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62부)
S#1. 탕약방외경(밤)
천둥 번개가 치고...비가 쏟아지는 궐 안 전경..
S#2. 궐 일각
오근과 종약서원들...센 빗줄기 속에서...
통에 빗물을 담으려 애쓰는 모습이 보이고..
S#3. 탕약방
약재함에서 어떤 약재를 꺼내고 있는 허준...
어딘지...잔뜩 긴장하고 굳은 얼굴인데...
그러나..결심하고..약재를 꺼내 담는다.
옆에서..그 모습을 보는 오근..놀라고..
오근 대감. 그것은 상 아닙니까
허준 ..
굳은 얼굴로 약재함에서 꺼낸 비상을 보는 허준의
얼굴. 이때 탕약방안으로...도약사령이..물통을 들고
들어온다.
사령 대감마님.. 지시하신대로 빗물을 받아왔습니다요.
허준 게 놓거라.
오근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 (오근에게)지금부터..내가 하는 말을 잘듣고..이르는대로..탕약
을 조제하십시오..
오근 예. 대감.
허준 비상 한돈두푼과 소금 두돈, 빗물 한근을 약한불로 다려서 열
두냥을 만드십시오.
오근 (입으로..읖조린다)비상 한돈두푼. 소금 두돈 빗물 한근... 제
가..약방 병부잡이에서..
내의원 종약서원까지..수십년을.. 일해왔지만...그런 탕약은 첨
입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허준 ..신석수모라 합니다.
오근 신석수모?
허준 ..학질을 다스릴 약입니다.
오근 ..비상이 들어가는데...극약을 먹고도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허준 ..(잠시 말이 없다가 비장하게)... 내가 알아서 할터이니..조제
해 주십시오.
허준이 탕약방을 나간다.
오근..불안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데..
S#4. 내의원 집무실(밤).
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집무실에 혼자 앉아
상념에 잠겨 있는 허준..
S#5. 탕약방(밤)..
밖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허준이 지시한 대로..
탕약을 만들고 있는 오근의 모습.
S#6. 궐안전경(낮).
말끔히 갠 하늘...초록이 싱그러운 궐안 전경이 펼쳐지고..
S#7. 궐안일각.
도지가 내의원쪽으로 가는데 이때..오근이 도지를 부른다.
오근 나으리..
도지 ..(오근을 보고)무슨 일인가?
오근 ..저...
오근...도지 가까이 다가와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도지의 귀에다 뭐라 속삭인다..
순간 도지의 얼굴이 굳어지고..
도지 그게 정말인가?
오근 예..저는 평생 처음 들어보는 약입니다.
도지 어의대감은 어디 계신가?
오근 내의원에 계실겝니다.
도지..서둘러..내의원쪽으로 간다.
S#8. 내의원집무실.
허준이 혼자..집무실에 앉아서 밤을 지샌 듯..
눈을 지긋이 감고 상념에 잠겨 있는데..
이때 집무실 안으로 도지가 들어온다.
도지 대감..
허준 (눈을 뜨고 도지를 본다)..
도지 신석수모가 대체 무슨 약입니까?
허준 ...
도지 정말 그 약을 세자 저하께 올리실 것입니까?
허준 ..그렇소.
도지 그러다 세자저하께 변고라고 계시면..?
허준 내가 책임을 질것이니 내의정은 심려마시오.
허준이 자리에서 일어나...집무실 밖으로 나가면..
도지 걱정스럽고..
S#9. 광해군의 방
광해군이 누워있고...세자빈이 곁을 지키고 있다
그 앞에는 성인철과 정작 최명걸이 근심스런 얼굴로 있는데..
세자빈 ..사흘이 지나도록..아무런 차도가 없으니. 데체..이 일을 어찌
하면 좋습니까?
세자빈의 침울한 목소리에 대신들 착잡한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한상궁의 목소리..
상궁 (소리)..마마...어의 입시옵니다.
세자빈 들라하게
문이 열리고 허준 안으로 들어오는데...
허준에게 시선이 쏠리고...
허준...탕약을 내려놓고..자리에 앉는데...
세자빈...광해군을 도와 일으킨다..
허준..탕약을 광해군의 앞으로 가져가려는데.
그런 허준을 지켜보는 최명걸의 얼굴에..
탕약방앞에서..허준과 김공량이 무언가 은밀하게
얘기를 나누던 모습이 떠오른다.
허준이 광해군앞에서..탕약을 올리면서..
허준 저하..탕제이옵니다.
허준이..광해군에게 탕약을 주는 순간..
명걸 잠깐..기다리시오.
허준..명걸을 본다. 성인철과 정작도..의아한 얼굴로 최명걸을
본다.
명걸 그 탕제는 검수를 받았소?
허준 (놀라는데)..아닙니다.
명걸 저하께 올리는 탕제를 검수도 받지 않는단 말이요?
인철 ..어의가 손수 올리는 탕제요..그럴거 없소.
명걸 .(단호하게)받아야 합니다. 게 아무도 없느냐?
방으로 상궁이 들어온다..
명걸 저하께 올릴 탕제를 검수하게...
광해군 ..됐소..그냥 들겠소.
명걸 아니옵니다...저하... 저하의 안위에 이 나라의 종묘사직이 달
려있사옵니다.. 소신...불미스런 일을 미연에 방지코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뭐하는가? 어서 하게.
상궁 긴장된 얼굴로 품에서...은비녀 혹은...검수하는 은제품을
꺼내는데..
다들..상궁의 동작을 주시하고..허준..긴장된 얼굴이다.
상궁이..은비녀를 탕약에 담그고..꺼내면..
은색이..변한다.. 그 모습을 본 모든 사람들 경악하는데.
담담한 허준의 얼굴.
명걸 탕제에 독이 들어있습니다.
광해군..놀란 얼굴로 허준을 본다..
인철 (허준을 보고)대체 어찌 된 일인가!
허준 ..저하의 학질을 다스릴 탕제입니다.
인철 헌데 왜 독이 들어갔는가?
