금이 바닥난 상탭니다. 대출도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구요.
상국 : (골치가 아프다)
진우 : 용도를 말씀해 주세요, 아버지.
상국 : 그건 알 거 없다니까 왜 자꾸 두 말을 시켜.
진우 : (진지하게) 최동찬이 요구한 겁니까?
상국 : (굳어서 본다)
진우 : 최동찬은 스타호텔 경영권을 놓치고 순순히 포기할 위인이 아니란 거 저도 압니다.

        그 문제로 아버질 협박하고 있는 겁니까?
상국 : 무슨 소릴 하는 거냐?!
진우 :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최동찬이 아버지를 협박하는 빌미가 뭔지 저한테 말씀해 주세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상국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며)...니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진우 :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말씀해 주세요, 아버지.
상국 : (회한에 젖어)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도 넌..몰랐으면 좋겠어.
진우 : (흠칫해서 보는)
상국 : (허한 미소로 보며)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엔 이제 너밖에 없구나. 믿을 사람은 너밖에 없어.
진우 : (아버지의 약한 모습에 충격으로 보는)...
 


씬14. 상국의 거실 (낮)
 
미정, 변호사가 내민 이혼서류를 앞에 놓고 앉아 조소를 날리며 앉아있다.
 
미정 : 내가 경영에 뛰었다는 게 이혼사유가 된단 말인가요?
변호사 : (사무적으로) 문제는 회장님과 상의 없이 독단적인 결정으로 여기까지 오셨다는데 있습니다.
미정 : (어이없어서 본다)
변호사 : 스타호텔 문제를 거론하시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사모님이 일방적인 의견으로 각방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미정 : (허 웃으며) 그 사람이 그런 말까지 하든가요?
변호사 : (자기 할 말만 하는) 그리고 최근엔 집안 행사에도 전혀 참석하지 않으셨습니다.
미정 : (실소를 머금고 있는 위로)
변호사 : (E) 이런 사실만으로도 더 이상 혼인유지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어지고 충분한 이혼사유가 됩니다.
미정 : 할 말 다 끝났으면 그만 가보시죠, 김변호사님.
변호사 : 네에. 그럼. (깍듯하게 목례하고 나간다)
   

미정,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웃다가 그 웃음이 차갑게 식어내린다.
그리곤 어떤 결심이 선 듯 전화 수화기를 든다. 
 


씬15. 까페 (낮)
 
미정과 천사장이 마주 앉아있다.


미정 : 저번에 말하셨던 김누인씨의 제안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천사장 : (담담하게) 안 그래도 대답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미정 : 일단 받아들이겠어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천사장 : 말씀하십시오.
미정 : 스타호텔 주식 양도만으로는 곤란해요.
천사장 :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J&C 지분 5%에 상당하는 금액이면 되겠습니까?
미정 : (싸늘하게 보다가)....좋아요. 그렇게 하죠.
천사장 :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씬16. 공원 (오후)
 
천사장과 하은.


하은 : (씁쓸한 기분으로) 슬프진 않지만 기분이 좋진 않네요.
천사장 : 당신 뜻대로 된 건데 왜 기분이 안 좋습니까?
하은 : 그래도 17년을 같이 산 남편인데 너무 쉽게 돌아서니까...재미가 없어서요. 
천사장 : (실은 같은 심정인 듯 허하게 웃곤) 윤미정한테 원하는 걸 입수하면 언제쯤 터트릴 겁니까?
하은 : (생각하다. 무심히)...그건 박희수의 안전을 위한 보험입니다.
천사장 : (뜻밖에 말에 보며) 보험이요?
하은 : 박희수가 출국하기 전까지 그건 희수를 보호하게 될 겁니다.
천사장 : (허 웃는)
하은 : 정회장한테 나머지 금액이 송금되는 대로 희수는 바로 출국시키세요.
천사장 : (허 웃으며) 진짜 희한한 사람이네. 그렇게 중요한 걸 박희수를 보호하는데 쓴다는 사람이 왜 멈추지는 못하는 겁니까?

하은 : (씁쓸하게 웃고 가려는데)
천사장 : 서하은 형사님.
하은 : (멈춘다)
천사장 : 여기서 멈춰요. 그래야 당신이 고통스럽지 않아요.
하은 : (돌아보며 슬픈 눈빛으로)...난 똑똑히 지켜볼 겁니다. 사람의 생명을 빼앗으면서까지 그들이 지키려고 했던 것들을

        그들 스스로 어떻게 잃어 가는지...똑똑히 지켜볼 겁니다, 난.
천사장 : ....
하은 : (돌아서서 간다)
천사장 : (아프게 본다)...
 


씬17. 경찰서 한 곳 (오후)
 
강주와 장형사.


장형사 : 민수연씨 동생 박희수는 4살 때 천사원이라는 고아원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거기서 자랐습니다.
강주 : 고아원이요?
장형사 : 네에.
강주 : 어머니가 생존해 있고 누나들이 있는데 왜 고아원으로 보냈을까요?
장형사 : 생활고 때문 아닐까요? 큰 딸 민수희는 사망했고, 또 민수연은 실종 됐으니까 누나들은 없는 셈이죠.

          결국 박말숙씨 혼자 키우기가 힘들었던 모양이에요.
강주 : 그래도..어떻게 자기 자식을 고아원에 맡기죠?

 


씬18. 태준 사무실 (오후)
 
정무 : 민수연씨가 행방불명된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민수연씨 모친이 실종신고를 냈던 건 23년 전입니다.
태준 : 박희수가 민수연의 동생인 건 확실한 건가?
정무 : 호적엔 그렇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모친 연세로 봐선 좀 석연치가 않습니다.
태준 : (뭔가 걸린다)..그래.
정무 : 좀 더 알아볼까요?
태준 : (미간이 어두워지며 생각하는)...
 


씬19. 경찰서 한 곳 (오후)
 
강주 : (혼잣말처럼) 그럼, 그 광곤 박희수가 낸 모양이네.
장형사 : 네?
강주 : 아니에요. 참, 박희수씨 주소를 알 수 있을까요?
장형사 : (쪽지 꺼내서 주며) 혹시 몰라서 천사원주소도 적었어요.
강주 : (고마운 미소로) 고맙습니다.
장형사 : (수줍은) 아닙니다. (하다가 한 곳 보곤 놀라서) 어? 반장님!
강주 : (보면)
   

경반장, 혼자 걷고는 있지만 숨이 찬 듯 몇 걸음 걷다가 숨고르기를 하고 서 있다.

그 옆에 부인이 걱정스레 보며 걷어온다.
그 사이 장형사와 강주가 앞에 와 선다.


