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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특공대] 0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5.09.10|조회수339 목록 댓글 0

[경찰특공대] 02

 

 

 

 

 

 

 

 

 


S#1. 국립묘지 (오전)
   
을씨년스런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 위로 조곡을 연주중인 트렘펫 소리가 한없이 처연하게 느껴진다.

 

   
S#2. 국립묘지 일각 (동식의 장례식장 / 오전)
   
국기에 덮힌 동식의 관이 하관식 터로 옮겨지고 있다.
정복차림의 성철, 일영, 인수, 영철이 관을 들고온다.

빗방울이 그들의 발걸음을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정복 차림의 다른 특공대원들 비통한 눈빛으로 경찰장으로 치뤄지는 동식의 장례식 절차를 밟고있다.   
동하, 형의 관이 하관되는 모습을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옆에 수석연구원을 비롯해, 연구소에 온 조문객들이 서 있다.

무거운 침묵이 감돈다.   
특공대원들의 조포가 침묵을 가른다.   
동하, 형의 관이 깊숙히 놓인 아래를 내려다본다.
물끄러미 그 모습을 바라보다 손에 쥔 흙을 뿌린다.
팀원들 각각의 얼굴들, 특공대장, 오사범까지 비통함을 감추고 있다.
그들의 얼굴 위로 빗방울이 떨어져 내린다.......   

 

동하 : ...

 

   
S#3. 동 장소 (시간경과)
   
장례 일정이 다 끝나고, 세워진 동식의 묘비.
(인서트) 이동식, 1967.4.12 - 1999. 12. 00 경위 (사후 추서된)
동식의 생몰연대와 그에 대한 짧은 기록이 적혀있다.
동하, 형의 묘비를 바라본다.   
수석연구원, 다가와 동하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수석 : 그만 가지. 곧 다시 올텐데...
동하 : (형의 묘비에 여전히 시선을 두고) 이번 금요일에 여기 떠납니다. 저...
수석 : (놀라서) ...형님 삼오도 안보고?
동하 : ...
수석 : 그래서야 되겠나? 출국 날짜 미루진 못해도, 그게 무슨 소리야?
동하 : 아틀란타행 대기자 명단에 올려놨습니다.
수석 : 흠...
동하 :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수석 : 그래. (동하의 손에 우산을 들려주고, 돌아선다)
동하 : ... (들고있던 우산이 힘없이 내려오고, 그대로) ....

 


S#4. 국립묘지 입구, 주차장 (오전)
   
특공대원들을 실은 차, 출발한다.   
일영을 비롯한 팀원들, 침울한 표정으로 다른 차에 올라탄다.
대규와 성철, 묘지 안쪽을 보고 있다.   
   

 

S#5. 동식의 묘지 (오전)
   
우산을 내린채, 비 맞고 그대로 서있는 동하.

 

동하 : ...
대규 : 자네 형은, (비를 맞고)

 

대규, 다가와 그새 비석 위에 고인 빗물을 손으로 훑어 내리며

 

대규 : 훌륭한 대원였네.
동하 : ...
대규 : 한 번도 자신을 위해 몸 사린 적 없었고... 한 번도 정도를 벗어난 일이 없었지.
동하 : 그랬나요..
대규 : (고개 끄덕이고) 귀감이 될만한 사람이었네..
동하 : 그런 사람의 끝은 (묘비를 보며) 이런 거군요. 몸을 사리는 법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대규 : ....
동하 : ....

 

   
S#6. 대규의 차 안
   
대전국립묘지를 뒤로 두고 빠져나가는 차.   
성철, 운전하고, 동하와 대규, 뒷좌석에 앉아 말이 없다. 
유리창으로 보이는 강서화원 트럭.   
 


S#7. 트럭

 

강주, 스포츠 모자를 눌러쓰고 운전석에 앉아 고개 뒤로 젖힌채.
 

강주 : (눈 감은채) ...
 


S#8. 특공대장실
   
대규와 동하, 쇼파에 앉아 있다.   
문 열리고, 성철 무언가를 들고 들어온다.   
성철, 다탁에 들고 온 물건을 놓고, 쇼파에 앉는다.

 

대규 : 적당한 때는 아니라고 생각하네만.. (동하쪽으로 밀어 놓으며) 곧 떠난다니까...

         달리 시간 마련하기 힘들거 같아서.

 

동하, 대규가 밀어놓은 물건을 본다.   
(인서트) 훈장. 수표가 든 것 같은 흰봉투 등.   
동하, 훈장을 열어보고 닫고 내려놓는다.   

 

대규 : 미안하네... 자네한테 뭐라 할말이 없군...
동하 : (세 가지를 대규 쪽으로 밀어놓고) ...포기하겠습니다.
대규 : 이동하군.
동하 : ... (일어서서) 형 물건은 챙겨가겠습니다.

 

대규와 성철, 착잡한 심정으로 동하를 본다.   
 


S#9. 특공대 생활실
   
인수, 서성이고.  영철, 상희 앉아 있다.   
일영, 팔베개하고 누워있다. 눈 감고. 표정 없는.   

 

인수 : 미치겠다... (혼잣말처럼) 맘 같아서는 특공대고 뭐고, 밖으로 자원해서 나갔으면 딱 좋겠구만.
영철 : 형!
인수 : (삐딱한) 왜? 내 말이 틀렸어? 니들은 그런 생각 안하냐?
상희 : 동식 선배 묻고 와서 지금 그런 말이 나와요!
인수 : 후.... 그래 내가 죽을 놈 되는구나. 맘에 있는 소리하면 죽일 놈이냐?
영철 : (노려보며) 맘에 있다? 어? 형은 그래? 입밖에 내서 할 소리 있고, 못할 소리 있는거 아냐?
인수 : 그래, 자식들아, 니들 용돼! 어. 니들만 동식이 죽은거 가슴 아프고 난 아니다.

         니들은 용감한 특공대원이지? 난 아냐. 임마. 난 내 목숨이 더 중한 좀팽이라고!
영철 : (벌떡 일어난다) 그러니깐 형하고 작전 나가는 거 다 싫어하는거야! 알어!
인수 : (달려들 듯) 이 새끼가!!
상희 : (영철에게) 왜 이래. 형! 형이야말로 할 소리 안 할 소리 가려야지.
영철 : 내가 뭐 틀린 소리했냐!

 

일영, 옆에 있는 케비넷을 부서져라 쾅 내지른다.
문 열리고, 성철의 안내를 받으며 동하, 들어온다.

 

일영 : (보지 못하고, 버럭) 그만 안해!

 

영철, 인수, 상희, 놀라서 보고,   

 

성철 : 무슨 일이야?
일영 : (동하를 한 번 보고) ...다들 훈련장으로 모여!
성철 : 일영아.

 

일영, 밖으로 휙 나가고, 망설이며 따라가는 영철과 상희. 
인수, '못해 먹겠네... 정말' 중얼거리면서 나간다. 

 

   
S#10. 동 시간경과
   
동하, 말없이 동식의 사물함을 챙기기 시작한다.   
동식의 다이어리, 속옷, 칫솔, 자잘한 물건들을 가방에 담는다.
성철, 옆에서 지켜본다. 
동하, 동식의 특공대 작전복을 들고

 

동하 : 이제 다른 대원이 입게 됩니까?
성철 : (고개 젓는다) ...
동하 : ...

