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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마이 프린세스] 1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2.11.27|조회수249 목록 댓글 0

16회 ㅣ 2011-02-24

 

16부

 

1. 학교 일각. 낮.

 

청명한 하늘, 나무들, 활기찬 교정의 모습. 그 위로 <2년 후> 자막

 

뜨고...

 

신나게 달려가는 자전거 바퀴.. 앵글 넓어지면,

 

평범한 옷차림의 이설, 자전거 타고 쌩쌩- 달려가고 있다.

 

그 양 옆, 뒤로 수트에 자전거 타고 호위하며 따라오는 경호원들.

 

힘들어하고...

 

자전거 보관대 앞에 멋지게 탁, 멈추는 이설의 자전거. 이설, 능숙

 

하게 자전거 묶고 있는데

 

저만치 학생들 무더기로 지나가며 이설 발견하고 꺄- 환호하는.

 

학생들 공주님!! 우리동아리 들어오세요!!/잘생겼다!/공주님

 

저랑 사겨요!!/

 

이설 (허리 펴고 손 흔들어주는)

 

학생들 유도부!/해병전우회요!!/UFO 연구회요/차력 차력!/세

 

팍타크로!!

 

이설 (손 나팔) 저 학부 졸업했어요!

 

학생1 (농담) 공주님 자꾸 보니까 못생겼어요!!

 

이설 (농담. 까르르 웃더니) 잡히면 죽어요?

 

학생들 (까르르 웃으며 가는)

 

봉재 (숨 헐떡이며 자전거 타고 도착한) 공주님!!

 

이설 (돌아보고 활짝) 도착하셨네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

 

다.

 

봉재 공주님 진짜 자전거 통학 좀 그만 하시면 안 될까요?

 

이설 아... 면허 따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볼게요.

 

봉재 그러니까요. 어떻게 운전면헐 2년 동안 떨어지실 수가

 

있어요.

 

이설 (딴청. 시계 보며) 아 어떡해. 이러다 지각하겠어요. 우

 

리 오교수님

 

승질 장난 아닌 거 아시죠? 저 갑니다?

 

팔랑팔랑 뛰어가는.

 

2. 강의실. 낮.

 

햇살 좋은 강의실. 학생들, 앞자리 앉아있는 이설 살짝 의식해 두

 

런거리는.

 

강의실 문 열고 출석부, 프린트물 들고 들어오는 윤주. 이설, 흠...

 

살짝 한숨 쉬는.

 

윤주 반갑습니다. 오윤줍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한 학기 동

 

안 저와 함께

 

‘문화유산 관리와 박물관’에 대해 공부하게 됐습니다.

 

(이설에게 프린트물

 

뭉치 툭, 던지는) 제 수업은 조별 발표와 토의 위주로

 

진행합니다.

 

이설 (아.. 또 시작이야... 뾰로통해 보면)

 

윤주 (뭘 봐? 돌려) 첫날이니까 간단한 커리큘럼 설명 후에

 

조원 정하고

 

수업 마치도록 하죠.

 

이설 (칫... 프린트물 돌리는)

 

윤주 그리고 미리 경고하는데 개인 사정 운운 하며 출석 무

 

시하는 학생,

 

본인 실력 보다 성적이 잘 나오길 바라는 학생, 딱 질

 

색이에요.

 

(이설 뚫어져라 보는)

 

이설 (생글) 왜 저 보면서 말씀하세요?

 

윤주 지난 번 내 강의에서 유일하게 F 학점 받은 산증인이

 

니까요.

 

학생들 (풉... 웃는)

 

이설 안 그래도 그 점이 이해가 안 가서요. 저 매번 결석사

 

유서 제출했는데요.

 

윤주 결석해서 F 받은 거 아닌데?

 

학생들 와르르- 웃는. 괜찮은 척 같이 하하- 웃으며 살짝 윤주 째

 

려보는 이설.

 

도도한 미소 짓고 있는 윤주고...

 

3. 학교 일각. 낮.

 

윤주와 이설 팽팽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설 자꾸 F 주실 거예요?

 

윤주 실력이 없는데 어쩌겠어요.

 

이설 나 오교수님 때문에 대학원 졸업 못할지도 모르거든

 

요?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러심 안 돼죠.

 

윤주 그거야 학생 사정이구. 난 사심으로 점수 준 적 없어

 

요.

 

맘에 안 들면 내 수업 듣지 말라는데 왜 꾸역꾸역 재수

 

강하죠?

 

이설 싫어도 해영 박물관 제일 잘 아는 선생님이잖아요.

 

그 사람 이름 딴 박물관, 잘 배워서 잘 지키고 싶어요.

 

윤주 외국으로 떠돌게 하는 주제에 꽤나 생각하는 척 하시

 

네요?

 

이설 (!! 좀 화난... 목소리 착 깔고) 무슨 뜻이에요?

 

윤주 곤란하면 모르는 척 하는 건 여전하네요.

 

이설 !!

 

윤주 해영 오빠 너 때문에 한국 안 돌아오고 있잖아.

 

이설 (참자... 의연하게 보는)

 

윤주 결국 너 때문에 자기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고.

 

이설 아뇨. 박해영씨는 아버지와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어

 

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외교관으로서 공

 

무수행중인 사람한테 그렇게 말씀하심 실례죠.

 

윤주 그렇게 생각하면 속은 편하겠지. 그럼 그러든가.

 

이설 (피식) 그런 식으로 나오면 지는 거죠. 이젠 저 상대하

 

기가 좀 버겁죠?

 

(제 머리 쓸며) 아, 늘었어 늘었어.

 

윤주 (기막혀 보는데)

 

봉재 (뛰어와 인사하고) 수업 끝나셨습니까 공주님?

 

(윤주한테도 살짝 인사, 의심스럽게 보며) 무슨 일 있

 

습니까?

 

이설 아뇨. (윤주 보고) 제가 좀 바빠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 수업 때 뵙죠.

 

흥-! 동시에 확 돌아서는 두 여자, 봉재 황급히 이설 따라가는.

 

4. 헌혈의 집. 낮.

 

대통령, 소순우 나란히 헌혈 베드에 누워 헌혈하고 있는.

 

사진기자 두엇 “여기 봐주십시오” 사진 찍는. 대통령과 소순우, 웃

 

어 보인다.

 

기자들 나가면 보좌관 따라 나가고.

 

소순우 거, 두어 장 더 찍지 왜 이렇게 빨리 나가. (셀카 포즈

 

잡는. 대통령 툭툭 치며)

 

여기 좀 봐봐요.

 

대통령 뭡니까.

 

소순우 김치-!! (찰칵! 미투에 띡 올리는.‘당신의 잠깐의 찡그

 

림이 누군가에겐 평생의

 

웃음으로 피어납니다’) 요새 젊은 유권자들은 이런 걸

 

또 해줘야 돼요.

 

대통령 거 참 부끄럽게.

 

소순우 (괜히 대통령에게 짜증) 끼워줘두 고마운 걸 모르셔.

 

요즘 황실 인기 땜에, 우리가 뭘해도 아무도 몰라요.

 

뭐하러 이런데서 보재.

 

대통령 그래도 오늘은 중간에 안 뽑으시네요?

 

소순우 여태 뽑은 거 아깝잖아요.

 

(하고 바깥 눈치 살피며) 암튼, 요즘처럼 분위기 좋을

 

때 후딱 해치웁시다.

 

대통령 무슨 말씀이신지.

 

소순우 아, 답답하십니다. 국민들 관심이 온통 황실로 쏠려 있

 

을 때,

 

(주변 둘러보고 속삭이는) 복지 예산도 삭감하고, 파병

 

안도 빨리 처리하자

 

이겁니다. 대통령께서 자알 다져놓으셔야 다음 대통령

 

이 안 힘들 거 아닙니까.