장형사 : 반장님, 어떻게 오신 거예요?
경반장 : 어떻게 오긴? 차타고 왔지.
강주 : 안녕하세요, 반장님. 이강주기잡니다.
경반장 : (웃으며) 네에.
장형사 : (부인에게) 벌써 이렇게 다니셔도 되는 거예요?
부인 : 좀 더 쉬어야 한다는데 이 사람이 하도 고집을 부려서요.
경반장 : 적당한 운동이 좋다고 하셨어, 수녀님이.
부인 : (곱게 흘기며) 두 시간 있다가 데리러 올게요.
경반장 : 알았어. 
 


씬20. 강력 5팀 (오후)
 
경반장을 맞은 수철, 장형사.
경반장, 감회에 젖어서 실내를 둘러보고 있다.


경반장 : 왜 이렇게 썰렁해?
장형사 : 잠복들 나갔어요. 미리 전화라도 해 주셨으면 다들 자리 지키고 있었죠.
수철 : (걱정 가득해서) 몸은 정말 괜찮으신 거예요?
경반장 : 아직 뛸 만큼은 안 되는데 걷는 덴 지장 없어.
장형사 : 아까 보니까 호흡이 힘드신 것 같던데.
경반장 : 환자 취급 그만해. 살만 하니까.
함형사 : (뛰어 들어오며 반갑게) 반장님 오셨다면서? (하다 경반장보고) 도대체 어디로 사라지셨던 거예요?
경반장 : (웃으며) 잘 있었어?
함형사 : 그럼요. 다들 얼마나 놀랬다구요. 반장님이 갑자기 사라지시는 바람에 서가 발칵 뒤집혔었어요.
   

수철과 장형사, 자기들끼리 시선 교환하며 슬쩍 웃는다.


경반장 : 이거 인기관리 차원에서 가끔 사라져줘야겠는데?
함형사 : 안되죠, 이젠. (살피며) 근데 괜찮으세요?
경반장 : (대답대신) 일주일 후에 업무복귀할 거야.  
   

장형사, 함형사 다들 놀라서 보고.


수철 : (역시 놀라서) 너무 빨리 복귀하시는 거 아니에요?
경반장 : 반응이 왜 이래? 다들 내가 복귀하는 게 반갑지 않은 모양이지?
수철 : 그게 아니라. 너무 서두르시는 것 같아서요.
장형사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좀 더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애요, 반장님.
경반장 : 너무 오래 누워있었어. 할 일도 있구.
수철 : 하지만 최동찬이 반장님이 복귀하신 걸 알면.
경반장 : 난 형사야. 그런 게 무서웠으면 형사가 되지도 않았어.
수철 : (보는)...
 


씬21. 인테리어 사무실 (오후)
 
은하, 예의 그 차분한 표정으로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해경 : (호기심 가득) 정말 말 안 할 거야? 왜 무단결근을 한 거야?
은하 : 그냥 좀 쉬고 싶어서요.
해경 :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구?
은하 : ..아니에요.
팀장 : 그만 좀 해.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은 질문이야?
해경 : 궁금하니까 그렇죠.
팀장 : 뭐가 그렇게 궁금해? 한두 번 물어봤으면 됐지. (은하보고) 설계팀에서 받아오란 건 어떻게 됐어?
은하 : (그제야 생각이 난 듯) 죄송합니다. 지금 갔다 올게요. (서둘러 나간다)
해경 :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긴 있는 것 같은데...
팀장 : 그렇지? 뭔가 불안해 보이고.
해경 : (걱정으로) 네에.
 


씬22. 엘리베이터 앞 (오후)
 
은하, 마음을 무겁게 누르는 복잡한 생각으로 서 있다.
   

<플래시 컷-씬4 오피스텔>
하은 : ..해야 할 일이 남았어. 그걸 끝내야 돼.
 
은하, 불안한 시선을 돌리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안으로 타려다 멈칫하는 은하. 엘리베이터 안에 하은이 타고 있다.
하은, 조금은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은하, 자신의 불안감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애써 미소로 회답하고는 안으로 탄다.
 


씬23. 엘리베이터 안 (오후)
 
하은과 은하, 조용히 서 있다.


하은 : ..어디가?
은하 : 설계팀에서 도면 완성됐다고 해서.
하은 : ..응. 
   

하은, 앞을 본 체로 조용히 손을 뻗어 은하의 손을 잡는다.  


은하 : (본다)
하은 : (조금은 멋쩍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앞만 보고) 밥은 잘 먹었어?
은하 : ..그럼.
하은 : 잠도 잘 자구?
은하 : ..그럼.
하은 : (여전히 앞만 본 채) 착하다 우리 서은하.
은하 : ..오빠 저녁에 뭐해?
하은 : (그제야 본다)
은하 : 나하고 놀자. 밥도 같이 먹고 영화도 보구.
하은 : (미소를 지으며) 그래, 그러자. 
   

두 사람,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땡 소리가 나자 은하가 먼저 손을 놓는다.

그 순간, 하은도 은하도 서글픈 감정이 된다.
문이 열리고 다른 직원이 타며 하은에게 목례를 한다.
하은, 목례로 받고 시선은 엘리베이터를 내리는 은하의 뒷모습을 계속 쫓고 있다.
 


씬24. 신혁 비서실 (오후)
 
하은 : (안으로 들어선다)
재훈 : (일어서서) 저기.
하은 : (들어오자마자) 요즘 재밌는 영화가 뭐가 있습니까?
재훈 : 영화요?
하은 : 네에. 무조건 신나고 무조건 웃기고 절대 슬프지 않은 영화요.
재훈 : (어리둥절) 글쎄요..저도 영화 본지가 하도 오래돼서.
하은 : 그래요. (하며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재훈 : 저기 회장님실로 오시랍니다.
하은 : (보는)
 


씬25. 인철 사무실 (오후)
 
인철,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린다.


인철 : (눈을 뜬다)
하은 : (들어와서) 부르셨어요?
인철 : (웃는 얼굴로) 어, 그래.
하은 : (와서 앉는다)
인철 : 부탁할 일이 좀 있어서.
하은 : 말씀하세요.
인철 : 강혁이 일 때문에 엄마가 요즘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애. 이럴 땐 그래도 여행만큼 도움이 되는 게 없다 싶어.

        급한 일 정리되는 대로 엄마하고 여행을 갔다 왔으면 하는데 니가 엄마를 좀 설득했으면 해. 내 말은 들어주질 않아.
하은 : (고마운 미소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인철 : (미소로) 그래. 고맙구나.
하은 : 아닙니다. 요즘 들어 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어머니 곁에 (어렵고 어색하게)..아버지가 계셔주셔서 참 고맙다고요.
인철 : (흠칫 굳어져서)...너한테 아버지란 말은...처음 들어보는 것 같구나.
하은 : (어색한 미소로)...여전히 쉽진 않네요.
인철 : (복잡한 미소로) 편한 게 좋아. 편한 대로 불러.
하은 : ..네.
인철 : (잠시 망설이는 듯하다가) 어, 그리고 재작년이었지? 우리 둘이 태국 라용 공단 갔을 때가?
하은 : (모르는 일이라 좀 당황해서)...아마..그럴 겁니다.
인철 : 그때 태국 대사 내외하고 에이전시 무왕차이 회장하고 같이 저녁 먹었던 리조트 말이다.
하은 : ...네에.
인철 : 거기 음식도 좋고 분위기도 호텔보다 호젓하고 좋았던 것 같은데 니 생각은 어떠냐?

