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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대본

[오천씨의 비밀번호] 조정선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8.06.23|조회수2,490 목록 댓글 0

[오천씨의 비밀번호] 조정선



    
 
 
   
씬 1 도 심
   
여기저기 얽혀 있는 차들..서로 빵빵대고 있다.
교통순경, 나와 정리하느냐 정신이없고...
그 한 가운데 서 있는 오천의 영구차.

       
씬 2 오천의 영구차 안
   
모두들 교통 체증으로 지루하고 피곤해 하는 모습.
상수, 정란 묵묵히 앉아있고.
열심히 부조금을 계산하고 있던 영석, 옆의 하염없이 울고 있는 상미를 달래는.
상미, 뽀로통해져 영석의 팔을 치우고...
상훈, 오천의 사진을 든 채 멍하니 앉아있다.
상필, 교통체중에 갑갑한지 좌불안석.
옆의 인숙, 조그만한 소리로 어딘가 전화를 하는.
인 숙    그게 1주일 전쯤인데요. 아-지갑은 그대로 있는데 누가 카드만 살짝 빼갔다니까요. 네- 조회좀 해주세요. 그거 카드회사에서     변상되죠?
상 필    (작은 소리로) 너 -전화 안꺼..(주먹을 보이며) 가만 안 둘줄 알어?
무섭도록 고요한 정적.     차들의 크락숀 소리와 거리의 소음만 들려온다.
백밀러 위의 시계...12시를 가르키자 봉진. 가방안에서 녹음테이프를 꺼내더니     슬그머니 일어나 운전기사에게 간다.
운전기사, 봉진이 뭐라고 속삭이자 무심히 테이프를 받아 데크에 넣는다.
이윽고 차안에 꽝꽝 울리는 태진아의 󰡒노란 손수건󰡓
사람들이게 무슨 일이야...(등등 웅성대고)
상수, 정란, 상필, 인숙, 상미, 영석, 상훈...모두 놀라는.
상 수    기사 아저씨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당장 음악 끄세요.     음악 꺼요.
봉 진    (어쩔줄 모르며) 저기..상수...그게 아니라 이거 돌아가시기전에 형님이 장지가는 날 12시되면 틀으라고 해서...
상 필    (벌떡 일어나며) 뭐... 뭐라구요...?
오 천    E친애하는 조문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인 숙    (너무 놀라 핸드폰을 내던지며) 까악-
서로 얼굴만 쳐다보는 4남매. 놀라 웅성대는 사람들.
오 천    (E) (음악 줄어들면서) 이 추운 겨울날 저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이렇게 동행해 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저를 위해 이렇게 모여주신거 죽어서도 잊지않겠습니다. 여러분 무척 지루하시죠? 장례식이라는게 다 그렇죠. 저도 다녀 보니 그렇더라구요. 저희 선산은 그다지 멀지 않으니 제 이야기를 들으시다보면 금새      도착할 것입니다. 그럼 먼저      퀴즈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씬 3 거리
   
조금씩 움직이는 차들
오천의 영구차..이윽고     움직이고...
시간경과, 산길 옆 도로를 달리는 영구차.
       
씬 4 달리는 차안
   
오 천    (E)그러면 다음문제의 정답은 무엇이겠습니까? 과부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1번...문앞까지 왔다 그냥 가는 사내. 2번...문고리 탓만하고 가는 사내. 3번...문고리 거의 빠져는데 그도 모르고 가는      사내. 4번...
사람들 웃으며 서로 귓속말 주고 받는.
사람1, 2번이라는 듯 옆 사람에게 손 가락을 보이는.
영석, 카메라 내려가면 손가락 3개를 편채 넋을 놓고 듣고 있는.
상미, 그런 영석의 손을 때리며 주의를 주는.
고개를 앞 좌석에 파묻으며 곤혹스러워 하는 상수.
오 천    (E)그러면 다음엔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변강쇠 시리즈를      해 드리겠습니다.
완전 혼비백산하는 자식들.
뭐라고 계속 이야기 해대는 오천.
오 천    (E) 변강쇠가 다가오자 옹녀는 안돼-(아주 드라마틱한 오버)     했지만 그게 어디...
상 수    (일어나며) 안-돼-
사람들, 박장대소하고...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자식들. 며느리, 사위.
자식들    (동시에 벌떡 일어나며) 안돼- 어서 꺼요. 아저씨.
자식들, 모두 일어나 운전기사 쪽으로 오려하면
급정거 하는 차.
모두 운전기사쪽으로 딸려가 구겨지는 자식들...
각각의 얼굴, 한컷 씩 보여지면서 맨 마지막 컷.
상훈의 구겨진 얼굴.
상 훈    (E) 그날 이후, 이 모든 일이 발생하였다.
스톱 화면 위로 다다닥 소리를 내며 박히는 일련의 암호같은 숫자들...
경쾌한음악(󰡒노란 손수건󰡓) 흐르면서 타이틀      󰡒오천씨의 비밀번호󰡓 뜬다.