 

대통령 그야 그렇지만.. 그걸 왜 소대표님이 걱정하십니까?

 

소순우 에이 다 알면서.

 

대통령 뭘 말입니까?

 

소순우 뭘 말입니까? 하면 섭하죠. 우리가 어디 한두 번 같이

 

누워요?

 

대통령 그래서 그렇게 하는 일마다 단식투쟁까지 해서 반대

 

하셨습니까?

 

소순우 아유... 뒤끝있네. 그걸 또 맘에 담아뒀어, 그래.

 

그나저나 공주가 궁을 일반인한테 개방했다면서요?

 

어쩜 그렇게 인기 끌 짓만 하나 몰라. 얄미워 아주.

 

대통령 난 소대표님이 얄미워요.

 

소순우 왜요? 내가 왜?

 

가이드E (일본어) 여기가 바로 메인 홀입니다.

 

5. 궁/ 정원. 낮.

 

빨간 깃발 든 가이드, 일본인 관광객들 인솔해서 데리고 들어오

 

고.

 

관광객들, 연신 사진 찍고 상궁들 지나가면 함께 사진 찍자고 청하

 

기도 하고..

 

가이드 (일본어) 자, 여러분 잠시 주목해주세요.

 

오늘 안타깝게도 공주님께서 외부 일정으로 궁 밖에

 

계시다고 합니다.

 

관광객들 (일본어) 정말?/아우, 어떡해/같이 사진 찍고 싶었는

 

데!

 

가이드 (일본어) 그 대신 여러분이 실망하실까봐 공주님께서

 

특별히 준비해놓은 게

 

있으시다고 해요!

 

관광객들 (일본어) 진짜?/뭐예요?/빨리 알려주세요!

 

하면, 홍상궁 무언가 들고 오는. 보면,

 

이설, 예쁜 공주 드레스 입고 서 있는 실물 크기 사진 패널이고.

 

관광객들 “가와이!!” 하며 앞 다투어 패널 옆에 서서 사진 찍고...

 

6. 스튜디오/분장실. 낮.

 

이설, 의상 갈아입고 메이크업 받고 정신없는데,

 

옆에 보좌진들, 신상궁 할 거 없이 계속 핸드폰 울리는.

 

신상궁 (휴대폰 들고 뛰어오며) 공주님~!! 긴급전화요!

 

이설 (엇! 반가운 얼굴 되는) 누군데요? 박해영씨예요?

 

신상궁 아뇨. 해리 왕자님이요.

 

이설 (실망스럽고..) ..해리왕자님요?

 

신상궁 네에. 버킹검 사시는 그 분요.

 

공주님 생신을 세계에서 제일 먼저 축하해주고 싶대

 

요. 완전 로맨틱하죠?

 

김승현 (휴대폰 들고 오며) 공주님, 태국 니치쿤 왕자님 전홥

 

니다.

 

꼭 직접 생신 축하 말씀 드리고 싶답니다.

 

신상궁 제가 먼저거든요? (휴대폰 내밀면) 이왕 받으실 거면

 

강대국 순으로 받으셔야죠.

 

김승현 황실이 그럼 써요? 차라리 UN 가입 순으로 하는 게 낫

 

죠. 그죠 마마.

 

이설 (그런 두 사람 보며...) 박해영씬.. 연락 없어요?

 

신상궁과 김승현 고개 젓는데.. “자, 슛들어 갑니다” 소리 얹히고...

 

7. 스튜디오. 낮.

 

대한민국 홍보 동영상 촬영 현장이고, 이설, 열심히 촬영하고 있

 

다.

 

* 대장금 옷 입은 이설, 수정과 위에 예쁘게 잣 띄우는. 찻상 위에

 

정갈하게 올려놓고.

 

보면, 예쁜 다식과 떡, 한과들 한상 가득 예쁘게 차려져 있다.

 

* 예쁜 한복 입고 가야금 뜯는 이설.

 

* 화선지에 멋진 솜씨로 난 치는 이설. 예전 실력이 아니고..

 

* 일각에서 김승현과 신상궁, 고개 끄덕거리면서 이설 촬영 모습

 

보고 있고.

 

신상궁 어머머, 난도 2년 동안 쳐버릇하니까 이제 수준급이시

 

네요. 갖다 팔아도 되겠어.

 

김승현 다 좋은 스승을 둬서죠.

 

신상궁 (웃기고 있네 하는 표정이고) 전 준비할게 있어서 이

 

만. (가는)

 

스텝 네, 촬영 끝났습니다! 공주님 수고하셨습니다!

 

스텝들 (모두 박수치는데)

 

이설 (힘들었던 듯 휴, 이마께 닦으며 웃으며 일어나며)

 

다들 고생하셨어요! 수고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인사 하는데, 갑자기 조명 하나둘씩 꺼지더니 급기야 스튜디오 불

 

팟! 나가는.

 

이설 뭐죠? 정전이에요? (당황하는데.)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출입문 쪽에서 생일 케이

 

크 든 신상궁 나오는데.

 

모두 사랑하는 공주님~ 생일 축하 합니다~

 

이설 (놀랐지만 행복하고..) 와.. 고마워요, 다들.. 이젠 정

 

말 나잇값 할 나이네요.

 

신상궁 그러게요. 이제 결혼하실 나이예요! 새해엔 꼭 결혼하

 

세요!

 

이설 아하하.. 결혼..요?

 

신상궁 공주님! 빨리 소원 비세요! 눈 꼭 감구!

 

이설, 손 모으고 눈 꼭 감고 소원 빌고는 촛불 훅 불어 끄는 예쁜

 

모습이고...

 

스텝들 폭죽 터트리고...

 

8. 스튜디오 입구. 낮.

 

이설, 신상궁, 김승현, 경호원 둘과 건물 나오는데, 카메라 플래시

 

마구 터지고.

 

기자들 몰려들며 질문 속사포로 쏟아진다.

 

기자1 오늘 촬영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이설 한식과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느라 제가 예

 

쁜 척 하는 내용이었어요.

 

기자들 (그런 이설 귀여워 하하하 웃는)

 

기자2 오늘 생일이신데 케이크는 드셨나요?

 

기자3 박해영씨한테는 생일 선물 받으셨나요? 항간에 두 분

 

결별설이 돌던데요.

 

이설 결별설요? 진짜요?

 

신상궁 (재촉하며) 마마, 얼른 가세요.

 

기자4 딱 하나 만요. 황실에서 문화재 환수사업 결과가 좋으

 

신데요, 저번에 독일에

 

있던 조선 백자도 찾아오셨잖아요. 근데 얼마 전에 이

 

영 황태자 일기장이

 

영국에서 발견됐다고 하는데 그건 찾아오실 계획이 없

 

으십니까?

 

이설 안 그래도 찾아오려고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곧 협의

 

점을 찾을 거예요.

 

김승현 공주님, 이제 그만 가셔야 합니다.

 

이설 (차에 오르며) 죄송합니다. 제가 다음 일정 때문에요.

 

아 기사사진 올리실 땐

 

뽀샤시~한 포토샵, 다들 아시죠? 고생하셨어요, 기자

 

님들.

 

이설 차에 오르고 쾅! 문 닫히는데...

 

9. 궁/이설방. 밤.

 

이설, 지쳐서 침대에 푹- 쓰러지는.

 

신상궁 마마, 옷 갈아입고 누우셔야죠!

 

이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어요.. 오찬에, 축제 축사

 

에, CF촬영에,

 

오늘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네. 아이구 삭신

 

이야~

 

신상궁 그럼 이건 다 어쩔까요?

 

이설 뭔데요? (하며 보면)

 

신상궁 짜잔! (한쪽에 쌓인 선물들 가리키며) 공주님 팬들이

 

보내온 생신선물이에요.

 

이설 와.. (감동해서 먹먹히 보는데...)

 

신상궁 안 뜯어보세요?