        그때 니가 그랬던 것 같은데, 엄마가 오면 좋아할 것 같다구.
하은 : (애써 미소를 지으며)...괜찮을 것 같습니다.
인철 : (한숨처럼) 그래. 아무 생각 없이 쉬다오기엔 거기만한 장소가 없지.
하은 : ....
인철 : 어, 바쁠 텐데 그만 나가 봐.
하은 : 네에. (일어나서 인사하고 나간다)
   

인철, 하은의 인사를 미소로 받다가 하은이 돌아서자 싸늘하게 식어 내린다.

신혁이 하은임을 확인한 인철...깊은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는다.
 


씬26. 신혁 사무실 (오후)
 
하은 : (들어오면서 뒤따라 들어오는 재훈에게) 재작년 회장님하고 태국 라용 공단 갔을 때요.
재훈 : (의아한 표정으로 본다)
하은 : 그때 태국 대사하고 (생각하다) 어, 무왕차이 회장하고 같이 저녁 먹었던 리조트가 어딘지 혹시 알아요?
재훈 : 재작년이면...회장님하고 같이 가신 곳이 태국이 아니라 이란으로 기억됩니다.
하은 : (움찔 놀라서) 이란이요?
재훈 : 네에.
하은 : 회장님께선 태국이라고 하시던데.
재훈 : 착각하신 모양입니다. 태국은 작년에 회장님 혼자 가셨거든요.
하은 : ...확실한 가요?
재훈 : 확실 할 겁니다.
하은 : (머리속이 복잡해진다)...알겠습니다.
재훈 : 저기 서은하씨 오늘 출근했습니다, 부사장님.
하은 : (고마운 미소로) 만났습니다. 
재훈 : (웃어보이고는 나간다)
   

하은, 인철이 왜 그렇게 물은 것인지 의도를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혼란스럽다.

정말 착각한 걸까?..그렇겠지...그럴 거다.
 


씬27. 인철 사무실 (오후)
 
인철, 책상 서랍 어디선가 낡은 형사수첩을 꺼내든다. 유건하의 그 수첩이다.

수첩속의 건하와 경반장, 어린 하은이 찍은 사진을 꺼내든다.
깊은 회환과 절망적인 시선으로 수첩속의 건하를 바라보는 인철.


인철 : (참담한 심정으로)...끝나질 않아...끝나질 않아..
 


씬28. 경찰서 한곳 (오후)
 
경반장과 수철이 벤치에 앉아있다.
경반장은 신혁의 사건 파일 속 죽어있는 신혁의 사진을 침통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수철, 죄인의 심정으로 괴롭게 있다.
 
경반장 : (파일을 보며) 현장엔 아무런 증거도 없었나?
수철 : ...네.
경반장 : (깊은 숨을 들이쉰다)
수철 : ..모든 건 제 탓입니다.
경반장 : (본다)
수철 : (고백 성사하는 심정으로)..하은이가 있던 장소를 최동찬한테 알려준 건...접니다.
경반장 : (뜻밖에 말에 놀라서 본다)...!
수철 : (괴롭게) 저 때문에..하은이 동생이 죽은 겁니다.
경반장 : (목소리가 떨린다)...왜? 뭐 때문에 그런 짓을 한 거야?
수철 :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어떤 협박을 하든...인간으로서 절대 해서 안 될 짓을 저질렀습니다.
경반장 : (일그러져서 본다)
수철 : (고개를 숙인 채 고통스럽게) 제가 어리석었습니다..,하은일 죽이지 않겠다는 말을 믿은 제가 너무 어리석었습니다, 반장님.

경반장 : (가슴이 무너지듯)..서형사도 알고 있나?
수철 : ...네.
경반장 : (슬픈 미소로 보며) 그럼 서형사가 널 용서했단 소리구나?
수철 : (목이 메여온다)...하지만 제가 절 용서 못하겠습니다, 반장님.
경반장 : (흐린 미소로) 수철아.
수철 : 네, 반장님.
경반장 : 중요한 건...지금부터야. 우리가 서형사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진실을 규명하는 거다.
수철 : 그래서 저..진술을 할 생각입니다. 최동찬이 절 협박했던 사실과 그래서 하은이가 있던 위치를 가르쳐 줬다는 걸 진술할 겁니다.

경반장 : 언젠간 해야겠지.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아무런 증거도 없이 김형사 진술만으론 아무것도 밝힐 수가 없어.
수철 : (보는)....
경반장 : (일어서며) 임대식 주변인물과 가족관계 그리고 최동찬의 주변인물과 가족 관계부터 다시 알아봐.

          분명히 우리가 놓친 게 있을 거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
수철 : (결의에 차서)..네 반장님.
 


씬29.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 (수하에게 인상 구기며) 해골귀신 동생이 납치가 돼?
수하 : 네에. 박상철이 전화해서 협박을 했답니다.
동찬 : 뭐라구 협박을 해?
수하 : 동생을 살리고 싶으면 자기 은신처에 주사기와 독약을 갖다 놓은 건 사장님 지시로 한 짓이라고 경찰에 불라고 했답니다..

동찬 : (열 올라서) 당장 해골한테 전화해서 이리로 오라고 해!
수하 : 알겠습니다.
동찬 : (성질나서 아무거나 잡아서 집어던지며) 니들 뭐하는 새끼들이야! 그런 놈 하날 못 잡아서 날 개망신 시켜!
여비서 : (들어오며) 사장님.
동찬 : (O.L. 버럭) 뭐야?!
여비서 : (겁에 질려서) J&C의 정진우부사장이 오셨는데요.
동찬 : (뜻밖이라서) 누구?


씬30. 신혁 사무실 (오후)
 
하은 : (전화를 받고 있다. 걱정돼서) 반장님 복직은 아직 일러. 최동찬이 알게 되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씬31. 경찰서 한곳 (오후)
 
수철 : (걸어오면서 통화한다) 나도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전혀 상관 안하셔.
        ... 지금 사모님이 오셔서 요양원으로 가셨어. 복직하시면서 집으로 오실 건가봐.
 


씬32. 신혁 사무실 (오후)
 
하은 : (걱정 가득하다)..알았어. 내가 만나서 말씀드려볼게. (끊고..걱정이 많다)

 


씬33. 동찬 사무실 (오후)
 
진우와 동찬이 마주 앉아있다.


동찬 : (이죽이며) 오다가다 눈인사한 게 전부인 거 같은데 부사장님께서 여기까지 친히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진우 : 얘기 돌리지 않고 용건만 말하겠습니다.
동찬 : 편하실 데로.
진우 : (당당하게) 회장님께선 스타호텔 경영권을 최사장님께 맡기실 생각이었습니다.

