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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특공대] 0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5.09.10|조회수276 목록 댓글 0

[경찰특공대] 06







   
 
S# 1 태형의 차 안(아침)

태형, 창 밖으로 강서화원 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시선에 성실이 잡힌다.
태형,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S#2 강서화원 밖(아침)

성실, 화원 안에 있던 화분들을 밖에 내놓고 있는 중이다.
화분 하나를 내려놓고 누렇게 떡잎이 진 잎을 떼어낸다.
햇살이 떨어지는 성실의 얼굴.


S#3 태형의 차 안(오전)

태형, 서류봉투 위에 놓인 자료와 사진들을 보고 있다.
인서트, 성실과 강주가 찍힌 사진들(조금 큰 사이즈로). 화원에서 일하는 강주.
특공대에 복귀하기 전에 찍힌 모습으로 보인다.

 태형  ...

태형, 자료와 사진을 봉투에 집어넣고, 조수석에 놓는다.
굳은 표정의 태형, 차를 출발시킨다.


S#4 목퍼니처 주차장

장과 홍의 차가 주차되어 있다.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태형의 차.
장과 홍, 차에서 내리는 태형을 맞는다.

 장  (목례)
 홍  오셨습니까.
 태형  준비는 됐나?
 홍  (고개 끄덕이고) 들어가시지요.


S#5 목퍼니쳐, 정학의 사무실

정학과 태형, 장과 홍, 쇼파에 앉아 있다.
테이블에 조직원들의 신상명세가 기록되어 있는 파일이 놓여져 있다.
태형, 파일을 하나하나 꼼꼼히 넘겨보고 있다.
(인서트) 조덕팔의 사진과 인적사항 등이 기록되어 있는 파일.
태형, 훑어보고 다음 장으로 넘긴다.

 정학  회장님 지시대로 세밀히 살폈습니다.
 태형  (정학을 보면)
 정학  심부름하는 사람들까지 샅샅히 훑어 봤지만, 의심할만한 구석은
   전혀 없습 니다.
 태형  그럼 지난번 일을 어떻게 봐야하는건가?
 장  호기심 많은 놈들이 우연히 따라붙은거 아니겠습니까?
 홍  무기도입때 사람들을 두어명 쓰긴 했지만, 목퍼니처까지 데리고 들어오진
   않았습니다. 그놈들이 노출됐다 해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정학  (고개 끄덕이고) 정보가 샜거나 꼬리가 밟혔다면, 벌써 경찰이
   여기부터 뒤 졌겠지요.
 태형  경험상 볼 때, 이놈이 적이구나 느낄 때는 이미 늦지. 벌써 코앞까지
   밀고 들어왔을 때라야 모습이 드러나는 법이니까.
 정학  (미소) 우려하시는 바는 알겠지만. 다른 데서 샌거라면 몰라도
   저희가 관리 하는 아이들은 아닙니다.
 태형  그렇게 자신할 수 있다면 됐소. 지금까지 상황을 재점검 해본걸로
   하고, 이 문제는 그만 끝냅시다.
 정학  예. 회장님께 그렇게 보고 드리겠습니다.
 태형  이건 내가 보관하지. (파일을 들고 일어난다)

정학과 장과 홍, 태형을 배웅하기 위해 따라 일어선다.
태형, 나가다 뒤돌아보고.

 태형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건가...감이 좋지 않아.
 정학  (미소) 박선생님도 연세가 있으시니까요. 원래 나이 드신 분들은
   지나치게 사려 깊으신 법이죠.
 태형  (미소)...그럴 수도 있겠군.

태형, 문 쪽으로 나간다.
그 모습을 보는 정학.


S#6 식당(동하, 영철이 조덕팔을 만난 곳)

인수, 상희와 같이 주인에게 조덕팔 사진 보여주고 있다.
인서트, 조덕팔의 사진. 그냥 증명사진 같다.

 인수  이 자식 알죠?
 주인  (보고) ...몰라요.
 인수  진짜 몰라요?
 주인  모른다니까요.
 인수  (다 들으라는 듯) 조덕팔이 이 자식, 내 잡히기만 해봐! 가만 두나!
   아주 아 작을 내버릴거야! (상희에게) 너, 그 자식 조심하라고
   했어! 안했어!
 상희  ...잘못했어요...오빠...(고개 숙이고)
 인수  (주인 보고) 정말 몰라요?
 주인  (떨어진 자리에 앉아있는 젊은 양복들 쪽 눈치 살피며) 이 사람
   정말... 왜 괜히 여기 와서 이래요? 몰라요. 난 모른다니까.
 인수  (상희) 가!
 상희  (고개 숙인채 돌아선다)
 인수  (나가며, 분이 안풀리는듯) 이 자식, 어디 한번 숨어봐! 꼭꼭
   숨어보라구!

젊은 양복들, 나가는 두 사람을 보고, 제각각 무게 잡으며 일어선다.


S#7 근처 골목

인수, 상희, 걷는다. 뒤에 따르는 사람들 있음을 안다.
젊은 양복들, 따르며 두 사람을 둘러싸듯 한다.

 인수  (멈춰 서서) 뭐야?
 양복1  우리 형님은 왜 찾습니까?
 인수  그건 알아서 뭐해? 니가 찾아줄래? 나 대신.
 양복1 : (근육 풀 듯 고개 돌리고, 상희 한번 보고) 거, 젊은 남녀가 눈
   맞아 한 번 놀 수도 있는거지, 동네방네 창피하게 이게 뭡니까? 왠만
   하시면 접고 집에 가요. 예?
 인수  잔말 말고, 너 그 자식 있는 데 알아? 몰라?
 양복1  (끝까지 참겠다는 듯 한숨 섞어) 형님 찾아서 뭐할려구요?
 인수  아주 작살을 내버릴란다.
 양복1  (고개 끄덕이고) 뭐, 전후 사정은 모르겠다만, (상희를 힐끔 보면서)
   잘하면 우리 형수님이 될뻔한 인연이기에 참을라고 했는데.(인수에게,
   목소리 바꿔) 너!! 안되겠어. (다른 양복들에게 눈짓한다)

양복들, 그것을 신호로 인수에게 덤벼든다.
인수, 현란한 발차기로 양복들을 때려눕힌다.
상희, 조금 물러서서 보고만 있다.
인수, 양복1의 목을 발로 누른다.

 양복1  (치워달라는 손짓)
 인수  (발을 거둔다)
 양복1  (몸 일으킨다. 목에 손 가져가고, 막히는 듯 캑캑거린다) ...
 인수  너, 나 잘못 건드렸다. (목 흔들어 우드득 소리내면서) 한번 몸 풀면
   끝장 보는 사람이야. 나.
 양복1  자, 잘못했습니다. 미처,(하면)
 인수  (말 받아서) 그래. 안목 없어 못알아 본게 니 죈 아니지. 덕팔이
   있는 데 알면 너 오늘 운 좋은거고, (노려보며) 아니면 오늘 넌 내
   손에 간다.
 양복1  ...


S#8 위장차 안

팀원들, 모여있다.

 성철  확실한거야?
 인수  경험상 볼 때, 정확히 분거야.
 성철  애썼다. 형사 생활한 보람이 있네.
 인수  (조금 웃고) 조덕팔 잡고나서 술이나 한잔 땡기자. 니가 쏘고.
 성철  그러자구. (팀원들 돌라보며) 다들 고생하는거 안다. 하지만 한시도
   늦출 수 없는 비상상황이야. 그동안 벌어진 사건의 열쇠. 그걸 쥐고 있는
   놈이 조덕팔이다. 저쪽 놈들이 눈치차리지 않도록 조심들 해...놈을 놓치
   면 사건 단서는 아예 끊긴다.

팀원들, 모두 긴장해서 듣고 있다.

 성철  (인수에게) 자, 작전 좀 내놔봐.


S#9 룸살롱(밤)

인수, 웨이트 복장으로 입구 쪽에 서있다.
들어오는 손님들을 훑어보며.
다른 웨이트들, 인수의 눈치를 보고 있다.


S#10 근처, 위장차 안(밤)

동하와 영철, 룸살롱 쪽을 살피고 있다.

