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준 (58부)
S#1. 마을일각.
마을일각에 몸을 숨긴채..그런 왜적들을 지켜보는..
허준일행...극도로 긴장된 얼굴들이고..
아이를 안고 있는 예진.. 이때...예진의 품에 안겨 있는 아이가..
울음을 터트린다.
놀라는 예진..황급히 우는 아이의 입을 막는데..
S#2. 마을일각.
왜적중 한명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는지.. 소리가 난쪽을 본다.
왜적 한명이...허준 일행이 숨어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S#3. 마을일각.
숨어있는 허준 일행...우는 아이의 입을 막고.. 어쩔줄을 모르는 예진...
당혹스러운 허준일행 왜적 한명이 허준일행이 숨어 있는 곳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허준일행들..어찌 할바를 모르는데.. 이때..상화가 무슨 결심을 한 듯..
다가오는 왜적을 보고...한쪽으로 도망을 치기 시작한다..
상화가 기척을 내면서 도망을 치자..
왜적이 상화를 보고.. 조총을 발사한다..
총소리가 울리자...다른 왜적들도 쫒아오고..
도망치는 상화를 향해서 조총을 발사하고..
상화가 도망치는 쪽으로 쫒아가는데..
허준과 만경...서둘러 마당 한쪽으로 가서..
쓰러져 있는 병자를 살피는데..
병자 숨을 거두웠다.
허준 (진맥을 하고 만경을 보고 고개를 젓는다)
만경 빨리 피합시다.
허준 일행들..의서를 짊어지고..
예진은 아이를 안은채로..급하게 한쪽으로 피한다.
S#4. 마을외각..
허준일행이 마을 외각을 벗어나고..급하게..
도망을 간다..이때 멀리서 들리는 조총소리..
도망을 가던 허준이..걸음을 멈추고..조총소리가 나는 쪽을 본다..허준의
안타까운 얼굴.
S#5. 산길.
필사적으로 도망을 치는 상화의 모습..
멀리서 상화를 뒤쫒는 왜적의 모습..
왜적들...상화를 향해서 조총을 발사하고..
상화..조총 한발을 다리에 맞았는지.. 산비탈로 굴러떨어진다..
S#6. 강가일각.
강가일각에 당도한 허준일행..배 한척과 사공을 구했는지.
예진과 의녀들이 배에 타고 있고.. 허준과 만경..오근은 초조한 얼굴로..서 있다.
배에 타고 있는 사공이 허준에게..
사공 빨리 가셔야 합니다.
허준 조금만 더 기다리게.
허준...자신들이 온 곳을 안타까운 얼굴로 보는데..
만경 ..그만 갑시다..
허준 ...
오근 ..예서 더 지체하면 우리까지 위험합니다. 가야 합니다.
허준 ....이대로 가면 상화는 죽습니다.
만경 ...
허준 상화는 양친 모두 대풍창으로 죽고..자신도 한땐 대풍창
병자였습니다. 그 아인 대풍창을 고칠 치료약을 찾고자
의관이 되었습니다. 소망하는 일을 해보지도 못하고..이리
허망하게 죽기엔 너무 아까운 아입니다.
만경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질 않습니까?
더 지체할 순 없습니다.
허준 ...(착잡하고)..
만경 영감...!
허준...망설이다가...어쩔수 없다는 듯 돌아선다.
만경과 오근도..배에 오르고..허준...역시..배에 타면..
사공이 노를 젓고..배가 떠난다..
배가...강가를 벗어나..강심으로...향하는데..
착잡한 얼굴로..아이를 바라보던..예진이...강가쪽을 보고 놀란다..
예진 ..허의원님. 상홥니다.
허준이 보면...강뚝으로...상화가. 절뚝거리면서 달려온다.
상화 (고함을 친다)허의원님!! 소인 상홥니다.. 허의원님!!
이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왜군들이 쫒아오면서 그런 상화를 향해서..조총을
발사하고..
허준 (사공에게)배를 돌리게.
사공 (겁먹은 얼굴로)그...그럴수 없습니다요..
허준 돌리라니까!!
사공 ...안됩니다.
허준..거칠게 사공을 밀어 제치고...자신이 노를 젓기 시작하는데..
허준 상화야!! 배를 돌리마.. 조금만..조금만...기운을 내거라.
상화..필사적으로 절뚝거리면서 달려오는데..
상화를 쫒는 왜군들도 점점 가까이 온다.
사공 ..영감마님...이대로 가면 다 죽습니다요.
허준 . (눈에 핏발이 서고)저리 비켜!!
허준이 미친듯이..노를 젓는데..
안타까운 얼굴로 달려오는 상화를 보는 만경과 오근 예진.
강가로 오는 상화..이때 조총 한방이 울리면..
달려오던 상화 총을 맞고 쓰러진다.
예진 ...상화야!!
허준 ...상화야!!
쓰러진 상화...다시는 일어나지를 못하는데..
허준 ..상화야!! 상화야!!
허준이 피를 토하듯이 절규 하지만..상화는 일어날줄 모르고
그런 상화를 보는 예진의 눈에 눈물이 흐린다..
허준 역시..안타까운 얼굴로 눈물이 그렁해지고..
이때 왜군들이...배를 향해서 총을 발사를 하고..
기겁을 한 사공이..얼른 노를 젓기 시작한다..
망연한 얼굴로...상화가 쓰러져 있는 강가를 바라보는.. 허준
S#7. 산길일각.
몹시 지쳐보이는 다희와 손씨 일행이 피난을 가고 있다.
만삭의 유월이는 더 고통스러운 표정이고..
양태가 그런 유월이를 부축하고 있다.
S#8. 어느 마을 일각
마을로 들어서는 다희 일행..
S#9. 마을 초가마당.
다희 일행이 초가 마당에 서서..
일서 계시오? 계시오?
이때 집안에서...사내 한명이 나오는데..
사내 (다희 일행을 보고 어딘지 떨떠름한 얼굴)웬일이슈?
일서 보다시피..피난 중입니다.
벌써...사흘째..변변히 요기도 못한 처집니다.
송구스럽지만...찬밥..몇덩이라도...얻을까해서.
사내 찬밥은 커녕 피죽도 없으니..그만 가보시우.
다희 여기 만삭이 된 산모가 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게..헛간이라도 빌려주십시오.