 

동하, 케비넷 문 안쪽에 붙어있는 사진을 본다.
그 앞에 선 동하.   
인서트, 형제의 사진, 동하가 베레모를 뺏어 쓴. 

 

동하 : (감정 드러내지 않고) ...
   

 

S#11. 훈련장 (오후)
   
극기훈련장. 비는 그쳤지만, 질퍽이는 땅을 총 들고 기어가는 상희와 영철, 인수.
인수, 뒤에서 미적미적 따라간다.   
일영, 인수를 혹독하게 다룬다.   

 

일영 : 김인수 대원, 한 바퀴 더!
인수 : (일어나서) 이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확!

 

일영, 부릅 뜬 눈으로 인수를 노려본다.   
두 사람의 눈이 강하게 맞부딪치다가, 인수 기가 질린 듯.

 

인수 : 한다... 해.

 

인수, 총을 들고 상희와 영철 뒤를 쫓아 기기 시작한다.

 

   
S#12. 건물 훈련장 몽타쥬 (석양)
   
벽을 넘고, 건물 이층에 침투하고,
굴뚝을 오르는 일영. 돌아보고 소리 지르고. (컷) 
일영, 힘들어서 뒤처지는 상희를 뒤에서 발로 걷어찬다. (컷)
숨을 몰아쉬며 따라가는 상희, 인수. (컷)   
어느 순간, 지친 대원들 따라오지 못하고, 앞을 본다.

일영, 보이지 않는다.

대원들, 주저앉아 한숨을 내쉰다.   
인수, 악에 받쳐 "젠장, 가자.. 가. " 앞서서 따라가고, 상희와 영철도 따라간다.   
2층 코너를 돌면, 일영 앞으로 나가지 않고 벽을 보고 서 있다.
일영, 맨주먹으로 벽을 쾅- 쾅- 친다.   
일영,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나즉히 "형...." 동식을 부른다.
영철, 겁에 질려 "왔어. 우리" 하는데   
일영, 묵묵히 돌아선다. 일영의 충열된 두 눈.   
영철, 상희, 인수, 그 모습을 보고 잠시 숙연해 진다.

 

일영 : (버럭) 뭐하는 거야! 빨리 안 뛰어!
   

 

S#13. 운동장 (석양)
   
동하, 동식의 가방을 매고 걸어나온다. 배웅하기 위해 따라온 성철.
동하의 눈에 훈련하는 대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동하, 멈춰서서 잠시 그 모습을 보고... 성철, 동하의 시선을 쫓아간다.
 
동하 : 형이... 그랬죠.
성철 : (보면)
동하 : 자신의 목숨을... 동료에게 완전히 내맡겨 본 사람은,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고..
성철 : 그래... 그렇지.
동하 : 그날 밤... 저분들은 어디 있었나요...?
성철 : (괴롭다) 미안하네...
동하 : ...그만 가보겠습니다.
성철 : 범인은 꼭 잡겠네... 형을 생각해서... 하는 일 다 잘되기를 바라네.
동하 : ...

 

동하, 목례하고 돌아서서 정문 쪽으로 걸어간다.   
성철, 그런 동하의 뒷모습을 안스럽게 본다.   

 

   
S#14. 국립묘지 정문 (밤)
   
정문 닫혀있다.   

 


S#15. 국립묘지 담장 (밤)
   
화원 트럭 세워져 있다.    
가볍게 담을 타고 넘는 강주.   
 


S#16. 동식의 묘소 (밤)
   
달빛이 환한 밤이다.   
강주, 동식의 묘비를 바라보고 서 있다.   
묘비에 새겨진 글귀를 따라 읽어보는 강주.   
 
강주 : 경위 이동식? (대화하듯) 형 간부 됐네? ...죽고나서 이런게 다 뭔 소용이야. 응?
         형도 나처럼 진작 몸 빼서 꽃집이나 하지 그랬어. 적어도 이렇겐 안되지... (감정 담아서) 으이, 씨...

 

강주, 땅바닥에 털썩 앉는다.   
 

강주 : (물끄러미 비석을 보는) ... (갑자기 비석을 깨져라 손바닥으로 몇번 내리친다) 뭐야! 뭐냐고! 이 꼴이 뭐야!

 

강주, 손을 멈추고 허탈한 표정으로 본다.   

 

강주 : 참 잔인하다. 형. 형까지...나한테 이래야 하는거야? 어... 나더러 어떡하라구!

        나한테 전환 왜 해! 일영이 형두 있고, 성철 형두 있고... 쌔고쌘게 특공대 사람들인데, 왜 하필 나야!
        형까지 마음에 엎어 담고, 나더러 어떻게 살라구! 나... 형 뜻대로 안해! 그렇겐 못해!

 

강주, 하늘을 한 번 쳐다보고.    

 

강주 : 형... 내가 오늘 하룬 같이 자줄게. 그걸로 끝내자. 더 바라지 말고...

 

강주, 동식의 무덤 옆에 벌렁 눕는다. 두팔 깍지 껴서 베고.
   

 

S#17. 단란주점 (밤)
   
단란주점 홀. 무대 위에 건달로 보이는 한 남자(20대), 노래 부르고 있다.
그 옆에 여자, 탬버린 흔들며 춤추고 있고.    
무대 앞쪽 테이블에 일행들, 무대에는 신경 안쓰고 흥청거리며 술 마신다.    
동하, 상복 그대로 입고 한쪽에 앉아 술 마시고 있다.
동하의 테이블에 빈 맥주병 수북하고, 양주병도 놓여 있다. 
 
동하 : (손 머리에 기댄채 중얼거리는) 시끄러워... 시끄럽다구...

 

무대 분위기 점점 흥이 더해간다.   

 

동하 : (테이블 위를 쓸어버리는) 시끄럽단 말야!

 

노래 멈추고, 건달들, 동하 쪽을 본다.   

 

동하 : (일어선다. 비틀거리며) 조용히 좀 하자구, 제발!
건달1 : 뭐야? 저 자식? (동료들을 바라본다)
건달2 : (동하쪽으로 오며) 또라이 같은 새끼가 죽을려고!
동하 : (그 소리에 눈을 빛내며 걸어나온다) 죽여... 그래, 나 좀 죽여봐!

 

건달들, 어... 하는 눈으로 보다가 욕 해대며, 쇼파를 타고 넘어 우르르 몰려 나온다.   
동하, 한쪽에 몰린다. 부릅 뜬 눈.   
   

 

S#18. 동하의 플레쉬
   
눈도 못 감고 죽은 동식,

어두운 실내, 합선 됐는지 연구실 조명, 불똥을 튀기고 있고.
범인(실루엣만 보인다) 동하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S#19. 단란주점 (밤)
   
건달 주먹을 날린다. 맞은 동하의 얼굴이 휙 돌아간다.
동하, 비틀거리지만 쓰러지지는 앉는다.    
건달1, 발로 동하의 배를 찬다.   
 


S#20. 동하의 플레쉬
   
동하, 주저앉는다. 엉덩이 걸음으로 벽 쪽으로 엉거주춤, 물러난다.
겁에 질린 동하의 얼굴. 