 

이설 저 중에.. 어떤 걸까요.

 

신상궁 뭐가요?

 

이설 박해영씨 선물이요.

 

신상궁 .. 아, 그게.. 안 왔는데요..

 

이설 (!!!..) 네?

 

신상궁 안 왔어요..

 

이설 에이 거짓말. 나 놀래키려구 그러는거죠? 서프라이즈

 

해주라고 박해영씨가

 

부탁했어요? 촌스럽게 뭘 또 그런 이벤트를.. 그냥 줘

 

요. 응?

 

신상궁 .. 진짜.. 안 왔는데요.

 

이설 (!!!) 진짜요?

 

(시간경과)

 

옷도 안 갈아입고, 그 복장 그대로 앉아 휴대폰 노려보고 있는 이

 

설이고.

 

신상궁 박사무관님 전화 기다리시는 거예요? 깜빡 하신 거 아

 

닐까요?

 

이설 (계속 핸드폰만...) 절대. 제가 일주일 전부터 문자 계

 

속 보냈거든요.

 

신상궁 그럼 시차 때문에 그러신 거 아닐까요?

 

이설 (핸드폰만 노려보며) 2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시차 적

 

응 못 했음 외교관

 

때려 쳐야죠. 좋아. 그냥 내가 전화한다. 해! 난 쿨하니

 

까!

 

(박력 있게 휴대폰 들고 해영에게 전화 거는 이설.

 

신호만 한참가고 받지를 않는데. 결국, 연결 안 되고.)

 

허- 어떻게 이래? 어떻게?

 

신상궁 바쁘신가 보죠.

 

이설 아무리 바빠도 그렇죠. (쓰러져 베개에 얼굴 묻는) 아

 

흑.. (다시 벌떡 일어나)

 

바람 난걸까요? 나뿐놈! 쭉쭉빵빵 금발녀랑 바람이 난

 

게 분명해!

 

신상궁 설마요. 일단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내일 중요한 일

 

정 있으시잖아요.

 

이젠 댈 핑계도 없어요. 이번엔 꼭 붙으셔야 된단 말예

 

요.

 

이설 (창피한..) 그렇..겠죠?

 

10. 면허시험장. 다음 날 낮.

 

시험장에서 배시시 웃고 나오는 이설..

 

신상궁 붙었어요?

 

이설 (고개 절레절레)

 

신상궁 또요? 내가 미쳐! 아니 왜요!

 

이설 80 밟아야 되는데 정신차려보면 120 밟고 있구.. 아,

 

이 몹쓸 질주본능!

 

그 인간이 하도 밟으라고 해서 그런가.

 

신상궁 그 인간이요? 뭐 누구한테 운전교습 받으셨어요?

 

대체 누구예요! 그 인간 면허를 정지 시켜버려야지!

 

이설 아니, 뭐 그냥 하하.. (말 돌리며) 근데 1종 따기 진짜

 

어렵네요?

 

신상궁 말 돌리지 마세요. 이젠 응시 표에 인지 붙일 자리도

 

없다구요!

 

이설 혹시 배 안 고파요? (막 도망치듯 가며) 아, 나 왜 이렇

 

게 배고프지?

 

신상궁 거기 안 서십니까? 기자들한테 또 뭐라고 핑계를 대냐

 

구요!

 

11. 강가. 낮.

 

강가에 꽃다발 하나 놓여 있고... 그 앞에 멈춰 있는 누군가의 구

 

두 발..

 

보면, 꽃다발 든 이설이다. 이설 꽃다발 물끄러미 보다 그 옆에 자

 

기 꽃다발 내려놓는..

 

이설 (밝게) 잘 지내셨어요? 누가 다녀가셨나 봐요.

 

박해영씨.. 많이 보고 싶으시죠. 저두요.. 저두 너무 보

 

고 싶어요.

 

그 사람은 지금... 외국에 있어요, 회장님. 자꾸 그렇

 

게.. 떠돌아요.

 

가끔은... 헷갈려요. 저 때문인지, 직업 때문인지...

 

그래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저한테 아낌없이 다 주신

 

거, 아는데요.

 

그래서 너무 염치없는 거 알지만... 손자분도, 저 주시

 

면 안 될까요?

 

(먹먹히 강물 보는 설이고.... 그때 이설 핸드폰 울리

 

는. 받는)

 

네, 교수님. (사이) 정말요?

 

12. 궁 일각. 낮.

 

정우와 설이 마주 앉아 있는.

 

이설 요크공 어딨대요? 연락 된대요?

 

정우 아니. 지금 몽골에 있대.

 

이설 몽골이요?!!

 

정우 어, 6개월 째 아시아 배낭여행 중이래. 타클라마칸 사

 

막 어디쯤 있다나봐.

 

이설 (실망) 아.. 그럼 제 메일은... 확실히 못 봤겠네요.

 

정우 메일? 요크공한테 메일 보냈어?

 

이설 네. 우리 할아버지 일기장이 영국 왕실박물관에 보관

 

돼있다는 기사 보구요.

 

석 달 동안 맨날 맨날 보냈거든요. 왕실박물관 책임자

 

가 요크공이더라구요.

 

아시아 여행이면 한국이나 일본쪽으론 안 올까요?

 

정우 글쎄. 김승현 사무관 통해 외교부에서 정보 받아 봐도

 

비공식 일정이라

 

더 이상은 알 수 없대.

 

이설 (안타까운...) 다른 건 몰라도 그 일기장은 꼭 찾고 싶

 

거든요...

 

정우 그러잖아도 재단에서도 접촉중인데 만만치가 않아.

 

선진국일수록 역사 유물에 대해서는 집착이 심하거든.

 

하지만 열 번 찍어 보자. 그래도 안 넘어오면 스무 번

 

찍어 보고.

 

이설 네. (미소 지어 보이고...)

 

13. GK 자동차 본사/주행장. 낮.

 

인상 벅벅 쓴 채 핸들 꼭 잡고 운전하는 이설인데... 직선으로만

 

쭉 가는.

 

이설 (긴장한) 아... 나 진짜, 이렇게 정직하고 올 곧은 드라

 

~이뷩이 왜 면허시험장만

 

가면 급 저질운전이 되냐고. 쯧... 이게 다 넛 때문이

 

다 박해영 오빠!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거늘, 가르치다 말고 해외

 

로 튀는 건

 

대체 어느 나라의 법도이더냐!

 

하는데 바로 뒤에서 거칠게 몰아붙이는 차 나타나는.

 

이설 악!!! 뭐야, (백미러 보고 고래고래. 손 흔들며) 그냥 니

 

가 앞서 가세요!!

 

나 차선 바꾸기 못한다고!! (하다 으악!!)

 

쫓아오던 차, 가속도 내 이설 차 추월해 가는.

 

이설 우씨!! 헤이 거기!! 사고날 뻔 했잖아요!!

 

앞선 차 저만치 차 세우는 모습 보이는.

 

이설 (점점 가까워오는) 내가 워낙 착하고 평화를 사랑해서

 

그렇지,

 

이거 법정까지 갈 문제거든요?

 

하는데 앞 차 운전자 바로 옆까지 가는.

 

이설, 고개 돌려 소리 지르려는데, 헉!! 해영이다!!

 

이설, 계속 차는 앞으로 나가고, 고개는 뒤로 멀어져 가는 해영 따

 

라 돌아가는!!

 

그러다 정신 차리고 악!! 다시 앞 보는!! 행여 해영 사라질까 또 고

 

개 돌아가는.

 

해영 확실하다!! 이설, 끼익- 급브레이크 밟아 세우고 후다닥 내려

 

돌아보면,

 

자기가 지나쳐 온 것만큼 멀리 서 있는 해영이고...

 

해영, 환하게 웃고 있는.. 이설 믿어지지 않는 눈으로 계속 해영 보

 

는데...

