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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영화]

[범죄][베스트셀러] 표절작가와 살인사건의 부조화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4.19|조회수187 목록 댓글 0

 

 

작가지망생으로서 표절은 정말 두려운 말이다.

많은 공모전에 작품을 응모하여 내 아이디어들이 돌아다니게 된 후

그 후에 나오는 내 작품과 비슷한 작품을 보게 되면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열심히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새 드라마 소식이라며 내 작품과 비슷한 작품이 소개되는 것을 보면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표절에 의도적인 것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정말 두려운 것은 의도적이지 않은 표절이라고 생각한다.

'의도적인' 표절은 드러나기 전, 들키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의 전초전이 있지만,

'의도적이지 않은' 표절이 드러나면, 한 순간에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건물 위에서 무언가 떨어져 다치거나,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이 일에 사회적 비난과 주변의 시선은 둘째라고 치더라도

다시 글을 쓰기 위한 자신감을 잃고 나중에는 모든 것에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긍정적인 사람인 경우엔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털어버리고 일어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인 경우, '표절'이라는 주홍글씨를 못 이겨 나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문제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해서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엄정화라는 믿을 수 있는 배우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개인적으론 '오로라 공주' 정도만 되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초반엔 표절에 둘러 쌓여 인생의 낭떨어지와도 같은 별장까지 가게 되지만,

별장에선 오히려 살인사건에 휩쓸려버리고 만다.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증거를 찾기 위해 살인사건을 파헤치게 되지만,

나중엔, 어디서 본 듯한 반전들이 이어지며 신선하지 못한 살인 스릴러로 변모하게 되버린다.

인물간의 심리를 그리기 보다 화려한 공포에 치중하며 긴박해지고

나중엔 좀 어리둥절해지기도 한다. '작가'와 '베스트셀러'는 어디로 간 것일까?

마지막엔 '작가적인' 특별한 계기 없이 그저 '살인사건'으로 인해 각성한 듯한 그녀의 모습은

초반에 기대했던 그 모든 것에 실망스러움만 남겼다.

결국 영화는 신선하지도 않는 '살인사건'을 위해 필요로 해

표절 작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만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불청객인 '살인사건'이 부각되며 사라진 엄정화의 열연도 좀 아쉬운 마음이 들고,

'표절'에 대한 냉철한 시각이라던가 작가의 각성에 대한 과정도 없어

그 어떤 것도 만족시키지 못한채 영화는 혼자 정리하고 웃으며 끝났다.

작가지망생인 나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만 더 안고 극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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