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54부)
S#1. 내의원 집무실.
내의원 집무실에..양예수와 정작이 있다.
이때 집무실로..들어오는 허준과..도지..
허준과 도지..양예수에게 예를 갖추고..서면..
양예수 ..(허준에게)..자넨..혜민서를 정리하고... 진숙궁의 궁의가
되어...공빈마마의 병세를 살피게.
허준 (놀란다)...
도지도 놀란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 영감..소인..아직 궁의가 되기엔 이르다 생각하옵니다.
양예수 공빈마마께서..주상전하께 간청하여...내락을 받아낸 것이니..
딴말 말고 그리 하게..
허준 .....
양예수 (도지를 보고)자넨...인경궁의 궁의가 되어.. 회임를 하신
인빈마마를 살펴드리게.
도지 ...성심을 다해..마마를 모시겠습니다.
도지.흥분하는데...허준과 도지의 시선이 마주치고..
S#2. 혜민서 집무실
허준이 김응택과 송학규에게 궁의로 명받았음을 보고하고 있다.
두사람의 표정...어딘지 떨떠름해 보이는데..
허준의 곁에는 만경, 학도, 명원등의 의관들이 서있다
학규 ..직처는 언제 옮기는가..?
허준 ..혜민서를 정리하는데로 입궐하라는 하명을 받았습니다..
응태 (못마땅하다)거참... 갑자기 이러면 혜민서 운영은
어찌하라는겐지... 자네때문에 업무에..차질이 이만저만이
아니로구만..
허준 ......
응택 알았으니..그만 가보게.
허준 예...
학규 (나머지 의관들에게)전체 회합은 업무가 끝나고 가질
것이니..자네들도 나가서 일들보게..
허준과 의관들..목례를 하고 밖으로 나가면...
학규 ..유주부가 저경궁 인빈마마의 궁의가.. 됐다는 소식도
들으셨습니까..
응택 (심기가 불편한)....
학규 ..기횔 잡은건 허직장이 아니라..유주붑니다.지금 주상전하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계신건...인빈마마가 아닙니까?. 회임까지
하셨으니...유주부가 입지가..더 견고해질겁니다.
응택 꼭 그렇지만도 않네...공빈마마는 두분 왕자마마의 생모시네.
그걸무시할순 없지..
학규 ......
응택 (답답하다)..새파란 자들이 궁의 자릴 독식하며 득세를 하니..
도데체
내의원이 어찌 돌아가는 건지..모르겠구만..
S#3. 혜민서 마당
허준과 다른 의관들..마당으로 나오는데...
학도 (응택의 흉내)..자네때문에 업무에 차질이 이만저만이
아니네.. 나원...감축하네.. 그 말 한마디하기가 그리 힘든가.
만경 밴댕이 콧구멍같은 심보들인데..속 편히 그런말이
나오겠는가.
학도 하긴..제 속도 쓰리긴 마찬가집니다요..궐에 가고싶어 안달이
난 놈은...발목 잡고 안놔주는데..안가겠다 버티는 허직장은
등을 떠미니...세상이 왜 이리 불공평합니까..
명원 ..자넨 혜민서에서 쫓겨나지 않는 것만도 천행일세..
학도 ..이사람이....
호탕하게 웃어제끼는 의관들...
허준..미소짓지만..미안한 마음이다
허준 면목이 없습니다..
만경 그런 소리 말게....궁의생활은..의관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네.
편한 생활에 안주하려 들지만 않는다면..약재와 탕약의
효험을 연구해..의술에 정진할 수 있을게야.더 좋은 의관이
되라고 하늘이 준 기회라 여기게..
허준 명심하겠습니다...
명원 (허준에게)..궐은..작은 실수 하나로 목이 날아가는 살얼음판
같은 곳이네..자네 의술로..그럴리야
없겠지만..그래도.항시.조심하게.
허준 (미소짓는다)..
S#4. 혜민서 협실(집무실 일각)
서책들을 챙기고 있는 허준...
그런 허준의 위로..혜민서에서 보낸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데...
서리, 도약사령등과 반목하고 화해하던일..
병자들의 피고름을 빨아가며 치열하게 병과 싸우던일등.
구완와사 병자를 고치던 일등이 떠오르고...
S#5. 혜민서 의녀협실(의녀큰방)
예진이가 방안에서 수건을 정리하고 있는데..
안으로 수연이가 들어온다
수연 예진성님...들으셨습니까?.
예진 (본다)..
수연 허직장께서 지금 궐안으로 들어가신답니다...
예진 .....
수연 ..안 가보십니까...?
예진 ....
수연..아무런 반응도 없는 예진을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예진..담담한 얼굴로 수건을 정리한다..
S#6. 혜민서 마당
짐을 챙겨 들고 있는 허준..
의관, 의녀들..서리, 사령들까지 모두 나와 허준을 배웅하는데..
모두 허준이 떠나는게 아쉬운 얼굴들이다....
김서리 부디..강령하십시요..나리..
허준 고맙네....
사령오씨 나으리같은 분을 뫼시고 일한 날들은.두고두고 못잊을
겁니다..나으리께서 주신 가르침..절대 잊지 않겠습니다요.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
허준..예진을 찾는 듯한데...보이지 않는다.
만경 ..자자...그만 가세..
만경과 의관들..허준을 이끌고..
허준....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아쉬운 발걸음을 옮긴다..
의녀와 서리들은..아쉽게 허준을 보다가..모두..흩어지는데..
그때...조금 떨어진 곳에서..멀어지는 허준을 보는 예진.
쓸쓸한 얼굴로...허준을 바라본다.
S#7. 진숙궁일각.
진숙궁으로 오고 있는 허준..
그때...탕약그릇을 내오던 소현과 마주치는데..
소현 (반가운)..오셨습니까.
허준 오랜만이요.
소현 궁의가 되신 것을....감축드립니다..
허준 고맙소.. 마마께선..계시오?
소현 예..방금 탕제를 드렸습니다..
허준 ..마마의 환후는..좀 어떠시오?
허준의 질문에..조금 어두워지는 소현의 얼굴..
소현 제가 보기엔 좋지않으십니다...
허준 ....?
소현 ...인빈마마의 회임소식을 전해 들은 뒤부터.. 심사가 불편하신
듯 합니다.
허준 .....
S#8. 공빈의 방
상념에 잠긴 얼굴로 앉아있는 공빈..
병치레를 한 흔적이 얼굴에 남아..헬쓱해 보이는 모습인데..
그때 밖에서 김상궁의 소리가 들린다
상궁 (소리)..마마..허직장 입시옵니다...
공빈 들라하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허준...
공빈의 앞에서 예를 표하고..
허준 내의원 직장..허준..궁의로 명받아..마마께 문안드리옵니다.
공빈 (미소를 띠고)어서 앉으시오.
허준 (앉는다)
공빈 허직장이 궁의가 되니...이제야 한시름 놓이오..난..이번에도
허직장이 내 청을 물리칠까 싶어..내심..걱정했소...
허준 ..망극하옵니다...
공빈..허준의 앞에서 미소를 띠지만.
어딘지 쓸쓸한 기색이고..허준..이를 의식하는데.
허준 마마..
공빈 말해보오..
허준 안색이 어둡습니다..