 

  
S#21. 단란주점 (밤)
   
동하, 나가떨어지면서 건달들이 술 마시던 테이블까지 밀려나, 어깨를 모서리에 부딪친다.
동하, 벌떡 일어나 맥주병을 들어 건달들에게 던진다. 
건달들, 어어... 하며 피하고. 한편으론 동하에게 몰려온다.
동하, 병을 잡고, 휙휙- 휘두른다.   

 

동하 : 죽여 버리겠어! 이 개자식아!! 와! 덤벼! (살기를 담은) 죽일거야아아!

 

동하, 헛스윙하듯 크게 맥주병을 휘두른다.
동하의 광기에 찬 눈.   

 

   
S#22. 동하의 플레쉬
   
동하의 시선에 들어온 총구.   
동하, 양팔로 머리를 싸고, 무릎에 고개 처박고 있다.
두려움에 고개도 들지 못하는.   

 

   
S#23. 단란주점 (밤)
   
동하, 무대 위에서 건달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한다.

 


S#24. 동하의 플레쉬
   
죽어있는 동식, 동식의 피가 바닥에 흐른다.
동하, "형! 형!" 동식을 두손으로 잡고 흔든다. 비명이 터져나온다.   
 


S#25. 단란주점 (밤)
   
동하, 마지막 펀치에 무대 바닥에 엎어지는 동하. 
동하, 몸 돌려 누운 채로 쿡쿡 웃는다. 우는 듯, 웃는 듯..

 

동하 : 형.... (절규하는) 혀엉!
   

 

S#26. 특공대장실 (밤)
   
쇼파에 마주앉은 대규와 성철, 소주를 마시고 있다.
안주 없이, 깡소주를 물컵에 따라 마시는 두 사람.   
 
대규 : 어디서 샌걸까... 이미지 프로세싱, 알고있는 사람은... 우리들 밖에 없잖은가?
성철 : 위에 보고하셨지 않습니까?
대규 : (미간을 찌푸린다) 하...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야하는지.. 길이 안보이는군.
성철 : ...분명한건 그 화면에 잡힌 인물이 생각보다 중요하단 겁니다.

         그렇지 않고선 이런 일을 벌일 까닭이 없습니다.
대규 : 프로세싱 작업은 더 기대할 수 없나?
성철 : 완전히 타버렸습니다.
대규 : ...

 

(소리)전화벨 울린다.   
대규와 성철, 이 밤에 누군가 하는 표정으로 본다.   
성철, 일어나 수화기 들고.   

 

성철 : 특공대장 방입니다. (사이) 예? (놀라는)
  


S#27. 파출소 (밤)
   
대규, 신원보증란에 사인한다.   
순경1,2 군기가 바짝 들어 굳은채 서 있다.

 

대규 : 데려가도 되겠나?
순경1 : 옛! 데려 가셔도 됩니다!

 

한쪽 구석에 길다란 나무의자를 보면, 동하.. 죽은듯 누워서 자고 있다.
그 옆에 열린 동하의 가방 보이고 특공대 정복이 나와 있다.
성철, 그런 동하를 짠한 마음으로 바라보다가 동하를 흔들어 깨운다.
 
성철 : 일어나게. 그만.
동하 : (여기가 어딘가? 눈을 깜빡 거린다)...
성철 : 정신이 드나?
동하 : (아직도 술이 안깨서 히죽... 웃는다)
성철 : ...
   

 

S#28. 대규의 차 안 (밤)
   
성철, 운전하고 있고, 조수석에 대규가 앉아 있다.   
동하, 정신이 돌아온듯 뒷좌석에 형의 가방을 안고 앉아 있다
동하, 갑갑한지 창문을 전부 내린다.   
몰려들어오는 겨울의 매서운 바람.   
동하, 창쪽에 얼굴을 대고 바람을 맞는다.  
   

 

S#29. 연구소 정문 앞 (새벽)
   
대규의 차 앞에 동하, 대규, 성철, 서 있다.   

 

동하 : 그때.... (연구실쪽을 한 번 보고) 내가 아니라... 대원들 중에 한 분이 계셨더라면..

         형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성철 : ...자네 탓이 아니야... 우리 누구도 자네 형 죽음에 대해 자유로울 수는 없네..
        굳이 책임의 경중을 따지자면... (동하를 보고) 자네야말로.. 자책할 이유가 없지.
동하 : 작업을 서둘렀다면...좀 일찍 테이프를 갖다줬다면...형은 죽지 않았을 겁니다...

        특공대에 들어가겠습니다.

 

대규와 성철, 놀란다.   

 

동하 : (강한 어조로) 특공대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성철 : 형 일은 우리한테 맡기고... 자네는 자네 길을 가야지.

         동식이가..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아운데.... 공부도 계속하고...또 학위도 따고.
동하 : (고개 젓고) 그렇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성철 : 그래서 어쩌자는건가?
동하 : 형을 그렇게 만든 그 놈, 꼭 제 손으로 복수합니다.
성철 : (난감한)
대규 : 공부만 하던 그 몸으로 뭘 할수 있겠나. 선발시험에 통과할리도 없겠지만,

        (강한 어조로) 통과한다해도 내가 받아들이지 않겠네. 그만 들어가게. (돌아선다)
동하 : 대장님!
성철 : (차에 올라탄다)
대규 : (동하를 설득하는) 특공대는 말야.. 원수 갚고, 개인 복수나 하려고 오는데가 아냐.
동하 : ...
대규 : 미국 가서 공부 열심히 하고... 잘 지내게.

 

성철, 동하의 어깨를 잡아주고 차에 탄다.    
떠나는 차. 물끄러미 보는 동하.   

 

   
S#30. 연구실 (새벽)
   
동식의 죽음이 없었던 것처럼, 말끔하게 다시 정리되어 있는 연구소.
동하, 자신의 자리에 앉아 동식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있다.
 
동하 : 형...

 

인서트. 동식의 웃고 있는 얼굴.   

 

동하 : 그 사람들이 말려주기를 바랬나봐.. 형도 알잖아...나 겁쟁인거. 그래..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공부하고... 연구하고... 형 생각하고... 그러다 시간 지나면 조금씩 조금씩 잊어먹고.. 그거지.

 

인서트, 동식의 웃고 있는 얼굴.    

 

동하 : 미안해.... 형... 미안해...(눈물 주룩 흐르는) ...
   

 

S#31. 국립묘지, 동식 묘소 (새벽)
   
새벽을 알리는 트렘펫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국립묘지 전역에 울린다.   
강주, 그 자세 그대로 누워있다가 일어난다. 파랗게 얼어있다.
일어나서 동식의 묘비를 본다.   

 

강주 : (몸 툭툭 털고) 나 간다. 이제 형 잊어 버릴거니까, 형도 나 잊어.

 

강주, 돌아선다.
몇 걸음 걸어가다가 뒤돌아보고, 벌컥 소리를 지른다.   

 

강주 :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톤 낮춰서 한숨처럼) ...형이 이겼어! 이제 속 시원해!

 

강주,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눈물이 나는걸 참느라 입술을 깨무는.

 

강주 : ...
   

 

S#32. 특공대 앞 (아침)
   
오사범, 출근하고 있다.   
길 한쪽에서 경적소리 난다.   
오사범 돌아보면, 트럭에서 강주가 내려온다.
 
오사범 : ...
   