       
씬 5 아파트 입구.
   
아파트 앞에 서 있는 영구차.
자식들,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있는.
경화루문앞에서 물을 뿌리던 효식.
효 식    어마-장지에 모시고 왔나보네-

       
씬 6 캐쉬코너 안
   
클로즈 업 되는 캐쉬기 화면. 󰡒비밀번호를 누르세요󰡓 라는 글자뜨고...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가락. 띠-띠-띠-띠-하는 기계음.
드르르륵- 돈 세는 소리.
징- 하며 열리는 기계.     돈 10만원을 집어드는 손.
여자1, 돈을 세어보더니     나가고.
오천의 아파트로 향하는 자식들의 모습이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초조하게 서 있던 인숙, 얼른 통장을 꺼내 기계에 넣는다.
인 숙    (정리된 통장을 보더니)
    이 인간을 정말...

       
씬 7 오천의 아파트, 거실
   
가장 기본적인 것만 갖추어진 단촐한 분위기
커셋, 플레이 버튼 누르면
오 천    (E) 이 더운 여름날 , 여기까지 찾아와 제 가는 마지막 길을 같이 해 주시니 정말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상 필    이걸 아버지가 미리 만들어 놓으셨단 말이예요?
봉 진    응- 뒤에는 다 똑같고... 앞에 인사만 계절별로 만들었거든..
정 란    (묵묵히 앉아있는 상수에게)      어휴 정말 창피해서... 변강쇠가 뭐야, 변강쇠가?
상 필    (그런 정란을 날카롭게 보는)
정 란    당신 회사가서 부하직원들 어떻게 볼거예요.아버님은 자식들     입장은 요만큼도 이해해 주시지 않는다니까...어휴..정말 창피해서...
상 필    (시비조로) 형수..그게 그렇게 창피해요. 원참..늙은 시아버지 그동안 내팽겨 친 것은 창피하지 않구요?
정 란    내팽겨 치다뇨? 서방님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상 필    처가살이 한다고 핑게되고 아버지 재대로 한 번 찾아뵙기를     했어요. 저 같으면요 홍제동집      그렇게 된게 송구스러워서라도 더 잘했을 거예요.
정 란    서방님은 왜 툭하면 옛날 이야기꺼내고 그러세요. (손사래하며) 어휴, 숨막혀!!
상 필    숨막혀요? 누가요? 숨막혀 심장마비로 돌아가신건 우리 아버지 아닌가요? 멀쩡한 자식 넷이나 있는데, 혼자 사시라 그렇게 가신건 괜찮고.. 그래, 답답한 마음에서 노래가락에 몇 말씀하신게 그렇게 창피해요.?
정 란    (막 무슨 말 하려 하면)
    서방님! 그러는 서방님은요?! 말이야 바른말이지만
상 수    (O.L) (정란에게) 됐어,거기까지 해. (말 돌리며) 그래도 손님들이     즐거워 하시면서 가셨잖냐. 아버지도 그렇게 가셨다고 생각하자.
영 석    그래요. 형님들...그래도 사람들이 가장 즐거운 장례식이였다고...(자기가 지금무슨 말을     했는지 놀라 얼른 입을 막는)
상 미    (그런 영석을 꼬집는)
이때, 인숙, 씩씩 거리고 들어오는.
인 숙    (상필에게 ) 당신 나 좀 봐요. (안방으로 들어가는)

       
씬 8 안 방
   
인 숙    (다짜고짜 통장을 패대기 치며) 이제 어떻게 살거야?
상 필    (피곤한 듯) 어떻게 됐는데
인 숙    통장정리 해 보니까 이미 어떤 새끼가 이달치 월급에다 빼갈     수 있는 만큼 다 빼가고 없어..이제 어떻게 살거냐고?
싱 필    (머리를 긁적이며 벌레씹은 듯한)
인 숙    카드 관리를 잘 하든지..아니면 내가 비밀번호라도 바꾸라고 했지...칠칠맞게 7777이 뭐야...당신이 뭐 007이야. 도둑놈들 좋으라고 7777이 뭐냐고..
    정말 내가 못 살아. 어떻게 살거야. 어떻게 살거냐고?