 

해영 (시침 뚝 떼고 한숨 쉬며 고개 내젓는) 이럴 거면 운전

 

하지 말라 그랬지.

 

이설 (하- 너무 꿈같아 깊은 숨 토해내는..)

 

해영 앞도 보고 뒤도 보고 옆도 보랬잖아. 그게 그렇게 힘들

 

어?

 

이설 ...왔어요? 진짜 온 거예요?

 

해영 왔으니 여깄지.

 

이설 왜 말도 안 하고 와요. 놀랐잖아.

 

해영 난 더 놀랐다. 공주님 면허시험 또 떨어졌다고 기사까

 

지 났더라?

 

아... 내가 진짜 창피해서 원.

 

하는데 다다다- 달려와 폭 안기는 이설, 꼭 안아주는 해영이고...

 

이설 이제 아무데도 못 가요. 못 간다구.

 

해영 (싱긋 웃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마마.

 

그렇게 오래오래 포옹하는 두 사람이고...

 

14. 해영 맨션. 낮.

 

이설, 해영과 요리 준비하는. 칼질 한 번 하고, 해영 얼굴 한 번 쳐

 

다보고 씩 웃고...

 

그런 이설 보며 짠하면서 좋은 해영이고.

 

이설 아주 들어온 거죠? 이제 연말 연인 안 해도 되는 거죠?

 

해영 어.

 

이설 꺅- (완전 좋아하다.. 급 삐진척하며) 근데요, 내 생일

 

은... 왜 건너뛰었어요?

 

선물은 왜 안 보냈어요?

 

해영 내 선물이 다른 사람 선물과 섞이는 게 싫어서.

 

이설 (또 좋은..) 피.. 기억력은 좋아가지고. 나 오늘... 공식

 

일정 다 접었거든요?

 

각오해요.

 

해영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뭐 해줄 건데? 재밌게 해줄 거

 

야?

 

이설 그건 박해영씨가 해야죠. 2년 치 밀린 거 다.

 

해영 (괜히 약 올리는) 난 뭐 2년 동안 놀았나?

 

이설 누군 뭐 놀았어요? 나도, 반공무원은 된다구요. (다 썰

 

은 재료 넣고)

 

나, 많이 늘었죠. 관광공사 CF에도 나가는 실력이라구

 

요.

 

이장금이라고 요즘 난리예요. 단군이래, 최고의 신붓

 

감이라나?

 

해영 보자. 우리 공주님 올해... 스물일곱인가?

 

이설 (얼굴 발개지며) 뭐, 결혼 적령기라고들... 하더라구

 

요.

 

해영 그래? 누구 데려간다는 놈은 있고?

 

이설 이씨! 화장실 갔다 올게요. (팽 토라져 가는)

 

해영, 그런 설이 귀엽게 보며 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 꺼내는데,

 

핸드폰 울리는.

 

해영 (번호보고 살짝 미간 좁히고.. 식탁 등지고 받는) 네,

 

박해영입니다.

 

(사이) 염려해주신 덕분에 잘 도착했습니다. (사이) 지

 

금 당장 말씀이십니까?

 

(사이) 네. 알겠습니다. (끊고 고민하는 표정 역력하

 

고)

 

이설 (부엌으로 들어오며 놀래켜 주려고 까치발 들고 오다

 

가 식탁 위에 반지 보는.

 

헉!! 저것은 반지 케이스?!!!! 드디어?!!!)

 

해영 (인기척 느끼고 손에 든 반지 케이스 주머니에 넣고 돌

 

아서면)

 

이설 (못 본 척, 모르는 척 다가오는) ... 무슨 전화해요?

 

해영 어.. 그게.. 어떡하냐? 청와대로 좀 들어오라는데.

 

이설 이제 막 들어온 사람을.. 왜요?

 

해영 글쎄. 끝나면 전화할게. 미안.

 

이설 (입 삐죽 나와서) 아 몰라요. 삐뚤어질 거야.

 

15. 청와대. 낮.

 

대통령, 해영과 마주 앉아 있는.

 

대통령 듣자하니 영국에서 활약이 컸다고 하던데. 영국 왕실

 

과도 교분이 있다고?

 

해영 조부의 유지를 받들어 재산환원을 한 게 흥미로웠나

 

봅니다.

 

대통령 외교 일선에선 그런 것들이 후광이 될 만 해. 특히 영

 

국 같은 나라에선.

 

해영 (보는)

 

대통령 국내에서 자네 얘기가 자주 기사감이 되는 건 아나?

 

영국 현지 백화점에서 쇼핑을 했네 안 했네 하는 얘기

 

까지 흘러나올 정도야.

 

해영 (멋쩍은..) ..네..

 

대통령 반지를 샀다고?

 

해영 (?!!) ...그런 얘기도.. 나옵니까?

 

대통령 조만간 결혼할 생각인가? 공주와?

 

해영 ... 네.

 

대통령 그러지 말지?

 

해영 (!!!)

 

대통령 그렇게 되면 결국 탈세에 황실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기정사실화 될 테고,

 

그럼 조부의 뜻도 퇴색될 거고, 황실 재건을 국민투표

 

에 부친 나까지도

 

시달릴 게 뻔해. 지난 2년 간, 썩 아름다운 그림은 아니

 

었지만 황실과 정부는

 

나름 공존할 방법을 찾았는데, 자네가 사적인 욕심으

 

로, 겨우 이뤄 놓은

 

이 평온한 상태를 깨지는 않으리라고 보네.

 

해영 ...

 

대통령 워싱턴으로 가주게. 올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네

 

가 많은 일을 해주어야 해.

 

가뜩이나 레임덕이다 뭐다 떠들어대는데 이번 회담에

 

서 뭔갈 이뤄놔야

 

남은 임기가 좀 편하게 흘러갈 것 같아서 말이야. 그

 

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한미외교가 건국 이래 가장 급박한 시기인 건 자네도

 

알지 않나.

 

해영 제가 국내에 있는 게 부담스러우신 겁니까.

 

대통령 곡해할 거 없어. 큰 꿈을 꿔 볼 기횔 주는 거야.

 

외교관이 됐으면 UN사무총장까지는 꿈꿔봐야지, 남자

 

가.

 

자네의 이번 워싱턴행은 일종의 모범 코스가 될 거야.

 

해영 !!

 

대통령 큰 일을 앞두고, 개인적인 일은 당분간 접어두길 바라

 

네.

 

자네도 공주의 남자로만 기억되는 걸, 만족할 수는 없

 

을 거라 보는데.

 

해영 !!!

 

16. 해영 맨션. 밤.

 

반지 케이스 보는 해영... 심란한... 그때, 핸드폰 울리는.

 

이설이 건 영상 통화고.. 복잡한 마음 감추며 통화 누르면,

 

이설의 심통난 얼굴 뜨는. 해영, 그런 이설 귀엽고...

 

이설 어디예요? 아직 얘기 중이에요?

 

해영 아니. 지금 막 집에 들어왔어. 씻고 궁으로 갈게.

 

이설 안되거든요? 연락 기다리다가 늦어지는 거 같아서 취

 

소했던 스케줄

 

그냥 진행하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전화 한 거예요.

 

해영 그럼 끝나고 볼까?

 

이설 그럼 너무 늦구요, 낼 아침에 한 두 시간 정도 시간 낼

 

수 있는데.

 

해영 그러지마. 나 때문에 두 시간 일찍 일어 날 거 아냐.

 

나도 출근해야 하니까 모레 보자. 할 얘기 있어. 중요

 

한 얘기야.

 

이설 (무심히..) 그래요, 그럼. 끊어요.

 

17. 궁/공주방. 밤.

 

이설 무심한 얼굴로 전화 끊자마자 돌변하며 방방 뜨며 좋아하는.

 

신상궁 (덩달아 좋은) 왜요? 박사무관님이 뭐라시는데요?