허준 ...주약으로..비상을 썼기 때문입니다.
허준의 말에 다들 또다시 놀란다..
정작 비상이라니? 비상을 주약으로 쓰는 탕제가 뭐요?
허준 ..신석수모라 합니다.
정작 나도...유의로서..십수년동안 내의원 의관을 했지만.. 그런 약은
듣도 보도 못했소.
허준 ..비상을 주약으로..한돈 두푼을 쓰고...소금 두돈과..빗물 한근
을 약한불로 다려서 열두냥의 탕제를 만듭니다. 이를 신석수
모라 하는데...신석수모 한냥과 맑은 물 열두냥을 섞여 만든
것이.. 바로 이 탕제입니다.. 위중한 학질 증세에 각별한 효험
이 있습니다. 저하..소신을 믿고..드십시오.
광해군 ....
명걸 .저하...드시면 안됩니다. 말이 좋아 탕제지...비상이옵니다.
허준 독도 잘만쓰면...약이 되옵니다. 저하..소신을 믿어주소서.
광해군 ....
명걸 저하..드시면 아니됩니다
허준 저하.
광해군..힘겨운 얼굴로 고민을 하는데..
광해군..허준을 바라본다..허준..간절한 시선으로..광해군을 본다.
허준 저하..지금 학질을 다스리지 않으면..목숨까지 위태롭습니다..
드셔야 합니다.
명걸 닥치시오!! (허준을 보고)저하께 극약을 드시라니.. 어의란 자
가 어찌 그토록 망령된 짓을 할 수가 있소.
허준 ..저하..
광해군 고민을 하는데..
광해군 ...마시겠소.
광해군의 말에..명걸과 세자빈 인철과 정작이 놀란다..
명걸 저하.
광해군 난...어의를 믿소. 마시겠소.
세자빈 ...(걱정스런 얼굴로)저하..
광해군...앞에 놓인 탕약사발을 든다..
명걸 저하...
광해군 비장한 얼굴로..탕약을 마신다.
걱정스런 얼굴로 그런 광해군을 보는 대신과 세자빈의
시선. 허준도..탕약을 마시는 광해군을 보는데....
S#10. 궐안일각..
세자궁의 내관으로 보이는 사내가..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간다..
S#11. 궐안일각.
김공량이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는데...
한쪽에서 내관이 급한 걸음으로 다가온다.
공량 ..어찌 됐는가...
내관...주위를 잠시 살피더니...공량의 귀에 대고
뭐라 귓속말을 하는데...이야기를 전해듣는 김공량의 얼굴..
놀라는데.....
S#12. 대신 집무실
정성필과 문승훈 이태성, 김공량이 있다.
공량 ..어의가 올린 탕제를 검수할 때..은비녀가 변색됐다 합니다..
승훈 ..허면..탕제에 극약이라도 들어 있었단 말인가..
공량 그렇습니다..비상이 들어있었다 합니다.
공량의 말에 놀라는 대신들..
성필 ..정말 세자저하가 그 탕약을 마셨다는겐가.
공량 예...대감...
성필 ..
성필...의미심장한 표정인데...
성필 (묘한 웃음을 띠면서)손대 안대고..코풀게 됐구만..
S#13. 탕약방..
만경 학도 명원 상화등의 의관이 있고...
오근이 그들에게 허준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다들 얼굴에 걱정이 가득한다.
만경 ..정말 어의께서.. 비상이 든 탕제를 올렸단 말인가.
오근 ..예..소인이 탕약을 다렸습니다.
학도 ..비상은 얼마나 넣었는가..
오근 한돈....두푼입니다...
의관들 ....
상화 (조심스런)비상이..극약으로만 쓰이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풍
담이나 토하게 할 때도 비상을 쓰는 걸로 압니다.
만경 ..내의원 의관은...비상이 필요한 경우라해도.. 대게는 효능이
비슷한 다른 약재를 쓰네.. 문제가 될 약재를 고집했다간..공
연히 명을 재촉할 수 있기 때문이야. 헌데..어의께선 비상
을..그것도 주약으로 쓰셨어.
명원 게다가..한돈 두푼이라니.... 지금 세자저하의 기력엔 극약이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어두워지는 의관들의 얼굴..
학도 만에 하나..잘못되는 날에는..어의대감은 물론이고.. 탕약을 조
제한 자네도..무사하지못할것이네.
학도 오근을 보면..오근 흠짓 놀라고..
오근 저..제가 왜? (울상이 된다)소인은...화제대로...탕약을 지었을뿐
입니다.
S#14. 정자 일각
홍춘이가 의녀들을 모아놓고 교육하고 있다.
홍춘이의 옆으로는 세희가 앉아있고.. 채령등도 보인다.
세희 (엄한 얼굴로)..채령이 앞으로 나오거라.
채령 겁먹은 얼굴로 앞으로 나오면..
홍춘 ..네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고 있느냐.
채령 어의녀님...한번만..용서해주십시요..
홍춘 듣기싫다. 궐안엔 따라야할 지엄한 법도가 있다. 네년이 방
정맞지 못한 행실을 해의녀 전체의 위신에 먹칠을 했다.
채령 어의녀님..
홍춘 (세희에게)따끔하게 가르치게..
세희 예.. 종아리 걷거라.
채령...겁에 질린 얼굴로 치맛자락을 들어올리고
세희 막 회초리를 들어 후려친다..채령..악 하는 비명을 지르는데..
이때 오근이 허겁지겁 온다.
오근 홍춘이..홍춘이..
오근 다가오다가...매를 맞는 분위기를 보고 머쓱한데..
오근 ..어의녀님...
홍춘이 보면...
오근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S#15. 궐안 일각
홍춘이 오근을 끌고 한쪽으로 온다
홍춘 데체 무슨 일입니까?
오근 (미안한 얼굴)...
홍춘 서방님께서 자꾸 이러시면.. 의녀아이들 앞에서 제 체면이 뭐
가 되겠습니까...
오근 ...미안하네...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니...앞뒤 가릴 정신이 없었
네...