공빈 (미소를 띠고)이렇게 웃고 있지않소..
허준 마음이 어두우시면..안색도 어두운 법입니다. 병세를
물리치자면 우선..마음을 편히 가지셔야 됩니다.
공빈 그게 쉽지가 않소..(쓸쓸한 미소를 띠고)내가 속이 좁은게야..
허준 (그런 공빈을 안스런 시선으로 보는데).
공빈 허직장이 내 어두운 마음까지 고쳐줬으면 좋겠소..
허준 ....
S#9. 인빈 처소
선조와 인빈..공량과 도지등이 앉아있다.
즐거운 담소라도 나누는 듯...화기애애한 분위긴데..
공량 .경하드리옵니다..전하..
선조 왕실에 손이 귀해..근심이 마르지 않던 차에..이렇게 회임을
하니..과인도 기쁘기 그지없소..
인빈 ..신첩이 회임을 한데는 유주부의 공이 크옵니다. 그동안
성심을 다해..탕약을 올렸습니다.
선조 이제 궁의가 되었으니.. 유주부 책무가 막중하다. 성심을
다해 인빈을 보필하라.
도지 예..전하..
선조와 인빈..만족스러운 얼굴로 도지를 보는데...
도지..흥분한 듯..얼굴이 상기되어있다.
S#10. 기방일각
공량과 술상을 마주하고 앉아있는 도지.
공량 내 듣기로..중국 의서에 사내를 낳는 비방이 있다던데...자네도
아는가..?
도지 전녀위남법이라 하여.. 회임된 계집아이를 사내아이로 바꾸는
방술인데... 민간을 떠도는 속설일 뿐..확실한 방책은
없습니다.
공량 하면 ..자네가 찾아내야겠구만..
도지 ....?
공량 .중전마마께선 지난 십년간 태기가 없었으니 앞으로도
회임할 가능성은 없다 여겨지는데.....자네는 어찌
생각하는가..?.?
도지 (조심스러운)소인이 보기에도..어려울 듯 합니다.
공량 ..(고개를 끄덕인다)...
도지 어의영감도 그리 여기고 계시지만...차마 그 사실을 입밖에
내지 못하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공량 .하면 장차 누가 보위를 물려받게 될지는..아무도..모를
일이군.
도지 .....(놀란 얼굴로 공량을 본다)!
공량 생각해보게. 공빈이 임해군와 광해군 두왕자를 생산했다고는
하나..적통이 아닐세..인빈마마의 소생도 보위를 물려받지
말란 법이 없어..
도지 .....!
공량 인빈마마께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왕자마마를 생산하셔야
하네..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도지 ...!
공량 ..마마께서 왕자마마만 생산하신다면..자네의 앞길도 훤히
열리는 걸세...마마의 권세가 자네한테도 미칠게야..
도지 ...!
공량의 말에 상기되는 도지의 얼굴.
S#11. 도지의 집 외경(밤)
S#12. 오씨의 방
오씨와 숙정, 도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지가 궁의가 됐다는 말을 전해듣는 오씨..
오씨 정말...궁의가 됐단 말이냐?
도지 ..예...인빈마마가 계시는 인경궁의 궁읩니다..마마께서 친히
저를 궁의로 임명해달라...청하셨다합니다... 도지의
말에...반색이 되는 오씨와 숙정의 들뜬 얼굴..
오씨 ...그럴 줄 알았다..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숙정 어머님..
오씨 ...아범이 그리 주저앉을 리가 없지..아무렴..장차 어의가 될
몸인데...궁의가 되는건 당연하지...
오씨..흥분해있고..도지..그런 오씨를 보며..기쁜 미소를 짓는데..
숙정 지난번..별견의원으로 떠나 절치부심한
세월이..나으리께는..득이되었던 모양입니다...어머님..
오씨 그때 이야기는...꺼내지도 말거라...아범이 그 모진 길 떠나던
날을 생각하면..지금도 애 간장이 다 녹아내리는 것 같아..
도지 소자 다시는 어머니를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오씨 (감격해서)그래...
오씨 그렁한 눈물을 옷고름으로 훔치고..
S#13. 허준의 방(밤)
허준이 의서를 보다말고..문득 고개를 들고.. 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공빈과의 대화가 회상되고..
허준 마음이 어두우시면..안색도 어두운 법입니다. 병세를
물리치자면 우선..마음을 편히 가지셔야 됩니다.
공빈 그게 쉽지가 않소..(쓸쓸한 미소를 띠고)내가 속이 좁은게야..
허준 (그런 공빈을 안스런 시선으로 보는데).
공빈 허직장이 내 어두운 마음까지 고쳐줬으면 좋겠소..
허준..그런 공빈을 떠올리는데..이때 바느질을 하던
다희가 허준을 보고
다희 무슨 근심이라도 있으십니까?
허준 공빈마마의 환후가..걱정이 되오.
다희 ..
허준 몸보다 마음의 병이 깊소.
다희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허준 ..주상전하의 관심과 총애가..회임을 하신 인빈마마께
향하자..부쩍 외로움을 타시는 것 같소..빈의 자리에
올라...왕자마마를 생산하시고.온갖 권세와 영화를 누리지만
다 부질없는 것 같소..
다희 (입가에 미소를 띠고..허준을 본다)... 마마보다..제가 더
행복한 듯 싶습니다.
허준..다희를 안는다.
허준의 품에 안겨 행복한 다희..
14강가일각.
강가 일각에...오근이..서성거리고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다소 초조한 얼굴인데..
이때 한쪽에서. 장옷으로 얼굴을 여민 여자가 나타난다.
여자를 본..오근..안절부절하고
가까이온 여자..홍춘이다.
홍춘.오근에게 인사를 하면..
오근 ..난 혹시 안나오나 싶어서..가슴 졸이고 있었네.
홍춘 ....
오근 혜민서 밖에서 자넬 보니...더 곱구만..
홍춘 ..(무안한 얼굴인데)...웬일로 보자셨습니까?
오근 그...그게...(망설이다가)
홍춘 ...
오근 (결심을 굳힌듯)홍춘이...
홍춘 ...
오근 돌림병으로 처자식잃고 혼자 된지..벌써 십수년이
넘었네.나도...의원이 될 심산으로..약방에 들어가. 약초꾼에
창고지기..병부잡이까지..갖은 고초를 겪었으나 의원은 못됐어.
가진것도 없고...재주도 없지만홍춘이 자네
하나만은..고생시키지 않겠네. 우리 혼인하세.
홍춘 (당혹스러운 표정)...조..종약서원 어른..
오근 ..(덥석 홍춘의 손을 잡으면서)홍춘이..자네나 나나 외로운
처지가 아닌가. 난..이제 독수공방하는게 지겹네. 우리...서로
의지하세.
홍춘 ..(어쩔줄 모르고)..종약서원 어른..저..저는...
오근 (홍춘을 끌어 않으면서)아무말 말게..아무말 말아..난 자네
심정 아네. 아무말 안해도 자
네 심정말아. 홍춘..오근의 품에
안긴채..어쩔줄 모르는 표정..
S#15. 저자거리 구일서의 점포.
양태가 행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데..
함안댁이 보자기에 밥을 싸들고..점포로 온다.
함안댁 .언년아버지는?