 

이설 (좋아 죽으며) 할 얘기가 있대요. 중요한 얘기래요.

 

신상궁 꺄악- (입 가리고) 혹시 프러포즈 하시려는 거 아니에

 

요?

 

이설 (신상궁 두손 잡고 방방 뛰는) 그죠! 어떡해 어떡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까요?

 

프리티우먼, 러브액츄얼리, 노팅힐, 이프온리, 어떤 버

 

전일까요.

 

반지 주겠죠? 아, 나 요새 손가락 살 빠졌는데. 알려줘

 

야겠죠?

 

18. 궁/메인홀. 다른날 낮.

 

급하게 나오며 통화하는 이설.

 

이설 나 이제 시간 돼요 오빠~!!! 어디예요!

 

해영F 브리핑 중이야 끊어. 전화할게. (끊는)

 

이설 여보세요. 여보여보여보세욧! (끊어진 전화기 보며 망

 

연자실) 언빌리버블!

 

지금 못 봄 무려 52시간이나 기다려야 된다구!

 

19. 거리. 다른 날 낮.

 

해영, 차에 오르며 통화하는.

 

해영 우리 공주님, 오빠 오늘 반차 냈어. 윙크 딱 다섯 번만

 

해. 눈 뜨면 나 있다.

 

이설F 나 지금 강원도 왔어요!! 눈에 파묻혔어요. 악!

 

해영 (발끈) 강원도는 왜! 내 눈에 파묻히고 싶다며!

 

이설F 방태산 고로쇠 축제에 축사하러 오기로 한 거 깜빡했

 

어요. 미안,

 

해영 (버럭) 야! 도대체 점심시간 안 되구, 퇴근 후에 안 되

 

면 난 어쩌라구!!!

 

20. 도로 + 차 안. 다른 날 낮.

 

이설 해영과 통화 중인.

 

이설 박해영 오빠!! 나 지금 한우 축제 끝나고 올라가는 길

 

인데요.

 

여기 노래자랑에서 이등 먹어서 고기 탔어요.

 

내가 세상에서 젤루 맛있는 소머리국밥 끓여줄게요.

 

파 송송 썰어,

 

해영F 청와대 들어갔다 긴급회의 때문에 다시 사무실 들어가

 

봐야 돼.

 

이설 무슨 공무원이 빨간 날도 없이 일해요!!!

 

해영F 누가 할 소리!!

 

이설 아 몰라 몰라!! 나 지금 당장 외교통상부로 쳐들어갈

 

거니까 당장 나와요!!

 

21. 거리. 낮.

 

해영, 이설 드디어 만난!! 이설 씩씩거리며 약간 이성 잃은.

 

해영 너 도대체 정신이 있어 없어!! 근무 중에 갑자기 여길

 

쳐들어오면 어떡해!!

 

이설 내가 하찮아요? 내 소머리 국밥 왜 무시하는데요!

 

해영 야. 너 공주야. 기사라도 나면 어쩔라구 그래.

 

이설 중요한 얘기 있다면서요. 그 중요한 얘기 언제 듣냐구

 

요!

 

해영 (주위 살피고) 일단 궁에 가 있어. 전화할게.

 

이설 언제 할건데. 맨날맨날 한다구 해놓고 안하구.

 

지금도 봐봐. 나올 수 있잖아! 마음이 문제지. 시간이

 

아니야.

 

도대체 우린 언제 만날 수 있는 건데요!!

 

해영 나도 미치겠어 나도. 근데 애초에 우린 구조적으로 이

 

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

 

이설 구조? 나보고 공주 하라매!! 공주 시킬 때 이럴 줄 몰랐

 

어요!!

 

구조가 뭐! 한다는 중요한 얘기가 혹시 그 구조예요?

 

해영 (시계 보구) 일단 궁에 가 있어. 전화 할게. 간다.

 

이설 가기만 해요? 이제 못 볼 줄 알아요?

 

해영 회의 하다 나왔어.

 

이설 좋아요. 보지 맙시다. 헤어져 헤어져! (팽 토라져 차로

 

가는)

 

해영 야! 이설! 거기 안 서?

 

22. 궁/공주방 앞. 낮.

 

해영 공주방 문 앞에 서서 안절부절인. 안에서 이설 우는 소리 들

 

리는.

 

이설E 구조적으로 이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래. 엉엉!!

 

구조가 뭐야. 사랑이 어떻게 구조를 못 이겨. 어엉.

 

해영 문 좀 열어봐. 우리 이럴 시간 없어. 어?

 

23. 궁/공주방. 낮.

 

문에 달라붙어 입으로만 엉엉 거짓울음 울고 있는. 신상궁 옆에서

 

잘한다 하고 있고.

 

이설 내가 얼마나 자기 보고 싶어서 매일밤 목메어 울었는

 

데..

 

그럼 뭐해. 그 놈의 구조가.. 구조가 우릴 이렇게.. 엉

 

엉.

 

해영E 야, 너 정말 울어? (쾅쾅 문 두드리는) 셋 셀 때까지

 

안 나옴 문 부순다?

 

이설 (앗!) 어떡하죠? (속삭이는) 진짜 부술 사람이에요.

 

신상궁 냉정해지세요. 지금 확 추를 기울여놔야 앞으로가 편

 

해요.

 

이설 (문고리 잡은 채 망설이다 문밖 향해) 오늘은 박해영

 

씨 얼굴 보기 싫으니까

 

그만 가요... 안 가면 경호원 부를 거예요!

 

24. 궁/식당. 낮.

 

해영, 찬물 벌컥벌컥 마시는데, 신상궁 오는.

 

신상궁 공주님. 안 나오신대요... 택도 없다고, 그냥 돌아가시

 

랍니다..

 

해영 전화라도 좀 받으라고 해주세요. 내가 미안하다고.

 

신상궁 전해드릴게요. 근데, 만나주실지는 모르겠네요.

 

요즘 공주님께서 할아버님 일기장 때문에 신경을 많

 

이 쓰셔서

 

그런지 스트레스도 좀 심하시고 그러세요. 그게 오늘

 

한꺼번에 터졌나봐요.

 

해영 일기장요?

 

신상궁 이영 황태자의 일기장요. 영국에서 발견 된.

 

해영 (!! 아하! 눈 반짝이는!)

 

25. 사무실/그날 낮.

 

누군가와 통화하는 해영

 

해영E 안녕. 오랜만이다. 나 같이 공부했던 박해영이다. 잘

 

지냈어?

 

26. 공주방 그 날 낮(수정)

 

해영 들어온다. 이설 이불 뒤집어쓰고 우는 척 하는.

 

이설 (이불 덮은 채, 가짜 울음.) 흑. 보기 싫다니까요.

 

해영 저는 지금 p군이 아니라 대한민국 외교부 사무관 박해

 

영으로 온 겁니다.

 

황실과 이설공주가 바로잡아야 할 역사에 대해 보고드

 

릴 게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이불 뒤집으며) 일어나시죠.

 

이설 (멀뚱)

 

해영 이영 황태자의 일기장. 영국에 있다는 이야기 들으셨

 

죠?

 

이설 (끄덕)

 

해영 그거,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설 (급반색하며)진짜요? 진짜, 진짜, 진짜?

 

안 그래도 소장자가 되팔거나 돌려줄 생각 없다길래

 

완전 실망하고 있었는데. 진짜 돌려준대요, 울 할아버

 

지 일기장?

 

해영 일기장 돌려받게 되면 헤어진다 어쩐다 소리 취소하

 

는 거다?

 

이설 (씁) 이 사람이, 지금 그게 중요한가. 구조적으로 헤어

 

진 사이는. 그 뭐시냐.

 

구조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고 뭐 그런 거지.

 

해영 뭐, 문화재환수라는 게 워낙 복잡한 일이라 바로는 안

 

되겠지만 말이야.