죽는다는 말에 놀라는 홍춘
홍춘 ...죽다니요...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근 (금새 울것같은 표정으로)..홍..춘이....
홍춘 ..서방님..
오근 내 이 손으로 세자저하의 탕약에 비상을 넣었네.
홍춘 (놀라 입을 막는다)
오근 만약 그 탕약을 마신 저하께서 숨을 거두신다면. 난 그길로
참형에 처해질걸세. 내가 죽으면...홍춘이 자넨 어찌하고..
정화는 또 어찌하는가...
홍춘 ..차근차근..말씀해보십시요..서방님.. 비상을 넣다니..그게 무슨
소립니까..
S#16. 세자의방
광해군이 고열에 땀을 흘리며 몸을 떨고 있다.
전과는 다르게...고통스런 신음까지 흘리는 광해군.
오히려 병세가 더 심해져 보이는데...
허준과 도지가 그런 광해군의 곁을 지키고 있는데...
도지..당황스런 얼굴로 허준을 본다.
도지 ..대감... 세자저하의 용태가...더 심해지신 듯 합니다..
허준 .......
도지 ..지금이라도 비상의 독성을 중화시킬.. 다른 탕약을 쓰십시요.
허준 ......
도지 ..대감 만에 하나 저하께서 숨을 거두시면.. 대감은 독살의 누
명을 쓰시게 됩니다..
그러나 허준..담담한 얼굴...아무런 반응이 없는데..
허준 ..두식경 뒤에..같은 탕제를 올릴 것이니..준비해주시요..
도지 대감..
담담한 시선으로 광해군을 보는 허준..
그러나 도지는...걱정을 거둘 수가 없고....
S#17. 세자궁 정원
인철과 정작, 명걸..그리고 두어명의 대신들이 있다.
모두들 초조한 모습이고 특히 명걸...극도로 흥분해 있는데..
명걸 ...언제까지 보고만 계실겁니까... 어서 허준이를 끌어내셔야
합니다..
인철 .....어의를 믿어보세.. 지금은...다른 도리가 없네..
명걸 ...영창대군을 추종하는 무리와 결탁한 잡니다.. 그런 자를
어찌 믿습니까.. 비상이든 탕제를 대감께서도 보시지 않으셨
습니까...
명걸...참을 수가 없고..인철과 정작도..착잡한데..
그때...안에서 허준이 나온다.
인철 ..차도가 있으신가..
허준 ..좀더..경과를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명걸 경과를 두고보라니...허면..어의의 손에 저하께서 명을 달리
하실 때까지 기다리란말이요?
허준 ...!
인철 이보게..
명걸 어의가 시술한후로 저하의 환후가 더 악화되셨습니다..
허준 (단호한)...저하께서는 낫고 계십니다..
명걸 ...
허준 겉으로 드러나는 병증만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마십시오..
비상의 독한 기운은..학질의 사기를 억누를 수 있습니다. 저
하께서 고열을 쏟아내시는 것은... 몸안의 사기가 빠져나가
고 있기 때문입니다.. 병자를 치유하는 것은 의관의 소임이
니.. 그만...물러나 주십시요....
허준의 단호한 말투에...명걸등..잠시 움찔하는데..
그때..한쪽에서 정성필과 김공량이 오다가
이들의 다툼을 목격한다...입가에 묘한 냉소를 띠는데..
성필 ..무슨 일들이십니까...
인철 여긴 어쩐 일이시요..
성칠 어쩐일이라니요..세자저하께서 위중하시다는데 의당 찾아뵙
는 것이...신하된 도리가아니겠습니까..
성필의 속이 드러나보이는 말에..씁쓸한 성인철등.
공량 (명걸에게)...듣자하니..어의를 책망하시는 듯 한데... 그래서야
어디 소신껏 저하를 살필 수 있겠소..
명걸..뭐라 응수하여 하는데..성인철..재빨리 제지한다.
그걸 의식하는 성필..
인철 ..지금은 저하를 뵐 수 없소..
성필 ..그래요..? 듣던 것보다..많이 위중하신 모양입니다..
인철 .......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허준...불편하다.
허준 ..전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허준..가려하자..성필..허준에게..
성필 (허준에게)..어의의 책무가 막중하오.. 부디..성심을 다해..저하
의 안위를 살펴주시오..
허준 (불편한 얼굴)..예....
성필과 공량..짐짓 걱정된다는 표정을 짓지만...
성인철등은 착잡하고...명걸은 분을 참느라 얼굴이 상기된다
S#18. 탕약방
만경과 명원이 있고 허준이 종약서원들에게 화제를 주며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명원 ...세자저하의 용태는 어떠십니까..
허준 아직...뭐라..장담할 수 없네..
만경 .이번 일은 너무..무모하셨습니다...대감..
허준 (담담한 미소..) 별일 없을 것이니...심려들 말고..각자의 소임
에 충실해주시요.
그때...탕약방으로 서리 한 사람이 들어온다.
서리 ..어의나리...
허준 ..무슨 일이요...
서리 (주위 의식하며 낮게)..정성필 대감께서 잠시 보자하십니다..
허준 .....?!
S#19. 대신 집무실
정성필과 김공량이 앉아있는 집무실.
그때 문을 열고 허준이 들어오는데..
공량 ..어서 오시게..
허준 ..무슨 일로 보자하셨습니까...
공량 ..일단 앉게..앉아서 얘길 하세..
허준 ......
(시간경과)
정성필과 김공량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허준..
놀라는 얼굴인데..
허준 ..데체..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성필 무슨 말인진..자네가 더 잘 알지 않나. 세자의 탕약에 비상을
섞은 건.. 다 뜻한 바가 있었기 때문 아닌가...
허준..너무나 기막히다.
성필 ..자네가 이번 일에 공을 세운다면.. 우리가 자넬 지켜줄 것이
니 아무 걱정말게...
허준 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겁니까!!
허준의 큰 소리에 놀라는 성필. 공량도 보고..
허준 신하된 도리로 .어찌 그처럼 참담한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
까..!! 저하의 탕약에 들어간 비상은 독이 아니라 약입니다..