상 필    조용히 해. 아버지 이제 막 장지에 모시고 왔어. 며느리라는 사람이 그런 걸 꼭 지금 따져야 겠어?
인 숙    며느리도 먹고 살아야 될 것 아냐.
상 필    그래- 너 말 잘했다. 너 잘먹고 잘 사느냐고 아버지 이런데다     모셔두고 밥이 넘 어가디...응?
인 숙    큰 며느리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다 작은 며느리가 2년 모셨으면 잘 모신거 아냐...

       
씬 9 거실
   
인숙의 그 말을 듣고 정란 대뜸 일어나 문을 열고는...
정 란    (문을 열고) 동서..그만해. 말이 너무 심하지 않아. 내가 안모시고 싶어서 안 모셨어..10년간 처가살이 하는 것도 바늘 방석인데...
인 숙    바늘방석인지 꽃방석인지 누가 알아요?
정 란    뭐?..뭐 동서 정말 못?다.
상 수    (일어나 거칠게 말리며) 당신 이리 안와...
봉 진    다들 왜 이러는 거여..시방..
상 미    정말 언니들 해도 해도 너무해요. 우리 아버지 그렇게 돌아가시게 해 놓고 지 금 돈 타령이나 하고 누가 모셨네 안 모셨네..    그럴 수 있는 거예요. 정말..
정 란    고모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인 숙    솔직히 고모도 할 말 없지 뭐예요. 딸자식도 엄연히 자식인데 고모는 뭐 한 거 있어요. 시집가더니 그냥 함흥차사더구만...
상 훈    (E) 우리 집은 항상 이런 식이다. 싸움이 한 번 나면 그 것이 다 퍼져 모두가 한바 탕 싸우기까지는 절대 진정되지 않는다.
상 훈    (참다 못해 울부짖으며) 제발      그만들 좀 하세요..네...모두들 정말 너무 한 거 아 네요?     오늘이 어떤 날이예요?
식구들 놀라 상훈을     보고...
상 필    (좀 가라 앉은 소리로) 너도      임마..뭐 잘했다고 큰 소리야..만화그린다고 작업실 에 몇 달 이고 쳐박혀 아버지 한 번 뵈러 오기를 했냐....
상 훈    알아요..안다구요..그러니까 이렇게 후회하잖아요. 에이 -씨 (벌떡 일어서는)
(E)     딩-동
봉 진    누구 신가?
문을 열면 들어서는 김변호사와 사진사 도곤.
봉 진    아니 도곤이 자네가 왠 일이야?


       
씬 10 거실
   
보면, 김 변호사. 사진사 도곤, 앉아있고.
자식들, 각자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김변호사, 비디오 테입을 내놓는다.
영 석    (놀라며) 이..이번엔 비디오      테이프?
김 변호사     그럼 강오천님의 유언을 집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침을 꼴깍 삼키는 자식들.
비디오 테크에 넣어지는 테입.
화면 좀 지지직 거리다
나타나는 오천.
인 숙    (놀라) 히-익.
자꾸 흔들리는 화면.
겨우 정지되고.
오 천    상수야, 훈일에미야, 그리고      상필이 인호에미, 상미, 김서방, 그리고 상훈이 보거라. 아무래도 이 애비가 얼마 못 살 것 같아 이렇게 김 변호사와 의논하여 유언장을 만드니 나 죽거든 한치도 틀림없이 따르도록 하여라.
침을 꼴깍 삼키는 자식들.
오 천    난 내인생의 절반이상을 니들애비로 살았다. 그게 가장 보람되고 즐거운 일이였어. 그런데 니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나 죽으면 다들 모였을텐데 또 싸우진 않았겠지? 형제귀한준 모르고 서로 등돌리는게 이애비는 너무 가슴아팠어. 그래서인지 늙으막에 좀 모아진 내 재산이 오히려 걱정이다. 니들이 유산 문제로 또 얼마나 티격태격할까 생각하면 내 죽어서도 눈을 펀안히 못 감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건데 우리 공평하게 하자. 장남이라고 더 주지 말고 시집간 딸이라고 덜 주지 말고...아주 공펑한 방법으로 하잔 말이다.
서로 놀라 쳐다보는 자식들.
오 천    (통장을 보여주며) 내가 평생      모은 재산이 모두 여기에 들어있다. 이걸 찾을 수 있는 자식이 전부 다 가져라. 단 비밀번호는 모른다. 기간은 1주일. 누가 뭐래도 나에게는 중요한 숫자였으니까 애비를 생각한 자식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 다. 너무 어렵다고? 좋아 그럼 힌트를 주지..힌트는 내 집안에 있다.
김 변호사     (스톱 모션 걸고) 기간은 내일부터 1주일, 기회는 한 사람당    한 번입니다. 장소는 아파트 앞 캐쉬코너이고입니다.
    단 돈 1만원이라도 찾을 수 있으신 분은 그 다음날로 유산 전액을 상속    받게 됩니다.
상 필    도대체 아버지 재산이 얼마나 됩니까? 기껏해야 이 아파트 전세하고 화원하 고...
김 변호사    한 20억 됩니다.
상 필    네?
모두들 놀라는.
김 변호사    사실, 강오천씨의 재산은 얼마되자 않았읍니다만 이태전에 사놓으신 땅이 그린벨트에서 해제되어 그재산가치가,