 영철  이동하.
 동하  왜?
 영철  내 전에도 말했지만 말야...
 동하  ?
 영철  나, 조덕팔하고 싸운거 그거 비밀이다.
 동하  (룸살롱 쪽에 시선 주고) 그러기로 했잖아.
 영철  형들 한테도 그렇고... 나중에 조덕팔 잡더라도 그놈한테 난
   모르는거다?
 동하  (무심히)그렇게 까지 숨길 필요가 있나?
 영철  (눈치 보며)민간인하고 싸운거 알려지면, 일영 형한테 죽어. 하필
   그놈이랑 붙은 것도 찝찝하고. 그래서 그러는데, (하면)
 동하  (다른데 신경쓰며 말 막는) 가만.
 영철  (동하 시선 따라간다)
 
밖으로 조덕팔, 룸살롱에 들어가는거 보인다.

 영철  (문에 손 대며) 저 자식! 저걸 그냥.
 동하  (영철 손 거두며) 안돼! 작전대로 해!
 영철  (답답하다) ...아후!


S#11 룸살롱 방안(밤)

덕팔 앉아있고.
인수, 덕팔의 시중 든다.

 덕팔  마담 어디갔어?
 인수  (능숙하게) 오늘 좀 늦으신다고 연락 받았습니다.
 덕팔  너 여기 언제 왔어?
 인수  닷새 됐습니다.
 덕팔  그래. 열심히 잘해봐.

상희, 몸에 딱 붙는 현란한 옷차림으로 들어온다.

 덕팔  (본다)
 인수  제가 스카웃해온 앱니다.
 덕팔  아, 그래. (인수 나가라는 손짓) 술하고 안주는 알아서 들여.
 인수  (나가고)
 상희  (능숙하게) 상희예요. (적당히 떨어져 앉는다)
 덕팔  거 이름 촌스럽다, 야.
 상희  오빠 이름도 그리 세련되진 않잖아요.
 덕팔  나 알어?
 상희  그럼요. (손가락으로 원 그리며) 이 동네 다 잡고 계신다구
   하던대요.
 덕팔  (웃으며) 옆 동네도 다 내 구역이지.
 상희  (웃으며) 여기 답답하지 않아요? 우리 나가죠?
 덕팔  술 마시러 왔음 마셔줘야지, 여기 매상도 오르고 하지, 나가긴
   어딜 나가?
 상희  제가요, 강남에 있다가 안면 땜에 오긴 했지만요, 여기 정말 촌티
   나지 않아요? 답답하기도 하구.
 덕팔  이리 가까이 와봐. 강남 앤 어떤가 구경이나 좀 하자.
 상희  (일어서며) 나가요. 잘나가던 상희 체면이 있지. 이런데서 신고식
   할 군번으론 보이지 않죠? 저. 나가요. 우리. 괜히 술 마시구 어쩌구
   김뺄 것 없잖아요.
 덕팔  (빙긋) 야... 강남은 다 너처럼 화끈하냐?
 상희  특히 내가 젤 화끈해요. (요염하게 웃는)


S#12 룸살롱 복도(밤)

나가는 상희와 덕팔, 인수가 안내한다.


S#13 문 앞(밤)

덕팔과 상희, 나오고.
인수, 따라나온다.

 인수  (상희에게) 잘 모셔.
 상희  그럼요.

상희, 덕팔 팔짱 끼고, 걷는다.
인수, 뒷모습 보다, 위장차 쪽 본다.


S#14 위장차(밤)

밖으로 주차장 쪽으로 가는 덕팔과 상희, 보인다.
동하, 교신하고 있다.

 동하  주차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예...예. 따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교신 끊고)
 영철  야...상희 좀 봐라. 오사범님이 봤으면, 이 작전 짠 인수 형 가만
   안두실걸.
 동하  ...


S#15 주차장(밤)

어두운 주차장.
상희, 준비해 둔 자신의 차에 올라탄다.
조수석에 타는 덕팔.


S#16 그 차 안(밤)

 덕팔  그래. 한번 가보자구.
 상희  (웃고)
 덕팔  니가 뭘 원하는진 모르겠다만... 오늘 너 서비스하는 거 보고,
   하나 맡길 수도 있다. 새끼마담 할 정돈 되보인다. (상희 다리에 손을
   올려 놓는다)
 상희  좋죠 (분을 삭히듯 웃는다)

뒤에 문 열리고, 일영, 올라탄다.
덕팔, 놀라고. 뒤 돌아본다. 반사적으로 나가려 문에 손 댄다.

 일영  그대로 있어.
 덕팔  ...뭐야? (돌아보고) 니들 뭐야?
 일영  (밖 살피며) 기다려, 임마.

덕팔 쪽 창문밖에 다가온 성철과 강주.
덕팔, 성철과 강주 보고.

 덕팔  (상희에게) 너... 끄나풀이야?

상희, 덕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앉은 자리에서 팔꿈치와 이어지는 연속 동작으로
조덕팔을 가격한다.
덕팔 얼굴 감싸쥐고.


S#17 그 차 밖(밤)

강주, 차문 열고, 조덕팔 끌어내린다.

 성철  (신분증 보인다) 잠시 같이 가줘야 겠다.
 덕팔  (낭패스런) ...

성철, 조덕팔을 차 뒷자석에 태우고 자신도 탄다.
강주, 조수석에 탄다.


S#18 그 차 안(밤)

뒷좌석 성철과 일영 사이에 끼인

 조덕팔  뭐야! 경찰이면 다야! 영장 있어!
 일영  (상희에게) 이 자식 더 맞고싶은 모양인데?

상희, 힐끗 보고, 차 출발시킨다.


S#19 룸 살롱(밤)

인수, 옷 갈아입고 나가며 마담과 지배인에게.

 인수  누차 말했지만, 여기 해되는 일 일체 없어요. 오늘 일 없었던
   겁니다. 예?


S#20 룸 살롱 밖(밤)

인수, 위장차에 타고, 차 출발한다.


S#21 특공대 복도(밤)

조덕팔, 위압적인 특공대 복장에 우선 기가 꺾인 듯 하다.
일영과 강주, 조덕팔 양쪽 팔을 끼고 와서 심문실 문 앞에 선다.
일영, 문을 열고, 조덕팔을 안에 밀어 넣는다.


S#22 다른 복도(밤)

청바지, 현란한 옷차림 그대로 들어오는 상희를 보는 오사범.
오사범, 상희의 복장에 기가 막힌다.

 상희  어머, 아직 퇴근 안하셨어요?
 오사범  너, 너 이 꼴이 뭐야?
 상희  작전 나갔죠.
 오사범  작전 나간건 알어. 옷차림이 그게 뭐냐구!
 상희  아아.. 나가서 한벌 샀죠. (배시시 웃으며) 그니까 작전 유니폼
   이에요. 아빠(하는데)
 오사범  너 따라와. (앞서 가고)
 상희  (따른다)


S#23 오사범 방(밤)

쇼파에 마주 앉은 상희와 오사범.

 상희  오늘 보니까 인수 선배도 보통 아녜요, 그냥 연기가 와, 완전
   배우더라구요.
 오사범  그러니까 그 녀석이 너를 이렇게 입혀서 술집에 넣었다 이거지.
 상희  아빠. 저 여기 대원이예요. 작전 성공해서, 용의자 잡았으면 좋은
   일이잖아요?
 오사범  ...(난감하다. 일어선다) 나, 그만 퇴근하마.
 상희  (일어선다) 예. 일찍 나가시지, 여태 뭐하셨어요?
 오사범  다른 집 애들은 구경도 못해 볼 그런 데를 들어가질 않나...매일
   비상이라고 퇴근 시간을 제대로 맞추나...꼭 특공대 있어야 겠어?
 상희  또 그러신다. 아빤 여기 특공대 사범님이세요.
 오사범  그 전에 네 아비다.
 상희  여기 대원들 아버지도 되요.
 오사범  (머리 절래절래 흔든다)
 상희  (팔짱 끼고) 전 재밌어요. 보람도 있구요.


S#24 특공대 현관 앞(낮)

경찰 간부들의 차가 몇 대 서있다. 정복 차림의 경찰들 보인다.


S#25 생활실(낮)

일영, 인수, 영철, 동하, 강주,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근무복 차림의 상희, 들어온다.