저하께선..나으실 겁니다.. 제가...무슨 일이 있어도...저하의
환후를 치유해낼 것입니다..
허준...격하게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리고..
공량..사색이 된 얼굴로 성필을 보는데...
성필...당혹스럽고...불쾌하다.
S#20. 궐 일각
허준...참담한 심정으로 나오고 있다.
분노한 얼굴로 걷다가...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참을 수 없는지..멈춰선다.
허준...이모든 상황에 환멸을 느끼는데
S#21. 대신 집무실
정성필과 김공량..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공량 ....이대로 세자가 쾌차한다면..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성필 ....
공량 대감...
성필 ..아직 기회는 남아있네...
공량 ....
성필 어의는 계속..비상이 든 탕약을 올리고 있네. 거기에..비상이..
조금만 더 섞인다면..
그땐...약이 아니라...독이 되겠지...
공량 ...
성필 ..세자는..결국 비상이 든 탕제를 마시고...죽는걸세. 물론 그
모든 책임은..어의한테있지...
공량 .....
공량..성필의 말에...놀라는데...
S#22. 세자의 방
허준이 고열로 신음하고 있는 광해군을 살피고 있다
여전히...정신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광해군..
허준..그런 광해군이 안타까운데..
허준 ..저하....
그런 허준의 위로...지난날 광해군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신의 처지를 쓸쓸해하던 모습...
허준을 위로하던 모습...
그리고 허준을 믿고 탕약을 마시던 모습까지...
허준...그런 광해군을 기억해내고..눈시울이 붉어지는데...
허준 ..저하....
혼미한 광해군...답이 있을 리 없다.
허준 ...어서...눈을 뜨시옵소서..저하... 비상의 독한 기운이..저하를
고통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소신..누구보다 잘 알고 있사옵니
다... ...하오나...이겨내셔야 합니다. 이겨내셔야만....목숨을 보
존하실 수 있습니다.
여전히..신음하는 광해군..
허준의 말을 듣는지..못 듣는지 조차 알 수 없지만..
허준...눈물을 머금고...애절하게 이야기한다.
허준 저하께서 소신을 믿고..탕제을 드셨듯.. 소신 또한 저하를 믿
고 있사옵니다... 고통과 싸워 이길..강인한 의지를 갖고 계시
다는 걸.. 믿고 있사옵니다... ...조금만.. 조금만...더...힘을 내십
시요...저하...
낮게 신음하는 광해군..그런 광해군을 보는
허준의 안타까운 시선.
S#23. 탕약방
오근이가 탕약방 한쪽에서 약을 짜내고 곁에는 도지가 서있다.
오근...도지에게 쟁반에 담긴 탕약사발을 건네주는데..
오근 어의께서는...아직도 세자저하께계십니까..
도지 ..그렇소..
오군 벌써 사흘째 밤을 세우고 계시니.. 기력도 전 같지 않으실 텐
데..큰일입니다..
도지 다음 탕약은 묘시에 들이시오.
오근 예...
도지..탕약을 들고 한쪽으로 가면...
오근...한숨을 내쉬고...약재함을 정리하는데..
비상이 아직도 꺼림직한 얼굴이다.
그런 오근의 모습을 도약사령 하나가..염탐하듯 지켜보고 있는데..
S#24. 기방
정성필이 무거운 얼굴로 앉아있다.
그때 밖에서 김공량의 소리
공량 (소리)대감..접니다..
성필 어서 들게
긴장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서는 공량...앉고
성필 ..어찌 됐는가...
공량 ..준비시켰습니다...
성필 .....(고개를 끄덕이고)..
드디어 때가 왔다는 듯..의미심장한 성필의 얼굴.
공량...잔뜩 긴장한 얼굴로 성필을 본다.
S#25. 세자궁 외경. 어두운 새벽
S#26. 세자의 방
허준이 광해군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있다
잠이 들은 듯...조금은 편안한 얼굴의 광해군..
허준...피곤이 엄습해오는지...관자놀이께를 만져본다.
S#27. 탕약방
오근을 지켜보던 도약사령이 사발에 탕약을 붓고 있다.
뭔가가 불안한 듯...손을 떨고 있는 서원..
그때...탕약방 안으로 도지가 들어오는데..
도지 임가는 어디 갔는가?
서원 (긴장한)며칠..댁에도 못 들어가셨다 길래.. 소인이...대신 번을
서드리고 있습니다..
도지 탕약은 준비됐는가..
서원 ..예..나리..
서원..쟁반에 탕약을 담아 도지에게 건네주는데..
그 손이 경미하게 떨린다..
도지는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도지가..쟁반을 들고 탕약방을 나가면 그런 도지를 주시하는
도약사령의 이마에 땀이 맺혀있다..
S#28. 궐안 일각
불을 밝혀든 의녀의 뒤를 따라 탕약을 들고가는 도지
쟁반에 받쳐든 탕약이...불안하게 찰랑인다.
S#29. 세자의 방
허준..광해군의 곁에서...자신도 모르는 사이..
잠깐 잠들어 있다..
그때...잠들어있던 광해군의 손이..조금 들썩인다.
광해군...깨어나려는 듯...얼굴이 움직이는데..
허준..이를 의식하지 못한다.
S#30. 세자궁 밖
도지가 세자궁 쪽으로 당도하고 있다.
밖에는 상궁 나인이 서있는데...
도지가 오자...목례를 하고...
도지...상궁과 함께 세자궁 안으로 들어선다.
S#31. 세자의 방
여전히 잠들어 있는 허준...
광해군...가벼운 신음을 흘리며 몸을 뒤척이는데...
그러다가...힘겹게 눈을 뜨는 광해군...
아직 혼미한 지..정신을 차리려 애쓰다가...
곁에서..잠들어 있는 허준을 발견한다.
광해군...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는 노쇠한 허준의
모습에...뭉클함을 느끼는데....
잠시..그런 허준을 보는 광해군...