상 필    (O.L) 20억...그게 다 아버지 거예요?
영 석    (잽싸게) 그...그런데 비밀번호 못 찾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김 변호사    (리모콘을 돌리며) 다음을 보시죠.
오 천     만약 그 안에 못 찾으면...
화면속으로 갑자기 등장하는 효식.
효 식     할아버지 짜장면 어디다 둘까요?
오 천     (카메라와 효식을 번갈아 바라보며 당황해 하는) 이 놈은 어디로 들어온 게야..?
도 곤     (화면에 콧구멍까지 클로즈업 되며) 이게 왜 안되지..?
효 식     (탁자에 짜장면을 놓으며) 어디로는요. 문으로 들어왔지? 오늘은 어쩐일로 세그릇인가 했더니 손님이 계셨네요.
오 천     이놈이- 빨리 안 나가.
효 식     (씩 웃으며) 할아버지 가요
오 천     왜 안돼?
도 곤     다 됐어요. 하세요.
오 천     만약에 그 안에 못 찾으면 남봉진이 다 줘라. 봉진이 난 자네가 내 돈을 아주 보람된 곳에 잘쓰리라 믿네... 그럼..애들아 잘들 있어라.
지지직 하고 꺼지는 화면

봉 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히익- 뭐...뭐라고...

       
씬11 아파트 내 벤치
   
벤치엔 씩씩 거리면서도     무언가 두려운 듯 앉아      있는 봉진.
그 옆에서 약갼 불량스럽게 서 이는 상필.
역시 한 쪽에서 상수, 상훈, 영석 담배를 피우고 있는...
봉 진    그러니까 너는 시방 내가 니      아버지를 꼬드겨 갔고 요상망상한 유언을 만들어내 앞으로 돈을 챙기게 해 놨다 이것셔 시방..?
상 필    안그러면 이게 뭡니까? 재산이 20억 있다. 비밀번호 아는 자식이 다 찾아 가져 라. 못 찾으면 남봉진이 다 줘라...이게 뭡니까..이게..
봉 진    그러니까 사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제..살아생전 나한테 공짜로 10원짜리 한 장줘 본적 없는 노인네가 죽어 이게 무슨 망령이냐고...내가 평소 사모하던 젊은과부도 아니고 이게 뭔 일여...나도 모르는 일이랑게..증말...으아-사람 미치고 폴짝 뛰겄네...
영 석    (막 오바하며) 아저씨..미치고 폴짝 뛰는건 저희라구요. (헛기침하며) 이거..자식 들간에 완전 싸움나게 생겼잖습니까? 우리가 어느 재벌집 이복형제들도아니고..잘하면 우리 신문나게 생겼어요.
상 필    자넨 빠져...
영 석    아니..작은 형님..그렇게 말씀하시면 서운하죠. 사위도 엄연히 자식인데...
상 훈    (보다 짜중난다는 듯) 작은 형..그만하세요. 자네도..그만들 해.
영 석    (상훈에게) 아니..형님 내 말좀 들어보세요.