양태 ..저기...주막거리에 갔다온다고 나갔습니다요.
함안댁 대낮부터 주막엔 왜?
양태 글쎄...요새...뭔일이 있는지 자주 점포를 비웁니다.
함안댁..양태의 말을 듣고..머리를 굴리는데..
순간..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함안댁 내 이 화상을..
함안댁...갑자기 점포밖으로 달려나간다.
양태..의아한 얼굴로..그런..함안댁을 보고..
S#16. 주막봉노방.
주막 봉노방에 구일서와 서너명의 사내들이 투전판을
벌리고 있다.
패를 쪼이는...일서..사내들의 눈치를 살피는데..
돈을 걸고..구일서 호기있게..패를 까고..돈을 걷어갈려고 하면..
다른 사내의 끗수에 밀리고.
구일서..김새는 얼굴..
일서 젠장..끗발 안서네.
이때...봉노방 문이 벌컥 열리고..함안댁이..봉노방 안으로
들이닥친다..구일서..함안댁을 보고 기겁을 하고..
구일서를 본 함안댁의 눈이...이글이글 타오르는데..
함안댁 ..잘하는짓이다..잘하는 짓이야.. 지 버릇 개
못준다더니..노름빚져 야반도주한게 언제라고..또 투전이야.
당장 못나와!!
일서 ...여...여보...
함안댁..거침없이..구일서의..멱살을 잡고..끌고 나가는데..
일서 여보..언년 엄마...마..말로 해.
일서..함안댁에게 끌려 나가고..
S#17. 저자거리.
함안댁이..일서의 멱살을 끌고..점포쪽으로 온다..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를 하고..
점포앞으로 구일서를 끌고 온 함안댁..
구일서를 점포안으로...밀쳐넣으면..
구일서..점포안으로 처박히고..
함안댁 씩씩거리면서..
함안댁 양태야...비상이나 양잿물 좀 다오.
양태 ..형수님..
함안댁 죽자..언년이하고 같이 비상먹고..콱 죽어버리자고.
일서 (싹싹 빌면서)여보..잘못했어..다신..다신 안할께..여보.
함안댁 그 말을 어떻게 믿어?
일서 믿어줘..여보..내 또 한번 투전하면.. 저 작두에..이 손모가지
자른다.정말이야...
양태 (거들고)형수님. 한번만 봐주슈.
함안댁 ..(씩씩거리다가 분을 삭히고)..내가 평생을 속고 산다..
평생을 속고 살아.
한쪽에..둔..보자기를 풀러서..
함안댁 ..일어나 밥이나 먹어. 함안댁...점포앞에 몰려든 구경꾼들을
보고..
함안댁 아...뭘봐!! 썩 물러가!!
행인들 흩어지는데...함안댁..점포밖으로 나간다.
구일서..착잡한 한숨을 팍 쉬고..
양태 밥이나 먹읍시다.
일서 야 임마..내가 밥이 넘어가겠어..(울상으로)개처럼
끌려오는걸..저자거리 사람들이 다봤어..이게 뭔 개망신이냐고.
양태 그러게..형수 성질 뻔히 알면서 투전은 왜 하슈.
일서 양태 넌 임마 장가가지마라. 사내는 장가가는
순간부터..무덤속으로 기어들어가는거야.. 난...요새..오근이
성님이 부러워 죽겠다. 홀아비로 살면...마누라 눈치
안보고..얼마나 좋아.
이때 오근이 점포안으로 들어온다.
아주 기분좋은 얼굴인데..
오근 잘들 있었나?
양태..오근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양태 형님 오셨습니까?
일서 ..어쩐 일이시우?
오근 (웃음을 흘리면서)내 자네들 한테...긴히 할 말이 있네.
(시간경과)..
오근과 양태..일서가 앉아있고.. 양태와 일서 놀란 얼굴..
일서 (놀란 얼굴로)예?
오근 (그런 일서의 반응이 당혹스럽고)아니 왜 이리 놀라?
내가..장가간다는게..그리 놀랄 일인가?
양태 ...(웃으면서)형님..감축드립니다요.
오근 (껄걸 웃으면서)고맙네. 내 그래서 하는 말인데..자네들이
혼사준비 좀 도와줘야겠어.
일서 형님 미쳤수?
오근 ....?
일서 아니...그 좋은 팔자를 왜 망칠려고 그래.
오근 ..그게 무슨 소린가? 좋은 팔자를 망치다니?
일서 형님...홀아비신세가 상팔자요. 처자식딸려봐...꼼짝 달싹도
못하고..신세 조지는거야. 내 형님 위해서...충고하는데..당장
그 혼사 때려치시우.
오근 아니 이자식이...남에 밥상에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 (일서의
멱살을 잡고)야 이놈아...내가..그토록 흠모하던 여인과 혼인을
하겠다는데..뭐? 신세를 조져? 너 임마..나하고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따위 막말이야.
일서 (기겁을 하고)혀..형님..난 그게 아니라..
오근 (그런 일서를 확 밀치놓고)..내 너같은 망종하곤 다신 상종을
안할테니.. 그리알아!!
일서 뒤로 나가떨어지는 사이..오근 성난 얼굴로..
점포를 나가는데.. 일서..벌떡 일어나서..
일서 형님..형님.. (오근을 잡는다)난 그게 아니라..
오근 이거 놔. 망할자식아.
오근..일서의 뒷통수를 후려치고..성난 얼굴로 씩씩거리면서 간다.
S#18. 의녀처소 덕금의 방
홍춘과 덕금이 앉아있는데..
덕금 그게 정말인가?
홍춘 ...예...
덕금 잘 생각했네...잘했어.
홍춘 .....(수줍은 얼굴)..
덕금 난..자네가 실녀병에 걸려서..몸져 누운걸
보고..오죽...외로웠으면 그럴까싶어 가슴이 미어질뻔 했네..
홍춘 혼자이신..어의녀님을 생각하면...송구스럽습니다.
덕금 이사람아...송구할게 뭔가. 잘됐다니까..
홍춘 혼인을 하면...의녀생활은 그만둬야 될거 같습니다.
덕금 그래야겠지. 의녀생활 뭐 미련이 있다고 더 하겠나.
나야..의지할 남정네도 없이..이대로 늙어 죽을 팔자니..어쩔수
없이..이러고 사는거지. 아무 미련도 두지 말게. 그럼...혼사
날짜를 잡아야지?
S#19. 저자거리.
손씨와 함안댁..다희가 저자거리를 가는데..
함안댁 그 홍춘이란 처자는..혜민서에서도.. 아주 재주가 좋은
의년데.. 병부잡이 어른과 혼인을 하고 나면..산파노릇을
한답니다.
손씨 자넨 그 처자를 봤던가?
함안댁 예...요기..주먹만한 점이 박혀있는 점백인데.. 한눈에
보기에도..성깔이 보통이 넘게 생겼습디다.마누라는 자고로
나긋나긋해야 되는 법인데..병부잡이 어른은 뭐에
홀려서..그런 처자한테 빠졌는지..
손씨 (빙그레 웃으면서)설마..자네 성깔만 하겠는가?
함안댁 ..(머쓱하고)...나야..우리 언년애비 때문에...성깔
배렸지요.나도...처녀땐..얼마나..음전했다고.