 

S#33. 해장국집 (아침)
   
허름한 분위기의 해장국집.   
강주와 오사범, 앉아있다.
테이블에 해장국 두 그릇 놓여 있고, 국 사발 두개 놓여 있다.
오사범, 소주병을 콸콸, 사발에 채운다.   

 

오사범 : 아침 술은 간만인걸. 마시자.
강주 : 운전해야죠.
오사범 : 하하... 이제 꽃집 배달원이라 이거지...
강주 : 어머니가 좋아하세요.
오사범 : 난 내 자식 못 이기는데... 네 어머니는 나보다 강하신 모양이군.

           일년만에 널 이렇게 얌전하게 길들인거 보니.
강주 : (미소 짓는)
오사범 : 차는 내가 떠매다 줄테니까, 넌 뛰어가고. 마셔라. (잔 든다)

 

오사범과 강주, 한사발씩 들이킨다.   

 

오사범 : (입 쓱 닦고) 돌아오기로 마음 먹은거냐?
강주 : ... (고개 들고) 예.
오사범 : 장 대장 책상 둘러엎고 나갈 땐, 이쪽 보고 다신 오줌도 안 눌거 같더니.
강주 : ....
오사범 : 찬바람 쌩하고 나가는 니 뒷모습 보고 내 동식이에게 그랬지.

            저 자식 저거... 일년 이짝 저짝이지. 물고기가 마른 땅에서 사는거 봤냐고.
강주 : ... (오사범의 잔 채우고, 자신의 잔 채운다)

 

두 사람, 말없이 한잔씩 쭉 들이킨다.   

 

   
S#34. 해장국집 앞 (아침)

 

오사범과 강주, 걸어간다.   

 

오사범 : 좋구나. 뜨근뜨근하니. 역시 술은 아침에 마시는게 짜르르.. 좋지.
강주 : 너무 드시지 마세요. 연세 생각하셔야죠.

 

오사범, 강주의 어깨와 팔, 가슴을 차례로 잡아본다.   

 

오사범 : 쯧쯧.. 니 걱정이나 해라. 꽃 팔러 다니면서 몸이 죄다 풀렸구나. 그 몸 해가지고 특공대 오겠냐?
강주 : 걱정마세요. 사범님 수제자 유강주 아닙니까.
오사범 : 하하하. (웃고 표정 바꿔 침착하게) 너희팀 애들 동계 훈련 들어간다.
강주 : ...벌써 그렇게 됐군요.
오사범 : (고개 끄덕이고) 팀웍이 깨지면... 특공대는 말짱 황이다.
           몸이야 차근차근 다시 훈련하면 된다지만, 동료간에 파진 골은 빨리 메울수록 좋지. 내 말 알겠지?
강주 : 예.
오사범 : 태백산이다. 해마다 가던데니 잊어먹진 않았을테고. (강주의 어깨를 툭툭 쳐주며) 가봐라.
강주 : ... (생각하는)

 

   
S#35. 강주의 방 (저녁)
   
강주, 등산용 가방을 연다.   
로프, 등산화, 침낭, 아이젠, 등 겨울산행에 필요한 장비들이 나온다.
강주, 아이젠 등을 헝겊으로 닦기 시작한다.   
문, 열리고 성실 들어온다.   
 
        성실        저녁 먹어야지. (하다가 아들의 등산용품을 본다) ...
 강주        며칠 산에 좀 갔다 오려구요.
 성실        ... (걸터앉고) 아침에... 남해 농원에서 전화 왔었다.
                       네가 안 왔다고... 석류는 다른데 넘긴다고 하더라.
 강주        ...
 성실        (염려스러운) 그 사람, 동식이 총각 때문에 그런거니?
                       혹시... 특공대 다시 가려는 거... 아니지?
 강주        ..아뇨. (밝게) 좀 답답해서요. 일년 동안 휴가 한 번
                       없었잖아요. 몸도 많이 불고, 좀 그래서요.
                       며칠 다녀올테니까 걱정마세요.
 성실        ....언제 가려고?
 강주        지금요.
 성실        지금? ...날 밝으면 가. 해 다 빠졌는데...
 강주        밤기차 좋잖아요. 하루라도 빨리 가야, 빨리 오죠.
                       괜찮죠? 다녀와도.
 성실        그래. 훌훌 털고 잘 쉬다 와.

강주, 능숙하게 짐을 꾸리고, 성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염려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본다.   

 

   
S#36 청량리 역 (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시계탑 주변, 여행을 떠나는 젊은 연인들의 생동감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강주, 무거운 걸음으로 등산장비를 매고 역사 쪽을 향해 걸어간다.

 

   
S#37 목산의 집, 골목 (밤)
   
눈 내리는 골목.   
승용차 3대가 들어온다.   
앞뒤의 승용차, 중간에 들어오는 차를 호위하고 있다.
중간차, 김회장의 열린 차고로 들어간다.   
 


  
S#38 목산의 집, 정원 (밤)
정원이 넓고 고풍스러운 분위기.   
곳곳에 사설 경호원들.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다. 

 

   
S#39 목산의 집, 거실 (밤)
   
목산 김회장과 최정학, 들어온다.   

 정학        박선생하고 아직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목산        일 끝난거 보니들어왔단 말이고...
                       관광이라도 하나보지.
 정학        ...
 목산        때 되면 연락하겠지.
 정학        ... (표정 변화 없는)
   

 

S#40 목산의 이층 서재 (밤)
   
정학, 들어와서 불을 켠다. 뛰따라 들어오는 목산. 
환하게 불 밝혀지면, 놀라는 두 사람.   
박태형, 의자에 앉아 있다.   
 
 정학        (목산 앞에 나서는) 누구요? 당신?
 목산        (정학을 조금 비켜 나서며) 재주가 좋군... 헌데.. 누구신가?
 정학        ...(책꽂이 한쪽을 본다.비상벨을 누르려는)
 태형        (일어선다) 주인 없는 방에 실례가 많습니다.
 목산        흠.. 날 찾아온 용건은?
 태형        (다가온다) 절 모르시겠습니까? 회장님.
 목산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보다가) 아...
 태형        (미소)
 목산        오랜만이요. 반갑소. (손 내미는)
 태형        (미소, 악수하는)
 정학        (표정 변화없는)...
 목산        여긴... 이번 일을 계획한 청년이요. (정학에게) 인사드리게.
                       박선생이야.
 정학        (목례하고) 최정학입니다.
 태형        박태형이오.

 


S#41 목산의 집, 간이바 (밤)
   
목산과 태형, 앉아 있다.   
정학, 술과 얼음 잔을 준비한다.   
정학, 목산의 잔에 따르고, 태형의 잔을 채우려고 하면. 
 