사내 ..(퉁명스럽게)댁들 받아줄 여유가 없으니 썩 나가라니까!
양태 거 인심 한번 사납네.
아무리 전란 중이지만 너무 한거 아뇨!
사내 너무하긴 뭘 너무해!
우리 고을에 당신같은 사람들이 한 둘 지나간줄 알아?
우리도..피난민 뒷치닥거리 하느라 진이 빠졌으니
그만들 물러가시오!
사내의 야멸찬 말에..다들 착잡한 얼굴
S#10. 마을 다른일각.
지치고 힘든...다희 일행이 마을을 걸어간다.
이때..양태의 부축을 받는 유월이..땅바닥에..주저않고..고통스러운 얼굴인데..
양태 여보...
유월 (신음을 토하면서 고통스러운 얼굴)..
손씨 ...산통이 오나보오.
겸아..어서..빈집이나 헛간이 있나 찾아보거라.
겸이 예..
겸이가 한쪽으로 뛰어가면.. 유월이의 고통은 점점 더 해가고..
함안댁 아이고 이를 어째..이를 어째..길바닥에서 애받게 생겼네.
고통스러워 하는 유월이를 보고 다들 안타까운 얼굴..
양태는 안스런 얼굴로 눈물까지 글썽한데..
양태 ..여보...
S#11. 방안
허름한 방안에...유월이가 누워있고..산통을 하고 있다.
그 옆에 손씨와 함안댁 다희가 있고..
손씨 조금만..조금만...
함안댁 아 힘 좀 줘봐..용 좀 써 보란 말이야!
S#12. 마당.
마당 한켠에 겸이가 있고...양태..안절부절 어쩔줄 모르고..
일서는 한쪽에 주저 앉아있는데..
유월이의 비명이 들릴 때 마다...양태..깜짝 깜짝 놀란다..
일서 ...나올 때 되면 어련히 나올까봐 그러냐?
똥 마려운 강아지 마냥 방정떨지말고..가만 좀 앉아있어.
이때...마당으로...언년이가 들어오는데...손에 쌀자루를 들고 있다..
언년이 득의 양양한데...
언년 아버지..
일서 (보면).
언년 (들고 온 쌀보따리를 자랑스럽게 번쩍 들어보이는데)..
일서 그게 뭐냐?
언년 쌀이예요.
일서 쌀?
일서...얼른 와서 언년이가 들고 있는
쌀자루를 낚아채듯이 뺏어들고...얼른 안을 본다..
일서..쌀을 한옴큼 움켜쥐고...입에다 털어놓고..
일서 아이고..정말 쌀이네...쌀이야.
이귀한걸 어디서 구했냐? 돈을 줘도...금붙이를 줘도
못구하는걸.
언년 제 나이 또래에...처녀가..있길래...제가 가져온...비단 저고리
두벌 하고 바꿨어요..
일서 아이고 내 새끼.. 장하다 장해. 이 봐라 겸이야..
우리 언년이는 첩첩 산중에다 떨어뜨려 놔도.. 살아 날꺼다..
암...호랭이한테...토깽이 잡아 달래서 몸보신 하고 올 얘야.
장하다 장해.
겸이 (입가에 미소를 띠고 언년이를 보는데)..
언년 (신나서)오라버니...조금만 기다려요.
제가..따신 밥 해서..올릴께요.
언년 부엌쪽으로 가면..
일서 (순간 머쓱해지고 혼잣말로)...
아니..애빌 제쳐두고..누구한테 따신 밥을 올리나 그래.
딸자식 키워나봤자..말짱 헛거라니까...
이때 방안에서..유월이의 비명이 울리고...
잠시후...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순간..방안을 보는...양태와 일서..겸이.. 방문이 열리고...함안댁이 나온다.
양태 혀...형수님...어찌 됐습니까?
함안댁 ..(희죽웃고)고추야..고추..
일서 양태야...
겸이 (양태에게)감축드립니다.
양태..눈물이 그렁해지고...엉엉우는데..
일서 이런 곰퉁이 같은놈...울긴 왜 울어...
양태 ..형님은 내 맘 모를거요.
용천서...수천리길..우리 준이 형님 따라 내려와서.. 이날
이태껏...혈혈단신 혼자살다..이제야 내 피붙이가...생긴 심정을
형님은 모르시우..
양태..꺼이 꺼이 울고...
일서 (그런 양태가 짠하다)그래..그래...내 니 심정 알거같다.
함안댁 이 난리통에 죽어나자빠지는 사람만 있는줄 알았더니..
새 생명이 나기도 하네 그랴.. 하이고..세상이치 참
오묘하다..오묘해.
일서 ..그래...양태야...피난 오느라...몸도 마음도 지쳤는데..
니 새끼가...다들 웃게 만든다.
양태..그제서야 웃고..겸이도..웃는다. 오랜만에 밝은 얼굴들..
S#13. 강가일각(밤)
한쪽에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모닥불 주위로..
허준과 만경.. 예진..채령..옥정 그리고 오근이 있다..
다들 무거운 얼굴들인데..
허준의 얼굴위로..옛날 삼적사에서 상화와의 장면이 회상된다
(한센씨 병 환자들의 항의를 예상할수 있으나..
지금 쯤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상화가 북을 치던 장면.. 상화가..수연을 데리고..삼적사를 도망가던 장면.
그리고..상화가..삼적과 화해를 하던 장면등이 회상되고..
허준 ..옛날 삼적사에서 상화를 처음 봤을때가..생각납니다.
가슴에 쌓인...한을 털어내느라...미친 듯이 법고를 두드리던..
그 아이 모습이..지금도 눈에 선한데...
예진 ....(눈물이 그렁해지고)...
만경 잊읍시다...영감께서 가슴에 묻어두면 먼길 가는 그 아이
발목을 잡는겝니다. 훨훨 떠나게 그만 잊읍시다..
채령이 아이에게...미음을 떠먹이고 있다.
오근 (슬며시 채령 옆으로 가서)그 놈 참 훤하게 생겼네..
어디..한번 안아 보자..
채령이 오근에게 아이를 주면.. 오근..아이를 안고...얼러 보는데...
그러다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오근 영감...
허준과 만경이 오근을 보면..
오근 내 이녀석을 양자로 삼아야겠소.
허준 ....
오근 홍춘이와 나 사이에..자식이 없으니..