함안댁의 너스레에 손씨와 다희 빙그레 웃고..
손씨 잔치에는 혜민서 의관나으리들과 의녀들까지 온다하니..
음식장만하는게 녹녹치는 않을걸세.
어서 장을 봐서 준비해야지.
다희와 손씨 함안댁이 이곳 저곳을 살피면서..장을 보는데.
이때
오씨와 하동댁..유월이가
온다. 저자거리 한복판에서 마주치고..
손씨와 다희 함안댁..오씨에게 인사를 한다.
오씨 (손씨에게)일전에 겸이 아버지가..의금부로 잡혀가 고초를
겪었단 소릴 들었네...마음 고생이 켰겠구만..
손씨 ..주상전하께서.. 성은을 베푸시어.. 지금은 공빈마마를 돌보는
궁의가 되었습니다.
오씨 ..다행이네.(자랑을 하고 싶고) 우리 도지는..회임을 하신
인빈마마를 모시는 궁의가 되었다네.
손씨 ..감축드립니다.
오씨 (흐뭇하고)자네들은 궐안 사정을 잘
모를것이네만..요사이..주상전하의 총애를
받는건..인빈마마라네. 공빈마마는 병세가 깊어...잘 돌봐야
본전이라더구만.혹...무슨 변고라도 생기면...궁의가..책임을
져야 된다니..겸이아버지 고충이 이만저만한게 아닐걸세.
손씨 ..(얼굴이 조금 굳어지는데.)..
함안댁 ..떨떠름한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함안댁 (다희를 보고)마님...그만가시지요.지체높은 반가의 체통이
있지..어찌 저자거리에 서서..미천한 것들의 말에 일일이
댓거리를 하시겠습니까?
순간..당혹스러운..다희..
오씨의 얼굴은 파랗게 질리는데..무서운 눈으로 함안댁을
노려본다..
다희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희가 오씨에게 인사를 하는 순간..
오씨 ..그...그러시지....요..
오씨..얼른 자신도 인사를 하는데..
하동댁 유월이도 당황한 얼굴로 얼른 다희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다.
그 모습을 보고 통쾌한 함안댁.
다희와 손씨..함안댁이..저저거리를 걸어가고..
오씨..매운 얼굴로..다희일행을 보는데..
갑자기 함안댁이 돌와와서는..
함안댁 하동댁..소식 들었어?
하동댁 (퉁명스럽게)뭘?
함안댁 (힐끔 오씨와 유월이를 의식하고 하동댁의 귀에다 뭐라
속닥거린다)
순간..하동댁의 얼굴 경악을 하고..하동댁..온몸이 맥이
풀리는지...그 자리에 펄썩 주저않는다.
오씨 .하동댁..왜 이러나!
유월 (놀란 얼굴로)하동댁.
그사이..함안댁은 얼른 다희와 손씨쪽으로 오고..
함안댁 .얼굴이 파래져가지고 겸이엄마한테..존대 붙이는거 봤어?
아이고..십년묵은 체증이 다 넘어갔다...아이고 시원타.
손씨 (빙그레 웃으면서)사람 참..
다희도 함안댁을 보고 미소를 띠는데..
S#20. 오근의 집 마당.
오근과 홍춘이 살 초가집 마당에...혼례 준비로 부산하다.
일서와 양태..사람들을 지시하면서..
혼례 분주하게 혼례준비를 하는데..
S#21. 방안
족두리를 쓰고 연지 곤지 바른 홍춘이 다소곳하고 앉아있고.
그 옆으로 덕금과 예진이 있다..
덕금 그래..지금 심정이 어떤가?
홍춘 ...떨려서 숨 넘어가겠습니다.
덕금 (빙그레 웃으면서)다 죽어가는 병자앞에 두고도 눈하나
깜짝않던 사람이 웬 엄살인가.
예진 (홍춘에게)부디 행복하게 사십시오.
홍춘 너희들 보기 민망하구나.
이때 방문이 열리고 세희와 개금이 들어온다..
세희 내의녀님.
홍춘 왔느냐..
개금 (부럽다)어머...너무 곱다.
세희 (보자기에 싼 것을 홍춘에게
내민다)..내의녀님...혼인선물입니다.
홍춘 이게 뭐냐?
개금 ..궐안..왕자님들이 입었던 배냇저고립니다. 어서 떡뚜거비같은
아들을 낳으십시오.
홍춘 (무안하고)..얘들이...
그런 홍춘을 보고..덕금..예진..세희 개금 웃고..
S#22. 마당
오근과..홍춘이 혼례를 치른다.
오근 연신 싱글벙글이고...
혼례를 지켜보는..혜민서 의관들..의녀들..
손씨와 일서 양태..다희도 있고..
허준도 입가에 미소를 띤채 혼인을 지켜본다..
만경은 홀애비가 처녀장가 든다고.입이 찢어지는구만..
입 좀 다물라고 소리를 지르고..
그래도..웃음을 참지못하는 오근..
허준 옆에는 다희가 있고.. 한쪽에서..그런 허준과 다희를 보는
예진의 시선도 있는데..(혼례 절차는 국장님께 부탁드립니다)
혼례가 진행되는 동안...사립문밖 한켠에서..
오근을 바라보는 하동댁의 시선.. 하동댁..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데...그런 하동댁의 시선으로 보면..마냥 행복해 보이는
오근과 홍춘.
S#23. 진숙궁 일각
허준이 소현이에게 화제를 건내주고 있다.
허준 이 화재대로 탕약을 조제하여 마마께 올려야하니.. 약재의
선별과 탕제에 각별히 신경을 써주시오..
소현 예...
S#24. 내의원 약재창
소현이가 약재창의 종약서원으로 부터 약재를 건네받는다
종류별로 종이에 싸진 것을 건네면...소현..
꼼꼼하게 이를 살펴보다가...한약재를 도로 돌려준다.
소현 이 숙지황은 탕약에 쓸 수 없으니..다른 것으로 내주시오..
서원 ..지금은없소..
소현 .....?!
서원 약재창에 남아있는 건...그게 다니..가져가시요.
소현 ..그게 무슨 말입니까. 며칠전만해도 상실의 약재가
있었습니다. 이건 한눈에도 하품의 약재가 아닙니까..이런
약재론 탕약을 내갈 수 없습니다..
서원 ..약재가 없으니..도리가 없소..인빈마마께서 회임을
하시면서..마마의 보약탕제에 들어가는 약재는 모두 최상질의
것으로 남겨두라는 분부가 있엇수..
소현 ..데체 누가 그같은 지실 내렸단 말입니까..
서원 인경궁 궁의이신 유주부나리요.
소현 ...!
서원 새 약재는 내달 초에는 들어오니...그거라도 가져가시오..
S#25. 내의원 탕약방
약재를 들고 탕약방 안으로 들어오는 소현...
기가 막히고..어찌할 바를 모르는 얼굴인데...
보면...한쪽에서 탕약을 다리고 있는 온지의 모습이 보인다
온지가 다리고 있는 탕약 옆에 약재를 보는 소현.
S#26. 탕약방 밖
인빈전이 상궁이 나인들과 함께 오고 있다.
내의녀 소비와 함께 오고..
S#27. 내의원 탕약방
소현과 온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온지 이건 인빈마마의 탕약에 들어갈 약잽니다 성님...