 

에휴, 내 여자 얼굴 한 번 보려면 영국 공작정도는 섭

 

외해야 하다니.

 

이설 (삐죽하며) 칫, 그럼 당연하지. 난 공준데.

 

해영 근데, 그 쪽에서 반환조건 및 절차를 의논할 상대로 윤

 

주를 원해.

 

이설 오윤주 교수님이요?

 

해영 응. 예전 그쪽 박물관 한국유물 전시관계로 윤주를 만

 

난 적이 있대.

 

윤주라면 믿고 일을 진행할 수 있겠다더라고.

 

이설 !!

 

27. 동재저택/동재 서재. 다른 날 낮.

 

이설과 마주앉아있는 윤주. 서로 팽팽한 눈빛 주고받으며 차 마시

 

는.

 

윤주 학교에서 보는 걸론 부족한가 봐요?

 

이설 (의연하게) 저도 오고 싶지 않았는데, 오교수님이 나한

 

테 꼭 필요한 분이라서요.

 

윤주 (냉랭한 미소)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릴 해요?

 

이설 저라고 좋겠어요? 오교수님이 나한테 했던 말, 나쁜 행

 

동들, 평생 못 잊어요.

 

용서도 못하고 이해도 못해요. 근데, 한 가지 인정하

 

는 건 있죠.

 

오윤주란 사람, 자기 분야에서만큼은 정말 프로였다

 

는 거.

 

윤주 본론만 하죠?

 

이설 영국 왕실박물관이 이영 황태자님 일기장을 소장하게

 

된 건 아시죠.

 

돌려받고 싶어요. 결론은 도와달란 거예요.

 

윤주 (빤히 보다) 넌 내가 진짜 우습구나. 아무렴 내가 널 돕

 

겠니?

 

이설 난 미워도 역사는 사랑하잖아요. 남정우 교수님이 그

 

렇듯이.

 

윤주 !!!

 

이설과 윤주의 시선 팽팽한데...

 

28. 궁/복도. 다음 날 낮.

 

정우와 나란히 걷고 있는 이설.

 

이설 아무래도 오교수님 설득하는데 실패한 거 같아요.

 

내가 당신 인정한다, 카리스마 있게 말하면 넘어오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거든요. 근데, 씨알도 안 먹히더라구요.

 

정우 그래? 내 생각엔 먹힌 거 같은데?

 

이설 (?!! 보면)

 

또각또각!! 윤주, 예전 이사장 포스 풍기며 등장하는!!

 

정우와 윤주의 시선 오가는... 이설, 놀란 얼굴로 윤주 보는...

 

29. 궁/회의실. 다른 날 낮.

 

신상궁, 왁스씰로 봉한 편지 봉투 들고 뛰어 들어오는.

 

회의하고 있던 이설, 정우, 보면.

 

신상궁 마마님!! 이사님!! 영국에서 편지 왔어요!!

 

이설 영국에서요? 아니, 전활 하시지 뭐 하러, (편지 뜯어

 

읽어보는) 교수님!

 

정우 (편지 받아보는) 본 박물관에서는 대한민국 황실에 무

 

한한 경의를 표하는 바이며,

 

본관 소장중인 의선군 이영 황태자의 일기본을 일차적

 

으로 무상 영구임대

 

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이설 보는)

 

이설 꺄아-!!! 교수님!!! 아, 어떡해!!

 

정우 축하드립니다 공주님.

 

신상궁 축하드려요 마마!!

 

이설, 신상궁 손 붙잡고 좋아서 빙빙 돌고, 뛰고 난리나는!!

 

정우, 잠시 망설이다 윤주에게 핸드폰 거는.

 

30. 동재저택/동재 서재. 낮.

 

윤주, 울리는 핸드폰 보는.. ‘정우씨’뜨는..

 

울리는 핸드폰 먹먹히 바라보다 읽고 있던 책으로 시선 돌리는

 

데.. 설핏.. 미소...

 

기광E 영국 왕실박물관과의 오랜 협의 끝에 드디어

 

31. 궁 일각. 다른 날 낮.

 

궁 앞에서 리포팅 하는 기광.

 

기광 의선군 이영 황태자의 일기장이 황실로 돌아오게 됐습

 

니다. 이설 공주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에 마음을 움직인 최초 소장

 

자 요크공의 도움으로

 

영국 왕실박물관 측은 별도의 조건 없이 영구 임대의

 

형식을 빌어 사실상 무조건 환수하기로 했습니다. 황실은 이를 계

 

기로 앞으로 해외 각국에 흩어 사장된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는데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며....

 

32. 궁/비밀의 방. 다른 날 낮.

 

청소하고 있는 직원들. 이설, 앞치마에 머릿수건까지 하고 마른 수

 

건으로 클래식카 열심히

 

닦고 있는. 해영, 들어왔다가 살짝 놀라 보는.

 

이설 (환하게 웃으며) 왔어요? 할아버지 일기장 오기 전에

 

정리 좀 하려구요.

 

직원들 (해영 보자 서로 눈치 주고받는. 하나씩 방 빠져나가

 

는)

 

이설 (나가는 직원들 보고) 어디 가세요?

 

신상궁 두 분 오붓한 시간 되시라구요~. (쏙 나가는)

 

이설 (피식) 사람들이 참 눈치가 있어요 그죠.

 

해영 (빙긋) 축하해. 이제 할아버님 일기장까지 도착하면 든

 

든하겠다.

 

이설 (새침) 다 박해영 오빠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문 쪽

 

보더니 얼른 해영 뺨에 쪽!)

 

해영 이씨! (문밖 향해) 신상궁님∼ 저 혼자 두지 마세요. 야

 

설 공주님이 저를 막,

 

이설 (헉!! 해영 입 막 막으며) 어머, 미쳤어 미쳤어. 조용히

 

안 해요?

 

해영 조용히 하면 또 뽀뽀할라고? 으이구 야설. 이러니 시집

 

을 못 가지.

 

이설 이씨! 내가 지금 누구 땜에 이러구 있는데요!

 

중요하게 할 말은 대체 언제 할라구 안하냐구요. 나 늙

 

어 할머니 되면 할 건가?

 

풍선 안 날리구, 촛불 같은 거 없어도 되니까 얼른 반

 

지 줘요.

 

해영 (!!) 반지...?

 

이설 나, 반지 산 거 다 봤거든요? 부끄럽게 내가 꼭 이렇게

 

졸라야겠어요?

 

해영 ... (보는)

 

이설 뭐야, 혹시 딴 여자 줬어요? 그거 내꺼 아니었어요?

 

해영 그럼 어쩔 건데?

 

이설 와- (빈정 상한) 그럼 영수증이라도 내놔요. 상품권 받

 

게!

 

해영 너 설마 지금 결혼해달라고 조르는 거야?

 

이설 그럼 안 돼요? 나랑... 언젠간 결혼할 거 아니었어요?

 

해영 ...난 런던에 있고, 넌 여깄는데... 난 워싱턴에 있을 거

 

고 넌 여깄는데...

 

또 난 파리에 있을 거고 넌 여깄는데... 어떻게 결혼을

 

해.

 

이설 누가 당장 하재요? 나중에 여유 생길 때 하면 되잖아

 

요.

 

혹시.. (불안해진.. ) 나 싫어졌어요?

 

해영 (귀여워 가슴 아픈) 좀 그랬음 좋겠다. 가슴이나 덜 아

 

프게.

 

이렇게 이뻐가지구, 국민들까지 널 사랑하니... 내가

 

힘들어.

 

이설 ....

 

해영 니가 누구랑 결혼해도 못마땅할 거구, 누구랑 결혼해

 

도 나보다

 

낫다고들 하겠지. 겨우 극복하고 결혼한다 해도 지금

 

이랑 달라질 게 없어.

 

함께 있지 못하니까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 진 상관

 

없이 불화설이 돌겠지.