이놈을 하늘이 준 인연이라 생각하고...자식으로 삼겠소.
이놈 살릴려고 허망하게 죽은 상화도.. 그리 바랄거
같습니다.
오근..아이의 얼굴을 보고...아이를 얼러 보는데..
그런 오근과 아이를 보는 허준과 예진..만경.. 애잔한 미소를 띠고..
S#14. 평양성 전경
S#15. 평양성 안 일각
성안의 군졸들과 관원등이 있고..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들
배천수가 군졸들을 앞에 세워두고 무언가 지시하는 모습들이 보여진다..
S#16. 평양성 집무실
성인철, 정성필, 문승훈, 정작, 이태성, 김공량등의 대신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작 (서찰을 보면서)한양에서 어가를 호종해야할 정사신이
도망을 쳤고. 지평 남근은 연서에 이르러 도망을 쳤습니다.
평양성에 이르러서는 임수찬의 아들 임국로가 어미의 병을
핑계대고 도망을 쳤고..이조 좌랑 허성은 군사를
모집하겠다는 말로 도망을 쳤습니다.
또한...한준과 민준..그리고 윤우신 그리고 어의인..허준 또한..
인철 (착잡한 얼굴로)그만하시오.
정작..말을 멈추면..다들 무거운 얼굴들인데..
인철 죽음을 각오하고 주상전하를 모셔야 할 대신들이..
그처럼..도망을 갔으니..무슨 낯으로 주상전하께 이 사실을
아뢴단 말이요.
성필 대감...
지금 같은 여세라면..왜군이 평양까지 밀고 올라오는데는
사흘도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서둘러 행재소를 의주로 옮기고..사태가 급박해지면..
전하를 명나라로 모셔야합니다.
문승훈 (성필에게)..전하를 모시고 압록강을 건너잔말이요.
성필의 말에...당혹스러워하는 대신들.
인철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고..관군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소...
어찌하여 대감은 매번..도망갈 길부터 도모하려 드시요.
성필 제 한 몸 살자고 이러는 줄 아십니까..
모두가 주상전하의 안위를 위해섭니다...
승훈 ..전하께서 명나라로 가신다함은...
조선을 버린다는 말이 아닙니까..그건..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성필 참으로 답답들 하십니다..
이러다 왜적의 손에..옥체라도 상하시게 되면.. 그때는
어찌하실 작정이십니까. 우선은 강을 건너고..후일을
도모해야합니다.
성필의 이야기에..당혹스러운 대신들...
공량..의미심장한 얼굴로 이들의 대화를..듣고 있다.
S#17. 선조의 처소
선조와 인빈..광해군, 김공량이 있다.
김공량..대신들의 이야기를 선조에게 전하고 있는데...
이를 듣는 광해군의 얼굴은 심하게 굳어져 있다.
공량 ..정성필 대감의 말에... 귀를 기울이셔야 할 것이옵니다...전하
서둘러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저들의 의사를
타진해보심이.. 옳을 줄로 사려되옵니다.
선조 .....
인빈 신첩의 생각도 같사옵니다..전하...
어가행렬을 대하는..평양부민들의 섬뜩한 눈들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설사..왜군이 몰려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신첩은..무지한 저들이..난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그것이
걱정되옵니다.
인빈과 김공량의 간곡한 말에 선조..흔들리는 듯 한데..
그러나..광해군의 표정..단호하다.
광해군 ..아바마마...
명나라로 피신하자는 신료들의 주청은..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옵니다....
선조 ....
인빈 (당황한)세자는....무슨 말씀을 그리하시오...
광해군 ..소자 또한..어가를 바라보는 백성들의 원망어린 눈들을
보았사옵니다... 허나..어찌 그것이...저들의 잘못이라 할 수
있겠사옵니까.. 민초들도 나라를 구하고자 의병으로 나서는
때에.. 조정에서는 가벼이 나라를 버릴 궁리만 하고 있으니..
백성들이 어찌 조정을 믿고..아바마마를 의지할 수
있겠사옵니까..
선조 .......
광해군 아바마마께서 한걸음이라도 조선땅을 떠나시면..
조선은 더이상 우리 것이 아닌게 되옵니다..
임금없는 나라가 나라가 아니듯...
나라를 버린 임금은..더이상..임금일 수 없사옵니다..
명나라로 가신다함은...천부당..만부당한 일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광해군의 말..간곡하고..인빈과 공량은 못마땅한데..
선조...심난한 얼굴이다...
S#18. 평양성 임시 내의원 일각.
일각에 마련된 간이 탕약방...여러개의 화로가 피워져 있고..
화로엔 약탕관이 올려져 있다..
세희와...장덕등의 의녀들..그리고 몇 명의 도약사령들이
탕약을 다리고 있고...홍춘이 그들을 감독하는데..
도지 (홍춘에게 화제를 주면서)
전하의 기력이 몹시 쇠해계시오...
오늘부터는 이 화제대로..두번씩 탕약을 올리것이니..
그리 알고 준비해주시오.
홍춘 ..예...
그때 한쪽에서 도지를 부르는 정태은..
태은 내의정 나리...!!
태은의 소리에 놀라 돌아보는 도지.
도지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S#19. 어느 집무실 일각
도지와 태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지 약재라면..이곳도 동이 나긴 마찬가지네.
그만한 사정쯤은 자네도 짐작을 할게 아닌가..?.
자네가 예까지 온 다른 속사정이 있을테지..
태은 ...실은...나리께 한가지 청이 있습니다...
도지 (그럴 줄 알았다)..뭔가...
태은 저도...전하의 어가를 따라갈 수 있도록...도와주십시요...
도지 ....!
태은 (절박하다)..지금 임해군 대감과 순화군이 계시는 강원도
함경도 일대는 생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모든 의관이 전투에 투입되어 부상병을 돌봐야하는데...
하루에도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질 않아..
언제 목숨이 끊어질지 모를 판국입니다...
도지 ....
태은 ..이날까지 나리를 모셔온 정리를 생각해서..
제게 한번만 힘이 되주십시요..나리...
태은의 부탁에..도지.담담한데...
그런 도지를 보는 태은의 시선...간절하다.
태은 (다시 사정한다)나으리....
도지 ..한번..생각해보겠네..
태은 (화색이 도는)나으리...
도지 장담할 순 없네...