소현 나도 알고 있다.. 같은 약재가..공빈마마의 탕약에도 필요해..
헌데..약재창에선..하질의 것 밖에 남은게 없다니..도리가
없구나...내달 초면 약재가 들어온다니..나누어주어도..모자라진
않을게다..
온지 ..그건..안되겠수...
소현 ....
온지 ..나야 시키는대로 할 뿐인데.. 괜한 짓을 했다 경을
치면..어쩝니까..
소현 온지야...
온지 난 모르겠수...
그때 소비와 함께 안으로 들어오는 인빈전의 상궁
소현 저경궁 인빈마마의 탕약은 보약이지만..공빈마마께 올린
탕약은 중한 병세를 다스리는 약이다..하면 공빈마마의
탕약이 우선하는 것 아니냐!
소현의 말을 듣는 상궁..눈꼬리를 매섭게 치뜬다..
곁에서 당황하는 소비...
상궁 ..네 이년...지금 뭐라 햇느냐...
상궁의 갑작스런 소리에...소현과 온지..놀라 보는데..
소현..예를 표하지만..상궁의 서슬..시퍼렇다
상궁 공빈마마의 탕약이 우선이라니... 하면 인빈마마의
탕약은..중한게 아니란 말이냐!!
소현 아닙니다..마마님.....소녀는..다만..
상궁 닥쳐라 이년!!! (소비에게)...뭣하는 아인가..
소비 ..진숙궁의 탕약을 맡고 있는 내의녑니다...
상궁...그럴 줄 알앗다는 눈으로 소현을 쏘아보며..
상궁 발칙한 년...네년이 진숙궁 내의녀랍시고..지금
감히..인빈마마를..무시하는게냐!! (데리고 온
나인들에게)얘들아..어서 이년을 끌어내라.
놀라는 소현과 온지..소비..만류해보는데..
소비 ..용서해주십시요..마마님.. 이아이가 아무것도 모르고..실언을
했습니다..
상궁 자넨 물러나있게. 감히 의녀주제에 인빈마마를 능멸하려
들다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네.(나인들에게)뭣들하느냐..어서
끌어내지 않고...
나인들 예...마마..
상궁의 말에..나인들..소현에게 달려들어..끌고 간다.
당황하는 온지..난감한 소비...
S#28. 공빈의 방
임해군과 광해군이 공빈과 함께 있고..
그 앞에는 허준이 앉아있다.
공빈 ..에미가 오래 병치례를 하니..두 왕자가 적적한
모양이요..허직장을 믿고 따르니..가끔 왕자궁에
들려..왕자들을 살펴주시오..
허준 예...마마...
허준이 왕자들을 보는데..
그때 밖에서 상궁의 소리..
상궁 (소리)마마...
공빈 ..들..게...
상궁..공빈의 앞으로 약재를 내놓는다.
상궁 말씀하신 보약이옵니다...
허준..의아한 얼굴로 보약을 보는데..
공빈 (허준에게)인빈의 회임을 했다해서 준비했소..인경궁으로 갈
것이니..차비하게..
상궁 예..마마..
허준 (놀란)..마마..거동을 하시는건 무립니다.
공빈 난 괜찮으니...심려마시오.. 일전에 내가 몸져 누웠을 때
인빈이 찾아와줬으니 나또한 답례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소...
허준 하면..사람을 보내..약재를 전하십시요.
공빈 아니요..직접 가 보고싶소.. 그리 걱정되면 허직장이 나를
수행하면 되지 않겠소.
허준 .....
S#29. 인경궁 일각
소현..무릎 꿇은 채 앉아있고...
상궁...소현을 호되게 나무라고 있는데....
상궁 네년이 지껄인 말의 진위가 무엇이냐...
소현 ...
상궁 어서 말하지 못하겠느냐...
소현 ...공빈마마께서는 중한 병을 앓고 계십니다... 소녀는
다만..마마의 환후가 위중하니...상질의 약재로 탕약을 지어야
한다는 말을 하려했을 뿐입니다...
상궁 ..그래서 인경궁의 의녀에게 약재를 내놓으라했단 말이냐.
소현 왕실에 환후에 계신분이 인빈마마 한분만이 아닐진대.. 어찌
약재를 모두..
상궁 닥치지 못하느냐 이년!!!
상궁..고함과 함게 소현의 뺨을 내리치는데...
그때 인경궁으로 오던 공빈일행과 허준..이 광경을 본다.
놀라는 이들....
공빈 무슨 짓이냐..
공빈의 소리에 저경궁의 상궁...흠칫 놀란다..예를 표하고
공빈..소현이의 모습을 보자..얼굴이 굳어지는데...
공빈 이 아이는..진숙궁의 내의녀가 아니냐.. 왜...이 아이가 여기에
있느냐....
상궁 ..송구하오나 마마.. 이 아이의 하는 말이..오만방자하기에..
따끔한 가르침을 주고자..
공빈 ..무슨 말을 했느냐...?
상궁 ..
공빈 .무슨 말을 했느냐고 묻지 않느냐...
상궁..쭈볏거릴 뿐..말을 하지 못하는데...
공빈 (공빈 분을 삭힐려고 애쓰고).. 인빈에게 내가 왔다고 전하게.
상궁 마마께서는 오침에 드셨습니다.
공빈...상궁의 말이 너무 기막힌데...
공빈상궁 (꾸짖는)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겐가. 어서 전하시게.
상궁 (난처하다..)..예...
상궁...황급히 안으로 들어가고..
공빈..입술을 지긋이 깨물며 화를 달래는데...
그런 공빈을 보는 허준.. 걱정스러운데..
S#30. 인빈의 방
방에..인빈과 공량 도지가 있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상궁의 목소리.
상궁 (소리)마마..
인빈 무슨 일이냐?
상궁 (소리)공빈마마께서 납시었습니다.
순간..인빈의 표정의 조금 굳고..
잠시 생각하더니..
인빈 ..만나고 싶지가 않구나.
인빈의 말에..공량과 도지 놀라고..
공량 마마..예까지 찾아오셨는데..
인빈 ..괜찮습니다.(밖에 상궁을 향해)내가 입덧이 심해.. 만나뵐
기력이 없다고 전하거라.
상궁 (소리)예..마마.
인빈..묘한 냉소를 띠는데..그런 인빈을 보는 도지의 시선.
S#31. 인빈전앞
공빈이 기다리고 있으면...인빈의 상궁이 나온다.
상궁 마마..아뢰옵기 황송하오나..인빈마마께서는 입덧이
심하시어..마마를 뵈올 기력이 없으십니다.
공빈....얼굴이 파랗게 질려오는데...
공빈상궁 (그런 공빈을 의식하고)이게 무슨 무롄가.. 마마께서 예까지
찾아오셨는데 뵐 기력이 없다니!당장 다시 들어가서..아뢰게!
공빈 됐다.
공빈..분을 삭히면서..
공빈 가자..
공빈이 돌아서서 가는데..
공빈상궁 (안스럽고)마마..
공빈..아무런 대꾸없이..걸어가는데..
순간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지. 걸음을 멈추고..가슴을 잡는다..
놀라는 허준..
허준 마마..
공빈 ..괜찮소...심려마시오.