 

그래서 서로 사랑하기조차 아까운 시간에 해명 스케줄

 

이나 짜고 있어야겠지.

 

이설 ...

 

해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널 사랑해서 여태 놓지 못한 내가

 

미안할 때도 있어.

 

이설 ....(다 맞는 말이라 대꾸도 못하고 보는데)

 

신상궁 (노크하고 들어오는) 저... 마마님. 제가 센스있게 웬만

 

하면 진짜 안 들어올려구

 

했는데요. 저... 언니분을 찾았어요. 이단씨요.

 

이설 !!

 

신상궁 어떡할까요. 지금 안 가면 저번처럼 또 도망칠지도 몰

 

라서..

 

해영 가 봐.

 

이설 (가슴 한 켠 아릿한데...)

 

33. 고시원. 낮.

 

쪽방 같은 고시원. 책상에 낡은 법전 하나 뿐. 책상 텅 비어있는.

 

이설, 그런 꼬라지에 가슴 아프고.. 침대 앉아 기다리고 있는.

 

이단, 문 열고 들어오다 깜짝 놀라는.

 

이단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이설 꼴 좋다 꼴 좋아. 겨우 이러고 살려구 나한테 그랬어?

 

이단 나가.

 

이설 이 꼴로 살려고 나한테 그랬냐고. 그렇게까지 했음 잘

 

살기나 하지 이게 뭐야!

 

이단 안 나가?

 

이설 사시도 떨어졌다며! 그래서 책도 다 팔아넘기고 자포

 

자기하는 거야?

 

이단 약 올리러 왔어? 나가!! 꺼져! (옷 집어던지는)

 

이설 (옷 같이 집어던지는) 뭘 잘했다고 던져!

 

이단 (당황한... ) 너 지금 나한테 던졌어?

 

이설 넌 나한테 이십년 동안 맨날 던졌잖아! 난 왜 안 되는

 

데!

 

넌 우리 가족 다 배신하고 내 거 다 뺏으려고 했는데

 

난 이것두 못 해!

 

그랬는데두 등신같이 여기까지 너 찾아왔는데 내가 이

 

거 하나 못 던지냐고!

 

이단 꺼져! 꺼지라구!

 

이설 싫어! 다 할 거야! 다 던지구! 너 막 혼내주고, 하고 싶

 

었던 거 다 할 거야!

 

서로 울고 불고 하며 미친듯이 싸우고... 진짜 자매처럼 막 싸우

 

는...

 

(시간경과)

 

나란히 침대에 앉아있는. 지쳐 있고.

 

이설 ...그만 까불고 집으로 들어와. 엄마 걱정하셔..

 

이단 ...죽어도.. 못 가.. 이대로는..

 

이설 실컷 기운 빼면 따라나설 줄 알았더니 고집 한 번 디

 

게 세네.

 

이단 ...

 

이설 간다. (일어나려는데)

 

이단 엄마한텐... 그냥 잘 있다고 해 줘. 잘 먹고 잘 산다고.

 

그래서 꼭 사시합격하고 너보다 성공해서 돌아갈 거

 

야.

 

이설 그래. 꼭 성공해. 꼭 성공해서 들어와. 성공 못하기만

 

해봐라 아주!! (나가는)

 

이단 (푹- 무너져 우는데...)

 

34. 펜션/거실. 밤.

 

피곤해 앉아있는 이설... 엄마 물컵 들고 나오는.

 

엄마 무슨 일있어? 얼굴이 왜 이래.

 

이설 오다 멀미 했어.

 

엄마 생전 왜 안 하던 멀밀 어떻게 했길래 애가 다 죽어가.

 

이설 (물 마시는) 저기... 엄마. 나 언니 만났어.

 

엄마 !!

 

이설 취직했대. 대충 들어보니까 연봉두 세드라구.

 

... 엄마한텐 미안하대. 좀 더 자리 잡음... 그때 온다

 

구...

 

엄마 (눈물 나려는 거 꾹 참고 담담하게) 그랬어? 그래..

 

기운 없을 땐 밥 먹어야 돼. 엄마가 청국장 끓여줄게.

 

그거 먹음 어디가 아픈 거든 다 나아.

 

이설 ... 응. 먹고 싶어요.

 

엄마 (일어나다) 참, 박서방 한국 왔다며. 이젠 우리집 안 온

 

대?

 

이설 ...바빠요.

 

엄마 바쁘긴. 안 되겠다. 그냥 딴 놈 만나. 언제까지 기다릴

 

거야.

 

한 살이라도 더 이쁠 때.... 실컷 사랑하고 살어. (일어

 

나는)

 

이설, 해영 생각에 가슴 아파 앉았는데...

 

35. 궁 일각. 낮. (40씬)

 

섹시하게 사복 쫙 빼입은 건이, 가방 들고 오는. 반듯한 세탁물 안

 

고 오던 신상궁과 딱 마주친. 신상궁, 옆으로 피하는. 건이, 피식

 

웃더니 다시 막는. 신상궁 다시 피하고 또 막고...

 

건이 공주님도 안 계시는데 뭐가 그렇게 바빠요.

 

신상궁 공주님이 계시건 안 계시건 난 늘 최선을 다하는 여자

 

거든. 비켜.

 

건이 나 오늘부터 2박 3일 휴가예요.

 

신상궁 (심드렁) 그래? 잘 다녀와. 지나가게 얼굴은 좀 치워주

 

고.

 

건이 (남자답게) 어디 가냐, 누구 만나냐, 가지 말고 나랑 놀

 

자, 안 해요?

 

신상궁 (썩소) 2년이나 했음 할만큼 했지. 소득 없는 베이비시

 

터 고만 할라구.

 

건이 베, 베이비 시터?

 

신상궁 이 누나가 나날이 미모에 물이 오르고, 다달이 통장잔

 

고가 늘어가는데,

 

우리 건이는 키도 그대로, 마음도 그대로, 진도도 그대

 

로잖아?

 

건이 (헉!!) 그, 그게 무슨 뜻인데요.

 

신상궁 이제 누나가 번역기가 필요 없는 성숙한 남성을 만날

 

때가 됐단 뜻이지.

 

신체 건장하고, 급여통장 포함 최소 통장 5개를 소지하

 

고 있으며,

 

상여금 400% 이상의 탄탄한 정규직에, 눈빛만 봐도 찌

 

릿하고, 손끝만 닿아도,

 

흠, 여기까지 할게? 그만 가 봐. (가는)

 

건이 (팔 턱 잡는) 야, 신미소.

 

신상궁 !!

 

건이 그런 남자, 여기 있잖아. 2년이나 공들여놓고 어딜 가.

 

신상궁 너, 너 갑자기 왜 이래. 캐릭터에 안 맞게.

 

건이 넌 나보다 한참 누나니까 진도 나가면 결혼해야 되잖

 

아요. 그래서 책임질 수 있는 스펙 될 때까지 참은 거라구요. 그러

 

니까 이제 한눈팔면 죽어요?

 

신상궁 (들고 있던 빨래 후두둑.. 떨어뜨리고..) 그럴래?

 

뜨겁게 마주 보는 두 사람이고...

 

36. 카페. 낮.

 

윤주, 홍상궁 만나는.

 

홍상궁 이제 황실의 기강이 좀 잡히는 분위기예요. 공주님 공

 

식일정도 순조롭고

 

궁 직원들도 많이 안정됐어요. 재단 이사님들 분위기

 

도 좋구요.

 

윤주 이설이 멍청하고 머린 나빠도,

 

주위 사람.. 제 사람 만드는 덴 재주가 있나보네요.

 

홍상궁 (말실수 했다 싶고) 네?

 

윤주 홍상궁님, 이설의 사람이 되셨다구요.