 상희  (웃고) 현관 앞이 번적번쩍 하던데. 누구 누구 온거야?
 일영  서장님. 청장님.. 두 분은 알겠는데..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다.
 인수  국정원에서도 나온 거 같던데.
 동하  그럼...우리 특공대가 조덕팔을 맡는건가요?
 인수  (좋지만은 않은) 그런거 같은데. (하품하며) 팀장, 나 이대로 그냥
   퇴근하면 안돼? 오늘 머리 좀 썼더니 영 피곤한데.
 성철  (웃으며) 맘대루 해. 만약에 포상금 나옴 우리끼리 한 잔 해두
   되는거지?
 인수  (폼 잡으며) 야아. 뭔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냐. 안간다. 안가
   (얼른 바닥에 앉는다)

대원들, 작전 성공으로 모처럼 기분이 좋은 상태.


S#26 현관 앞

고위층 간부들 각자의 승용차에 오른다.
대규와 성철을 비롯한 팀장들, '특공!' 경례 붙인다.
승용차, 특공대 마당을 빠져 나간다.


S#27 회의실

대규와 성철, 일팀 전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대규  (상희 보고) 얘기 들었어.
 상희  (웃고)
 대규  나도 그 자식 좀 패줬으면 했는데. 기분이 어땠어?
 상희  시원했습니다.
 대규  (웃고)
 일영  대장님. 조덕팔 심문은 저희가 맡게 되는 겁니까?
 대규  (표정 바꿔, 고개 끄덕인다) 영장 신청했나?
 성철  예.
 대규  이제부터 시작이야. 조덕팔의 입을 열어야 한다. 백 팀장.
 성철  예.
 대규  어떤가? 자네가 맡겠나?
 성철  ... 심문 같은건 아무래도 전문가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대규  지금 시대에 심문 전문가가 어딨나? 물리적인 방법을 아예 생각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 정신분석학자 같은 사람을 동원할 수도 없고
 성철  그래도 경험 많은 사람이 좋지 않겠습니까?
 대규  자네 팀이 한번 해봐. 저 놈, 변호사 접견부터 요구할거야. 변호사
   붙으면 입을 다물거란 말야. 그 전에 입을 열어야 해.
 성철  ...예.
 대규  쉽지 않을거야.

대원들, 결의에 찬 표정들이다.
영철은 가시방석 같다.


S#28 특공대 심문실(밤)

조덕팔 불안한 기색으로 앉아있다. 초췌한 모습이다.
벽면 한쪽에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소리) 멀리서 특공대원들의 훈련하는 총소리가 들려온다.

 덕팔  (출입문 쪽을 보면서, 불안하다)...

문 열리고, 성철, 일영, 인수, 동하,흑색 준전투복 차림으로 들어온다.
옷차림과 분위기에서 위압감이 느껴진다. 각자 무게 잡으며 자리에 앉는다.

 덕팔  변호사 불러 주십시오. 변호사 붙여줄때까지 한 마디도 안할겁니다.
 인수  (여유만만하게) 자식. 관록이 있다 이거지.
 일영  너! 아직도 사태 파악이 그렇게 안돼?
 덕팔  ...증거도 없이 괜히 사람 몰지 마십시요.
 동하  나 모르겠어요?
 덕팔  (본다) ...!

동하, 테이블에 트럭 찍은 사진과 국정원 요원이 죽음 등 무기 밀매 사건 자료들을 올려놓는다.

 인수  그래 임마. 우린 벌써 네 놈들 파악 끝냈어. 그날 네가 (동하 한 번
   보고) 여기 이 동하 대원 만난 것도 우연이 아니란 거야.
 동하  그날 세관에서 당신이 (사진 제시하며) 이 트럭에 타는 걸 봤습니다.
   (다른 사진 보이며) 당신들은 트럭에 세 대에 나눠타고, 세관을 출발,
   인천을 빠져나갔어요. (사진 보이며) 그 과정에 여기 뒤따르던 국정원
   요원들을 쏜겁니다.
 인수  이 자식, 아예 그쪽으로 넘겨? 그쪽에서 이를 갈고 있던데?
 덕팔  ...
 일영  우리도 마찬가지죠. 동식 형도 이 녀석들이(동하 보며)...
 동하  (표정 변화 없다) 트럭 두 대는 경찰 추격을 피하려고 이렇게 길에
   버렸어요. 나머지 한 대에 무기가 실린겁니다. 당신이 하수인에 불과하다
   는걸 증명하지 않는 한, 당신은 혼자 다 뒤집어 쓰게 돼있습니다.
 덕팔  ...
 성철  너 하나 입 다물고 있다고 덮어질 일이 아니다.
 덕팔  아무 것도 모릅니다. 난.
 인수  조덕팔!
 덕팔  ...우리나라 안에 조직이 몇갠줄 아세요? 쪼개서 말하면 백사십
   다섯갭니다. 뭉퉁거려서 다섯 개고. 나, 그 다섯 개 조직 안에서 제법
   한다 하는 놈입니다.
 성철  그런데?
 덕팔  나, 부르면 당장 모일 우리 아이들이 이백이 넘습니다. 이런 날 지네
   맘대로 불러 운전이나 시키는 사람들입니다. 겨우 핸들이나 꺾은 제가 뭘
   알겠습니까?
 성철  흠...
 인수  누가 니가 다 안다구 그랬어? 널 부른 놈들, 그놈들은 알거 아냐.
   어디서. 언제. 널 부르는지 그것도 몰라!
 덕팔  하나 아는 게 있습니다.
 성철  그게 뭔가?
 덕팔  불면 죽는다는 거... 그거 하나는 압니다.
 일영  이 자식이!

덕팔, 더는 말 할 수 없다는 듯 눈을 감아 버린다.
성철, 그런 덕팔을 보다 한쪽에 놓인 조덕팔의 소지품을 본다.

 성철  (덕팔의 휴대폰을 들어 살펴보고, CCTV 카메라를 보고) 내역서
   어떻게 됐습니까?


S#29 상황실(밤)

모니터에 심문실 광경이 화상으로 보인다.
장대규와 일팀의 강주, 상희, 영철 등, 조덕팔의 심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대규  내역서 뽑고, (동하에게) 추적장치 연결시킬 수 있나?
 팀장1  통신회사 협조 받으면 가능합니다.
 대규  (다른 팀장에게) 지급으로 요청해.
 팀장1  예. (돌아서 간다)
 동하  ...


S#30 심문실(새벽)

조덕팔, 잠이 부족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덕팔,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인수, 덕팔을 심문하고 있다.

 인수  졸리냐?
 덕팔  ... 아무것도 모릅니다.
 인수  그만 털어.
 덕팔  털고 말고 아는게 없다니까요.
 인수  니가 지금 젤 걱정되는게 뭐야? 놈들한테 죽을까봐?
 덕팔  ...
 인수  뒤는 우리가 봐준다. 대한민국 경찰특공대가 뒤 봐준다는데 걔들이
   널 어떻게 건들여. 그만 털어.
 덕팔  ...아는게 없습니다.
 
문 열리고, 동하 들어온다.

 동하  (휴대폰 통화기록 자료 인수에게 내밀며) 전화기록도 별다른게
   없습니다.
 인수  (훑어 본다) 보통 신중한 놈들이 아니군.
 덕팔  (꾸벅꾸벅 존다)
 인수  (책상을 손바닥으로 친다) 일어나!
 덕팔  (눈 뜬다)
 인수  말하고 자. 너 때문에 지금 우리 특공대 전원이 며칠째 밤샘인데,
   너만 자서 되겠어. 얼른 털어놔.
 덕팔  ...모릅니다.


S#31 특공대 현관 초소 (아침)

은희, 성철의 속옷과 먹을 것 등을 싼 보자기와 쇼핑백을 맡기고 있다.
오사범, 출근하다 은희를 본다.