공빈..다시..걸어간다..착잡한 얼굴로 그런 공빈을 보는 허준의시선.
S#32. 진숙궁일각.
허준이 착잡한 얼굴로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소현이 나온다..
허준 마마께선 어떠시오?
소현 지금 막 탕약을 드시고 안정을 찾으신 듯 합니다. 마마께서
나으리를 찾으셨습니다..
.허준 ...
S#33. 공빈의 방
공빈...앞에 허준이 앉아있다.
공빈 .... 허직장....
허준 예...마마....
공빈 일간 말미를 내어..산사에 다녀올까 하오. 허직장의 생각은
어떻소...?
허준 ......
공빈 ..돌아오는 길에..왕자들과 온천에 들리면...몸이 한결 가벼워질
것 같소...
허준 마마의 심신으로...긴 여정은..무리옵니다.
공빈 거동할 기운이 남아있을 때.. 왕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싶어 그러오.
허준 마마.
공빈 주상전하께 허락을 받을 것이니..그리 알고 채비하시오..
허준..공빈의 뜻이 단호하자 어쩔수가 없는데..
S#34. 궐안 일각
공빈과 두왕자를 태울 가마가 대령해 있는 가운데...
상궁 나인들과 관원들이 도열해있다.
한쪽에 공빈과 임해..광해군이 있고..
그 뒤로 약재함을 챙겨든 허준의 모습도 보이는데..
공빈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다소 초조한 얼굴인데..이때 한쪽에서 선조의 지밀상궁이 온다.
지밀상궁 공빈에게 예를 갖추면..
공빈 전하께서는 아니 오시는가?
지밀상궁 무사히 다녀오라 전하셨습니다.
공빈 어디 계신가?
지밀상궁 ..(조금 당황하는 얼굴)...
공빈 어디 계신가?
지밀상궁 ....인경궁에 납시었습니다.
공빈 ....(얼굴이 굳어지고)알았네. (상궁을 보고)그만가세..
상궁의 부축을 받으며 가마에 오르는 공빈..
이어..광해군과 임해군도 각각..가마에 오르고..
행렬을 이끌 수행대장으로 보이는 자가...말위에 올라타면..
행렬이 움직이는데...
허준옆에는 의녀 연희가 따라간다.
S#35. 길가 일각
공빈의 행렬이 지나가는 길가..
백성들 모두 한쪽으로 물러서 있고..
상궁나인과 관원들의 호위속에...가마의 행렬이 이어지는데...
약재함을 진 허준이 그 뒤를 따른다.
S#36. 산사 일각
산사의 주지승과 여려 승려들이 나와
공빈일행을 마지한다..
공빈...주지를 향해..공손하게 합장하면..
주지승과 다른 승려들도 이에 화답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S#37. 산사외경. 밤
S#38. 산사일각
산에 폭 쌓인 작은 절은..달빛을 받아..고즈넉하다..
산새울음만이 정적을 깨는 산사의 마당에..
허준..잠이 오지 않는지..상념에 잠긴채 서성이고 있다.
그때..한쪽에서 다가오는 연희.
허준..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본다
연희 ..나으리....
허준 ...
연희 공빈마마께서 찾으십니다....
허준 ....
S#39. 산사 공빈의 방
공빈이 있고 그 앞에 허준이 앉아있다..문앞에는 상궁이
있는데...
두사람 앞에 찻잔이 놓여있다..
공빈 드시오..
허준 예 마마..
공빈..차를 마시는데..
공빈 (쓸쓸한..미소를 띠고.)내가 얼마를 더 살겠소?
허준 ...(당황하고 놀란 얼굴로)마마..
공빈 죽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예감이 드오.
허준 마마..당치 않으십니다. 기력을 회복하시면 병을 물리치실수
있습니다.
공빈 아니요. 사람마다..생사의 운명이 정해졌을것인데..그것을
거스르려 발버둥치면 추해질 뿐이요.
허준 ..마마..
공빈 난 곁에서..날 지켜보는 허직장 보기가 부끄럽소.
허준 ...
공빈 주상전하의 사랑을 잃고 상심하고 있는 나 자신이. 초라하고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소.
허준 ...
공빈 ...낮에 법당에서 부처님을 뵈면서.. 내 상심도..인과응보란
생각이 들었소. 옛날...내가 주상전하의 총애를 받았을
때...중전마마도..지금 나와 똑같은 고통을 받았을것이요.내가
회임을 했을땐...그 고통이 더 극심하셨겠지..그땐...내
행복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걸 생각하지 못했소.
허준 ...
공빈 ..허나 이젠 알것같소. 고통의 시작은 집착이란걸...욕심을
버리면...한없이 편하다는 것을 이제..죽음을 목전에
두고야서..느끼고 있소.
허준 마마...
이때 밖에서 들리는 나인의 목소리..
나인 (소리)마마...왕자마마 납시었습니다.
공빈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 임해군과 광해군이 들어온다..
공빈 이리와 앉거라..
두 왕자가 공빈 앞에 와서 앉으면..
공빈 허직장..
허준 ..
공빈 왕자들을 부탁하오. 의관으로 왕자들의 환후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허직장의 속깊은 심성으로..왕자들을 안위를
지켜주시오.
허준 ..(착잡한 심정으로 공빈을 본다)
S#40. 산사외경. 새벽
S#41. 법당 안
촛불이 밝혀져 있는 법당 안..
한 승려가 염불하며 목탁을 두드리고 있고..
공빈이 불상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마음의 모든 번뇌를 떨쳐내려는 듯..낮게 염불하며...
절을 올리는 공빈...
문밖에서 그런 공빈을 바라보는 허준..
공빈에 대한..애처로움을 느끼고..
S#42. 궐안 일각
허준, 내의원쪽으로 가려는데..
한쪽에서 만경이 허준을 부른다.
만경 허직장 나리....
허준 (놀라 본다)..김봉사님...
허준...반갑게 만경에게 다가서는데...
허준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만경 혜민서 의관 충원 좀 해달라고 .항의차 왔네..
어떤가...궁의노릇은 할 만 한가..?
허준 (대답대신 웃어버리는..)
만경 사람...싱겁기는... 공빈마마는 차도가 있으신가...? 기력이 많이
쇠약해지셨다 들었네..
허준 ..안좋으십니다...
만경 소문이...사실이구만...
허준 심병이란 근심이 쌓이면..더욱 심해지기 마련인데.. 좀처럼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시니..백약이..무효한 실정입니다.
만경 아마..인빈마마때문이겠지.
허준 .......
만경 마마께서는..십여년 가까이 전하의 총애를 받아오셨네.. 헌데
하루아침에 총애를 잃으셨으니..속이 온전하다면.. 그게
이상한게지..
허준 ..마마를 곁에서 뵈면..궐안의 삶이..너무 비정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만경 어디 공빈마마 뿐이시던가...어렵사리 주상전하의 승은을
입으면 숙원이되고 숙의가되고 귀인이 되고 빈이
되지만..삼백여를 헤아리는 궁녀들 대개가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늙어가지 않던가. 궐안 여인의 운명이란..모두
마찬가지네.
허준 ....
만경 자넨 어딜 가는겐가?
허준 ..어의 영감을 뵈러 갑니다.