 태형        (컵을 손으로 막고) 술은 안 마십니다.
 정학        ...
 목산        긴 여행 끝에 돌아왔는데, 건배는 해야지요.
 태형        (얼음을 채운 컵에 생수를 붓는다) 이걸로 하지요.
 목산        그래.. 돌아온 소감이 어떻소? 한... 이십년 됐을까요?
                       박선생.
 태형        이십 팔년입니다.
 목산        이 땅도 많이 변하지 않았소?
 태형        (냉소적으로) 그렇더군요...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세월이 흘러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도 있지요...
 목산        (고개를 끄덕이고) 연구소 일은 잘 처리해줘서 고맙소.
 태형        (미소)
 정학        상대는 경찰입니다. 다른 방법도 많았을텐데,
                       꼭 총을 써야 했습니까?
 태형        ...사고사나 뭐.. 심장마비...이런거 말씀이오?
 정학        그 방법도 하나지요.
 태형        덤프를 빌려다가, 중앙컴퓨터를 호수에라도 가라앉혔어야
                       했나요?
 정학        그런 뜻이 아니라,
 태형        단 시간에 총 만큼 확실한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이미 예고된 전면전인데, 아직도 사리고 감출게 있습니까?
                       (표정 싸늘하게 굳히고)
                       회장님. 나는 내 방식에 따르지 않는 사람하고 같이
                       일해본 적이 없습니다.
 목산        알고 있소. 박선생을 불렀을 때는 이미 그 방식이 필요해서
                       아니겠소. (정학에게) 앞으로 박선생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게.
 정학        ....예.
 목산        (만족하게 웃으며) 우린 그 누구도 해본 일이 없는 전쟁을
                       앞두고 있어요...
                       (사이드 테이블에 놓인지구본을 돌리고 손가락으로 선을
                       그리며)국경을 넘어 땅을 뺏는다...흐, 옛날 얘기지.
                       그런 시댄 벌써 지나갔어. 그렇지 않소?
 태형        (무겁게 고개 끄덕이고)

정학, 무표정하게 태형을 보고, 태형, 정학이 관심없는 듯
시선 주지도 않고, 물을 마신다.   
   

 

S#42 동하의 기숙사 (아침)
   
동하, 가방에 짐을 챙기고 있다.   
여권과 비행기표, 짐들이 놓여 있다.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방안. 
동하, 동식이 가져왔던 쇼핑백을쏟아본다.
깨끗한 흰 속옷이십여벌 나온다.
동하, 속옷을 만져본다. 그 위로   
  
        동식        (소리) 까탈스런 녀석...런닝, 팬티도 꼭 면 아니면
                       안입지. 새로 산거도 꼭 빨아서 입지. 노인네처럼 꼭
                       이런 흰것만 입지....
 동하        ....

동하, 마음을 다지듯 속옷을 가방에 넣고, 유품인 수첩을 펼쳐본다. 
인서트.
날짜란에 싸인펜으로 선이 그어져 있고,
그 아래 '태백산 동계훈련'이라고 적혀있다.

 동하        ...

 

   
S#43 택시 안 (아침)

운전사, 앞에 앉았고, 동하, 뒷좌석에 타고 있다.
가방 하나 옆에 있고.   

 동하        국제공항 제이 청사요.
 운전사      예, 모시겠습니다. 차, 출발한다.
   
   


S#44 동하의 기숙사 (오전)
   
울리는 전화.   
깨끗하게 정리된방안에 벨 요란하게 울린다. 
 


  
S#45 단비의 원룸
   
단비, 동하 사진들보며 전화하고 있다.
인서트, 동하의 해맑은 웃음이 찍힌 사진.
단비, 전화 끊고,일어나 화장대 앞에 선다.
손에 들린 사진과 거울속 자신의 얼굴을 번갈아 보는 단비.
단비, 사진 화장대에올려놓고, 자신의 로봇개를 부른다. 

 단비        해피야. 해피 어딨니?

한쪽에서 나오는 해피 멍멍 짖으며 나온다.
단비, 해피를 안고주방쪽으로 간다.   
  
        단비        배고팠지? 우리 해피, 누나하고 아침 먹자
                       (그 모습에서)
   

 

S#46 공항 가는 길
   
공항 관제탑이 보이는 곳.
동하가 탄 택시가 들어온다.   
   

 

S#47 달리는 택시 안
   
동하, 수첩에 끼워둔 동식의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 치우고
동식의 수첩 날짜란을 본다.
그 위로 동식과 동하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동식        (소리) 끝내준다니까. 눈꽃이 쫘악- 피고,
                       우리 나라에 그만한 경친 없다니까.
                       언제 형이랑 한번 가자.
 동하        (소리) 싫어. 추워죽겠는데 거길 왜 가?
                       형이나 끝내주는 거 많이 봐.
 동식        (소리) 그렇게 방구석에서 컴퓨터만 들여다보니까
                       얼굴이 누렇게 뜨지. 정상에 서면 말이다...
                       백두대간 능선들이... 꼬리를 물고 발 아래 첩첩이 선을
                    긋지. 너한테 꼭 보여주고 싶어.
 동하        (소리) 가. 가자구. 가. 됐어?

동식, '녀석' 하며 웃는다.
웃음소리가 천천히 잦아들고.
동하, 눈을 뜬다.   
택시가 공항 제이청사 쪽으로 들어가고 있다.   

 동하        (밖을 보다가, 결심한 듯) 태백산으로 돌려주십시요.
 운전사      (놀래서 룸미러를 통해 본다) 예에?
 동하        요금은 원하시는 데로 드리겠습니다.
                       태백산으로 가주세요.
 


  
S#48 휴게소
   
태백산을 가다보면 들리게 되는 마지막 휴게소.   
특공대 차량 2대가 서 있다.   
성철, 휴대폰 전화하고 있다. 팀원들 보는.   

 성철        이동하군! 자꾸 이러면 정말 화 내네!
                       이게 애들 장난으로 보이나!

성철, 전화 끊는데, 동하가 탄 택시가 들어온다.   
특공대 차 앞에 끼익- 멈추는 택시.   
대원들 무슨 일인가 보면, 동하가 내린다.   
동하, 기사에게 전화와 돈을 주고. 팀원들 쪽으로 오는. 

 성철        ...
 동하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성철        후... (크게 숨 내쉬고, 혼자말처럼) 형제간에 고집은
                       비슷하군.. (일영에게) 먼저 출발해라.
 일영        베이스 캠픈 그 오두막이죠?
 성철        (고개 끄덕이고)

일영, 돌아서다 동하를 한 번 본다.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다.
 
        일영        (불쑥) 공부 열심히 해요.
 동하        잘 부탁드립니다.
 일영        ...

일영과 영철, 상희, 특공대 차 한 대에 올라탄다.   

 


   
S#49 휴게실
   
성철과 인수, 동하 차를 마신다.   

 성철        미국... 떠나는 날이 언제지?
 동하        오늘입니다.
 성철        막무가내로 되는 일이 있고... 안되는 일이 있네.
 인수        특공대가 만만한게 아냐.
                       날고 기는 애들도 팍팍 나가 떨어져서 외근 나가겠다고
                       아우성인데... 자네가 뭘 하겠나?
 성철        그만 돌아가게. 길 한 번 잘못 들면... 되돌아 나가기
                       쉽지 않아. 자네 마음은 아네만, 이건 잘못 가는 길이야.
                       이쯤에서 자네 길을 걸어가. 똑바로.
 동하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특공대원이라고 점찍고 나진 않았을
                       겁니다. 우리 형도 그렇구요.
 성철        ...
 동하        저한테도 기회를 주세요.
 성철        (종이컵에 든 차 다 마시고) 그만 가게.
                       (일어난다. 인수에게) 가지.

성철과 인수, 특공대 차 쪽으로    

 

   
S#50 차 안
   
인수, 운전하고 그 옆에 성철, 앉아 있다.   
차 휴게소를 막 빠져 나간다.   
인수, 백미러를 보면, 동하, 헉헉거리면서 뒤따라온다. 
인수, 차 세운다.   
 