 은희  그럼 수고하세요 (고개 숙여 보이고 돌아서는데)
 오사범  (다가오며)훈이 어머니 오셨네요.
 은희  어머. 오사범님. (고개 숙여 인사하고) 안녕하셨어요?
 오사범  예. 덕분에요. (초소에 놓인 쇼핑백 등 보고) 갈아입을 옷 갖구
   오셨군요
 은희  예.
 오사범  근데 왜 그냥 가십니까?
 은희  예에 저어....
 오사범  들어가시죠. 여기까지 오셨는데 (농담처럼)면회는 하고 가셔야죠.
 은희  아녜요. 전 그냥 가볼께요.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사범님께
   부탁드릴께요.
 오사범  그러지 마시고 어서 들어가십시다 (초소 앞에 놓인 보자기와
   쇼핑백 들고 앞장서 성큼성큼 걸어간다)
 은희  ...
 오사범  훈인 잘 크죠?
 은희  (따르며) 예.


S#32 휴게실(아침)

테이블 위, 은희가 준비해온 김밥 등,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것들이
펼쳐져 있다.
성철, 굳은 표정으로 은희 외면하듯 앉아있다.
은희도 그런 남편에게 눈길 주지 않고.

 오사범  (두 사람을 보고) 뭐야? 두 사람 내외하나?

인수, 상희, 영철, 강주, 피곤에 지친 모습들로 왁자하게 웃는다.
활기있게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

 상희  고마워요, 언니. 아침부터 짠밥 남은걸루 때우나 했는데.
 은희  (웃으며) 많이 먹어요. (강주에게) 오랜만이에요. 다시 오셨단
   얘긴 들었 는데.
 강주  예. 돌아오니까 좋네요. 형수님이 싸온신 음식도 다시 먹어볼
   수 있구요.
 은희  (미소)
 성철  (은희에게) 그만 가보지.
 영철  어우, 왜그러세요.
   (은희에게, 웃으며) 형수님, 역시..(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어디
   형수 님 같은 아가씨 없어요? 저 장가 좀 가게.
 은희  (미소짓고)
 강주  (김밥을 다른 그릇에 옮겨담으며) 전, 일영 형하고 동하, 갖다주러
   갈게 요.. 형수님, 잘 먹었습니다. 나중에 댁에 놀러갈께요. (성철에게)
   저 먼저 들어갈께요. (그릇에 다 옮겨 담곤, 자기 입에 김밥 하나 집어
   넣고 나간다.)
 은희  (성철을 본다) ...다른 분들은?
 성철  (은희를 보곤) 지금 일하는 중이야. 비상이잖아.
 오사범  (성철에게) 훈이 어머니 싫다시는데, 내가 억지로 모셔왔네. 어이,
   백 팀 장. 집에서 하던대로 해. 공처가로 소문난 사람이 왜 그래?
 성철  ...
 은희  (일어서며) 가볼께요. 그만.
 인수  어어, 제수씨...(일어서고)

일행들, 모두 일어선다.
은희, '그럼 수고들 하세요'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돌아선다.

 오사범  (성철에게, 따라 나가라고 눈짓을 한다)
 성철  ...
 오사범  어허.
 성철  ...(굳은 표정으로)


S#33 운동장 (아침)

넓고 조용한 이른 아침의 운동장.
성철과 은희, 아무 말 없이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가고 있다.
은희, 고개를 숙인채 땅을 보며 걷고 있다. 고개숙인 은희 위로.

 성철  미안해.

은희, 성철의 말에 고개 들어 성철을 본다.
성철, 걸음을 멈추고, 은희의 모아쥔 팔에 애정 담은 손길로 두드려준다.
희미한 미소를 짓는 은희.

 성철  훈인?
 은희  유치원 보내고 왔어요.
 성철  그래.
 은희  들어가요.
 성철  응. 가봐.
 은희  ...(돌아서 간다)
 성철  (그런 은희 보다가 돌아선다)


S#34 목산의 집, 서재

목산과 정학, 태형, 앉아있다.
테이블에 김현기의 인물사진과 경호원들과 함께 대문을 나서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놓여있다.

 목산  (사진을 놓고) 이 자한테 그것만은 받아내야 합니다. 우리가 가는
   길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시겠습니까, 박선생?
 태형  그러자면 작전을 (사진의 배경이 되는 집을 손으로 가리키며) 여기서
   치뤄야 된다는 이야긴데... (생각하는)
 목산  (태형을 본다)
 태형  인원이 더 필요합니다.
 정학  저희 사람을 쓰시지요.
 태형  장, 홍 두 사람 말입니까?
 정학  예.
 목산  아. 그 친구들이라면 괜찮을겁니다. 오래두고 봐왔지만 도움이
   될 겁니다.
 태형  버려도 아깝지 않은 사람들입니까?
 정학  (무슨 말인가 싶어 보면)
 태형  이번 작전에서 제가 원하는 사람은 버려도 괜찮은 사람입니다.
 목산  (고개 끄떡이고)
 정학  ...


S#35 정학의 차안

장, 운전하고 홍, 조수석에 앉아있다.
정학, 뒷좌석에.

 장  조덕팔이라고 쓸만한 사람입니다. 몸도 빠르고 머리도 왠만큼 돌고...
   우직한 데도 있어 이런 일엔 제격이죠.
 정학  조..덕팔.. (고개 끄덕인다)


S#36 상황실

장대규와 성철을 비롯한 팀장들과 일팀원들 모니터를 보고 있다.
모니터에 동하와 강주, 덕팔을 심문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S#37 심문실

강주, 동하, 덕팔을 심문하고 있다.
덕팔, 초췌해진 몰골이다.

(소리) 멀리 훈련장에서 사격연습하는 총소리가 들린다.
 덕팔  (신경 쓰이는 듯 총소리를 듣는다)
 강주  (기색을 살피고) 들리지?
 덕팔  ...
 강주  너. 안불면 여기 못나가. 사격훈련 중에 총알이 빗나가 맞을 수도
   있고, 여기 나가다가 장갑차에 치어서라도 죽게 되있어.
   얼른 불어.
 덕팔  겁주지 마십시오.
 강주  겁주는거 아냐! 임마! 너도 생각해봐. 우리 동료가 놈들한테 죽었어!
   국정원 요원도 둘이나 당했고! 너 같으면 그냥 두겠냐?
 덕팔  ...
 동하  당신이 협조하면 우린 증인으로라도 당신을 보호해야 합니다. 게다가
   비밀 수사중이니까 그놈들 잡을 때까지, 놈들한테서 벗어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사태파악이 안됩니까?
 덕팔  ...
 동하  놈들을 잡는데 협조 하는게 당신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어떡하시겠습니까?
 덕팔  (갈등하는 표정) ...

문 열리고 성철, 들어온다.

 성철  고생들 했다. 이제 그만 이자한테서 뭔가 기대하는 건 시간손실
   이라고 판단했다. 이송준비하도록.
 강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성철  (의자에 앉으며) 조덕팔.
 덕팔  예.
 성철  법정에서 판결 받고 감옥에서 죄과를 치루는게 소원이라고?
 덕팔  ...예.
 성철  네 뜻대로 해주마.
 덕팔  ...고맙습니다.
 성철  (고개 끄덕이고) 넌 아마 감옥엔 오래 있진 않을거다.
 덕팔  (보면)
 성철  반국가 단체 가담 죄! 무기밀반입! 임무수행중인 경찰과 국정원 요원
   살해 죄! 넌 이변이 없는 한 사형이다. 그 정돈 알겠지?
 덕팔  !
 성철  (일어서며) 이송 준비해.
 강주  알겠습니다.
 덕팔  ...(긴장되는)
 성철  (문으로 가다가) 아..참.. 어쩌면 재판까지 갈 필요도 없을지 모르겠
   다. 신문보도에 네 기사가 나가면 (덕팔을 보면서) 네가 감싸는
   그놈들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군.
 덕팔  (일어선다) 잠, 잠깐만요.
 성철  (돌아본다)

(소리) 이때, 덕팔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긴장하는 덕팔과 성철, 강주, 동하의 표정.

(소리) 이어지는 휴대폰 벨.

동하, CCTV 카메라에 대고

 동하  전파추적 준비해 주십시오!


S#38 상황실

모니터를 보고 있던 대규와 팀원들 바빠진다.
덕팔의 휴대폰과 연결되어 있는 전화도 따라서 울리고 있다.
상황실 요원들 버튼 누르고 전파추적을 시작한다.
대규, 모니터를 보면서 긴장한 얼굴로 전화기에 손을 댄다.
모니터에, 성철이 휴대폰을 집어 덕팔에게 건네는 모습이 보인다.
덕팔, 폴더를 열어 전화를 받는다.