S#43.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와 정작이 있는데..허준이 양예수에게 간청한다.
허준 공빈마마의 약재를 찾아 강원대 일대를 다녀올까 합니다.
예수 약재라면 약재창에 있질 않던가?
허준 지금 올리는 탕약으로는 더 이상 효험을 보기
어려울듯합니다.
예수 마마의 병세는 날로 깊어지는데.. 이럴 때 진숙궁을 비워도
되겠는가?
허준 더이상.. 차도를 보실 수 없으니.. 한시 바삐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합니다..
허준의 말에.. 심각하게 고민하는 양예수..
예수 알겠네.. 자네가 떠나있는 동안 정봉사한테 공빈마마를
살피라고 할것이니...속히 다녀오게..
S#44. 내의원 일각
일각에서는 상화가 떠날 차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으면..
봇짐을 진 허준이 정태은에게 화제를 적은 종이를 걵네준다.
허준 화제대로..탕약을 올리고... 신시에 내관과 신문에 시침을
하시오.. 거르지 말고..각별히 신경써 주시오.
태은 알았습니다.
허준.. 기다리고 있던 상화에게 가고..
허준 (상화에게)가자..
함께 궐을 나서는 허준과 상화
S#45. 산야 일각.
산을 헤매면서 약초를 캐는 허준과 상화의 모습..
몽탸쥬.. 의서를 살펴가면서..약초를 연구하는데..
S#46. 진숙궁외경.
S#47. 공빈의 방
공빈 앞에 탕약을 대령한 태은. 그 옆에 연희가 있다.
그 약을 마시는 공빈의 병세를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손에 힘이 풀렸는지.. 들고 있는 약사발을 떨어뜨린다..
옆에 있던 연희와 태은, 상궁도 놀라고.
공빈..가슴에 통증을 느끼는지..가슴을 잡고..고통스런 표정인데..
태은 (놀라서)마마..
공빈..금새 괜찮아 진 듯..
공빈 아니요..괜찮소..
태은 불안한 얼굴인데..
S#48. 궐 일각
태은.. 초조한 얼굴로 서 있으면..
일각에서 다가오고 있는 도지의 모습이 보이고..
그런 도지에게 다가가는 태은..
태은 나으리..
도지 무슨 일인가?
태은 나으리께 긴히 상의 드릴게 있습니다.
도지 ...?
S#49. 내의원 협실.
태은과 도지가 있고.
태은 약재를 찾아 강원도로 떠난 허직장을 대신해서 제가
공빈마마의 환후를 살피고 있사온데..오늘..탕약을 드시던
마마께서 극심한 흉통을 느끼셨습니다. 혹..불길한 징조가
아닙니까?
도지 흉통뿐이던가?
태은 ..어깨쪽으로도 통증을 느끼신 듯 했습니다.
도지.. 말없이 고민을 하며.. 태은을 바라보는데..
그런 도지를 보면.. 태은은 애가 타고..
태은 만일.. 마마께 변고라도 생기는 날엔.. 저가 책임을
질것입니다.
도지 책음은 궁의인 허직장이 져야지 왜 자네가 진단말인가?
태은 허직장이야 당연히 지는것이고..저도 책임을 면치
못할것입니다.. 나으리께서 저를 도와주십시오..
태은의 말을 듣는 도지.. 심사가 복잡한데..
잠시 후.. 고개를 들고..
도지 (주저하는) 미안하네만.. 난 진심통을 앓는 병자는 본 적이
없네.... 나도 방도를 찾아볼 것이니.. 일단 경과를 보세..
S#50. 의원 서고
몇권의 의서를 열심히 뒤지고 있는 태은..
난감한 얼굴..
S#50-1. 도지의 방
고민하고 있는 도지..
태은 허직장이야 당연히 지는것이고..저도 책임을 면치
못할것입니다.. 나으리께서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런 태은의 말을 떠올린 도지..
과거 유의태를 회상하는데..
의태(소리) 진심통에 소합향원으로 행기통규하는 치법을 쓴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의태(소리) 허나.. 필시 약효가 돌기엔.. 늦은 시간이였을 터.. 먼저..
심수혈에 장침을 써서 시침하고.. 전중혈에 뜸을 놓으면..
구사일생할 가망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유의태를 떠올린 도지..상념에 잠기는데..
도지 (마음의 소리)지금..공빈마마의 증세라면소합향원을 써
행기통규 해야된다.
S#51. 궐안일각.
태은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고..
이때 한쪽에서 도지가 오면..
태은 나으리..
도지 ..
태은 방도를 찾아보셨습니까?
도지 ..미안하네..나도 뽀족한 수가 없네.
태은 ...(실망을 하고)..
도지 (그런 태은을 얼굴을 살피다가 조금 뜸을
들인후)..만약..통증이 극심해지고..발작을
하시면..그땐..신수혈을 장침을 써 시침하고..전중혈에 뜸을
놓아보게..또..사향 한푼을..마마의 혀밑에 넣어도 효험을
볼걸세.
태은 ..고 고맙습니다..
태은이...도지에게 인사를 하고..
공빈전으로 가는데..그런 태은을 바라보는 도지..
S#52. 산야..
약재를 구하는 허준과 상화의 모습..
S#53. 공빈방 복도
태은과 연희.. 조제한 탕약을 들고 공빈방 앞으로 가는데..
이때.. 방 안에서 상궁이 뛰쳐나오다.. 그들을 본다..
상궁 마마께서..위중하십니다..
이 말에.. 놀란 태은과 연희.. 황급히 방 안으로 들어가고..
S#54. 공빈의 방
태은과 연희.. 방 안으로 들어가면..
공빈이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하며.. 괴로운 신음을 하고
있다..
태은 마마!
하더니.. 급히 침통을 열고..
태은 (의녀에게)..어서 어의영감께..알리거라.
연희 예..
S#55. 내의원 집무실.
이공기가 있는데..연희가 급하게 들어온다.
공기 무슨 일이냐?
연희 공빈마마께서 위중하십니다.
공기 ..(낭패스러운 얼굴)..어의영감께선..주상전하를 모시고..
궐밖으로 나가셨는데...
S#56. 진숙궁일각.
허준이 진숙궁으로 들어서는데..
의녀들과 상궁나인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
허준 (의아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고)무슨 일이냐?
연희 나으리...마마께서 위중하십니다.
허준이 놀라고..공빈의 방으로 달려간다..
S#57. 공빈의 방.
태은이...공빈에게 시침을 하고 있다..
진땀을 흘리고 있는 태은의 손이..
떨리는데...이때 방으로 들어오는 허준..
허준 어찌 된일이요?
태은 허..허직장나으리..
허준 어찌된 일이냐고 묻지않소?
태은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시면서 발작을 하셨소.
허준 비켜나시오..
태은이 정신없이 비켜나면...허준..공빈을 진맥한다.
진맥을 하는 허준의 얼굴이 어두워지는데..
(시간경과)시침하는 허준..
그러나 절망적인데..
허준 ..(상궁에게)...왕자마마를 모셔오시오.
상궁 ...(의아한)예?
허준 어서 왕자마마를 모셔오란 말이요!!
상궁 예..
상궁이 급하게 나가면..