 

 
S#51 휴게소 입구
   
동하, 헉헉거리면서 뛰어 차 옆에 선다.   
성철, 차 문을 열고 동하를 본다.   

 동하        형하고 약속했습니다.태백산 정상에서 백두대간을
                       함께 보겠다고.
 성철        미국 갔다 와서 보게. 그때는 내, 자넬 데려가지.
                       동식이 대신.
 동하        데려가 주십시요. 이렇게 떠날 것 같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습니다.
 성철        (화를 벌컥 낸다) 그래서 어쩌자는거야! 이 친구야!
                       사는게 감상이 아니라잖아! 우리가 여기까지 와서
                       자네 뒷치닥거리나 하라는 건가!
 인수        성철아...
 성철        나도 형제를 잃어봤고, 친구도 잃어봤어! 세월이 가면
                       다 잊어져! 후회할 짓을 만들어서 어쩌자는 거야!
 동하        누구다 다... 가족을 잃지요. 그렇지만... 저 처럼 형을
                       잃진 않으셨을 겁니다. 세상에는 잊을수 없는 기억도
                       있습니다.
 성철        ....그래도... 잊어지네... 그만 가게. (인수에게) 출발해.

성철, 문 닫는다.   
차, 떠나고 동하, 멀거니 차를 바라본다.   

 

   
S#52 오두막집 앞 (석양)
   
일영과 상희, 영철, 산더미 같이 짐을 메고 올라온다.
눈이 무릎까지 차 올라온다.  
세 사람, 눈을 헤치며 힘겹게 올라온다.   
 
 상희        여기야?
 일영        안 망가지고, 그대로 있네.
 상희        (돌아보며) 경치, 끝내준다.
 영철        (짐 벗고) 그래. 나도 소시적엔 너 같았느니라.
                       어디 있어봐라. 경치 타령이 쑥 들어갈테니까.
 상희        난 여기서 겨울 나도 좋겠어 뭐. (짐 벗는다)

 

   
S#53 오두막집, 뒤 (석양)
  
상희, 이쪽 저쪽 살핀다.   
상희의 시선에 장작을 패는 남자가 보인다. 강주다.
상희, 재밌다는 듯 잠시 보고 섰다.   

 상희        이봐요?

강주, 상희 소리 못 듣는지, 열심히 장작 팬다. 

 상희        여보세요? 등산 오신 분이세요?
                       아님...여기 관리인?
 강주        둘 다 아닙니다.

강주, 두 손에 장작을 한아름 안고 앞 쪽으로 걸어간다.

 상희        (졸졸 쫓아가며) 그럼요?
                       그럼 뭐하는 분이세요? 예?
   

 

S#54 오두막 안 (석양)
   
제법 넓은 실내.
방이 따로 있지는 않고 하나의 넓은 홀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한쪽에 마련된 패치카에 불이 붙여져 있다.   
일영과 영철, 의아하게 본다. 한쪽에 놓여 있는 강주의 등산 장비들.
 
 영철        어...이거 어쩌지... 등반대가 왔나?
 일영        어쩌긴 뭘... 어차피 하룬데, 같이 끼여서 지내면
                       되지.

문, 열리고 종알거리는 상희와 강주 들어온다. 

 상희        그럼 뭐하는 분이세요!

일영과 영철, 그 소리에 돌아본다.
두 사람, 놀라는.   
 
 영철        (반갑다) 형!! 강주형!
 강주        (씩 웃고) 오랜만이다. (일영에게) 형. 오랜만예요.
 일영        ...
 상희        아는 사이야? 다들?
 영철        알지. 넌 모르냐?
 상희        (고개 절래절래)
 영철        아.. 이 형 나가고 니가 들어왔지.
                       저 형은 유강주 형이라고, 우리 경찰특공대 최고의...
                       (하는데)
 일영        (소리치는) 너 뭐하잔 거야!
 
강주, 대답없이 장작을 페치카 옆에 부려 놓고, 그 중에 서너개를 던져
넣는다.   

 일영        (강주에게 다가와) 너! 뭐하는 거야! 지금.
 강주        불 때잖아요.
 일영        나가! 사람 열받게 하지 말고!
 강주        (웃으며) 여긴 내가 먼저 맡았는데요.
 일영        이 자식이 진짜!

일영, 강주의 어깨를 거칠게 잡는다. 그대로 넘겨버릴 태세.
강주, 일영의 팔을 확 거머잡는다.   
두 사람, 서로를 팽팽히 노려본다.   

 일영        오. 그래. 한판 뜨자 이거냐?
 강주        ...형이 원한다면...

두 사람, 서로를 잡은채 천천히 움직인다.   

 상희        왜 이래요들. (영철에게) 좀 말려봐.
                       멀거니 구경만 할거야?
 영철        (익히 아는 일인 듯) 말린다고, 들을게 아니니까...

상희, 영철을 한 번 노려보고, 두 사람 사이에 들어가며 수를 펼쳐,
일영과 강주의 급소를 눌러 쳐낸다.   
두 사람, 팔 놓고 떨어지는.   
 
 상희        싸울라면 나가서 싸워. 좁은데서 뛰고 구르다가
                       이거 통째루 구워먹지 말구.
 일영        (강주에게) 니가 지면, 여기서 군말 없이 떠나는거다.
 강주        (웃고) 형이, 나한테 이긴 적이 있었나?
 일영        (얼굴 붉어진다) ...내가 지면 우리가 밖에다 텐트 친다.
 강주        꼭 그래야 겠어요?
 일영        (휙 몸 돌려) 나와!
 강주        ...
   

 

S#55 특공대 차 안 (석양)
   
성철,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다.   
인수, 운전하고 있고, 라디오에서 뉴스가 나온다. 

 여         (소리) 강원도 산간지방에 현재까지 삼십센티가 넘는 폭설이
                      내려, 주요도로와 산간지방을 잇는 간선도로 전부가 통제되고
                      있습니다. 이 시간까지 영동지방에는...

인수, 뉴스를 끈다.   

 인수        길이... 끊겼다네..
 성철        ...
 인수        (백미러 보고) 갔나.. 택시도 안쫓아 오네.
 성철        ...가야지.
 인수        꼭 그렇게 모질게 해서 보내야 하냐?
 성철        안그러면? 동식이한테 어떤 동생인데... 특공대라니..
                       말도 안되지.
 인수        ...그 친구 보니까...마음이 안좋다.
 성철        ...
   

 


S#56 오두막집 앞 (석양)
   
강주와 일영, 맨손으로 무도대련을 한다.   
흥미진진하게 보는 상희와 영철.   
강주와 일영,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서로를 눈밭에 엎어치고
두 사람, 살벌하게 대결하면서 대화 나눈다.   

 일영        왜? 대장님 책상 뒤엎고 나가더니, 밖에서 사는게
                       만만찮은가!
 강주        ...
  일영        우리 특공대가, 떠나고 싶음 떠나고, 오고 싶음 오는데야!
                       그렇게 물렁해 보여!
 강주        형이 뭐라고 해도 난 와.
 일영        넌 도움 안돼. 니가 돕는건, 니 얼굴 특공대에 안보이는
                       거야! 자식아!
 강주        형!

일영, 최후의 일격을 날린다.   
강주, 그 펀치를 맞고 그대로 뒤로 쓰러진다.   
얼굴에 정통으로 맞은 강주, 그대로 맥을 놓아버린다. 
  