S#39 심문실

 덕팔  예. (사이) 아닙니다. (눈치보고) 화장실에 있었습니다.
 
성철과 동하, 강주, 덕팔을 지켜보고 있다.


S#40 상황실

전파추적이 되고 있다.

(덕팔의 소리) 예.
(장의 목소리) 내일 오후 12시 30분이다. 질문 있나?
(덕팔의 소리) 없습니다.


S#41 거리, 공중전화 부스 안

장, 덕팔과 통화하고 있고

 장  알았다. (사이) 약속장소에서 보자.(수화기 내려놓는다)


S#42 거리

장, 부스에서 나와 차도에 세워진 차에 올라탄다.
운전석에 홍의 모습이 보인다.
이내, 승용차 출발하고...


S#43 상황실

전자 상황판에 지도와 점선들이 그려지고 있다.
장대규와 특공 일팀들 상황판을 보고 있다.
전파투적한 상황실 요원, 계속해서 버튼으로 입력시킨다.

 요원  (컴퓨터를 보고) 종로구 소재의 공중전화에서 발신됐습니다.
 대규  ...
 인수  지독한 놈들.


S#44 심문실

인수와 덕팔, 이제 담배까지 나눠 피며 대화한다. 그 옆에 보고있는 성철.

 덕팔  협조하면...아까 그거 죄목 중에서 몇가지 빼줄건데요?
 인수  니가 진실로 반성하고, 그만큼 우리한테 협조하면... 단순가담
   으로 밀어준다.
 덕팔  예... (생각하다) 그놈들, 경찰무전까지 도청하던데요.
 인수  뭐야!
 덕팔  뭐 그건거 가지고. (생각하다가) 테레비 뉴스에 나온 사람도 죽일
   거라고 하던데요. 뭐.
 성철  ...
 덕팔  두 사람이 얘기하는거 들었어요. 제가 운전하고 있었거든요. 광화문
   사거리 지나가는데... 거기 전광판에서 뉴스 하는거 보면서
   그랬다구요.
 성철  그게 언제냐?
 덕팔  지난주....월요일인가...화요일인가... 잘 모르겠는데요.
 인수  몇시야? 뉴스한 시간이.
 덕팔  음... 암튼 밤이었습니다.
 성철  ...


S#45 심문실 밖, 복도

영철, 안절부절 못하며 서성대고 있다.
나오는 인수.

 인수  뭐야? (심문실 쪽 보고) 한번 들어가 보지, 왜 그러고 있어?
 영철  아니 뭐 나까지 들어갈 필요 있나요... 뭐 별다른거 나온거 있어 형?
 인수  젠장. 갈수록 첩첩 태산이다.
 영철  ...왜?
 인수  모르계다. 나두. 아예 미친 놈들이야. (간다)
 영철  (따르며) 왜, 뭐가?


S#46 휴게실

동하, 앉아 있다. 강주, 음료수를 두 개 들고 와서 동하에게 내밀고 자리에 앉는다

 강주  마셔. 쭉 마시고 가서 좀 쉬어.
 동하  괜찮아.
 강주  그래... 내일이다. 적어도 내일이면, 동식형을 그렇게 만든 놈들이
   누군지...그 정첸 알아 낼 수 있을거야.
 동하  누군지....어떤 놈들인지... 내 손으로 잡고 싶은데. 안되겠지?
 강주  누가 잡든 그런 것에 너무 연연하지마. 특공대원 치고 누구든 네
   마음과 다르지 않을테니까.
 동하  ... (희미하게 웃는다)


S#47 호텔 방안(밤)

태형, 전화 받고 있다.

 태형  수고했네. (사이) 내일 내가 직접 만나보지. (사이) 그러지.
 
태형, 수화기 내려놓고
가방에서 파일을 꺼낸다.

 태형  (파일 넘겨본다)

(인서트) 파일의 조덕팔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세밀하게 본다.
태형, 사이드테이블에 파일을 내려놓으려다가 보면, 천식기 옆에 서류 봉투가
놓여있다.
태형, 파일을 의자에 놓고 봉투 속에 사진을 꺼내본다.
강주와 성실의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S#48 까페(낮)

이층에 있는 까페.
밖이 보이는 창가 유리문에 조덕팔이 앉아 있다.
조덕팔 주위에 앉은 사복 차림의 특공대원들. 그중 동하와 인수, 보인다.
조덕팔, 불안한 시선으로 훑어본다. 초조하게 시계 본다.
(인서트) 시계, 12시 20분을 넘고 있다.


S#49 장의 차안

홍이 운전하고, 장, 조수석에.
태형, 뒷좌석에 앉아있다.
태형, 한순간 눈이 매섭게 빛난다.

 태형  그대로 지나치게.
 홍  (돌아보고) 무슨 말씀입니까?
 태형  함정이야.

장과 홍, 밖을 보다 그대로 빌딩을 지나친다.


S#50 거리

장, 홍의 차가 지나간다.


S#51 차안

 태형  몰랐나?
 장  ...
 홍  철수하는게 좋겠습니다.
 태형  ...(미간에 주름을 잡고 생각에 잠기다 일순 눈이 빛난다)


S#52 까페 건물 입구

강주. 시계를 본다. 상희, 데이트 나온 남녀 처럼 자연스럽게 강주 곁에 서 있고.
군데 군데 팀원들, 자연스레 위장한 모습 보인다.


S#53 맞은편 빌딩의 한층

렌즈 움직임에 따라 일층 부근에 있는 일영, 영철이 잡힌다.
태형, 라이플을 겨누고 있다.
렌즈에 동하의 모습이 잡히고, 조덕팔의 초조한 모습에서 멈춰진다.


S#54 까페안

조덕팔, 시계 들여다 본다.

 동하  (인수에게) 뭔가 잘못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늦을 리가
   없습니다.
 인수  글쎄...

순간, 유리창이 깨지며 조덕팔, 심장에 총을 맞고 쓰러진다.

 동하  조덕팔! (벌떡 일어난다)

쓰러진 덕팔의 심장에 다시 박히는 총알.
덕팔에게로 뛰어오는 대원들. 총을 빼들고 유리문 밖을 살펴본다.


S#55 까페 입구

뛰어나오는 강주.
반대편 쪽으로 달려간다. 뒤 계단에서 서둘러 뛰어오는 상희.


S#56 까페 안

동하, 덕팔의 심장에 손을 얹고 소리친다.
이미 덕팔의 옷은 새어나온 피로 엉망이고, 동하의 두 손에도 피 범벅이다.

 동하  안돼! 이건 안돼! 조덕팔! 일어나란 말야! 조덕팔!

동하, 조덕팔을 거칠게 흔들지만 덕팔, 이미 절명해 있다.
인수, 동하 뒤에 망연자실해 서 있다.


S#57 달리는 강주

강주, 무전 교신하면서 달린다.

 강주  세시방향 맞은편 빌딩!! 세시 방향!! 회색타일 빌딩 통제하라!
   저격수가 있다!!!

강주, 사람들을 피해 속도로 달려간다. 뒤 따르는 상희.


S#58 건물 앞

강주, 뛰어 들어간다.
경비 일어나 잡으려다 말고.
사람들 웅성거리며 본다.
상희와 성철, 일영, 영철, 빠르게 합류한다.


S#59 빈 사무실

이사간 듯 썰렁한 사무실.
을씨년스럽다.
구겨진 블라인드 마구 흔들리고 강주 보면 창문 열려져 있다.
강주, 헉헉거리며 창 밖으로 아래 바라본다.
창 밑 확인한다.
탄피 두발 떨어져 있다.


S#60 까페 안

구급대원에 의해 들것으로 옮겨지는 덕팔.
대원들, 입구쪽으로 서둘러 덕팔의 들 것을 이동한다.
피투성이가 된 채 한쪽 의자에 앉아 있는 동하.
동하, 마치 넋을 잃은 듯 멍한 표정이다.


S#61 사무실.

헉헉거리며 올라온 성철과 일영. 상희, 영철.
강주, 주운 탄피 들여다보며 허탈한 심정으로 서 있다.
바람 때문에 탁탁 소리내며 벽에 부딪치는 블라인드.