허준 (의식을 잃고 있는 공빈을 보고)마마..눈을 뜨십시오.소인이
마마를 위해..약재를 구해왔습니다.마마..이대로 가시면
안됩니다. 왕자마마를 보고 가십시오..마마..눈을 뜨십시오..
허준의 눈에서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공빈은 절명한 듯 싶다..
허준 마마.
S#58. 궐안일각.
선조가..내관과 상궁을 대동하고 급하게 가고 있다..
S#59. 공빈의 방안.
공빈이 죽어있고...왕자들이..공빈을 잡고 울고 있다.
이때 선조가 방안으로 들이 닥치고..
선조 ..(울고 있는 왕자들을 보고 망연한데)..공빈....
울음을 울고 있는 상궁과 나인들 의녀들..
허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S#60. 도제조 집무실
영의정. 이태성, 정성필, 양예수등이 모여있다.
그때 문을 열고 성인철이 안으로 들어오는데....
인철..자리에 앉고...
성필 ..주상전하는 배알하셨습니까...
인철 상심이 크시오. 어의는 전하의 옥체를 보전할 수
있도록..각별히 유념하시오..
예수 ..예...
인철의 말에...다들 얼굴이 어두워지는데...
인철 .전하께서 특별히 하교하셨소.
다들..인철을 보면..
인철 진숙궁의 궁의였던 허직장의 책임을 묻지 말라 셨소..
의외의 말에..다들 놀라는 분위기..
성필 그게 무슨 말입니까..?시탕을 책임졌던 궁의의 죄를 묻지
않다니요...그런 전례는 없었습니다...
인철 (자르는)전하의 뜻을 살펴드립시다..
영상 좌상대감의 말대로 합시다..
성필 더 이상 말못하고..
인철 어의는 그리 알고..허직장의 품계와 직처를 유지토록
조처해주시오..
예수 예.. 대감...
S#61.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가 허준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예수 전하의 뜻이 그러하시니...더이상 자네의 책임을 추궁하진
않을걸세.당분간은 탕약방을 맡아보고 있으면...차후에 왕자로
직처를 옮겨주겠네.
허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 ..뭔가...?
허준 소인...잠시..내의원을 떠나있도록..허락해주십시요
예수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잖는가.
허준 이..아닙니다.. 소인...황해도에서 역병으로 무참하게 죽어가던
백성들을 보면서..내의원에 들어앉아 병마와 싸우고자
했던..제 안일함을 뼈저리게 반성했습니다...언제고 기회가
닿는다면..전국의 산하를 돌며..약재를 채취해 그 효능을
살펴보고....각지의 풍토와 병을 상세히 연구하고 싶었습니다..
예수 ......
허준 제 나라 ..제 산천에서 나고 자라는 약재를 모르고..이땅의
백성들이 어떤 병으로 고통받는지도 모르면서..소인..감히
의관임을 자청했던 것이..부끄럽습니다.....부디..소인의
청을...거두어주십시요...
예수 약재 연구는..내의원에서도 할 수 있네..
허준 .....
.
예수 쉽지 않은 일이네.. 삼사년은 아니...그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게야..
허준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 그동안..누군가 자네자릴 차지할걸세..
허준 .........
양예수..허준을 응시하는데..단호한 결심..꺽이지 않을 기세다
예수 자네 뜻대로 하게..
허준..기쁘고..
S#62. 허준의 집 마당
등짐을 짊어진 허준과 상화.....다희와 손씨 겸이 양태..
구일서의 가족들한테 배웅을 받고 있다.
손씨 ..몸조심하거라...
허준 예...어머님...(다희를 보고) 또 부인한테 짐을 안겼소..
다희 ..집안걱정은 마십시오..
양태 형님이 떠나계서도. 조정에서 녹은 나온다 하지 않았습니까?
산음처럼 고생하지는 않을것입니다...
일서 걱정말고 다녀오슈..
양태 상화에게) 너 임마..형님 잘 모셔.
상화 예...
허준과 상화 돌아서서 길을 떠난다..
S#63. 몽타쥬
길가와 산중턱등을 걷는 허준과 상화..
오고가며...약재를 채취하고..이를 그리고 적어가는 진지한
모습이 보이고..허준..상화에게 뭔가를 가르치고..
상화..진중하게 이를 경청한다.
군불을 지피고 잠들어 있는 상화...
허준 일어나서 옷을 덮어주고...모닥불에 의지하여
뭔가를 열심이 적어내려간다...
S#64. 경상도 산음현
허준과 상화..산음에 당도한다..
감회가 새로운 듯...마을 어귀를 둘러보는 허준..
보면..멀리...옛 약방이 보이는데...
S#65. 산음 약방.
약방 앞에 선 허준...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그런 허준의 위로..유의태의 모습이 스쳐지나가는데..
유의태를 만나던 모습..
유의태의 가르침을 받고...문하에서 쫓겨나고..
문앞에서 용서를 구하고..둘이 함께 병자를 진료하던
정겨운 한때가...스쳐지나간다..회한에 잠기는 허준..
그때...안에서 한 사내가 다가온다..
사내 의원님 찾아오셨수..?
허준 ..아니오..그냥..지나가는 과객이오..
사내..그런 허준이 의아한 듯..고개짓 하는데..
허준..문득 돌아서려다 말고..
허준 ..이곳 의원은..어떤 분이시요..?
사내 (자랑스럽다)..돈없는 놈들까지 거져 고쳐주는..세상에 다시
없이 고마운 분이슈..
허준 ...
사내 이 의원 터가..원래 그렇답디다..옛날 유의원인지 누군지..그
양반도 그랬고..그 밑에 있던 허의원도 그랬다지..보아하니..
의원님 소문듣고 타관서 흘러온 모양인데..으이구..사람들이
어찌 그리 양심도 없는지..
혀를 끌끌차며 안으로 들어가는 사내..
약방을 바라보는 허준..눈시울이 뜨겁다..
S#66. 산중 일각. 유의태의 무덤
유의태의 무덤앞에 선 허준...
허준...그 앞에서...절을 하는데...
무덤앞에 무릎을 꿇고..
허준 스승님..소인 허준입니다..
허준을 바라보는 상화의 시선..
허준 스승님...소인을 벌해주십시오..스승님께서..소인과 세상에
베풀어 주신 은혜를 영원히 잊지않겠다 다짐을
하고서도..이제서야 스승님을 찾아뵈었습니다.소인.그동안
스승님 주검앞에서 한 맹세를 지키지 못하고..심의가 되는
길을 괴로워 했습니다..병자를 구하는 것을 게을리 했습니다.
용서 하십시오 용서 하십시오..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허준 더이상 내의원 울타리 안에 갇혀..안일하게 살지
않겠습니다..스승님을 가르침을 세상에 전할때까지..온 산야를
제손으로 헤집고..제 발로 밟겠습니다..헐벗고 가난한
백성들이 어떤 병으로 신음하다..무참하게 죽어가는지..제
눈으로 확인하겠습니다.풀 한포기에 흙 한줌에 깃든 약의
효능까지 낱낱이 밝혀내어..병자를 위해 쓰겠습니다..부디
소인의 의지가 되어주십시오.소인의 힘이
되어주십시오.스승님......
허준..눈물 그렁한 눈으로 유의태의 무덤을 보는데..
그런 허준의 모습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