        일이 그렇게 된 건 유감으로 생각합니다만 회장님 뜻이 아니었습니다.
동찬 : (비죽이며) 그런 변명이나 하자고 오신 겁니까?
진우 : 사실을 말한 겁니다. 그리고 회장님과 최사장님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는 건지 그걸 알고 싶어 왔습니다.
동찬 : (뜻밖이다) 그걸 알아서 뭐하실려구?
진우 : 어떤 거래냐에 따라서 내가 최사장을 돕겠습니다.
동찬 : (흥미가 생기는 듯 웃으며) 이 최동찬은 누구 도움이나 바라는 거지가 아닙니다, 황태자님.
진우 : (훗 웃으며) 저도 그런 뜻으로 드린말은 아닙니다. 최사장님. 삼백억씩이나 요구하는 거지는 세상천지에 없을 테니까요.
동찬 : (일그러지듯 웃으며) 부사장께선 아직 세상 공부 좀 더하고 와야겠어.
진우 : (본다)
동찬 : 부탁을 하러왔으면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안 되지.
진우 : 난 부탁을 하는 게 아니라 경고를 하러 온 겁니다.
동찬 : 경고?
진우 :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아버질 협박하면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습니다.
동찬 : 글쎄..과연 사실을 알아도 그렇게 말 할 수 있을까? 내가 터트리면 회장님은 그 날로 황천길이야.
진우 : (굳어지며) 나한테 협박은 안 통해.
동찬 : (무섭게 얼굴 굳히며) 개소리 말고 아버질 돕고 싶으면 내가 요구한 거나 준비해. 기간은 열흘이야.
진우 : (모멸감에 입 꽉 다물고 일어선다)
동찬 : 금지옥엽 황태자께서 여기까지 오셨는데 배웅을 못해 미안합니다.
진우 : (돌아서다가 멈추고 돌아보며) 한가지만 묻겠습니다. 혹시..서하은 형사 죽음과...회장님이 관련 있습니까?
동찬 : (짐짓 놀란 듯) 이런, 열어서는 안돼는 판도라 상자를 열려고 하시는 구만.
진우 : (창백해진다)...

 


씬34. 달리는 차 안 (오후)
 
진우, 심각한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석훈, 룸미러로 슬쩍 진우의 심정을 살핀다. 그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씬35. 권투 도장 (오후)
   
천사장, 들어오다 보면 희수가 혼자 앉아 캔 맥주를 마시면서 신문 한곳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천사장 : 뭐하는 거냐?
희수 : (맥주 캔 내밀며) 형님도 한 잔 하세요.
   

천사장, 훗 웃고 맥주를 받다가 희수가 보는 신문이 민수연을 찾는 광고란임을 확인하고 확 굳어진다.


희수 : (무심하게) 이렇게 광고내면 정말 찾아지나?
천사장 : ..그 신문 어디서 났어?
희수 : 밥 먹으러 갔다가 식당에서 갖고 왔어요.
천사장 : (부러 무심히) 뭐하려구? 날짜도 지난 신문인 것 같은데.
희수 : 혹시 우리 이모를 찾는 건가 싶어서요.
천사장 : 이모?
희수 : 우리 이모 이름이 민수연이거든요.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천사장 : (복잡한 표정으로 보는)...
희수 : 그리고 보면 우리 할머닌 자식복도 없어. 우리 엄만 나 낳다가 돌아가셨고 이모는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천사장 : (이미 들은 얘기인 듯) 누구한테 들었어?
희수 : 할머니가 날 맡기면서 원장님한테 그랬대요. 엄마가 날 낳다가 죽어서 혼자선 못 키우겠다고.

        그래놓고 노친넨 날 모른다고 한다니까요.
천사장 : ..아버진 누군지 말 안해줘?
희수 : (장난치듯) 그건 며느리도 몰라요.
천사장 : (마음이 무거운 듯 맥주를 들이킨다)
희수 : (일어서며) 나 좀 나갔다 올게요.
천사장 : 어디 가는데?
희수 : 심부름센터에 직접 가보려구요. 전화 했더니 광고 낸 사람을 안 가르쳐 주더라구요.
천사장 : 가지 마.
희수 : 왜요?
천사장 : 가도 안 가르쳐 줘. 헛수고야.
희수 : 밑져야 본전이죠. 같이 가실래요?
천사장 : 여섯시야. 벌써 다 퇴근했을 거다.
희수 : 그런가? 그래도 한 번 가볼래요. 갔다 올게요. (하더니 나간다)
천사장 : (복잡해져서 보는)...
 


씬36. 레스토랑 룸 정도 (밤)
 
미정이 누군가에게 봉투를 밀어 놓는다. 석훈이다.


미정 : 이건 착수금이에요. 나머지 금액은 물건을 받을 때 드리죠.
석훈 : (조금은 갈등어린 표정으로 봉투를 보고 있다)
미정 : 이 정도면 김비서님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미국 스타호텔 체인에 김비서님 자리를 만들어 드릴게요.
석훈 : (결심이 선 듯 보며) 그 보단 다른 조건이 있습니다.
미정 : 말해 봐요.
석훈 : 제가 한국을 떠날 때까지 터트리지 않는다는 조건입니다.
미정 : 그건 걱정 말아요. 난 약속을 하면 꼭 지키니까.
석훈 :  (가만히 보다가 조용히 봉투를 집어서 주머니에 넣는다)
미정 : (냉정한 미소로 보다가 앞에 놓인 술잔을 단숨에 비운다)...
 


씬37. 상국 사무실 (밤)
 
상국, 지친 듯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 눈을 감고 있다.
 


씬38. 인철 사무실 (밤)
 
인철 : (등을 보이고 선 채로 생각에 잠겨있다)
종인 : (묵묵히 서서 기다리다가)...서하은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인철 : (대답하지 않은 채로)...
 


씬39. 거리 (밤)
 
하은,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시계를 보고, 초조하고 설레는 심정으로 은하를 기다리고 있다.
저쪽에서 은하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자 하은의 얼굴에 금방 미소가 번진다. 
은하도 하은을 보며 웃어 보이곤 발걸음을 서두르며 앞으로 다가온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은하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하은.