그때..뭔가를 느낀 듯..허준..잠에서 깨어나는데...
보면...정신을 되찾은 광해군이 자신을 보고 있다.
놀라는 허준..
허준 ..저...저하.....!! 정신이 드시옵니까..저하....
광해군 (고개를 끄덕이는)
허준..반색이 되어..황급히 광해군을 진맥하는데...
허준...광해군의 이마도 짚어보고..
급한 위기는 넘긴 듯..허준..얼굴이 밝아지고...
광해군 어떻소?
허준 열이 내렸습니다..
광해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어의가..말했잖소.. 그 탕제를 먹
으면..나을거라고
허준 .. 저하...
허준...자신을 믿어준 광해군이 너무 고맙고...
S#32. 세자의 방 복도
상궁과 함께 탕약을 들고 오던 도지..
복도앞에 서있는 나인들의 분위기..들떠있고..
상궁과 도지...의아한데...
한 나인이 상궁쪽으로 황급히 다가온다
상궁 ..무슨 일들이냐..
나인 ..세자저하께서 정신을 찾으셨습니다...
도지 ....
S#33. 세자의 방
도지가 탕약을 들고 안으로 들어와 보면...
광해군..다시 잠들어 있고..허준이 곁을 지키고 있다.
도지 ..대감...
허준 (본다)
도지 저하게서 정신을 되찾으셨다 들었습니다..
허준 ..그렇소... 지금은...다시 잠이 드셨소...
도지 병세는..어떠하십니까...
허준 학질은 수그러들었소...
도지 ...
허준 ..내의정의 공이 컸습니다...고맙소...
도지도 안도하는 표정으로 허준을 보고..
허준 미소짓는데...
그러다 문득...자신이 들고온 탕약이 생각 난 도지
도지 ..이 탕제는..어찌 하시겠습니까..
도지의 말에..허준 잠시 생각하는데..
도지 ..병세를 확실히 잡자면... 탕약을 몇차례 더 드셔야 하지 않겠
습니까..
허준...탕약을 본다...그리고 결심한 듯..
허준 이미...많이 소진해계시오.. 기력을 보하는 탕약을 쓰는 편이..
더 나으리라 보오..
도지도 수긍한다는 듯..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잠든 광해군을 본다.
S#34. 궐안일각(낮)
정성필이...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고 있다..
이때 한쪽에서..김공량이 오는데..
성필 어찌됐소?
공량 (난감한 얼굴로)..세자저하께서..쾌차하셨다합니다.
성필 뭐요?
공량 일이 잘못된 모양입니다.
성필..난감한 얼굴인데...
이때 궐안 한쪽에서...광해군과 성인철..정작..그리고 최명걸과
허준이 대전쪽으로 간다.
다들 입가에 웃음을 띠고..무언가 말을 하면서 가는데..
착잡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는 정성필과 김공량의 시선.
S#35. 저자거리점포.
구일서와 양태가 있는데..이때 점포로 언년과 언년의 서방인
장만덕이 온다..
언년 아버지.
일서가 보면..언년과 만덕이 서 있는데..일서..만덕이 반갑지가
않고..
일서 (퉁명스럽게)웬일이냐?
만덕 장인어른께..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일서 난..자네하고 별로 할 말이 없네.
언년 ..아버지.
일서 (언년의 성화에 어쩔수가 없고)그래 할 말이 뭔가?
언년 아버지...장서방 말이...내의원 의관이 되는게.. 꼭 과거를 봐야
되는게 아니래요.
일서 (기각 막히고)과거도 안보고..내의원 들어가는 뒷구멍이라도.
있다는게냐?
만덕 뒷구멍이 아니라...천거가 있습니다.
양태 천거?
만덕 예...힘있는 분이...저를 천거해 주시면..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일서 누가 자네같은 사람을 천거하겠나? 허구헌날...투전판에 계집
질이나 하는 자넬..누가천거해?
만덕 (머쓱하고)...
일서 거..허튼소리 늘어놓지 말고..그만 가보게.
만덕 장인어른....이사람 말이...장인어른께서..형님으로 모시는 분이..
내의원 어의라 들었습니다. 내의원 어의께서 천거만 해주시
면... 저도..내의원 의관이 될 수 있습니다.
장인어른..도와주십시오.일서:...(귀가 솔깃한데)..
.정말..천거만
해주면..내의원 의관이될 수 있는거야?
만덕 예..
양태 에이..형님..어림도 없수.. 준이 형님이 어떤 분인데..아무나 천
거를 해주시겠수.
일서 아무나라니? 내 사위야...
양태 (일서의 급작스런 변화에 머쓱하고)....?
S#36. 일서의 집 마당.
언년과 만덕이 서 있고..한쪽에 일서와 함안댁이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는데 함안댁 놀란 얼굴로..
함안댁 천거?
일서 그래...그거만 해주면..내의원 의관이 될 수 있다는거야. 내..지
금..준이 형님 좀 찾아뵈야 겠으니까..당신 준비 좀 해.
함안댁 무슨 준비?
일서 나 이런 답답하기는. 사정하러 가는데..맨손으로 갈꺼야?
함안댁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알고)아..알았어.. 준비할께..준비할게.
함안댁 허둥거리는데..이때 오근이 들어온다.
일서 (반색하고)형님...
오근 웬 일로 날 반기나?
일서 ..내 안그래도 형님을 찾아 볼 생각이였는데 마침 잘 오셨수.
장서방 뭐하는가? 형님한테 인사 여쭙지 안고..
만덕이..오근에게 인사를 꾸벅인다.
오근 ..(만덕을 아래위로 훓어보고) 그래..과거준비는 잘 하고 있는
가?
만덕 ..예? .....예...
일서 형님....내의원 의관 되는데..과거 말고 다른 방도가 있다는데..
형님 아시우?
오근 ..다른 방도라니?...어디 개구멍으로 들어가나?
일서 아니...그게 아니라...준이형님처럼..힘있는 양반 천거가 있으
면.. 내의원 의관이 된다는데...그게 사실이요?