어의영감께 말씀드려 보겠다는 게지
태은 (아부떤다)지금이야 나으리께서 어의가 아니십니까?
나으리의 결정이 곧 어의의 결정이나 다름이 없습지요..
도지 (입가에 희미한 냉소)...
그때 안으로 들어오는 군졸...
군졸 ..나으리...
도지 ..무슨 일인가..?
군졸 밖에서 웬 사람들이 내의원 의관나리를 찾고 있습니다..
도지 누굴 찾는다 하던가..?
군졸 허준이라고...어의시라는데...
그런 분은 안계신다해도..막무가냅니다요..
도지 ...
S#20. 성 입구
겸이와 양태 다희가 입구를 지키는 군졸2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군졸2의 말에 당혹스러워하는 겸이와 다희 양태.
양태 임금님이 계신 곳에 어의가 없다니..그게 말이나 됩니까..
뭔가 착오가 있는 모양인데..다시 알아보슈.
군졸2 .글쎄..어의는..양예수영감 한 분 밖에 없다지 않소..
댁들이 찾는 허준이란 사람은...어가를 따라오지 않았소.
관원의 말 확고하지만 겸이와 다희 양태는 믿을 수가 없는데..
다희 그럴리가 없습니다...
부탁이니..한번만..더 알아봐 주십시요.
다희의 간절한 말에...관원..난처한 표정을 짓는데...
그때....뒤에서 들리는 도지의 목소리.
도지 다시 알아볼 거 없네..
갑작스런 도지의 소리에 놀라는 겸이와 다희 양태.
관원...도지와 태은을 보고...한쪽으로 비켜나며 예를 갖추는데..
겸이 다희와 양태...도지를 알아보고 목례를 하는데...
도지도 그 인사를 받고...
도지 ...허준 영감을 찾아오셨습니까?.
다희 (불안한)..예....
도지 ..먼길을 오신 듯 한데... 안됐지만..영감은..이곳에 안계십니다..
놀라는 겸이와 다희 양태.
겸이 ..그럼..어디 계십니까.
도지 알 수 없네.
(다희에게)허준 영감은 내의원 서고에 의서를 짊어지고
어가를 따른다고 했지만.. 끝내 호종 길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그 후론..저희도 소식을 알길이 없어.. 도망친
것으로...간주하고 있습니다.
도지의 말에...겸이 다희..경악하는데..
S#21. 성 밖 일각..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다희와 양태..
양태도 심난한 표정인데...
하얗게 질린 다희의 얼굴 위로..도지의 소리..
도지 (소리)..의서를 짊어지고 어가를 따른다고 했지만..
끝내 호종 길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후론 ...저희도 소식을 알 길이 없어..
도망친 것으로...간주하고 있습니다...
도지의 말을 떠올리는 다희..순간..휘청하는데...
겸이 .놀라 그런 다희를 부축한다.
겸이 .어머니..!
다희 괜찮다..
다희..애써 괜찮은 척을 해보지만. 겸이.걱정스럽다..
S#22. 성 외곽 일각.
수십명의 피난민들이..노숙을 하는 장소.
수십명의 남녀 노소들이...천막으로 움막을 짓기도 하고.. 어수선한 모습들..
솥단지를 걸어놓고...죽을 끓여 먹는 사람들..
애 울음소리가 요란하고...아수라장 같은데..
그 일각에..겸이네와 함안댁네..그리고 양태네가..있다..
손씨와 일서 함안댁, 언년이등이 다희와 겸이 양태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듣는데....
손씨 ..그..그게 정말인가...
경악하는 손씨..참담한 겸이와 다희, 양태의 얼굴.
일서 (양태를 보고)양태 너 확실한거야..? 제대로 알아봤냐구.
양태 도지 서방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유..
형님은...처음부터 어가를 호종하지 않으셨답니다..
확실하다는 양태의 말에...모두의 얼굴이 어두워지는데..
함안댁 ..아니 그럼..겸이아버진..어딨는거야...
...정말 도망을 놨나...?
일서 말도 안되는 소리마! 어디 준이 형님이 그럴 양반이야..
함안댁 그게 아니면...어가를 따라왔어야지...
손씨 (울먹이는)데체..아범이 어딨다는게냐..
이 난리통에...어딜 가 있는게야....
다희 ..어머님..
손씨 한양에서 아범을...기다렸어야 했다... 그때..그렇게 떠나는게
아니였어..
양태 너무 심려마십시요 마님... 설마하니...큰일이야..있겠습니까.
손씨..눈물을 훔치고 다들 착잡한데..
S#23. 성 외곽 다른일각.
인적 없는 곳에 다희가 혼자 있고.. 다희..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이때 한쪽에서 그런 다희를 바라보는 겸이의 착잡한 시선..
다희의 어깨가 오열을 하느라 떨리는 것을 보는데.. 겸이의 가슴이 미어지고..
S#24. 평양성 외곽 입구
극도로 초췌하고 지친 몰골의 허준 일행들...
의서를 짊어지고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다들...모든 기력을 소진한 채..정신마져 혼미해져오는..
상태에서...겨우 한걸음씩을 떼고 있는 모습이다.
예진은 아이를 안고 있다.
S#25. 성 밖
성 일각으로 당도하는 허준 일행...
드디어 눈앞에 평양성이 들어오고....모두의 얼굴에...화색이
번지는데....의녀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하게 맺혀오고..
채령 ..내의녀님..
예진 (채령과 옥정을 다독이면서)애들 썼다..
S#26. 성 입구
성 입구 쪽으로 다가오는 허준 일행...
입구를 지키던 군관..낯선 사람들을 보자..경계하는데..
군관 (막아서며)멈춰라.
입구 앞에 멈춰서는 허준일행..허준..앞으로 나선다.
허준 난..전하의 어가를 호종하는..수행 의관이네..
도중에 긴한 사정이 있어..지금에야 당도한 것이니.. 길을
터주게.
허준의 말에...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군관 ..
군관 ..호종의관이라면..어가와 함께 이미 당도했소이다..
허준 ...
오근 이런 무례한 사람이 있나. 이분은 내의원 어의이신
허준영감이시다. 어서 길을 트지 않고 뭣하는게요? 오근의
호령에...군관과 군졸들 조금 당황하는 눈친데...
S#27. 성 안 일각
이명원이 다른 의관들과 함께 어디론가 가고있는데...