상 수    그만들 둬...다들 집에 가...
    (상수 앞서 걷는다)

       
씬12 상필의 집 거실
   
들어오는 상필과 인숙.
인 숙    아버님도 참 대단하셔. 어쩜 그 많은 돈을 숨겨두시고 우리한테 일언반구 한마 디 없으실 수가 있어요.    
    다른 건 몰라도 당신 정수기 팔러 다니느냐 그렇게 고생하는 거     보시면서 어쩜 그러실 수 있느냐고? 응 ? 대리점 하나만 떠억     하니 차려 주셨어봐.
상 필    (쇼파에 털썩 주저 앉으며 담배를 무는)
상 필    (혼자 생각에 빠져) 아버지 비밀번호가 뭘까?
인 숙    (버럭 소리를 지르며) 여보-      지금 그걸 하겠다는 거예요.
상 필    당연하지..이건 법적인 효력이 있는 유언이라 어쩔 수가 없는거야 게다가 그 많 은 재산을 순 남의손에 들어가게 나둬.? 아버지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숫자 라..그게 뭐지?
인 숙    (기도 안찬다는 듯) 7777. 흥! (안으로 들어가는)
상필,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씬13 오천의 아파트
   
어둠 속, 누가 문을 열고 살며시 들어온다.
불 켜면 상훈,
숄더백을 툭 하고 떨어뜨린다.

       
씬 14 상수의 침실
   
한 눈에 상필의 집과는 차이가 나는 고급 실내.
정란, 화장대에 앉아 크림을 바르고 있고.
상수, 술병과 잔을 하나 들고 들어온다.
정 란    (그런 상수를 힐끗 보더니) 정말로 앞으로 1주일 이내로 비밀번호 못찾으면 그돈이 다 봉진인가 뭔가하는 그 아저씨 한테 가는 거예요? 정말 도대체 아버님은 이해 할 수가 없어. 자식들데리구 장난치는것두 아니구, 그렇지 않아도 사이 안 좋은 자식들 도닥여 주시는게 아니라 이건 완전히 싸움 붙여 놓신거 아냐. 비밀번호 아는 자식이다 가져라. 그러면 장남은? 장남은 뭐냐구..     정말 희안한 성격이셔...          (표정 바꾸며) 사실 잘됐지 뭐예요.
상 수    (보는)....
정 란    여보, 이번 기회에 유산 전 재산 상속 받아서 엄마집에서 나가자구요.이게 뭐예요. 얘들도 다      컸는데 10년째...당신이 그때 사업만 안 망했어도..시동생한테 오늘같은 수모를 받았겠어요.    어이구..이건 뭐 위아래가 바뀌어도 한참바뀌었지, (보며) 여보..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이 지긋지긋한 처가살이한 번 면해보자구요. 네?

상 수    글쎄..알아야 면하든지 말든지 하지...
정 란    (발끈하며) 당신은 장남이 그것도 몰라요? 아버지가 무슨 언질이라도 주셨을 것 아녜요?
상 수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는)

       
씬 15 오천의 아파트
   
울면서 오천의 유품을 정리하고 있는 상훈.
상 훈     (울면서) 흑흑..아버지..아버지...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그래도 상자 속의 서류 등을 자세히 보는)
       
씬 16 상미의 안방
   
상미, 이불 뒤집어 쓰고 있는.

상 미    정말 봐 줄래야.봐 줄수가 없어...자기네들이 며느리라고     한 일이 뭐 있다고.. 니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싸우는 꼴들이라니...(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흑..불쌍한 우리 아버지...
영 석    아항- 자기야 울지마-
싱 미     몰라. 손 치워.
영 석    저..어..자기야....자기는 뭐      짚이는데 없어?
상 미    (퉁명스럽게) 없어...
영 석    아이쿠..이거 죽겠구만..처남들은 벌써부터 눈이 빨개져서 찾고 난린데...(슬슬 눈치보며) 자기야..저기 우리 지금..아버님댁에 가 볼까?.
상 미    (획 돌아 쏘아보는)

       
씬 17 상필의 안방
   
상필,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
상 필    (옆의 인숙을 깨우며) 일어나..일어나...
인 숙    아-훔..왜 그래요?
상 필    빨리 짐 챙겨...
인 숙    이 시간에 짐은 왜요?
상 필    얘들도 다 깨워...애. 인호야. 인미야
인 숙    어디를요?
상 필    아버지 집이지 어디야.내일부터 1주일간은 거기서 살아야 돼.(주섬주섬 옷을입는)
인 숙    뭐라구요?
상 필    이렇게 형광등이니 손발이 평생 고생하지..아버지가 힌트는 집안에 있다고 그러 셨잖아..
인 숙    (듣고보니) 힉..그러네요.