S#62 빌딩 앞

이미 건물을 봉쇄하고 있는 경찰들 보이고.
그들을 보고있는 차 안의 남자.


S#63 그 차안

홍, 차 출발시킨다.
장, 태형의 눈치 보고.
태형, 말이 없다.


S#64 목산의 집 전경(밤)


S#65 목산 서재(밤)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목산의 모습 보인다.
그 앞으로 태형, 앉아 있고 태형 뒤로 단비와 환, 서 있다.
맞은편으로 정학 앉아 있고 뒤에 장, 홍 서있다.
태형의 침묵 앞에 전전긍긍하는 장과 홍.

 정학  경찰특공대가 상부에 보고없이 단독으로 움직였다고 합니다.
 목산  저 놈들이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거군.. 우리가 심어 놓은 정보망이
   아무 쓸모가 없게 됐군. 특공대 놈들이 그렇게 기를 쓰고 나오는
   이유가 뭔가?
 정학  회장님도 아시겠지만, 지난번 (단비를 흘깃 보고) 연구소에서
   특공대원 한 명을 사살한 일이 있었습니다. 박선생님께서 직접 손을
   쓰셨지요.
 목산  그래서?
 정학  그 일로 특공대가 자체 수사를 해오고 있었고... 그 바람에 꼬리가
   잡혔던 것 같습니다.
 목산  (못마땅한) 변명이 길군.
 정학  ...
 목산  (태형에게) 애 쓰셨습니다. 박선생 아니였다면 거사에 차질이
   생겼을 겁니다.
 태형  어차피....특공대와의 일전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이지요. (잠시 생각)
   벌써...특공대가 움직인다... 너무 빠르군요.
 정학  ...죄송합니다. (목산에게)...김의원에 대한 처리는 사태가 가라앉을
   때까지 뒤로 미루는게 어떨까요?
 목산  박선생 생각은 어떻소?
 태형  (고개 젓고) 예정대로 움직입니다. 다만. 이 일은 (단비와 환을 보고
   ) 우리 애들과 내가 합니다. 밖에 사람들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것은 이번 일을 통해서 아셨을겁니다. (정학을 본다)
 정학  ...


S#66 특공대 전경(밤)

초병들, 소총 메고 서 있다.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다.


S#67 생활실(밤)

일팀 대원들 무거운 분위기다.

 일영  정확하게 심장 정중앙이야. 한발 쏘고..바로 쓰러지는 조덕팔을 향해
   확인사살. 두 발 사이에 간격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
 영철  그 거리에서 돌겠네. 진짜. 이게 가능한 거야. 정말.
 강주  수제탄환을 쓰는 저격수... 누군진 모르겠지만, 완벽한 프롭니다.
   전문 저격훈련을 받은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동하  ... 외국에서 왔다는 그 얼굴없는 킬런가요?
 일영  글쎄...모르지 그건.
 인수  젠장... 겁나서 못해 먹겠구만..그 총에 내가 맞았을 지 어떻게 알아
 상희  선밴 지금 그런 생각 할 때에요. 대장님...잘 못하면 옷 벗게 되실
   지도 모르는데...

상희의 말에 모두들 침묵 속에 무거워진다.


S#68 특공대 현관 앞(밤)

대규 차 들어온다.
문 열리고, 무겁게 가라앉은 표정의 대규 차에서 내린다.
성철, 현관 입구에 서 있다가 다가온다.

 성철  (걱정스럽게) 대장님...
 대규  (고개 끄덕이고) 괜찮아. 대원들 회의실로 집합시켜.


S#69 회의실(밤)

대규 앞에 서 있고, 옆에 성철 서 있다.
긴장된 표정으로 대원들 앉아 있다.
대규, 앞에 서서 한 명씩 얼굴 본다.

 대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대테러 비상대책회의가 구성됐다.
 팀원들  ...
 대규  (성철에게) 어떻게 됐나?
 성철  지금으로선 조덕팔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주 월요일인
   13일과 화요일인 14일 사이 밤 뉴스 시간대에 티브에 나온 인물을
   대상으로 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방송국에 요청해
   그 시간대에 뉴스에 나온 인물들을 모두 분석중입니다. 크게 정치인,
   언론인, 경제인, 스포츠스타와 연예인 그룹으로 나눠집니다.
 대규  (심각하게 듣는다)
 성철  테러의 요건을 볼 때, 정치인...경제인들 중에 그 대상이 있지
   않을까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대규  (고개 끄덕이고) 위에서도 같은 결론이다. 우리도 경호 지원에 나서
   야 할꺼야. 곧 정밀분류 작업이 끝나는 대로 경호 대상자가 결정
   될테니까 경호 훈련에 만전을 기하도록. 이상!

대원들, '특공' 경례 붙이고 일어선다.


S#70 태형의 집, 마당(저녁)

서울근교에 있는 한적한 전원주택으로 담이 없다.
집 뒤로 유사시 도주로가 될 수 있는 산이 보인다.
마당 한편에 화초와 야채가 가꾸어져 있어 전형적인 전원주택으로 위장되어 있다.
은퇴한 중늙은이 같은 모습의 태형, 작업복에 바지를 걷어붙이고 마당에서
야채를 솎아 내고 있다.
그 옆에 단비와 환, 마치 아버지 집에 다니러 온 자식들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단비와 환, 대소쿠리에 상추와 쑥갓 등을 뜯어 담는다.
마을 사람 두어명 농기구를 어깨에 매고 지나가면서 기웃거리며 본다.

 태형  (모자 벗어 인사하면서) 이제들 오십니까? 저녁이 늦으십니다.

마을 사람들 밀짚모자 벗어 들고, '예에-' 어색하게 인사 받고 단비와 환을 본다.
단비와 환,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태형  제 자식 놈들입니다.

태형과 단비, 환, 가족으로 보인다.
마을사람, 두어 명 고개 끄덕이며 태형의 집에서 멀어져 간다.
세 사람, 표정이 변한다.

 환  (마을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압구정동이나 잠실 쪽 아파트를 얻는게
   낫지 않았을까요? 여긴 아무래도 사람들 이목이...
 단비  그래요. 선생님. 아파트가 더 낫겠어요.
 태형  그래. 너희들 말이 맞을 수도 있지. 누가 드나드는지, 뭘 하는
   사람들인지 아래, 윗집은 고사하고 현관을 마주하는 옆집에도 관심
   두지 않는 데가 아파트니까.
 환  그럼 제가 마땅한 델 찾아 보겠습니다.
 태형  아니. (고개 젖는다)

단비와 환, 의아하게 태형을 쳐다본다.

 태형  도심 한 가운데서 퇴로를 확보하자면 인질을 잡아야만 한다.
 단비  (표정 어두워진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태형  (고개 끄덕이고) 그래. 인질은 가장 효과적인 테러방법 일수도
   있지만... 가장 마지막 방법이다. 더는 길이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지.
 환  그래도, (하면)
 태형  나는 그런 방법을 택하고 싶지 않다. 여기로 충분해.

환과 단비, 무슨 말인가 하려다 태형의 단호한 표정에 입을 다문다.


S#71 태형의 집, 뒷마당(저녁)

집 건물의 뒤에 둘러쳐진 산이 보인다.

 환  (산 쪽을 보며) 저 쪽이 퇴주로죠?
 태형  (고개 끄덕인다)
 단비  어디까지 연결 되있나요?
 태형  광덕산으로 빠져서, 인천까지 삼십분이다. 유사시엔 인천항으로
   빠져 나갈 수 있지.
 환  (세심하게 보고) 초소가 몇군데 있던데요.
 태형  네 곳 있다. 너희들 우려처럼...시골 사람들, 도시 사람 같지
   않아 원래 경계심이 많다, 각별히 주의해라.
 단비  예.
 환  명심하겠습니다.

단비와 환, 산 쪽을 다시 한 번 주의 깊게 본다.


S#72 태형의 집, 거실(저녁)

환, 일어나 커튼을 친다.
단비, 현관문 잠근다.
방문 열리고 태형, 도면 하나를 가지고 나온다.
태형, 티테이블에 도면을 펼친다.
단비와 환, 도면을 살펴본다.
(인서트) 개인주택의 구조도.