성 입구 쪽에서 소란스러움이 느껴진다.
그 쪽을 보는 이명원..보면...허준일행의 모습이 보이는데...
놀란 얼굴로..황급히 다가가는 이명원.
명원 영감...!
실갱이를 벌이던 이들...명원의 소리에 놀라 보는데...
서로를 보고...놀라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얼굴들
만경 ..이판관...
허준일행의 처참한 몰골을 보고..놀라는 명원..
명원 (가슴아프다)..영감..대체..이 몰골이....
허준 (엷게 미소짓는다)...
S#28. 성안 어느방.
허준과 이명원, 만경이 회포를 풀고 있다. 그 옆엔.
예진과 채령..옥정..그리고 아이를 안고 있는 오근이 있고...
만경 살아서 다시 보니..정말 반갑네..
명원 (미안한)..두분께..송구스럽습니다...
같이 의서를 지고 왔어야했는데...
그땐..경황이 없어..어의영감의 깊은 의중을..미처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허준 ..지나간 일이니 개의치말게..
만경 (착잡한)..죄스런 맘은..김참봉한테 가져야지...
이 귀한 의서들을..가져올 수 있었던 건... 김참봉이
희생했기때문일세..
만경의 말에.모두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만경 (분위기를 바꾼다)..그래..이곳 상황은 어떤가?
명원 다들...평양성도 왜군의 손에 떨어질꺼라..
수근거리고 있습니다..필시..재차 몽진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만경 제기랄..평양까지 왔는데..또 어딜간단 말인가..
이러다 아예 압록강을 넘겠구만...
허준 ......
명원 (허준을 의식하며)..그리고..양예수 영감께서...병중에
계십니다..
허준 (놀란) 위중하신가...?
명원 중한 환후는 아니지만....거동이 불편하십니다... 그래서.....
허준 .....
명원 지금 주상전하의 시탕을.내의정나으리가 맡고 계십니다...
허준 ....
S#29. 성안일각.
탕약을 다리는 곳에서 홍춘과 세희에게 무언가 지시를 하고 있는 도지..
이때 태은이 급하게 온다..
태은 (다급한)..나으리...
도지 무슨 일인가..?
태은 지금 허준영감이 평양성에 당도했습니다..
도지 ....
옆에서 탕약을 다리던 홍춘도 놀라 본다.
도지 그게..사실인가...
태은 예..지금 양예수 영감을 뵈러갔습니다.
도지..심각해지는데..한쪽으로 급히 가면.. 태은도 따라가고...
얼굴에 화색이 도는 홍춘...세희..그런 홍춘에게 다가간다.
세희 어의녀님..어의께서 당도하셨다면..
종약서원 어른도 함께 오셨을게 아닙니까..
홍춘 (세희에게)..잠시 다녀오마..
홍춘..상기된 얼굴로 나간다.
S#30. 성안일각..
아이를 가슴에 안고 두리번 거리면서 홍춘을 찾는 오근..
S#31. 성안일각..
홍춘이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 오근을 찾고 있는데..
S#32. 성안일각.
아이를 안은채..홍춘을 찾고 있던 오근이 한쪽에서..
두리번 거리면서 오는 홍춘을 본다..
오근 여..보....홍춘이..
홍춘도 오근을 보는데...오근을 보는 순간..눈물이 핑돌고..
홍춘 (오근이 초라한 몰골을 보고)...서 방님..
오근 ..홍춘이..
두사람 다가 서는데..
오근 (눈물이 글썽해지고...울먹거린다)나..난..자넬 못보고 죽는줄
알았네. 강령한가?
홍춘 (역시...눈물이 핑돌고)...예..서방님.
오근..눈물을 찍어내다가...오근 가슴에 안고 있는 아이를 보는데.. 의아하고..
오근 ..(홍춘에게 아이를 내밀면서)자네 아일세.
홍춘 (엉겹결에 아이를 받아 안고 벙찐 얼굴)...
S#33. 양예수의 방
양예수...많이 쇠약해진 얼굴로 앉아있고.. 그 앞에..허준이 있다..
예수 ...자넨...어의로써..어가를 호종해야할 책무를 방기했네..
어리석은 짓을 했어..
허준 ....
예수 하지만....의관이라면..꺽어선 안될 고집이지...
허준 ...(양예수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듯 싶어 감격하고)영감..
예수 허나.. 의서 때문에..그 모진 길을 돌아온 자네 고집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걸세.
허준 ....
그때...안으로 들어오는 도지...허준을 보는데...
도지의 기척을 느끼는 허준..돌아보고...두사람..시선이 마주치는데..
어색한 두사람.....
예수 그렇지 않아도 자넬 부르려고 했네..
도지 ....
예수 전하께 탕약을 올렸는가...
도지 지금...올리려던 참입니다.
예수 그걸로 자네 소임은. 다했네..
도지 ..
예수 ..어의가 돌아왔으니..
이제 전하의 시탕은 어의가 맡아 볼것이네.
도지 ..
도지 참담하고..
S#34. 선조의 방앞 복도
옷을 갈아입은 허준...선조의 처소로 오는데..
지밀상궁이 허준을 알아보고 놀란다.
상궁 ..어의영감 아니십니까.
허준 주상전하를 배알해야겠네. 아뢰주게.
상궁 예...
S#35. 선조의 처소.
선조와 광해군, 인빈이 방안에 앉아있는데...
그때 밖에서 상궁의 목소리.
상궁 (소리)..전하...내의원...허준 영감 입시옵니다.
허준이라는 말에..선조와 광해군..의아하다.
선조 (광해군을 보고)..허준이라니.?.
광해군 .....
선조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허준..안으로 들어서는데...
정말 허준임을 확인한 선조와 광해군...놀란다.
S#36. 성안 일각
탕약을 다리고 있는 도지...
옆에는 세희가..탕약그릇을 쟁반에 옮겨담고 있는데...
그런 도지의 위로..양예수의 목소리가 회상된다.
양예수 (소리)..어의가 돌아왔으니..
이제 전하의 시탕은..어의가 맡아 볼것이네.
착잡한 도지의 표정...
S#37. 선조의 처소
선조와 광해군, 인빈..허준이 방안에 앉아있는데..
반가운 기색이 있는 광해군과는 달리 선조의 얼굴에는
불쾌함이 가득한데...인빈도 못마땅한 표정이다.