은하 : (앞에 와 서더니) 오래 기다렸어?
하은 : (콧등을 쓸어주며) 아니.
은하 :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은 :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고는 은하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한다)
은하 : 어디 가려구?
하은 : 그냥 아무데나. 배고프지?
은하 : ..아니.
하은 : 그래도 밥은 먹어야 돼. (멈추고 보며) 밥 먹고 그 담에 뭐 할까? (처음 데이트를 하는 모습처럼 설레는)

        뭐 하고 싶은 거 없어? 영화 볼까? 아니면 유람선 탈까? 둘 다 별루다. 그치? 그럼 뭐하지?
은하 : (풀썩 웃는다)
하은 : 왜 웃어?
은하 : 오빠가 물어놓고 대답도 오빠가 다 하고 있잖아.
하은 : 그런가?
은하 : 나 하고 싶은 거 있어.
하은 : 뭔데?
은하 : 오빠 손잡고 사람 많은데 막 걸어 다니는 거. 옛날부터 그거 되게 하고 싶었어.
하은 : 별 거 아니네.
은하 : 별 거 아닌데 우린 한번도 못 해봤잖아.
하은 : (부스스 웃으며) 그런가?
은하 : (애써 미소 지으며 끄덕인다)
 


씬40. 거리 몽타주 (밤)
 

손을 꼭 잡은 하은과 은하, 사람 많은 거리를 거닐며 쇼윈도의 옷도 구경하고 좌판에 펼쳐진 물건들도 구경하면서...

평범한 연인들처럼 소박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행인에 부딪치자 손을 놓았다가 다시 손을 잡고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짓는 두 사람.
 


씬41. 달리는 버스 안 (밤)
 
하은과 은하가 뒷자리에 앉아있다.
은하가 하은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 듯 눈을 감고 있다.
은하의 어깨를 감싸 안은 하은, 복잡한 심정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하은, 조심스레 은하의 머리를 쓸어주고는 슬픈 눈으로 다시 먼 곳을 바라본다.
은하, 그제야 조용히 눈을 뜬다. 은하의 눈빛도 불안과 슬픔이 가득하다.
 


씬42. 동네 근처 길 (밤)
 
하은과 은하가 걸어와 멈춰 선다.


은하 : ..여기서 가는 게 좋겠다.
하은 : 집 앞까지 바래다줄게.
은하 : (차분하게) 아빠 오늘 장사 안 나가셨어. 혹시 마주치게 되면 오빠 얘기하기 곤란하잖아.
하은 : (복잡한 심정으로 본다)
은하 : (애써 미소로) 조심해서 가.
하은 : (끄덕여준다)
   

은하, 웃는 얼굴로 보다가 맘먹고 자기가 먼저 돌아선다. 그 순간 은하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며 어두워진다.
하은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사라지고 슬픔이 남아있다.
하은, 은하가 멀어질 때까지 보고 서 있다.
은하, 가면서도 여러 번 돌아본다.
하은, 그때마다 웃어 보이며 손을 들어 보인다.
은하의 모습이 골목으로 사라지자 하은이 고개를 빼고 사라진 은하의 모습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씬43. 은하 방 (밤)
 
은하, 안으로 들어와서 맥을 놓고 서 있다.
 


씬44. 동네 근처 길 (밤)
 
하은, 가지 못하고 그 자세 그대로 서 있다..
 


씬45. 인철의 거실 (밤)
 
하은, 안으로 들어오면 신영이 맞는다.


신영 : 웬일이셔? 오늘은 술 안 마셨네?
하은 : 남들이 들으면 알콜 중독인 줄 알겠다.
신영 : 요즘 상태로 봐선 중독에 가깝지.  
하은 : 어머닌?
신영 : 게다가 마마보이구.
하은 : (풀썩 웃으며 신영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헝클곤 이층으로 올라간다)
신영 : 옷 갈아입고 게임 한판 뜨는 거다?
하은 : 하는 거 봐서.
 


씬46. 신혁의 방 (밤)
 
신혁의 책상 앞에 있는 사진을 처연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이화. 떨리는 손으로 신혁의 사진을 쓸어준다.
   

<인써트-몽타주>
이화 시점에서 보였던 신혁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하은의 의심스러웠던 모습들.
 
이화, 두려운 확신으로 두 눈에 물기가 고이며 신혁의 사진을 가슴에 품는다. 
하은이 들어와선 이화의 모습에 흠칫 멈춰 선다. 이화는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앉아있다.
 
하은 : ...어머니.
이화 :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있다)
하은 : (다가간다)...왜 여기 이러고 계세요?
   

이화, 고개를 돌려 하은을 본다.
어머니의 처연한 얼굴에 순간 긴장하는 하은.
이화,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입을 열지 못한 채 하은을 바라보고 있다.


하은 :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며)...무슨 일..있으세요?
이화 : ...엄마한테...할 얘기 없니?
하은 : (쿵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다)
이화 : (그렁해지며) 엄만..너무 무서워서 너한테 물어볼 수가 없었어. 내가 짐작하고 있는 게..사실인지..너한테 물어볼 수가 없었어.

하은 : (맘을 다지듯 입을 꽉 다문다)
이화 : (목소리가 떨린다)...하지만 알아야겠어..진실이 뭔지..엄만 그걸 알아야겠어.
하은 : (고통스럽게 눈을 감아버린다)
이화 : 말을 해줘. 숨기지 말고 전부 다.
   

하은, 무너지듯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하은 : 지금은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어머니.
이화 : (각오를 하려는 듯 곧 터질 것 같은 울음을 삼키며) 알아야겠어, 엄만.
하은 : (울음을 참듯 떨리는 음성) 제발..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모든 것이 다 밝혀질 때까지..그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그때까지만..기다려주세요, 어머니.
이화 : ..너..정말 강혁이가 맞는 거니?
   

아무런 대답을 못하는 하은의 어깨가 떨리고 있다.


이화 : (이미 확인한 듯 눈물이 흐르며)...맞는 거지?
하은 : ..죄송해요. 죄송해요, 어머니.
   

이화, 터지는 울음소리를 막으려고 손으로 입을 막는다.
하은, 어깨를 떨며 소리를 안으로 삼키며 울고 있다.
이화, 너무도 큰 충격으로 넋이 나간 얼굴에 눈물만 흐른다.
하은과 이화, 그렇게 동상처럼 멈춰있다..
 


씬47. 인철의 안방 (밤)
 
이화, 어두운 방에 혼자 앉아 명치끝이 아픈 듯 가슴을 움켜지고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어쩌지 못하고 처절하게 소리죽여 오열한다.

   


씬48. 신혁의 방 (밤)
 
하은, 무릎을 꿇은 그 자세 그대로 앉아있다.
고통스럽게 이를 악 물고 있는 하은의 충혈 된 두 눈.
 


씬49. 태준 사무실 (아침)
   
태준, 또 다시 발신인이 없는 우편물을 손에 들고 있다.
이미 짐작하고 있는 듯 굳은 얼굴로 편지봉투 안의 것을 꺼내든다.
언젠가 천사장이 찍었던 태준과 동찬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다.
그리고 편지 한통이 들어있다.

잠시 그대로 편지를 읽지 않고 보고 있다가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열어보는 태준 위로.
 
하은 : (E) 나는 죽었었지만 이렇게 살아있고 영원무궁토록 살 것이다.
   


씬50. 오피스텔 (아침)
 
하은, 차가운 표정으로 사진을 응시하는 위로.


하은 : (E) 그리고 죽음과 지옥의 열쇠는 내 손에 쥐고 있다. 요한 계시록 1:18.
 