 

홍상궁 (어쩔 줄 모르고) 아니,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윤주 다행이에요. (사이) 제 사람이라 불이익 당할 줄 알았

 

는데 그런 건 없었나 봐요.

 

홍상궁 교수님...

 

윤주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 뵙자고 했어요. 우리 아빠 좀 부

 

탁드려요. 저 없는 동안.

 

홍상궁 (의아한) 어디, 가세요?

 

37. 정우 오피스텔. 낮.

 

초인종 울리고, 정우, 문 열어보면 윤주 서있고.

 

정우, 예쁜 윤주 모습에 조금 놀라 말 잇지 못하고..

 

윤주 (여전히 도도) 데이트하자.

 

정우 !!

 

윤주 오늘은 신경 써서 입고 왔어. 나가 우리.

 

정우 데이트는 집에서 해야겠다.

 

윤주 (의아하게 보면)

 

정우 온 세상 남자들 다 너만 쳐다볼 텐데 그걸 어떻게 견

 

뎌.

 

윤주 (살짝 웃은 듯도 하고) 얼른 준비 해. 마지막 데이트야.

 

정우 마지막 데이트?

 

윤주 이집트로 떠나기 전 마지막 데이트.

 

정우 ..가기로 한 거야?

 

윤주 어.

 

정우 흠... 너 보고 싶어지면 난 어떡하냐.

 

윤주 ... 보러 와 그럼.

 

정우 그땐 웃어줄래?

 

윤주 나 웃으면 되게 예쁜데.

 

정우 (보면)

 

윤주 너무 예뻐서 정우씨 나한테 붙잡힐지도 몰라.

 

정우 (보다가 안아주는) ..아줌마가 돼도, 할머니가 돼도, 예

 

뻐라, 윤주야.

 

38. 해영맨션. 밤.

 

트렁크 열어 짐 싸는 해영. 착잡한 마음. 고민 많아 보인다.

 

짐 속에서 반지 케이스 나오고, 케이스 열어 반지 보는.

 

그러다 하던 일 멈추고 반지와 차키 챙겨 나가는.

 

39. 궁/분수대. 밤.

 

핸드폰 들고 분수대 멍하니 앉아 있는 이설.

 

자꾸 핸드폰 액정 켰다 껐다 하지만, 아무 메시지도 전화도 없다.

 

그때, 궁 문 활짝 열고 쳐들어오는 해영. 이설, 놀란 얼굴.

 

이설 (!!) 이 밤중에 미쳤나 봐. 무슨 일이에요.

 

해영 이 밤중밖에 시간이 안 돼서. 나 내일 떠나.

 

이설 (!!) 언제요? 내일? 어딜요? 또 어딜 가는데?

 

해영 그런 건 하나도 안 중요해. 중요한 건 난 앞으로도 또

 

이런 식으로

 

매번 널 떠나야 된단 거야.

 

이설 ..그래서요.

 

해영 아무 것도 모르겠어, 난 그냥, (툭 뱉듯 담백하게) ...

 

너 사랑해.

 

이설 !!

 

해영 그러니까 결혼하자.

 

이설 (듣고 싶었던 말인데..) 내일 떠난다면서 ..결혼을 하자

 

구요?

 

해영 어, 하자. 내일 떠나면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겠고,

 

가있는 동안 우리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

 

고,

 

매일 전화하는 거? 힘들 거야. 편지 주고받는 거? 자

 

신 없어.

 

너 힘들 때 옆에 있어줄 수도 없어. 너 울어도 못 안아

 

줘.

 

이설 (먹먹하게 보는)

 

해영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데, 그래도 하자.

 

이설 ...나한테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으면서, 뭐가 그렇

 

게.. 당당해?

 

해영 내가 널 얼마나 원하지 알면 그런 말 못해, 너. 그러니

 

까, 나랑 결혼해.

 

이설 (대답 못하는...)

 

해영 (기다리는...)

 

이설 ...싫어요.

 

해영 !!

 

이설 세상에 어떤 여자도.. 그런 결혼은 안 해요.해영 !!

 

이설 나도 마찬가지예요. 나한테 필요한 사람은.. 그런 사람

 

이 아니야.

 

(눈물 그렁한) 박해영 씨가.. 아닌 것 같아요..

 

이설, 아픈 마음으로 해영 바라보다가 돌아선다.

 

해영, 덩그러니 혼자 남겨져 있고. 상처 받은 얼굴, 쓸쓸하다.

 

전해주지 못한 반지 꺼내 보는. 반지 쳐다보다가 분수대에 놓고 천

 

천히 돌아서는.

 

40. 해영 맨션. 밤.

 

트렁크 세워져 있고. 멍하니 앉아 있는 해영.

 

머릿속 복잡하고.. 깊은 한숨 쉬며 소파에 기대보는.

 

테이블 위에 경복궁에서 이설과 찍은 사진 놓여 있고.

 

41. 궁 일각. 밤.

 

해영이 놓고 간 반지 케이스, 누군가 집고. 보면, 설이다.

 

이설, 슬픈 표정으로 반지 케이스 열어 본다.

 

반지는 예쁘게 반짝이고, 설이 표정은 아프다.

 

42. 공항 전경. 다음 날 낮.

 

43. 공항. 낮.

 

게이트 앞에 서있는 해영. 혹시 설이가 오지 않았을까, 두리번거려

 

본다.

 

허나 설이는 보이지 않고.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서 게이트로 들어

 

가는.

 

미련 남는 듯 들어가는 순간까지 뒤돌아보는.

 

44. 비행기 안. 낮.

 

비즈니스 석. 해영, 안내 받아 복도 쪽에 앉는데,

 

옆에 누군가 신문 활짝 핀 채 보고 있고. 얼굴 보이지 않는다.

 

해영,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의자에 기대면, 승무원 다가와 음료 권

 

한다.

 

고개 끄덕이는 해영. 간이 테이블 위로 와인 놓인다.

 

그때 옆 좌석 신문 잡고 있던 손, 해영 좌석 테이블 더듬어 와인잔

 

잡는데,

 

해영 (가져가려는 잔 탁 잡으며) 죄송하지만, 제 와인..

 

하다가 와인잔 든 손 보면, 이설에게 준 청혼 반지 끼고 있다.

 

놀란 해영, 천천히 고개 돌려 옆을 보면, 목소리 들려오는.

 

이설 어허. 무엄하도다. 짐이 원하는 것은 곧 국가가 원하

 

는 것인데!

 

(신문 휙 걷어 얼굴 보여주는) 어제 한 말이 참말이구

 

나.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더니 기내식 와인 한 잔 양보

 

를 못하는 겐가!

 

(씨익 웃는)

 

해영 (놀랍고, 반갑고.. 무엇보다 기쁜.. 헛웃음 나는)

 

이설 왜 그리 보느냐. 성은이 망극하냐?

 

해영 어떻게 여기 있어.

 

이설 (따뜻하게 해영 보다가) 박해영 씨가 원하니까. 그리

 

고, 내가 원하니까.

 

해영 (미소)

 

이설 내가 뭐 쉽게 놔줄 줄 알았어요? 내 영어이름이 (발음

 

굴려) 올가미 리~

 

라구요. (손짓으로 조르며) 옭아맬 거야... 옥죄일 거

 

야.. 목을 조를 거야...

 

해영 (농담조, 귀찮다는 듯) 무슨 공주가 이렇게 매달려 진

 

짜. 어우.

 

이설 (계속 목 조르는 시늉하는)

 

꺄르르 웃는 둘. 곧 이륙하겠다는 기내 방송 나오고.

 

이설 13시간의 데이트 시간이 우리에게 생겼어요. 뭐할까

 

요? 뭐하고 싶어요?

 

해영 음... 뭐할까. 비행기 안에서 뭘 할 수 있지?

 

해영 (풋 웃는) 난 제일 먼저 이거.

 

키스하는 두 사람의 얼굴에서.

 

16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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