오근 ...그렇게 의관이 된 사람이 있단 소린 들었네만.. 그거야...의
술에 각별한 재주가 있는 사람들 얘기지. 자네 사위야..투전
에다..계집질에 재주가 출중하다면서?
일서 ..(머쓱한데 만덕을 보고)장서방...자네 재주없어?
만덕 제가...안마학 도인술은 좀 합니다.
일서 안마? 그것도 의관 재준가?
오근 ..이 사람..무식하기는...안마나 도인술도...의관 재줄세. 그것만
잘해도..의관이 될 수있지.. 근데...안마는 어디서 배웠나?
만덕 제가..금태산...운봉사에 동자승으로 자랐사온데.. 주지스님이
신..운봉스님한테 배웠습니다.
오근 .
..동자승으로 자랐으면....파계승이구만. 하기사..자네같은 위인
이 절간에서 도나 닦을순없었겠지.. 어디 한번 해보게..
만덕 (한쪽에 있는 평상을 가리키며)잠시 누워보시죠.
오근이 평상으로 가서..눕는다.
만덕 안색을 보니..기혈의 운행이 막혀 있는 듯 합니다. 제가 풀어
드리겠습니다.
만덕..오근의 안마를 시작하는데..
일서와 함안댁..언년이가 긴장된 얼굴로 만덕을 지켜본다.
만덕..제법 전문가 답게..오근의 관절을 꺽고..
거칠게 안마를 한다. 만덕이 힘을 줄 때 마다...윽 윽하고..
비명을 지르는 오근.
만덕이 팔을 돌려서..꺽자.. 악! 하고 비명을 지르는 오근..
오근 악!!..놔! 놔!
만덕 조금만 참으십시오. (만덕이 힘을 준다)..
오근 악!!..
오근 몸을 비틀어서..만덕의 손을 뿌리친후..
오근 성난 얼굴로.만덕의 뒷통수를 후려친다..
오근 이..이놈이 사람잡을 놈일세. 야 이놈아..니놈이 무슨 의원이
야..이 돌팔이 같은놈.
만덕..멍한 얼굴로 있고..
오근 (일서를 보고)천거 좋아하네..꿈도 꾸지 말아!!
일서..열받는 얼굴로 만덕을 째려 본다.
만덕..머쓱하고..일서..분을 못참겠는지..갑자기..만덕의
뒷통수를 후려치는데..
언년 아버지..!!
일서 아버지고 뭐고 꼴들 보기 싫으니까...썩 나가!
S#37. 대전 복도
허준이 복도로 걸어오면..
지밀상궁이 방안으로 선조가 왔음을 고한다.
상궁 ..전하...어의 입시옵니다....
선조 (소리)..들라하라..
상궁 어서 드시지요..
허준...조금 긴장한 얼굴..안으로 들어간다
S#38. 선조의 방
허준이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면..
방안에는 선조와 중전...세살난 영창대군이 있다..
병색이 짙어보이는 선조...그러나 어린 영창대군을
무릎 위에 앉히고 그 재롱을 보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데..
선조 (허준을 보고)..왔소...?
중전 (대군에게)..자..그만 내려오거라..
그러나 어린 대군...더 안기고...
선조 하하하... 대군은... 이 아비의 품을 떠나기 싫은 모양이요...
중전..어리광부리는 대군을 나무라는 듯 보지만..
선조는 오히려 더 즐겁다는 듯 웃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허준...어딘지..어두운 얼굴인데..
(시간경과)
허준...선조를 진맥하고 있다.
그러나..심각한 듯...허준의 얼굴 굳어있는데...
선조 ..참으로 오랜만에...자리에 앉아보는 것 같네..
허준 ........
선조 ..오랜세월을 앓던 사람도... 죽을 때가 되면...잠시잠깐.. 기력
을 되찾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네.. 이승을 떠나기전에..못
다한 일을..하고 가라는 뜻일테지..
허준 ....!!..전하...
선조 (괜한 소릴 했다는 듯) 너무 심려말게... 어린 영창을 두고..
과인이 어찌 쉽게 눈을감겠는가...
허준 .......
선조..괜찮다는 미소를 지어보이지만..
허준의 얼굴은 어둡다.
S#39. 내의원 집무실
허준과 만경, 명원, 학도 도지, 태은등의 의관들이 모여..
의서편찬 작업을 하고 있는데....
열심히 뭔가를 적어내려가던 허준...문득 상념에 잠긴다..
만경..그런 허준의 기색을 눈치챈다.
만경 대감....
허준 (본다)
만경 ..무슨 근심거리라도 있으십니까..
허준 아..아니요...
학도 근래 들어 안색이 어두우십니다..
허준 별일 아니니 심려마시오. 그보다....초부와 목부 석부의 약재
정리는 어찌 되가고 있소..
도지 ..이제..절반정도 진행됐습니다...
도지의 말에..허준의 얼굴에..어두운 기색이 스치고..
허준 ..다들 애쓰고 있다는 걸 잘 알지만.. 의서와 약재의 효능에
대한 연구 진척이.. 너무느린 듯 하오...조금만 더...분발해주시
오..
S#40. 궐안 일각
도지와 태은이 의서를 들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태은 요사이...어의께서 의서편찬 작업을 급히...서두르시는 것 같
습니다...
도지 .......
태은 곁에서 뵈면...마치 뭔가에 쫓기는 듯 보이십니다..
도지 ...십년이 넘게 끌고 오신 일이 아닌가. 애가 타실만도 하네.
도지의 말에...수긍하는 듯 하면서도 의아한 태은..
오히려..도지가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 하고...
S#41. 허준의 집 외경(밤)
S#42. 허준의 방.
허준이 의서를 쓰고 있고..
곁에선 다희가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허준...대전에서 선조가 하던 말이 떠오른다..
선조 (소리)..오랜세월을 앓던 사람도... 죽을 때가 되면...잠시잠깐..
기력을 되찾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네.. 이승을 떠나기전
에..못다한 일을..하고 가라는 뜻일테지..