광해군 ..내 그럴 줄 알았소.
아무렴..어의가 호종을 포기하고 도망을 쳤을리 만무하지요..
광해군..기쁜 얼굴로 선조를 보면....선조의 얼굴은 어둡다..
그런 선조의 기색에..당혹스러워하는 광해군과..허준..
인빈..선조의 안색을 살피더니..허준을 질책한다.
인빈 ...난 도무지 어의의 말이 납득이 가지 않소.
허준 ...
인빈 ..의서를 가져오기 위해 어가를 호종하지 않았다니..
허면...어의한테는 그따위 서책이 전하의 옥체를 돌보는
일보다.. 더 중요하단 말이요?
허준 ...마마..소신은.
인빈 듣기싫소!!.
인빈의 질책에 당혹하는 허준..그때..광해군이 나서는데..
광해군 의서를 보존하겠다는..어의의 결단은.. 왕실의 안위를
염려하는 긴 안목과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사려되옵니다.
인빈...그런 광해군을 못마땅한 듯 보다가.
인빈 ...겁이 나 도망쳤던 것을 변명하는것인지도 모르지요..
허준 ...
광해군 마마....
선조 ...됐다..
선조의 제지에..말을 멈추는 광해군과 인빈.. 허준..긴장하는데...
선조 (차가운 얼굴로 허준에게).그만 물러가라..
허준 ...예....전..하..
허준..굳은 얼굴로 일어서는데...광해군...안타깝고..
선조..허준을 쳐다보지도 않는데...
S#38. 선조의 방앞
도지가 탕약을 들고 밖에 서있는데...
안에서의 이야기를 들은 듯...얼굴에 묘한 미소가 번지고..
그때..문을 열고 허준이 나온다. 마주치는 두사람...
어색하게 스쳐가는데...그런 허준을 보고 입가에 냉소를 띠는 도지...
S#39. 광해군 처소
허준과 광해군 그리고 세자빈이 있는데.. 착잡한 허준의 모습...
광해군 ..대전에서의 일로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어의에 대한 아바마마의 총애가 지극하신 만큼.. 서운함이 더
크셨을것이요.. 전란 중이라...성려가 크신 탓도 있으니..
노여움을 푸실 때까지...기다려 봅시다. 아바마마께서도
어의영감의 깊은 뜻을 이해하실것이요.
허준 ..망극하옵니다..저하....
광해군 ..어쨌거나...이리 살아서 만나니 천만다행이요.
허준 ..저하.
광해군 (미소짓는다)...
세자빈 어의의 식솔들은 어찌됐소?
허준 ....소신..식솔들을 챙기지 못하여..아직 생사를 알 수가
없습니다.
세자빈 ..(혀를 차면서)...상심이 크겠소.
허준 ....
S#40. 성안일각.
허준이...착잡한 얼굴로 성안을 걸어가는데..
이때 한쪽에서..태은이 허준에게 다가간다.
태은 영감..
허준 (보면)..
태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그간 강령하셨습니까?
허준 ..임해군 대감을 호종한걸로 아는데... 어떻게 여기 있는거요?
태은 ..소인도...주상전하를 호종하게 되었습니다.
허준 ....
태은 저...혹시.. 식솔들 소식은 들으셨습니까?
허준 ..아는게 있소?
태은 .영감께서 당도하시기전...영감을 찾아왔었습니다.
허준 (반색하고)어디있소? 지금 어디있소?
S#41. 성외곽 일각.
피난민들이 모여있는 들판..수십명의 피난민들로.. 어수선한...그곳으로..
이때 한쪽에서...언년이가 급하게 온다.. 언년의 손에..
보자기로 싼 작은 보따리가 들려져 있는데..
언년이가..다희네와 양태네가 모여있는 움막쪽으로 간다.
언년이 엄니..
함안댁과 일서..양태가 보면.. 언년이가 들고 온...보따리를 내밀고..얼른 푼다..
보따리 안에는..주먹밥이 있고..
언년 ..어서 드세요.
함안댁 이..이게 웬거냐?
언년 제가..노리개하고 바꿔 왔어요.
함안댁 노리개라니....그...호박노리개 말이야?
언년 예..
함안댁 아이고 그게 돈이 얼만데..주먹밥 몇덩이하고 바꿔.
언년 ..굶어죽고 노리개가 뭔 소용이야.
함안댁 (속상하고)..아이고...전쟁통에...거덜나네..거덜나..
양태 마님..아씨..겸아..
양태...한쪽에 있는 겸이네를 부르고..손씨와 다희.겸이가 온다..
양태 주막밥 좀 드십시오. (주먹밥 서너개를 쥐고)난 우리
장수엄마 좀 먹여야겠소..(한쪽으로 가고)
손씨 웬건가?
일서 우리 언년이가 구해왔습니다..
자..어서 드세요.
손씨..다희가..주먹밥을 먹는데..
함안댁..주먹밥이 없어지는 것이 아까운 기색이고..
언년 (주먹밥 하나를 겸이한테 주면서)오라버니..
겸이 ..난 됐다.
언년 (시무룩)...
함안댁 언년이 너 나 좀 보자..
언년이를 끌고 한쪽으로 가는데..
언년 왜?
함안댁 아이고 이 망할년아..
그 비싼 노리개하고..바꿔 왔으면..조용히..우리 식구만
먹을일이지..남들까지 왜 호강을 시키는거야!!
언년 ..누가 남이야?
함안댁 ...?
언년 ...내 서방님...시어머니..시할머니 될 분들인데..
함안댁 (그런 언년이를 보고 기가 막히고)..이...이...망할년...말하는거
보게.. 허이구...이년이..시집가면..친정집 기붕뿌리까지 뽑아갈
년일세.
언년 (희죽웃는데)...
S#42. 성외곽 일각 다른쪽.
허준이 피난민들고 어수선한 곳을 돌아다니면서..
식솔들을 찾는데...허준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한쪽을 보면..
손씨와 다희가 쪼그려 앉아서 주먹밥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본다..그 옆에..구일서도 있고..한쪽엔 겸이가 서 있는데..
초라한 몰골로 주먹밥을 먹는 다희와 손씨를 본.. 허준의 눈에 눈물이
핑도는데...
허준 (가까이 다가가고)..어머니...
허준의 목소리를 들은 일서..허준을 보는데..