       
씬 18 오천의 아파트 앞 (N)
   
서는 영석의 차.
영석, 얼른 반대쪽 문을     열려고 하면 상미, 문을 팍 열어 영석, 머리를 찧고...
영석, 아이쿠야 하면 보면 저만치 혼자가는 상미.
영석, 뒷좌석의 문을 열어 자고 있는 미림을 안는다.
미 림     응..아빠..
영 석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응..그래그래..


       
씬 19 오천의 집, 거실
   
헐레벌떡, 미림안고 짐을 들고오는 영석.
보면 이미 상수네와 상필네, 상미 앉아있는.
상 필    (벌레 씹은 표정으로) 어서 오게. (비꼬듯) 자네도 잠이 없구만.
상 수    (좀 찔리는지) 어서 오게...

영석, 보면 상훈, 오천의 사진을 안고 자고 있는 상훈옆으로 나뒹구는 소주 병.
상 필    그래도 우리 중에 효자 났어.      오니까 아버지 사진 붙들고 울고 있더라 고...(상훈을 안아 일으키며) 자식..그러길래 너나 나나 살아생전에 잘할 것 이지 이게 뭐냐...
인 숙    정말요, 그랬으면 아버님이 우리를 이런 식으로 골탕 먹이셨겠어요.
상 필    (확 돌아보며) 이 여편네가 정말...
상 미    자다말고 이게 왜 난리 부르스예요. (영석으로부터 미림을 받아 안방으로 들어 가는)
영 석    (그런 상미를 안타깝게보는)
상 수    (헛 기침 하며) 상훈이가 너무 취했으니까 일단 여기다 자리     깔자.

       
씬 20 같은 장소
   
거실에 이불 깔아지고 눕혀지는 상훈.
그 뒤에 오천씨의 상자를 뒤적이며 말을 주고받는
자식들...
상 필    무슨 잡동사니가 이렇게 많지...
영 석    평소 무엇하나 버리는기 있으셨나요...
인 숙    이건 전기세 영수증이고...
정 란    하유-정말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

상수, 못마땅한 얼굴로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두 눈를 감고 있는 상훈의 얼굴위로...
상 훈    E 거긴 아무리 찾아봐도 별 것 없다. 도대체 아버진 어디다 힌트를 남겨 두신걸까?

       
씬 21 새벽,아파트 외경
   
       
씬 22 부엌,
   
하품을 하며 부엌으로 들어오는 인숙.
밥을 하려는지 냄비에 물을 부어 올리고는 가스 레인지를 켜는.
몇번 해도 계속 허탕만
치는.
인 숙    으..응 이게 왜 이래...
    (가스레인지 뒤를 보며, 호스가 빠져 있는)

       
씬 23 아파트 밖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가지고 가는 영석.
       
씬 24 부엌
   
보글보글 끓고 있는 콩나물. 보면 영석이 사온 가스레인지.
인숙, 간을 보고..
상미, 그 옆에서 파를 썰고 있다.
인 숙    (콩나물을 씻으며) 정말 아버님도 아무리 아낀신다고해도 그렇지 가스를 끊어 놓는 분이 어디     계셔...물도 안 끓여 드셨나...
상 미    (칼을 탁 놓으며) 언니..식사는 어떻게 하셨나..걱정하는게 순서 아니예요?
인 숙    (무안해 지는) 아, 아니 난...
정 란    (잠자리에서 막 일어나 화장실 가며) 굳모닝-내가 늦잠을 잤네    ...자리가 바뀌어 서 통 잠들      수가 있어야지...
상 미    (칼을 탁 놓고 나가는)
정 란    (보다가, 다시 인숙 보는)
    왜 그래?!!
인 숙    옷 갈아입고 빨리 거들기나 하세요. 아버님이 가스를 끊어 놓아     아침이 늦어요.
정 란    왜 가스를 끊어?
인 숙    낸들 알아요...별로 쓰시지도      않는데 달마다 기본료 내시는게 아까우셨겠죠.
정 란    하여튼 아버님은 왕소금이셔...(화장실 문은 막 여는 정란.) 으-악
보면 팬티 바람의 상필,
어쭙잖게 가린다.
대각선으로 작은방을 향해 튄다.

       
씬 25 오천의 아파트, 부엌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가족들.
상미, 콩나물국을 상훈
앞에 나준다.