 환  (손으로 몇 군데를 가리키며) 여기. 여기. 이거 보안장치가 만만치
   않겠습니다.
 단비  (환에게) 경호원들도 그렇지만, 경비견이 두 마리야.
 환  집에서 끌어 내는게 어떨까요?
 태형  여기 주인한테서 돌려 받아야 할게 있다. 아마도 이 집 안에
   있을거야. 장소는 여길 벗어나선 안되지.
 환  (고민스러운) 중화길 쓸 수도 없고...어떻게 들어가나...이거.

태형과 단비, 환, 저택의 도면을 살핀다.


S#73 동집, 서재(저녁)

은퇴한 노교수의 서재 같은 분위기.

단비와 환, 태형, 각각 분해되어 있는 권총을 닦아 조립하기 시작한다.
단비와 환, 긴장한 표정으로 총을 조립한다.

 태형  (두 사람을 보면서) 생각들이 많구나.
 환  (철컥 노리쇠를 맞춰보면서) 대기실에 앉아 시합을 기다리는 권투
   선수가 된 기분입니다.
 태형  (뒷말을 기다리는 시선으로 본다) ...
 환  지난 몇 년 내내 빈 샌드백 두들기고, 새도우 복싱 하다가 이제 막
   본게임에 올라서기 직전 같아요. 심판이 이제 이름만 부르면,
   올라가서 끝장을 봐야하는.... (씩 웃는다)
 단비  이건... 판정승도 없고, 판정패도 없고...누가 타올을 던져
   주지도 않아. 이기지 않고는, 상대를 죽이지 않고는 내려올 수도 없어.
 태형  내려오지 못할까 두려우냐?
 단비  아뇨. (웃으며) 오랫동안, 지칠만큼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일이
   이제 시작되는구나. 그런 기대감요. 오빠도 아마 저하고 같은 기분일
   거예요. 전 그런 마음 이해 할 수 있어요.
 태형  (단비를 보고 짧게 미소 짓는다) 너희들 생각만큼 이 일이 그리 낭만
   적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작전대로, 이미 예정된 길을 걸어왔다만,
   이제부터는 다르다. 조덕팔 일처럼 어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불거져
   나올지 알 수 없고... 조심들 해야한다. 내가 여태 이 세계에서 살아
   남은건, 그거 한가지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거.
 단비  예.
 환  예.

단비와 환, 굳은 표정으로 조립한 총을 닦는다.


S#74 병원 영안실(저녁)

동하, 물끄러미 조덕팔의 영정사진을 보고 있다.
강주, 동하 옆으로 다가와 동하의 어깨를 잡는다.

 강주  그만 가자.
 동하  응.

두 사람, 착잡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S#75 병원 앞(저녁)

강주와 동하, 각각 생각에 잠겨 말이 없이 걸어온다.

 강주  (서서)우리 말야. 어디가서 왕창 함 퍼 마셔볼까?
 동하  (서서)술은 무슨.
 강주  그럼. 우리 대전에 가볼래?
 동하  (본다)
 강주  (시계를 본다) 동식 형하고 한 잔 하고, 아침에 나오면 딱
   되겠다. 가자.
 동하  (고개 젓는다)
 강주  왜? 가자?
 동하  ...아직은 아냐. 형한테 해 줄 말도 없고.. 지금 내 모습...뭣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잖아. 이런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아. 아직
   때가 아냐.
 강주  ...


S#76 거리(밤)

동하, 생각에 잠겨 걸어간다.
동하, 아이스크림 집 앞을 지나치다 문득 발을 멈춘다.
동하, 점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본다.

 동하  ...


S#77 태형의 집, 단비의 방(밤)

단비, 단전호흡 자세로 창밖 쪽으로 앉아, 눈 감고 정신집중을 하고 있다.
침대 위에 핸드폰이 던져져 있다.
진동으로 해 둔 핸드폰이 부르르- 떨린다.
단비, 침대를 등지고 있어 핸드폰을 보지 못한다.


S#78 베스킨라빈스 가게 안(밤)

동하, 창가의 한쪽 테이블에 앉아서 전화를 하고 있다.
신호가 울려도 받지 않자 내려놓으려는데.

 단비  (소리) 여보세요?
 동하  (반갑다) 단비씨?


S#79 단비의 방(밤)

단비, 그 자세대로 앉아 핸드폰 통화를 하고있다.

 단비  동하씨?
 동하  (소리) 자는줄 알았어요. 안받길래.
 단비  자긴요. 아직 열시도 안됐는데요.
 동하  (소리) 우리...만날 수 있어요?
 단비  지금요?
 동하  (소리) 어렵겠죠?
 단비  (곤란한) 어떡하죠. ... 내일부터 아주 중요한 작업이 있어서요.
   오늘은 좀 그래요.


S#80 베스킨라빈스 안(밤)

 동하  많이 바쁘군요.
 단비  (소리) 예. 안 그럼 동하씨가 먼저 데이트 신청한거 첨인데 나가죠.
   한 일주 일은 못만날 것 같은데....어떡하죠? 실망했어요?
 동하  아뇨. 실망은요. 잘 됐어요. 오늘 나왔으면 단비씨가 좀 힘들었을
   거예요.
 단비  (소리) 예?
 동하  누구 한 사람 붙잡고 떼쓰고 싶은 날이거든요.


S#81 단비의 방(밤)

단비, 무슨 말인가 싶어 듣고 있다.

 동하  (소리) 잘자요. 다음에 또 전화할께요.
 단비  그래요. 안녕.

단비, 전화를 접어 앉은 다리 쪽에 늘어뜨려 놓고.
단비, 다시 눈 감고 정신을 집중하려 한다.

 단비  ....(눈 뜨고 핸드폰을 내려다 본다)


S#82 거리(밤)

동하, 밤거리를 걷는다.
동하의 점버 주머니에서 울리는 전화벨.
동하, 핸드폰을 꺼내 받는다.

 동하  여보세요.
 단비  (소리) 동하씬 어떻게 떼를 쓰나 궁금해져서요.
 동하  (조금 웃으며) 다음에 보여 드릴께요.
 단비  (소리) 저, 정말 무지하게 바쁜데, 시간내는 거거든요. 맘 변하기
   전에 얼른 말해요. 어디서 만나죠, 우리?.
 동하  예... (미소)


S#83 포장마차(밤)

단비와 동하, 앉아 있다.
테이블에 소주와 간단한 안주 놓여 있다.
단비, 동하에게 술 따라 주고, 자신은 음료수 마신다.

 동하  (그 모습 보고) 바쁜 사람을 제가 괜히 불러냈군요.
 단비  (손 저으며) 아뇨. 그게 아니구요. 오늘 동하씨가 떼쓰는 날인데,
   내가 취해 서 동하씨한테 떼쓰게 됨 안되잖아요. 안그래요? (웃는)
   근데...(귀엽게) 너무 궁금하다. 어떻게 할지? 자- 얼른 해봐요.
 동하  (어색하게) 잘 안되는데요. (한 잔 마신다)
 단비  음...(동하 살펴보고) 아직 덜 취해서 그런가?
   (술 다시 따라주며) 술 쎄네요. 이렇게 잘 마시는 줄 몰랐어요.
 동하  나도 내가 이렇게 잘 마시게 될 줄 몰랐어요. (잔을 들고)형하고
   마실 땐 한 두 잔에도 취했었는데...
 단비  술은요. 편한 사람이랑 마시면 빨리 취해요. 동하씨 한텐 그니까...
   음..(짐짓 서운한척) 나보다 형이 더 편하단 얘기네. 그쵸?
 동하  ...비교 할 수 없어요.
 단비  알았어요. 그말이 그말이죠. 뭐. 형이 더 좋다. 마마보인 아니구
   뭐라구 해야 하나?
 동하  (진지하게) 정말이에요. 단비씬...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같 이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형하고 전, 이제
   기회가 없어요. 예전의 기억. 형은 내 기억 속에서만 있거든요 ...
   더 이상 커지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 고. 그대로.
 단비  (무슨 말인가 싶어 보면)
 동하  죽었어요. 형은.
 단비  아...
 동하  (한 잔 마신다)
 단비  오늘이 혹시 형 기일... 그런건가요?
 동하  아뇨. 내 무능력을 확인하는 날 그런거에요. 형이 죽었는데...그때도
   아무 것 도 할 수 없었고, 이젠 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그런
   막막한 날.
 단비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물어봐도 되요?
 동하  (고개 젓는다) 다음에요. 지금은 말하고 싶지가 않아요...(한숨
   섞어) 다음에 요...
 단비  (물끄러미 보다, 일어선다)
 동하  (보면) 미안. 단비씨까지 괜히 우울하게 만들었네요. 중요한 일
   앞두고 있는 사람한테.
 단비  자- 일어나요. 내가 보여줄께요. 떼는 이렇게 쓰는거예요.
   뭐에요. 시시하게.  얼른요. (동하의 손을 잡아 끈다)


S#84 호텔 로비라운지(밤)

서울 시내의 화려한 밤거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
창가 테이블에 단비와 동하 앉아 있다.
테이블에 칵테일이 놓여있다.
단비, 창에 얼굴을 대고 밖을 내려다 보고 있다.
동하도 창에 시선을 둔다.