씬51. 상국 사무실 (아침)
 
상국에게도 배달 된 사진, 동찬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다.
창백한 표정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읽는 상국.
그리고 같은 편지의 마지막 구절.


하은 : (E) 이제 당신들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당신의 친구로부터. 
   

상국, 무너지듯 손에서 힘없이 편지가 툭 떨어진다.
두려움에 빠진 상국의 멍한 눈빛.
 


씬52. 오피스텔 (아침)
 
하은, 서늘한 눈빛으로 사진을 응시하고 있다.
 


씬53. 태준 사무실 (아침)
 
태준, 힘겨운 듯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고 앉아있다.
정무, 들어온다. 태준은 그대로 눈을 감고 있다.

 
정무 : (조심스럽게) 보고 드릴 일이 있습니다.
태준 : (눈을 감은 채로) 나중에 해.
정무 : 지금 아셔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의원님.
태준 : (몸을 일으키고 본다)
정무 : 이강주씨가 심부름센터에 왔다가 갔다고 합니다.
태준 : (싸늘해져서) 그게 무슨 소리야?
정무 : 민수연씰 찾는 광고를 누가 낸 건지 물어보고 갔답니다.
태준 : (확 굳어진다)...!
 


씬54. 천사원 한 곳 (낮)
 
강주가 원장(후덕해 보이는 인상의 50대 후반, 여자)을 만나고 있다.
 
원장 : (담담하게) 기자분께서 희수는 왜 찾으시는데요?
강주 : 물어볼 게 있어서요.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찾아갔더니 집에 안 들어 온지가 한 달이 넘었다고 해서요.
원장 : 희수는 여길 떠난 지 10년 가까이 됐습니다.
강주 : 그 뒤론 전혀 연락이 없었나요?
원장 : (잠시 망설이다..희수를 보호하려는 생각에)...없었습니다.
강주 : (미소로) 거짓말이 익숙하지 않으시네요.
원장 : (보는)
강주 : (부드럽게) 박희수씨한테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닙니다. 박희수씨 가족에 대해 알아볼게 있어서 온 거예요.
원장 : (좀 긴장해서) 가족에 대해 뭘 알아보시려는 건데요?
강주 : 혹시 박희수씨 모친이 누군지 알고 계세요? 호적엔 박말숙씨로 되어있지만 그 분 연세를 생각하면 좀 이해가 되질 않아서요.

원장 : (차분히 보다가)..희수 어머닌 민수희씨예요.
강주 : 민수연씨 언닐 말씀하시는 건가요?
원장 : 네에.
강주 : 민수희씨는 결혼을 하셨던데 그럼 당연히 남편 호적으로 입적됐어야 맞는 거 아닌가요?
원장 : 남편하고 이혼한 뒤 1년 뒤에 희수를 낳았다고 들었어요.
강주 : 그러니까 박희수씨가 전남편의 아이가 아니란 말씀이신가요?
원장 :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전 이 이상은 알고 있는 것도 없습니다. 그럼.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강주 : ....
 


씬55. 달리는 차 안 (낮)
 
강주 : (장형사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 전데요, 장형사님. 민수희씨 이혼한 전남편 주소지를 확인할 수 있을까요?
 


씬56. 분식집 안 (낮)
 
경반장이 수철과 함께 양만철의 부인을 찾아왔다.
 
경반장 : 최동찬의 협박을 받으셨다는 거 압니다. 그래서 양만철씨가 돌아가시기 전 부인께선 남편 분을 면회하셨던 거구요.
부인 : (두려움에 차 있다)..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경반장 : 두려우시다는 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흴 믿으시고 최동찬이 아주머니를 협박했다는 사실을 증언해 주십시오.
부인 : (떨리는 시선으로 자신 없이) 그런 일 없었다는데 왜 자꾸 그러세요.
경반장 : 임대식씨는 부인과 가족을 오랫동안 돌봐왔습니다. 그 분을 생각해서라도 있었던 사실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수철 : (묵묵히 듣고 있다가) 뭐든 증거가 될 만한 게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아주머니. 부탁드립니다..
부인 : (자신이 없고 두려움에 차 있다)..제가 부탁드릴게요. 제발 절 그냥 놔두세요.
경반장 : 양만철씨는 돌아가시기 전에 모든 걸 털어놓고 가셨습니다. 

          아마도 남편 분께선 부인이 사실대로 말해주길 바라고 계실 겁니다.
부인 : (흔들리듯 보다가)...남편은 이미 죽었지만 저한텐 애들이 있어요.
경반장 : 지금도 최동찬의 협박을 받고 계신 건가요?
부인 : (외면한다)..아닙니다.
경반장 : (보다가)...언제든지 마음이 바뀌시면 연락 주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일어서다 가슴에 조금 통증을 느끼듯 찡그린다)

수철 : (걱정으로) 괜찮으세요?
경반장 : ..괜찮아. 가지.
수철 : (실망해서)..네에.
   

경반장, 부인에게 고개 인사하고는 수철과 함께 밖으로 나간다.
부인..갈등하듯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다 탁자위에 놓인 경반장의 명함을 집어서 본다.
 


씬57. 분식집 앞 (낮)
 
경반장과 수철이 나와 차로 간다.


수철 : 최동찬이 계속 협박을 하고 있어서 쉽진 않을 것 같은데요.
경반장 : ..그렇겠지. (생각난 듯) 최동찬 가족에 대해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수철 : (경반장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며) 특별한 건 없어요.
경반장 : 그래.
수철 : 아 참, 아버지가 다른 형이 한 명 있더라구요.
경반장 : (무심히) 뭐 하는 사람인데?
수철 : 그건 장형사가 알아보고 있습니다. 
경반장 : (끄덕이곤 차에 탄다)
 


씬58. 멈춰진 차 안 (낮)
 
수철 : (운전석에 앉으며) 복직은 좀 미루시는 게 좋겠어요.
경반장 : 시동이나 켜.
수철 : 하은이가 반장님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경반장 : (대답 없이 묵묵히 앞만 본다)
 


씬59. 동찬 사무실 (낮)


동찬 : (굳어서) 경반장이 출근을 해?
수하 : 정식으로 복귀 한 건 아니지만 경찰서에 나오긴 했답니다.
동찬 : 누구한테 들은 소리야?
수하 : 구두 닦는 놈한테요.
동찬 : 기억은 전부다 돌아온 거구?
수하 : 그건 모르겠습니다.
동찬 : (궁리하는)...
 


씬60. 신혁의 방 (낮)
 
이화, 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한 시선으로 신혁의 책상 앞에 앉아있다.
 


씬61. 신혁의 사무실 (낮)
 
하은, 침통한 표정으로 전화수화기를 들어 번호를 찍으려다가 도로 내려놓는다.

괴롭게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는 하은.
 