        일영        (강주를 흘깃 보고, 오두막으로 들어간다)

상희와 영철, 강주를 살핀다.   
 
 상희        어쩌지? 완전히 갔네...
 영철        좀 있음 깨겠지.
 상희        (일어나서 쪼르르 오두막으로)

 

 

S#57 오두막 안 (석양)
   
일영, 강주의 장비들을 챙기고 있다. 옆에서 재잘거리는 상희.

 상희        선배. 저 사람이 그 유강주 맞지?
 일영        ..
 상희        근데, 형 저 사람한테 무슨 콤플렉스 있어? 왜 그래?
                       뭐 그렇게 살벌하게 다루냐? 일년씩이나 운동 쉬었으면,
                       대충해도 되잖아?
 일영        ...
 상희        선배가 저 사람한테 판판히 깨졌어?
 일영        그만 못해!
 상희        (놀래서 보면)
 일영        (한 번 노려보고, 강주 짐 들고 나간다)
   

 


S#58 오두막집 앞 (석양)
   
일영, 기절해 누워있는 강주에게 배낭을 비롯한 옷가지들 집어 던진다.
상희, 일영 눈치보고 나와서 강주의 뼈를 만져준다. 
옷을 돌돌 말아 뒷목에 받쳐주고,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 준다.
강주, 정신이 깨어난다.   

 상희        괜찮아요?
 영철        괜찮아? 형?
 강주        (일어나려 하지만 어지럽다. 일영에게) 와... 형..
                       빠르네. 정신 못차리겠어. 어..
 일영        약속대로 가라.
 강주        형.
 일영        나 니 형 아냐! 가라!

성철과 인수, 짐 들고 걸어온다.   
 
 성철        (한눈에 사태를 파악하고) 뭐하는 짓들이야!

 


   
S#59 오두막집 안 (저녁)
   
성철을 비롯한 대원들 앉아 있고, 서 있고. 
강주와 일영, 질책 당하고 있다.   

 성철        (일영에게) 너 깡패냐!
 일영        ..
 성철        어디서 함부러 주먹을 써! 밖에 나가있어! 옷 벗고!
 일영        (나가는)
 강주        제 잘못입니다. 팀장님. 제가 대신 하겠습니다.
 일영        (노려보면서) 까불고 있어. 자식이. (문 열고 나간다)
 성철        유강주. 넌 이제 우리 대원이 아냐. 내가 널 탓할
                       자격도 없고..너 역시 내 지시에 따를 이유도 의무도
                       없다.
 강주        팀장님.
 성철        그만 가라.
 인수        해 떨어졌는데..이왕 온거 재워서 보내지.
 상희        그래요. 팀장님.
 영철        낼 아침에 떠날텐데... 그냥.(하는데)
 성철        니들이 비박 한 번 해볼래!

상희와 영철, 움찔해서 강주를 보는.   
강주, 시선 받고, 짐 챙겨서 밖으로 나간다. 
   

 


S#60 오두막 집 앞 (저녁)
   
해가 완전히 떨어져 칠흑같은 밤.   
일영, 웃옷 벗고 열심히 팔굽혀 펴기하고 있다. 

 


   
S#61 조금 떨어진 곳 (저녁)
   
강주, 일영에게 맞은데가 생각보다 상처가 깊다. 
강주, 결리는지 헉! 하다가 맞은 곳을 문지른다. 
강주, 멀리 오두막을 쳐다본다.   
강주, 쓸쓸한 표정이 된다.   
 
 강주        동식 형... 이제 어쩌지...
                       (표정 바꾸고) 그래. 뭐 어떻게 되겠지..

강주, 걸음을 옮긴다.   

 


   
S#62 눈길 (밤)
   
온통 눈으로 덮여, 새벽 같은 느낌의.   
동하, 등산복도 아닌 일상복 그대로 산길을 걷고 있다.
고통스런 호흡, 마치 자학하듯 푹푹 빠지는 눈길을 간다. 

 


  
S#63 다른 길 (밤)
   
동하, 탈진한듯 걷다, 한순간 주루룩 미끄러져 그대로
눈 속에 처박힌다.   
하늘 보고 눕는 동하의 시선으로 흩날리는 눈발...

 


   
S#64 시간경과 (밤)
   
겨울산, 밤에 내리는 눈.   
동하, 눈에 파묻힌 듯 보인다.   
동하의 시선으로 보이는 흐릿한 영상, 내리는 눈...
 
 동하        (눈을 게슴츠레 뜨고) 형... 나, 이만하면
                       된거 아냐...

환영처럼 나타난 동식(비현실적으로 보일땐 과거, 동하와 같이 있던
모습, 웃고있는)   

 동식        그래. 충분해... 그만하면 됐다. 동하야.
                       어서 내려가...

동하, 거의 파묻힌 눈을 헤치고, 아아아- 비명 지르며 발작 같이
몸을 일으키는.   

 동하        (누군가에게 외치듯) 이건 아냐! 이건 아니라구!

동하, 가던 방향을 향해 이를 악물고, 기듯이 가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손으로 끌어당겨 옮겨놓으며.

 


   
S#65 오두막집 안 (새벽)
문이 열려 있다. 수북히 쌓인 눈.   
산행 앞두고 간단한 식사하는 팀원들. 

 상희        (문득) 찾아봐야 하는거 아네요?(시선 돌리고)
                       눈 내린거 좀 봐요? 장난 아닌데...
 영철        여태 있을라구, 벌써 내려갔지.
 인수        글쎄... 그 성질에 그대로 갔겠어?..
 영철        그 형도 참, 사서 고생은...(성철, 일영 눈치보며)
                       우리야 뭐, 안할 수 없는 거니까 그렇지만.
                       (혼자말처럼, 눈치가 빤한)스키장이나 가지,
                       여길 왜 와? 나 참...

성철과 일영, 말없이 묵묵히 식사하는.

 


   
S#66 오두막집 밖 (새벽)
   
상희, 서성이며 혹시라도 하는 마음으로 고개 빼고 보는.
코펠잔에 담긴 뜨거운 커피 양손으로 잡고 마셔가며.
상희, 뭔가 시선에 잡히는듯.   
멀리 보이는 그림자. 쓰러졌다 비틀거리고 일어서는... 다가오는.
 
 상희        다들 나와봐요!

(코펠잔 내려놓고, 그림자를 향해 가며)
문 열리고, 인수와 영철, 옷 입으며 나오고.
상희 앞으로 다가온 그림자, 얼어붙은 표정의 동하다.
인수, 놀라서 다가오는.   

 인수        어.. 세상에.. (부축하는)
   

 


S#67 동. 안 (새벽)
   
동하의 옷을 벗기고, 물에 젖은 것 같은 신발 벗기고.
성철, 손바닥에 눈을 가져와 동하의 발에 대고 비벼대는.
동상 예방을 위해.   
인수, 벗은 몸을 담요로 감싸는.    
상희, 고개 빼고 호기심 가득한눈으로 보는.
영철, 뜨거운 물을 가져오는. 
일영, 조금 떨어져 가만히 보는. 
오한이 드는 동하.   

 인수        정말 제 정신 아니군...
                       (성철 보고) 이젠 어쩌지?
 성철        ...