허준..문득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런 허준을 걱정스런
얼굴로 보던 다희...망설이다 말을 꺼낸다.
다희 ..대감....
허준 (본다)
다희 ..무슨...걱정이라도 계십니까...
허준 왜 그러오...
다희 아까부터 계속...한숨을 쉬고 계십니다...
허준 ......
다희...허준의 말을 기다리듯...바라보고..
허준..그런 다희를 보며...망설이다가...
허준 ...무사히 의서편찬을 마칠 수 있을지..걱정이요..
다희 ....?
허준 ...십년의 세월이었소... 그 세월동안..의술의 체계를 세우자는
일념하나로.. 수많은 이들이..고된 작업을 마다않고..여기까지
왔소.. 이제...그 작업이..막바지에 이르렀는데...
자칫..그 모든 것이..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오..
다희 이제껏...잘 해내오지 않으셨습니까.. 헌데..왜 갑자기 그런 생
각을 하십니까...
허준 .......
허준..선뜻 대답하지 못하고..다희..그런 허준을 의아하게
보는데...그때 밖에서 요란스럽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놀라는 허준과 다희...의아한 얼굴로 서로를 본다
S#43. 허준의 집 마당.
허준과 다희가 마당으로 나온다. 손씨가 이미..나와있고.
손씨 ..뉘시요....
태은 (소리)..내의원 정주붑니다...
태은이라는 소리에 놀라 보는 허준과 다희
손씨가 대문을 열면.
급히 달려왓는지 태은..숨을 몰아쉬며 안으로 들어선다
허준 ..이밤중에 무슨 일인가..
태은 ..지금 속히 입궐을 하셔야겠습니다...
허준 ....?!
태은 ..전하께서...위중하십니다...
허준 ...!!!!
허준...충격을 받고..손씨와 다희도 놀란 얼굴로 허준을 본다.
허준 (다희에게)..어서 입궐차비를 해주시오.
다희 예...
허준과 다희가 방쪽으로 가면...손씨..걱정스런 얼굴이고...
S#44. 궐 안 일각. 밤
허준과 정태은이 급한 걸음으로 가고 있다.
허준...잔뜩 긴장해있는데...
허준 오늘 입직 의관이 누군가.
태은 ..유내의정 나리십니다...
초조하게 걸음을 옮기는 허준..불안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S#45. 궐 안. 대전 밖
허준과 정태은이 대전쪽으로 당도하고 있는데..
그곳엔 이미 기별을 받은 대신들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연락을 받고 오는지...다른 대신들도 속속 도착하고 있는데..
삼삼오오 모여...뭔가를 숙의하는 이들..
그 속에는 성인철, 정작 최명걸..정성필과 김공량 문승훈등의
모습이 보이는데....
허준이 나타나자 화급히 다가오는 정성필등.
성필 ..전하께선 많이 위중하신겐가..
허준 ..저도 지금..대전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직은..뭐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성필..뭔가를 더 물으려 하지만..
허준..급하게 가버리고...
성필...낭패라는 얼굴이 되는데...
다른 대신들도 모두...초조한 기색들이 역력하다.
S#46. 선조의 방
자리에 누운 선조..식은땀을 흘리며 정신을 잃고 있다.
도지가 사색이 된 얼굴로 선조에게 시침하고..
홍춘과 세희가 도지의 수발을 들고 있는데..
다들...몹시 당황하고 있는 얼굴들이다.
그때..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허준.
도지 ..대감...
허준...급히 자리에 앉아 선조를 진맥한다.
굳어지는 허준의 얼굴..생각보다..많이 나쁘다.
허준 어찌된 일인가
도지 ..술시경에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시며..토악질을 하셨습니다..
허준 ....!!! ..뭘 자셨다던가...
도지 ....?!
허준 (세희에게)제조상궁을 불러오게
세희 ....?
허준 ..어서..!!!
세희 ..예..
놀란 세희...황급히 일어나 방을 빠져나가고..
도지와 홍춘..허준의 초조해하는 얼굴에서 불안감을 느끼는데..
허준..급히 침통을 꺼내 시침한다.
S#47. 탕약방
오근과 종약서원, 도약사령들이 수군거리며 있는데..
선조의 소식을 들었는지..다들 어둡고 초조한 얼굴이다
그때..홍춘이 옥정을 대동하고 들어오는데..
오근 ...어의녀님..
홍춘 (화제를 주며)..어서 이 화제대로 탕약을 제조해주십시요
오근...홍춘을 한쪽으로 끌고간다.
오근 ..전하의 용태는 어떠신가..
홍춘 ..많이..위중하십니다..
오근 ...!!!
홍춘 지체할 겨를이 없습니다..서두르십시요.
오근 ..아..알았네...
S#48. 선조의 방
선조...여전히 정신을 잃은 채고..
제조상궁으로 보이는 여자가...
허준 앞에 있다.
허준 수라상에 올린 음식이 뭔지 말해보게..
상궁 전하의 수라상은..내의원에서 나온 의관이..일일이.. 검수를 하
고 있어..지시받은 대로올리고 있습니다.
허준 내 말은 지시한 음식이외에 무얼 올렸나 묻는걸세.
상궁 ...기력을 찾으신..전하께서..약식을 드시고 싶다 하시어.. 약식
을 올렸습니다..
허준 ....!!!! 내 허락없이는..어떤 음식도 올려선 안된다.. 다짐해두지
않았던가..!!
상궁 ..하..하오나...전하께서...
겁에 질린 상궁...말을 잇지 못하고..
허준의 얼굴에..짙은 절망감이 스쳐가는데...
이를 보는 도지...불길함을 느낀다.
S#49. 대신 집무실
성인철 측근의 대신들과 정성필 측 대신들이 한데 모여있다
다들 무거운 얼굴로 아무런 말이 없는데..
그때 안으로 허준과 도지가 들어온다.
허준을 보는 대신들..
인철 주상전하의 용태는 살펴보았소?
허준 ..예....
성필 어떠시오...많이 위중하시오?.
성필의 말에...허준..선뜻 대답하지 못하는데..