씬62. 무릉건설 로비 (낮)
 
하은, 무표정한 얼굴로 뚜벅뚜벅 걸어 나온다.
현관으로 은하가 들어오다 하은을 본다.
하은도 은하를 보며 걸어온다.
은하, 하은에게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은, 처연한 눈빛으로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은하를 지나쳐서 간다.
은하, 하은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음을 느끼고 돌아본다.
하은은 돌아보지 않은 채 밖으로 걸어 나가고 있다.   
 


씬63. 권투도장 (오후)
 
천사장 : 정회장이 이번 주 내로 송금을 마친다고 했답니다.
하은 : (어쩐지 조금 조급한 느낌으로) 윤미정한텐 언제쯤 받을 수 있는 겁니까?
천사장 :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어요. 그리고 박희수요.
하은 : (본다)
 


씬64. 진우 사무실 (오후)
 
석훈 : 자금줄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300억을 마련하는 건 무립니다, 부사장님.
진우 : (생각하다) 내년에 공사 들어갈 용인지역 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순 없습니까?
석훈 : 그것도 이미 추가담보 대출을 받은 상탭니다.
진우 : (답답한 듯 숨을 내쉰다)
 


씬65. 권투도장 (오후)
 
천사장 : 자기 어머니가 민수흰줄 알고 있어요.
하은 : (보는)
천사장 : 나도 원장을 찾아갔을 때 같은 소릴 들었었거든요. 박희수 할머니가 원장한테 거짓말을 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는 거지만.

하은 : 민수연은 미혼이었고 민수희는 결혼을 했기 때문이었겠죠.
천사장 : 그랬을 겁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24년 전엔 처녀가 애를 낳았다고 하면 세상이 뒤집힐 일이었을 테니까. 
(E) : 하은의 휴대폰.
하은 : (받으며) 유신혁입니다.
상철 : (F) 난 박상철이요.
하은 : (긴장해서)...네.
천사장 : (심상치가 않아서 보는)
 


씬66. 멈춰진 차 안 (오후)
 
후미진 곳에 멈춰진 차 안. 상철, 뒷자리에 앉아 통화를 하고 있다.

운전석엔 수하가 앉아있고 밖에도 한 명이 나가 지키고 있는 상황.
 
상철 : 오늘 저녁에 좀 만납시다.
 


씬67. 권투도장 (오후)
 
하은 : 만나자는 이유는요?
상철 : (F) 우린 적이 같다는 게 이유요. 대신 혼자 와야 합니다.
하은 : 그렇겠지. 수배중인 몸이시니까.
천사장 : (굳어서 보는)..
 


씬68. 멈춰진 차 안 (오후)
 
상철 : (웃으며) 생각보다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구만. 만약 혼자 날 만나러 올 용기를 보여준다면 나도 당신에게 선물을 하나 주지.

 


씬69. 권투도장 (오후)
 
하은 : (냉정한 얼굴로)...어디로 가면 됩니까?...알겠습니다. 그리로 가죠. (끊는다)
천사장 : 박상철 전홥니까?
하은 : (대수롭지 않다는 듯) 나한테 줄 선물이 있다는데요?
천사장 : (불안해서) 그래서 혼자 박상철을 만나러 갈 생각이에요?
하은 : 혼자오라는 조건입니다. (하고 돌아서려는데)
천사장 : 나하고 같이 갑시다. 혼자는 위험해요.
하은 : (미소를 지어보이며) 걱정 마세요. 적의 적은 곧 친구니까.
   

하곤 뒤돌아 나간다.


천사장 : (걱정으로 보는)...
 


씬70. 경찰서 한 곳 (오후)
 
강주, 두리번거리며 걸어 나온다.
한쪽에 서 있는 단란주점 종업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강주를 먼저 알아보곤 다가와 밝게 인사한다.
 
종업원 : 안녕하세요?
강주 : (본다. 기억이 어렴풋하다) 아까 전화 주셨던 분이세요?
종업원 : 네에. 저번에 가게로 사장님 만나러 오셨을 때 잠깐 봤는데, 기억 안 나세요?
강주 : 죄송해요, 기억을 못해서.
종업원 : (유감없이) 괜찮아요.
강주 : 근데 날 보자고 한 용건이 뭐죠?
종업원 : 오늘 거기 그만뒀거든요. 우리 사장 인간성이 개판이라 월급도 튕겨먹고 그래서 확 관둬버렸어요.
강주 :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는지 알 수가 없다) ..제가 지금 좀 바쁘거든요.
종업원 : 나도 바쁜데 여기까지 온 거예요. 기자님한테 도움주려구.
강주 : 도움이요?
종업원 : 우리사장한테 기자님 고소하라고 한 사람이 누군지 알거든요.
강주 : (놀라서) 정말이에요?
종업원 : 우리 사장 만나러 가게로 왔을 때 제가 봤어요.
강주 : 그게 누구네요?
종업원 : 이름은 몰라요.
강주 : (맥이 빠져서) 그럼 아무 소용없죠.
종업원 : (휴대폰 꺼내며) 그 사람을 몰래 찍어놨어요.
강주 : 그래요?
종업원 : (휴대폰에서 저장된 사진을 찾아서 보여주며) 이 사람이요.
   

사진을 들여다보던 강주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린다.
사진 속 인물은 틀림없이 정무다.


강주 : (창백해져서)...이 사람이 확실해요?
종업원 : 사진 있으니까 확실한 거죠. 근데 이 사람 알아요?
강주 : ....
 


씬71. 기자실 (오후)
 
강주, 창백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인써트-20회 씬42>
태준 : (강주의 태도에 내심 긴장했지만 애써 미소 띤 얼굴로) 단란주점 업주라니?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구나.
 
강주, 아버지가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혼란스럽고 더욱 두려워진다.


(E) : 핸드폰이 울린다.
강주 : 네, 장형사님.
장형사 : (F) 민수희씨 전남편 주소를 알았어요.
강주 : (애써 정신을 차리며)..어떻게 되죠?
 


씬72. 노상 주차장 (오후)
 
주차요원 복장을 하고 있는 민수희의 전남편(50대 초반)를 만나고 있는 강주.
 
강주 : (광고가 실린 신문을 보여주며) 혹시 이 광고 선생님이 내셨나요?
남편 : (들여다보더니 뚝뚝하게) 남남 된지가 수십 년인데 이걸 내가 왜 냅니까?
강주 : 그럼 박희수씨가 낸 건가요?
남편 :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강주 : 박희수씨가 민수희씨 아들인 거 알고 온 겁니다. 물론 선생님 친자는 아니란 건 알지만 혹시 연락이 되고 있는지 싶어서요.