허준 형님..
손씨와 다희도 허준을 보고...놀란다..
손씨 애비야..
다희 서방님...
허준 어머니...
손씨 무사했구나..무사했어.
이때 한쪽에서 양태도 나오고..
양태 형님...무사하셨구려.
허준..한쪽에 서 있는 겸이를 보는데..
허준 ..겸아..
겸이 (어딘지 냉담한 얼굴이다)..
겸이..냉담한 얼굴로 말없이 돌아서서 한쪽으로 간다.
그런 겸이를 보고..다희와 손씨..놀라고..허준도 당혹스러운데..
다희..그런 겸이에게 달려가서 겸이를 잡고..
다희 겸아..아버지께 이 무슨 무례냐.
겸이..착잡한 얼굴로 서 있는데..다들 그런 겸이를 의아한 얼굴로
본다..허준..겸이에게 다가가고..
허준 ..겸아..
겸이 주상전하와 조정의 안위를 살피시느라 다망하실텐데..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다희 (놀라고)겸아..
겸이 (허준을 원망스런 얼굴로 바라본다)..
아버지께..할머니 어머니 저는 어떤 존잽니까?
어떤 존재길래..이리도 무심하실수 있습니까?
허준 ..겸아..
겸이 한양에서..시시각각으로 위급한 상황에
저희는 아버지 걱정으로..노심초사 했습니다.
헌데 아버지는..끝내..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주상전하를 호종해야 하셨다면 잠시라도 들러..
할머니와 어머니의 피난길을 살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허준 ...(착잡하고)...
겸이 늘 그랬습니다.
제가 어릴때부터..아버지께선 늘 그러하셨습니다.
식솔들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으시고..
늘 아버지 하시는 일이...전부셨습니다.
그 사이..할머니 어머니께서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셨습니까?
다희 겸아...데체 무슨 소릴하는거냐!
에민..한번도...아버지 원망한적 없다.
에민..평생 아버지 하시는 일이..자랑스러웠다.
내 지아비가..하는 일이...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늘 자랑스러웠어. 제발...제발 이러지마라.
겸이 ..(눈물이 그렁해지고)...
허준 ...내가...부덕한 탓이다....내가....잘못했다..
..
겸이 (눈물이 흘러내리는데)....
다희 ..서방님..
다희와 겸이를 보는 허준의 참담한 심정..
한쪽에 서 있는 손씨의 눈에서도 눈물이 글썽하고..
일서네와 양태도 숙연한데..
S#43. 성전경(밤)..
곳곳에 횃불이 피워져 있고..군졸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성 전경이 펼쳐지고..
S#44. 홍춘 방안
허름한 초가 방안에..등잔불이 켜져있고.. 오근과 홍춘이 있다..
두사람...강보에 쌓인...아이를 보고.. 흐뭇한데..
오근 ..똘망똘망한게..꼭 당신을 닮아네..
홍춘 ..덕스럽게 생긴것이...서방님 닮았습니다.
오근 그럼...우리 자식인데..당신하고 날 닮아야지. 고놈..잘잔다..
오근..잠든...아이를 다독거리고..
오근 (게슴츠레한 눈으로 홍춘을 본다)홍춘이...
홍춘 (오근의 마음을 알았는지..괜히 쑥스러워 하는데)..
오근 ...한시라도 자넬 못보면...난...못살걸세..
이젠..죽어도...헤어지지 마세..
홍춘 ...서방님..
오근 (홍춘을 와락 안고)...홍춘이..
이때...아이가...칭얼거리면서...울음을 터뜨린다.
홍춘과 오근..얼른 떨어지고.. 홍춘..아이를 다독거리는데..아이..금새 다시
잠들고.. 홍춘...부끄러운 얼굴로 오근을 보면..
오근 ..이리..가까이 오게..
홍춘 (부끄러워 하면서 가까이 가는데)..
오근 ..(슬며서..홍춘의 저고리 고름을 푼다)...
이때..다시..보채는 아이...홍춘..얼른 아이를 다독거리고..
김새는 오근의 얼굴...
S#45. 평양성 일각
급한 파발마가 달려오는 모습...
S#46. 선조 처소
선조와 광해군...성인철등을 비롯한 대신들....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데...
장계를 읽는 선조의 얼굴..심하게 일그러진다.
선조 ...개성 해주도...왜군의 수중에 넘어갔소.
참담한 대신과 광해군의 반응...
성필 전하..의주로 몽진을 하셔야 합니다.
선조 ....
광해군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어가가..평양성 마져 버린다면... 민심이 동요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옵니다..
선조 ..
광해군 소자가..남겠사옵니다..
다들 놀란 얼굴로 광해군을 보는데..
성인철 저하..
광해군 ...평양성마저 적들의 손에 넘겨준다면..
의주로 몽진하시는 전하의 안위도 장담할 수 없소..
소자가 남아 근왕병을 모집하여...평양성을 사수하겠사옵니다.
선조 ..
S#47. 양예수 처소.
병중인 양예수와 허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잇다.
예수 자네도 알다시피...어가가 둘로 나뉘어져..
주상전하의 어가는 의주로 가고..
세자저하께서는 평양성에 남게 되시네...
허준 ....
예수 평양성엔..나와 유도지..정태은이 남을 것이네..
허준 영감....소인이 남겠습니다.
어가의 호종은..의당 영감께서 하셔야 할 일이 아닙니까..
예수 ..아닐세..이제 전하를 보필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자네네.
허준 ....영감..
예수 지금 내 몸으로 의주까지 간다는 건..무리네...
자칫..주상전하께 누만 끼치게 될게야...
허준 (착잡한)
예수 ..전하께선..그 어느때보다..심신이 쇠약해져계시네..
한시도 전하의 곁을 비워선..아니 될것이야...
허준 ......
S#48. 평양성 일각
몽진길에 나서는 사람들...
대신들과 내관, 나인들..군관 군졸들이 모두 나와 도열해 있는데..
선조의 가마옆으로는 허준이 서있다.
이들과 떨어진 곳에 도지와 태은..내관, 나인 몇명의 대신들이 심난한 얼굴로
서있는데... 그때..마당으로 나오는 선조와 인빈..광해군..
어린 신성군이 인빈의 손을 잡고 있는데.. 광해군이 이들에게 하직인사를
한다..
광해군 아바마마...부디..옥체를 보존하시오소서...