팀원들, 짠한 마음으로 동하를 보는.
   

 


S#68 시간경과 (새벽)
   
한쪽에 담요를 감고, 누워있는 동하.
팀원들, 훈련 (산악행군) 회의중이다.
 
 성철        (앞쪽에 앉은 채로)끝으로, 조경사가 정리
                        좀 하지?

일영, 일어나 코스가 그려진 보드(벽에 붙어있는) 앞에 선다.

 일영        (팀원들을 둘러본다)...

다른 팀원들, 일영의 말을 기다리는
 
 일영        (보드에 그려진 코스에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여기, 여기, 여기 지나서 (마지막으로
                       굵게 동그라미 치며) 이리로 내려간다! 이상.
                       (둘러보며) 질문?
 상희        (기막혀) 뭐야... 그게 다예요?
 일영        (보드 지우개로 한번 쓱 지우고) 뭐 더 필요해?
 상희        ...못말려 정말.

두 사람 대화에 성철, 그저 보는. 인수, 웃는.
영철, 낄낄거리는.   
 
 인수        (동하, 돌아보고) 어쩔거야?

다들 동하를 보는.  
자고 있는 동하. 
  

 

 
S#69 산길 (아침)
   
모든 채비를 마치고 산을 오르는 팀원들. 
 
 성철        저 친구 마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솔직히 좀 놀라기도 했고...하지만, 동식이가
                       원하는게 뭘까... 동식이 마음으로...
                       생각해봐... 저 친구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야 해.
 인수        (긍정하는)...
 성철        (멈춰서서 팀원들 돌아본다)

다들, 멈추고 성철 보는.   
 
 성철        우리 특공대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군용 총을 대수롭지 않게 다루는 전문가들,
                       대체 원하는게 뭔지, 정체가 뭔지도 모를 놈들이다.
                       ...그놈들 손에,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우리 동료까지
                       잃었다.

다들, 비장한 눈빛들이다.   

 성철        이런 비상상황에서 어렵게 나온 동계훈련이다!
                       한 사람도 낙오자가 없기를 다시 한번 당부한다.
 일영        팀장님.
 성철        (보면)
 일영        동식 형 추모하는 뜻에서, 훈련에 앞서 묵념부터
                       하고 싶습니다.
 성철        ...그래.
                       그들을 쫓다 희생된 이동식 경사를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갖겠다. (둘러보고) 전원 묵념...

숙연한 팀원들,눈 감고 고개 숙인다.   
동식을 생각하는 각각의 표정들이 보여진다. 
 
 성철        바로.

모두 고개 들고,자세 바로 하는.   
 
 성철        (시계 보고) 지금 공팔시 십이분, 십삼시 정각까지
                        너덜지대를 통과한다. 휴식은 없다. 자, 간다.

성철, 앞서고, 팀원들 따라 붙는다. 
뒤에 가며, 대화 나누는 상희와 영철. 

 상희        강준지, 강정인지, 정말 무슨 일 있는거 아냐?.
 영철        스키장 갔다니까.
 상희        (흘겨보고)
   

 


S#70 오두막이 보이는 곳 (아침)
   
온통 눈으로 뒤덮힌, 그 한쪽에 마치 작은 묘소 같이 불룩 나와있는.
눈을 뚫고 나오는 강주, 몸 감싼비닐을 푸는.   
땅을 파고 들어가 비닐로 몸을 감싸고 잔 강주, 고개를 돌려보고,
허리 운동까지 하는. 익숙한 모습이다... 극한 생존술을 터득했음을
보여준다.    

 


   
S#71 오두막 안 (아침)
   
동하, 보드 앞에 서있다. 
산악행군 코스가 그려진, 한번 지운 위에 쓰여진 글 "내려가라"동하의
시선으로 잡히는 코스와 목적지들.   
동하, 그들이 남기고 간 전문 등산복과 배낭을 본다. (컷) 
옷을 입고 (컷), 장비를 차리고 (컷), 신발끈 조이는 동하. 

 

 

S#72 산길 (아침)
   
팀원들의 발자국이 눈 위에 분명히 남아있다.
그걸 보고 따라 오르는 동하. 한발한발 확고한 의지로 오른다.
 

 

  
S#73 오두막 근처 (아침)
   
강주, 라면 끓여 먹고 있다.
급할 것 없이 천천히 맛있게 먹는. 이미 계획은 정해 놓았다는 눈빛이다.
 

 


 
S#74 미 대사관 앞 (낮)
   
1부의 사진 찍힌 인물, 나온다.
누군가의 시선이 불길하게 그를 쫓는다

 

 

S#75 식당
   
미국인과 식사하는 그 인물.
역시 불길한 시선이 집중된다.
   

 


S#76 화장실
   
볼일 보는 그 인물, 문득 돌아보면.
누군가 화장실 문을 잠그고 있다.
인물, 무심히 보다,
섬칫한 느낌 받는.
뒷모습으로 보이는 킬러, 소음총을 꺼낸다.

 인물        (기겁하는) ....그, 그 사람이 보냈나?
  

 

 
S#77 단비의 암실
   
사진을 보는 단비, 그 인물이 찍힌 사진들을 보고 있다.
인서트, 그 인물이 대사관을 배경으로 찍힌 사진.
단비, 그 사진들을 서류 분쇄기에 넣는다
분쇄되어 나오는 사진들.   
  

 

 
S#78 화장실 변기
   
퍽퍽.. 가슴에 총 맞고 변기 위에 주저앉는 그 인물.
총을 내리고 상대를 확인하는 날카로운 킬러의 눈빛, 환이다.

 


   
S#79 화장실
   
변기 문 다 닫혀있고,아무 일도 없는 듯 조용하다.
환, 거울 앞에 서서 손 씻고, 그 손으로 머리를 올백으로 넘긴다.
고개 이쪽 저쪽 돌려 보며, 거울 속 자신을 확인하는. 
  

 

 
S#80 단비의 원룸
   
단비, 화장대 거울에 붙여놓은 동하의 사진들을 본다.
화장대에 놓인 핸드폰을 열고, 눌러보는.
단비, 핸드폰 내려놓고, 의자에 앉는다.
그 소리에 해피, 한번 멍 짖고.
단비, 해피 보면,죽은 듯 그대로 있는 해피.
  

 

 
S#81 산길
   
강주, 배낭을 등에 잔뜩 붙이고로프를 어깨에 매고 날렵하게 산을
오른다   

 


   
S#82 큰바위 (낮)
   
절벽 같은 큰 바위가 가로막혀 있는.
전문 산악인을 위해 못을 박고, 간이 줄사다리 하나를 설치해둔.
강주, 위를 본다.   
한 사람이 줄사다리 중간 지점에서 꼼짝도 못하고 정지한 듯 서있다.
동하다.   
동하의 시선으로 까마득한 아래. 떨어지면 살아날 수가 없는 느낌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줄 잡은 손에 꽉 힘이 간다.   

 강주        넘어갈려면 가고, 내려오려면 내려와요! 뭐합니까!
 동하        ... (이미 다리가 풀려 움직일 수 없다)
 강주        에이!

강주, 털썩 바위에 등 대고 앉아 오이를 꺼내 깎기 시작한다.
강주, 오이를 뚝 베어먹는.   
위태롭게 매달린 동하그렇게 처음 마주친 두 사람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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