남편 : (어이가 없는 듯) 나 참 희한하네. 한참 전에도 어떤 남자가 와서 똑같은 걸 묻더니만.
강주 : (의아한) 똑같은 걸 묻다뇨?
남편 : 박희수가 수희 아들이냐고 묻더라구요?
강주 : 누가요?
남편 : 낸들 알아요. 뭐 형사 같기도 하고 기자 같아 보이기도 하던데.
강주 : 형사요?
남편 : 아니 분위기가 그렇다는 거구. 아무튼 그 놈이 어딨는지 나도 몰라요. 알아야 할 이유도 없고.
강주 : 그래도 전부인의 자식인데.
남편 : (말 자르며) 누가 그런 소릴 해요?
강주 : 민수희씨 어머니가 말씀하셨다고 하던데요.
남편 : (어이가 없다) 그 놈은 처제 아들이에요.
강주 : (놀라서) 처제라면...민수연씨요?
남편 : (심드렁) 예에. 노친네가 헛소리를 해 놔갖고 사람 되게 귀찮게 하네. (하고 가려는데)
강주 : (급하게 잡으며 불길한 예감으로) 저기요. 아버지가..누군지는 아세요?
남편 : 내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 어디서 애를 낳아갖고 와선 갑자기 사라졌는데.
강주 : (굳어져서)...
 


씬73. 강력 5팀 (밤)
 
장형사 : (경반장에게) 최동찬 모친이 아들 하나를 데리고 재가를 했나 봐요. 그리고 최동찬을 낳았구요.
경반장 : 형은 뭐하는데?
장형사 : 그냥 회사원입니다. 
경반장 : 별 다른 건 없구?
장형사 : 네.
경반장 : 그래..
수철 : 그만 들어가세요, 반장님. 너무 무리하신 것 같애요.
장형사 : 그러세요. 사모님이 걱정 많이 하시든데.
경반장 : (웃으며) 너무 환자 취급하지 마. 근데 김반장은 어디 갔어?
수철 : (농담하듯) 반장님한테 자릴 뺏기셨잖아요?
경반장 : (웃으며) 그런가?
장형사 : 임시부임한 자리라서 서럽다고 하시던데요? (장난친다)
경반장 : 아 눈치 보여서 안 되겠네. (일어서며) 간다.
수철 :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경반장 : 혼자 갈 수 있어.
수철 : 안됩니다. 당분간은 껌처럼 붙어 다닐 겁니다.
경반장 : (웃으며 가다가 문득 멈추고) 그 형 다닌다는 회사가 어디야?
장형사 : (서류 보며 무심히) 무릉건설인데요.
경반장 : 무릉건설..(하다가 흠칫 굳어져서 수철을 본다)
수철 : 거기라면..
경반장 : (급하게) 이름은?
장형사 : 황종인입니다.
경반장 : (뭔가 예감이 좋지 않은)
 


씬74. 신혁 사무실 (밤)
 
하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시계를 본다. 약속 시간이 된 듯 양복 윗도리 들고 나가려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하은 : (받으며) 네에.
경반장 : (F) 나다.
하은 : 네, 반장님. 안 그래도 찾아뵈려고 (하는데)
경반장 : (말자르며 F) 그 회사에 다니는 황종인이란 사람을 알고 있어?
하은 : (의아해서) 황종인이면...회장님 비섭니다.
 


씬75. 경찰서 앞 (밤)
 
경반장, 수철과 함께 나오면서 통화하고 있다.


경반장 : 강인철 회장 비서란 얘기야?
하은 : (F) 네에.
경반장 : (굳어지며) 근데 왜 근무처가 총무부로 돼 있지..
   

화면 분할되면서.


하은 : (여전히 의아한) 갑자기 황비서님에 대해선 왜 물으시는데요?
경반장 : (굳은 표정으로) 그 사람이 최동찬 형이다.
하은 : (뜻밖의 말에) 그게..무슨 말씀이세요?
경반장 : 최동찬의 형이 황종인이야. 아버지가 달라서 성이 틀렸던 거구.
하은 : (확 굳어지는)...
경반장 :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아직은 명확히 알 순 없지만 예감이 좋진 않아. 
하은 :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씬76. 무릉건설 로비 (밤)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하은. 현관에서 걸어오는 종인의 모습에 멈추고 선다.
종인도 하은을 보았다.
하은, 종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종인,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하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종인의 인사를 받고는 지나쳐서 간다.
하은의 뒷모습을 보고는 걸어가는 종인.
하은, 그제야 종인을 돌아본다.
  


씬77. 달리는 차 안 (밤)
 
하은, 혼란스러운 상태로 운전을 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관련돼 있는 걸까..종인까지인가..아니면 인철까지인가.
그것도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까..
그러다 룸 밀러로 뒤를 살핀다. 상철의 수하들이 탄 차가 하은의 뒤를 따라오고 있다.

하은이 혼자 오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이다.
 


씬78. 후미진 외곽 창고 앞/또는 외곽 한곳 (밤)
 
하은의 차가 먼저 도착하고 그 뒤로 상철의 수하들이 탄 차가 멈춰와 선다.
하은, 차에서 내리자. 뒤따라 멈춘 차에서도 수하들 서너 명이 내린다.
 
하은 : (수하에게) 박상철씨는 어딨습니까?
   

다른 승용차 한 대가 그제야 들어와 멈춰 선다.


하은 : (보면)
   

승용차에서 내리는 박상철, 하은을 보더니 앞으로 다가온다.


상철 : (손을 내밀며) 박상철이요.
하은 : (손을 잡으며) 유신혁입니다.
상철 : 여기까지 혼자 온 걸 보니 배짱은 있는 분이시구만.
하은 : 나한테 주겠다는 선물이 뭡니까?
상철 : 급하시군.
하은 : (기다린다)
상철 : (보다가) 대식이 형을 죽인 건 최동찬이요.
하은 : 그 정돈 나도 알고 있습니다.
상철 : (맘에 드는 듯 피식 웃으며) 그럼 당신 아버지 유건하 형사를 강릉으로 유인한 사람이 누군지 그것도 알고 있소?
하은 : (긴장해서 보며) 박상철씨는 알고 있습니까?
상철 : 바로 납니다.. 
하은 : (무섭게 굳어져서 본다)
상철 : 내가 그 사람한테 전화를 했소. 강릉에서 만나자구.
   

하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곧바로 상철에게 주먹이 나간다.
상철, 정통으로 얼굴을 맞고 고개가 돌아간다.
수하들 하은에게 달려들어 하은의 팔을 잡는다.
상철, 맞은 곳이 아픈 듯 얼굴을 찡그리더니 수하들에게 팔을 놔주라고 눈짓한다.

수하들, 하은의 팔을 놓는다.


상철 : (맞은 것엔 유감이 없는 듯) 주먹이 보통 아니구만.
하은 : (분노에 찬 눈빛으로) 두 사람의 사주를 받았나? 정상국과 이태준.
상철 : (씁쓸하게 웃으며) 그들이 유건하를 죽이라고 한 건 맞지만 강릉으로 유인하란 지시는 다른 사람한테 받았어.
하은 : (움찔해서) 다른 사람 누구?
상철 : ..당신 새아버지.
하은 : (놀라서 보면)
상철 : 강인철회장.
하은 : (너무 놀라 굳어 보는데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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