선조..아무말도 없이..착잡한 얼굴로 광해군의 손을 잡는데..
광해군..그것만으로도 족하다는 얼굴..
돌아서는 선조와 인빈..신성군..
세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광해군..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배웅을 하는 대신과 나인, 도지등..머리를 조아리고 있는데..
선조..도지를 본다..
선조 내의정은..왜 여기에 있는가..
도지 소신은..평양성에 남아..
세자저하의 안위를 살피도록..명 받았사옵니다..
선조 ......
선조..뭔가 생각하는 얼굴...그러나 이내 자리를 뜨는데..
도지..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는것 같은데...
가마쪽으로 다가오는 선조...
허준..고개를 숙이는데..가마에 오르려던 선조..
허준을 보고....얼굴이 굳어진다..
선조 (허준에게 냉담한 얼굴로)..과인의 호종은..내의정한테 맡길
것이니.....그대가 남아..세자의 안위를 살피도록 하라..
허준 ......예...전하...
급작스런 선조의 명에...다들 놀란다.
자신을 데려가겠다는 선조의 말에...도지의 얼굴엔..화색이 돌고..
차갑게 명을 남긴..선조..가마에 오르고.. 허준..뒤로..물러서는데....착잡한
얼굴인데..
S#49. 길가 일각
말을 탄 배천수의 지휘 아래.. 선조, 인빈, 신성군을 태우고
의주로 향하고 있는 어가행렬의 전경이 보이고..
S#50. 길가 일각
선조의 어가행렬이 이어지고.. 도지도.. 그 뒤를 따르고 있는데..
이때.. 나인 한명이 황급히 도지에게 다가온다..
나인 왕자 마마께.. 환후가 계신 듯 합니다..
도지 (놀라는데)..
S#51. 임시처소 방(의주가는 길목)
도지가...신성군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신성군 식은땀을 흘리고.. 온 몸을 으시으실떨며.. 괴로운데..
그런 신성군의 맥을 짚고.. 상태를 살피고 있는 도지..
진맥을 마친 도지.. 침통을 열어.. 시침을 하면..
옆에서는 선조와 인빈, 김공량이 근심스런 얼굴로 지켜본다.
(시간경과)
도지.. 신성군에게서 침을 뽑으면.. 상태가 전보다는 조금은 나아진 듯.. 조용히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그제야 안심하는 도지..
선조 어떤가?
도지 갑작스런 여정에.. 기력이 약해지시어.. 급병을 얻으셨사오나..
시침 후 탕제를 드시면.. 잃으신 기력을.. 되찾으실 것으로
보입니다..
도지의 말에.. 일단 마음을 놓으면서도..
괴로운 듯.. 간간이 신음을 뱉어내는 신성군을 보는 인빈.. 안타까운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며.. 선조에게 간청을 하는데..
인빈 전하..
이번 행차가.. 어린 신성군에겐.. 얼마나 거칠고 먼 여정인지..
신첩.. 미처 헤아리지 못했사옵니다..
.. 신성군이 몸을 추스릴 때 까지만이라도.. 행차를 잠시..
멈추어 주시옵소서..
이 말에.. 선조.. 고심하는데..이때 뒤편에 있던 성필이 앞으로 나서고..
성필 전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왜적이 언제 북상할지 알 수
없는 터에.. 지체할 순 없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의주에
당도하셔야 할것입니다.
인빈 (버럭)대감!!
선조 (도지에게) 내의정이 보기엔 어떤가?
신성군이 의주까지 행차하는 것이 무리인가?
도지 .. 구급으로 시침을 하였고.. 준비해온 환약이 있사오니..
의주까지의 여정은.. 능히 견디시리라 봅니다..
또한.. 마마의 환후를 다스리기 위해서도..
편히 모실수 있는 곳으로..가야 할것입니다..
선조 알았다..행차를 계속하라.
S#52. 평양성 일각
한 나졸이 성루에 올라 북을 두드리고 있다...
성곽 아래로는...한 무관의 진두지휘아래.. 낫과..곡갱이들을 든...백성들이...
의병을 자원해 몰려드는데... 모두들..결의에 가득찬 눈빛들이고.
S#53. 성안일각..
돌을 나르는 백성들..군졸들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전투준비를 하는 모습들...
S#54. 성안. 집무실
배천수와 광해군..몇몇 대신과 무관들이 모여..
긴장된 분위기에서 뭔가를 숙의하고 있는데...
지도를 펼쳐놓고 광해군에게 정황와 전술을 보고하는 배천수의
모습...광해군..진지하다.
S#55. 성안. 탕약천막
허준이 예진과 홍춘, 세희등의 의녀와..임오근등의 종약서원들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허준 ..소계와 측백잎 오적골은 각각 얼마나 남아있소..
오근 소계가 두근...측백잎이 세근...
그리고 오적골은..한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오근의 말에..심난한 허준의 얼굴..
홍춘 ..남은 약재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찌하면 좋습니까..영감...
홍춘의 말에..허준..뭔가를 고심하는 듯 하다가...
허준 ..당장 사람을 보내...산에 있는 냉이를 구해 즙을 내주시오..
홍춘 ..냉이라니요?
허준 냉이 즙을 마시고 그것을 찧어 상처에 붙이면..
상처의 지혈에 효험을 볼 수 있소...
홍춘 알겠습니다..
허준이 한쪽으로 급하게 가는데..
이때...허준에게 다가오는..양태와 일서..
양태 형님..
허준 (그들을 보고 놀란다)자네들이 여긴 어쩐 일인가?
일서 (양태와 겸이를 가리키며) 저희들은 의병을 지원했수..
양태 형님!
겸이 아버지!
겸이..허준에 대한 갈등이..풀린 듯 허준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다.
허준 겸아..
이때...한쪽에서 외치는 군졸의 소리..
군졸 왜적이 온다..왜적이 쳐들어 온다.!!
허준..긴장된 얼굴로 돌아보는데..
북소리가...빠르게 울리기 시작하고..
S#56. 성곽..
광해군이 배천수와 함께 성곽에 올라서 성밖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때 허준이...광해군과 배천수 곁으로 와서.. 보면...멀리서...왜군들이 몰려온다..
북소리는 계속 울리고..긴장된 얼굴로 몰려오는 왜적들을 바라보는
허준과 광해군의 얼굴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