 단비  (동하쪽으로 시선 돌리고) 뭐가 떠올라요? 내려다 보면.
 동하  세금으로 전기세가 많이 나가겠구나. 가로등 하나씩 끄면 서울이
   너무 어 두울까. 또..
 단비  (기막힌 듯 웃고) 됐어요. 그만해요. 누가 공학도 아니랄까봐.
 동하  (웃고) 그럼 사진작가가 말해봐요. 어떤 각도로 찍으면 멋있을까?
   그런 생 각?
 단비  아뇨.
 동하  이쁘구나. 보석 같다. 이런 생각?
 단비  아뇨. (표정 변하면서 진지하게) 많이 올라왔구나. 정말 많이
   올라왔구나 그런 생각해요.
 동하  ?
 단비  (계속 창밖을 보며) 세상 위에 있는 느낌... 세상의 제일 꼭대기.
   세상일이 몽땅 내 맘대로 이뤄질 것 같은 기분...
 동하  (본다)
 단비  좋은 생각 아니죠?
 동하  잘 모르겠어요. 무슨 뜻인지.
 단비  (웃으며 한 잔 마신다) 어려서 말이죠. 아빠가 늘 집에 없었어요.
   엄만 아빠 가 없어지면, 절 친척집에 맡겨놓고 덩달아서 없어졌죠. 그
   집에 저하고 같 은 나이 여자애가 있었어요. (기억해내려는) 영은인가..
   이름도 잊어 먹었다.
 동하  (본다)
 단비  그애하고 방을 같이 썼죠. 그앤 침대에서 자구 난 바닥에 이불
   펴고 자구. 성질이 고약했어요.
 동하  괴롭혔어요?
 단비  넌 듣지마... 얼른 귀 막아...
 동하  ?
 단비  (웃고) 자기 전에 그 집 아저씨가 영은이한테 동화책을 읽어줘요.
   그때마다 걘 저한테 소리질렀죠. 너 듣지마. 우리 아빠가 읽어주니깐
   나만 들을꺼야. (슬퍼진다) 몸을 웅크리구 이불을 뒤집어 쓰구 귀도
   막구... 우리 아빠가 읽 어주는거면 좋겠다. 저기 누워있는게 나구...
   저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꼭 한 번 만이라두 나두 저렇게 자면
   좋겠다. 동화책 읽어주는 아빠가 재 워주면..
 동하  (안스러운 듯 본다)...
 단비  ...
 
단비, 술잔을 만지작 거리며 미소 짓는다.
동하, 안스러운 표정으로 그런 단비를 본다.


S#85 호텔 룸

더블베드가 놓여진 호텔룸.
창으로 서울의 야경이 보인다.
단비, 침대에 앉아있다. 침대 옆에 화장대 의자를 끌어다 놓았다.
동하, 뒤적뒤적 사이드 서랍도 열어보고, 화장대 위도 본다.

 단비  뭐해요?
 동하  (오른 손에 성경을, 왼손에 호텔사용안내서를 들고 돌아본다)
   이거 밖에 없 네요. 어느 거?
 단비  (손으로 왼쪽을 가르키며) 저거.

동하, 사이드 테이블에 성경을 얹어 놓고 안내서를 들고 온다.
동하, 의자에 앉는다. 쑥스러운

 단비  얼른요.
 동하  (흠흠...몇번 목소리를 가다듬고 , 안내서 넘겨 읽기 시작한다) 저희
   호텔을 이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손님 여러분의 편의를 돕기 위해,
 단비  거긴 재미없어요.
 동하  아. 예. (넘긴다) 프론트는 0번, 시내전화는 9번. 객실과 객실간의
   통화는, (하는데)
 단비  거기두 재미없어.
 동하  (난처한 듯 이리저리 넘긴다)
 단비  (그런 동하를 본다) ...
 동하  영국식 조찬. 머핀과 스크렘블, 신선한 오렌지쥬스. 홍차. 미국식
   조찬. 베이 컨. 에그푸라이 두 개. 토스트, 신선한 오렌지쥬스. 커피.
   일본식 조찬..

동하, 안내서의 메뉴판을 읽는다.
단비, 그런 동하를 애틋한 시선으로 본다.
동하, 문득 단비를 본다.

 동하  왜요? 이것도 재미없어요? (안내서 넘기려고 하면)
 단비  ...
 동하  어쩌죠? 지금이라도 나가서 동화책 같은거 사올까요? 소설책 같은건
   어디 있을거예요 (하는데)

단비, 동하의 뺨에 손을 가져다 댄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동하에게 키스를 한다
동하, 순간적으로 흠칫 놀란다.
단비, 동하에게 가볍게 키스하다 조금씩 진한 입맞춤.
동하, 주춤거리다...격정적으로 단비를 안는다.
두 사람의 애틋한 키스 장면 이어진다.


S#86 태형의 집, 단비의 방(새벽)

환, 단비의 방문을 연다.

 환  단비야? 아직 자냐?

아무 대답이 없자, 환 불을 켠다.
잠잔 흔적이 없이 단정하게 그대로 있는 단비의 침대.
환, 벽에 걸린 시계를 본다.
시계, 새벽 5시를 넘기고 있다.

 환  ...


S#87 호텔 앞 길 (새벽)

단비, 호텔 정문을 빠져 나온다.
단비, 걸음을 멈추고 동하가 묵고 있을 쯤의 객식을 올려다 본다.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단비, 돌아서 걷는다.


S# 88 호텔 객실(아침)

동하, 잠에서 깨어난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주위를 둘러본다. 동하는 런닝 차림이다.
동하, 당황한 표정으로 문득 고개 돌리면.
단비가 잔 쪽 벼개 위에 메모지가 접혀 놓여있다.
동하, 메모를 집어 읽는다.
(인서트) 메모지..
동하, 바닥에 떨어진 옷 주워올리며 메모 읽는다.

 단비 (소리) 어제 읽어준 메뉴 중엔 말이죠. 음.. 아스파라거스와 안심스테
   이크가 제일 맛있을 것 같았어요. 아침식사론 너무 무거운가요?
   같이 먹어주지 못해서 미안. 참! 떼쓰는 건요, 어제 저처럼 하는
   거에요. 알았죠?

동하, 단비의 메모를 내려놓는다.
동하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S#89 김현기 집앞

김현기, 수행비서와 경호원들에 싸여서 나온다.
대기해둔 2대의 차에 나눠 올라탄다.
차 출발한다.


S#90 그 부근

빠져나오는 김현기 일행이 탄 차.
그 뒤로 환의 차가 따라붙는다.


S#91 환의 차 안

환, 운전하고, 단비, 옆에 앉았다.
앞으로 정지하는 김현기 일행의 차.

 환  (차 정지하고, 표정 굳어있다)...
 단비  ...

김현기 일행의 차 출발하는 모습 보인다.

 환  (앞을 보면서, 딴 생각한다) ...
 단비  (환 보고) 뭐해?
 환  (그제서야 정신 차리고 차 출발한다) ...
 단비  (무심히 앞을 보고)
 환  (운전하면서, 무심히) 어젯밤에, 어디 나갔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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