상 미    오빠 먹어...(옆의 미림에게)      흘리지 말고 먹어야지...
상 필    넌 오늘 작업실에 출근안해?
상 훈    급한 원고는 다 끝났고...    좀 쉬려고요.
영 석    그럼요 잘 생각하셨어요.     셋째 형님이 아버님 돌아가시고 너무 마음을 많이 써 탈진하신     거라니까요.. 푹 쉬세요.
상 필    (그런 영석이 못 마땅한 듯)      자네는 대리점 문 안 열어...?
영 석    (멈칫하며) 아이..열..열어야죠...
상 수    (일어서며) 제수씨 잘 먹었습니다.
정 란    (따라 일어나며) 여보..더 먹지 그래요.
상 수    당신은 일어나지 말고 설거지나 해.
정 란    (뾰로퉁한)
인 숙    (고소하다는 듯)

       
씬 26 아파트 부감,
다움날 아침
   
카메라. 죽 내려오면 경화루 문을 열고 있는 효식.
출근하는 상필과 상수의
자동차.
효 식    (문을 열다) 얼라- 이상하네-      왜 오늘 다들 여기서 출근하지...


       
씬 27 아파트 복도
   
상훈, 핸드폰을로 작게
통화하고 있는.
멀리 차 떠나는 것을 보는.
상 훈    저 강상훈인데요. 원고 좀 미뤄 주세요..최기자님 좀 봐주세요. 1주일 뒤엔 꼭넣겠습니다.     네-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상훈, 빛나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씬 28 안 방
   
열려진 장농문. 여기저기 펼쳐진 이불과 벼개들...
영석, 옆에 메모지와 볼펜을 두고 벼개하나를 품고 벼개잇을 까보며 무언가
심각하게 조사하고 있다.
상 미    자기야...(그런 영석 보고 기가막힌) 참..(영석을 탁 치며)    뭐하는거야..
영 석    (화들짝 놀라며) 어..으악..    (벼개를 껴 안는다)
상 미    대체 뭐하는 거냐구.?
영 석    깜짝 놀랐잖아..보면 몰라...     조사하고 있지..
상 미    조사?
영 석    우리 할머니는 말야..내가 어렸을 적 보면 꼭 벼개잇 밑에다가     뭔가 꼬불쳐 놓기를 좋아하셨     거든...
상 미    그래서?
영 석    혹시 알아..아버님도 이런데다 뭘 감춰 놓으셨을지...
상 미    우리 아버지는 그런거 안하셔..잔소리 말고 빨리 가게에나 나가.
영 석    싫어
상 미    싫어?
영 석    세탁기 백대..아니 천대를 팔아봐라.20억이 나오나...
상 미    이이가 정말...
영 석    그래. 나 돈에 눈 멀었다.    그럼 처남들은? 아버님 유언     떨어지게 무섭게 모인 것봐.     우리가 언제 이렇게 일사불란     하게 모인 적 있어? 자기야..    그러니까 자기도..응?

       
씬 29 거실
   
한 여자의 흑백사진을 들고 전화하고 있는 정란.
정 란    (모기만한 소리로) 여보..    난데... 돌아가신 어머님 생신이 언제지..?


       
씬 30 상수의 사무실
   
상 수    그건 왜?
정 란    E 아버님이 어머님 끔찍히 사랑하셨다며 어머님과 결혼 기념일, 생신, 기일 그거 다 따져 보면 어떨까?
상 수    끊어 이 여편네야...
    (전화를 팍 끊는)

       
씬 31 오천의 아파트
   
정 란    (귀가 아픈지 전화가에서 얼른 귀를 떼는)
인 숙    (빨래감을 가지고 욕실로 가며) 명색이 큰 며느리가 그런 걸     몰라서 되겠어요...
정 란    어휴-정말 (인숙 째려보는)
    도대체 뭘로 만드셨지?

       
씬 31-1 상필의 사무실
   
상 필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는)
동 료 1     뭘 그렇게 곰곰히 생각해...
상 필    넌 비밀번호가 뭐냐?
동 료 1     무슨 비밀번호?
상 필    마- 있잖아..통장번호...핸드폰 비밀번호..뭐 그런거...
동 료 1     그야 다 틀리지...
상 필    다 틀려..
동 료 1     그러면 다 틀리지..하나 뚫리면 다 뚫리라고 똑 같이 쓰는 사람이 어딨냐..카드 가 7갠데 각각 다 틀려...
상 필    그걸 어떻게 외우냐?
동 료 1     다 외우는 방법이 있지...
    (서류를 들고 나가는)
상 필    (주변 눈치를 보며 따라 나간다) 야..야...