성필 ..왜 대답이 없소!
다들...긴장한 얼굴로 허준을 바라보는데...허준..결심한다..
허준 ...소생하시기...어려우실수도 있습니다.
허준의 말에..충격을 받는 대신들...도저히 그말을 믿을 수 없고..
인철 ..그게..사실인가... 정말...가망이...없으신겐가...
허준 .........
성필 (안된다)데체 어의는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기까지 뭘했소! 그
러고도 감히 살아남기를 바라시오!!
허준 ....
도지 .어의대감의 잘못이 아닙니다.. 제조상궁이..금해야할 음식을
수라에 올려..
성필 듣기싫네. 자네들의 잘못을 누구한테 덮어씌우려는겐가..!!
허준 .....
성필 ..주상전하를 소생시키시오.. 무슨 수를 써서라도...전하의 옥체
를 보존하란 말이오!!
길길이 날뛰는 성필...허준..착잡한 심정으로 서있는데..
S#50. 선조의 방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는 선조..
그 옆에는 광해군이 참담한 심정으로 앉아있는데...
선조의 손을 잡는 광해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광해군 ..아바마마....
그때..안으로 들어오던 허준...
어깨를 떨며 울고 있는 광해군을 본다...
광해군 이대로..가시면..아니됩니다.. 어서..눈을 뜨시옵소서 .아바마
마...
허준..참담한 심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S#51. 내의원 집무실
명원과 학도, 상화가 초조한 얼굴로 서있는데..
그때 안으로 만경이 화급히 들어온다
만경 ..전하께서 사경을 헤메고 계신다니.. 데체 이게 무슨 소린
가..!!
참담한 심경에..아무도 대답하지 못하는데..
만경 ..이보게들...
명원 ..소생하시기..어려우시답니다...
만경 ...!!..누..누가 그러던가...
학도 어의께서...직접 하신 말씀입니다....
학도의 말에..충격받는 만경...그저..믿을 수 없을 따름인데...
학도 (울컥)..전하께서..승하하시면.. 어의께선...그 책임을 물어..참형
에 처해지실 지도 모릅니다.. 나리...데체 이일을 어찌하면 좋
습니까..
만경 ........
상화 ..하지만..모두들..고개를 내저었던..전하의 심병을.. 이만큼 살
핀건..어의대감의 의술때문이였습니다.. 더우기...전하의 병세
가 위중해진 것은.. 제조상궁의 실수때문이 아닙니까...
상화...절박한 심정으로 이야기하지만...모두들..비관적이다
만경 ..소용없네...다..소용없어..
상화 나으리..
만경 주상께서 승하하시면... 모든 책임은 어의가 지게되네.. 설사
그것이 불가항력의 병이였다해도...피할 순 없어.
상화 ....!
S#52. 대신 집무실
정성필측의 측근들이 모여..사태를 논의하고 있다.
공량 ..어찌하면 좋습니까..대감... 전하께서 이대로 승하하시면...모
든 일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성필 ....무슨 일이 있어도... 영창대군마마께서 보위를 물려받으셔야
하네.
승훈 세자는 광해군입니다... 헌데... 무슨 수로 대군마마를 옹립한
단 말입니까..
성필...잔뜩 긴장한 얼굴로 생각에 잠기는데...
공량과 승훈은 불안한 얼굴로 그런 성필을 바라만 보고...
S#53. 궐안 일각
성인철측의 사람들...모여서 숙의하고 있는
모습들이 비춰지고....
S#54. 선조의 방
허준이 선조의 옆에서 자릴 지키고 있다.
밤을 꼬박 지세웠는지 충혈된 눈의 허준..
그러나 긴장한 나머지 피곤조차 잊은 얼굴인데..
죽은 듯 누워있는 선조...순간..깨어나려는 듯..얕은 신음을
흘리는데....그런 선조를 본 허준..놀란다.
S#55. 집무실
정성필과 문승훈..김공량등이 숙의하고 있는데..
그때 안으로 이태성이 황급히 들어온다.
태성 ..대감... 주상전하께서 의식을 되찾으셨답니다...
성필 ..그게 정말이요..
태성 대전 내관의 말이니...틀림 없을 것입니다..
태성의 말에...놀란 얼굴로 서로를 보는 이들..
공량 (어찌할거냐는 듯..)..대감...
성필 (결심한 얼굴)..가세...가서..전하를 배알해야겠네. 지금 영창대
군을 세자 저하로 모시지 못하면 우린 모두..죽은 목숨이야..
공량과 성필..급하게 나가는데..
S#56. 대전 밖
도지가 들고 온 탕약을 건네받는 허준..
도지에게 뭔가 지시를 내리고...
도지...한쪽으로 급히 가는데...안으로 들어가려던 허준..
보면..저쪽에서 오고 있는 정성필과 김공량의 모습이 보이는데..
허준 ..무슨 일들이십니까..
성필 ..전하를 배알하려 왔소..
허준 ...안됩니다...
안된다는 허준의 말이 기막힌 성필과 공량
공량 ..안되다니...그게 무슨 말이요.
허준 전하께오선..잠시 의식을 되찾으셨을 뿐.. 아직..위중하십니다...
지금은...안정을 취하셔야 하니..돌아가십시요..
공량 이자가..감히 뉘안전에서 오라가라 망발을 늘어놓는가.
허준 ..대감.
절대 물러설거 같지 않는 허준..
성필...무서운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다가..
성필 비키게!
허준 아니됩니다 대감
성필 전하께 긴히 주청드릴게 있소.. 이나라 종묘사직의 안위가 달
린 중요한 일이요.
허준 ..안됩니다.
순간 열이 뻗힌 공량이 허준을 거칠게 밀치면서..
공량 비키라지 않는가!!
허준이 뒤로 주춤 물러나는데..
허준이 들고 있던...탕약사발이..땅바닥에 떨어져 나뒹굴로..
성필과 공량이 급하게 대전으로 간다..
허준 대감!!
허준..성필과 공량을 노려보는 성난 얼굴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