       
씬 32 은행
   
보고있던 신문을 살짝 내려 캐쉬 기를 사용하고 있는 앞 사람들을 보는 상훈.
캐쉬기와 비밀번호를 누르는 사람들, 손가락, 클로즈업.
상 훈    E 사람들은 특이한 방법으로 또는 아주 평범한 방법으로 비밀번호를 만든다.
자판의 가운데를 일렬로
누르는 손가락.
상 훈     E 가운데 일자.
다른 사람, 자판을 대각선으로 누르는.
상 훈    E 대각선.
다른 사람. 한 자판만 계속 누르는.
상 훈    E 한 번호만 집착하는 스타일.
다른 사람, 여기저기 마구 빨리 누르는.
상 훈    E 그래봤자..집 전화번호나      주민등록 번호나 되겠지...   
상훈, 자기차례가 되어
캐쉬기 앞에 선다.
통장을 꺼내는 척 하며..
상 훈    E 그렇다면 아버지는 어떻게 만드셨을까?!

       
씬 33 아파트 부감 (야경)
   
       
씬 34 오천의 아파트,
거실 (밤)
   
자식들 모두 나와 서 있고..
상 수    오늘부턴 교통정리좀 하자.      하루 이틀 있을 것도 아니고...여자들은 안방에 아이들은 건너방에 남자들은 마루에 불만     없지...
영 석    (얼른 ) 네- 그럼요 형님.
상 수    그럼 다들 들어가서 자-
각자 방으로 들어가고...
영석, 상미에게 잘자라는 신호보내고..
식탁쪽에서 물마시던 상필, 일어나 오는 인숙에게...
상 필    잠만 자지말고 잘 찾아봐
인 숙    (눈치보며) 당신이나 잘해요. (안방으로 들어가는)
상 훈    (짐짓 이불위로 벌렁 누우며)      아이고..무슨 팔자가 이래...
상 필    20억 팔자다. 잔말말고 자...
불을 끄는...
다들 눕는.
상 필    하긴 1주일만 참고 잘해 내면    ...으흐흐흐...
영 석    작은 형님은 만약 유산 받으시면 어디다 쓰실건가요?
상 필    걱정도 팔자야..돈 없어 못하지 돈 있는데 무슨 일이든 못해..    일단 회사부터 때려치울거야...


       
씬 35 아이들 방
   
아이들, 이리저리 엎어져 자고 있다.

       
씬 36 거실
   
영 석    셋째 형님은요?
상 훈    글쎄요. 좋은데 써야 겠지
영 석    전 말이죠...일단 자동차를 바꿀겁니다...그리고 집도 이사하고    ...외곽에 별장도 사서 멋진      아가씨들이랑...흡 (입을 막는)
상 필    (팔로 영석의 목 누르며)     그 별장 확 불살러 버린다.     상미한테 전해줘..?
영석, 캑캑 거리는.
상필이 놓아주자...
󰡒죄송하다는 듯 손을 포개고는 안방을 바라보며 쉿󰡓 -하는데..
상 수    조용히 자자. 끙...(한숨을 쉬며 돌아눕는다)
상 훈    (모로 누워 골똘히 생각하는)....
상 필    (천정을 보며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영 석    (양미간을 찌푸리며 무언가 추리하는 듯한 표정)
동상이몽의 분위기.
       
씬 37 안방
   
여자들, 비좁은 듯 뒤척
이고 있다.
뚱뚱한 인숙, 가운데에 떡 버티고 자고...
정 란    (인숙에게) 동서 옆으로 좀      가봐...
인 숙    갈때가 어딨어요..
정 란     아휴- 정말 불편해 죽겠네..아- 좀 옆으로 가봐..좁아 죽겠다니까...
인 숙     60평에 사는 거 꼭 그렇게 티를 내야 되겠어요. (이그 하는 기분으로 조금 비켜주며) 내 20억 만 찾아봐... 두 자리 평수에서는 내 안산다.
상 미     언니들... 좀 잠좀 자요..네...
정 란     거기서 우리집 평수 이야기가 왜 나와... 성격 정말 끝내줘. (인숙의 이불을 당기며 눕는)
인 숙     (다시 팍 당기는)
정 란     (굴러 떨어지며) 동서!

       
씬 38 거실 (N)
   
자고 있는 상수와 상필.
그때, 베란다에서 들어온 불빛이 전화기 옆벽에 부딪히고 벽에 무언가 볼펜으로 쓰인 숫자.
상훈, 벌떡 일어나 자세히 살펴보고...
영석, 그런 상훈을 슬며시 보는
상훈, 유심히 보고 다시 자는.
영석, 일어나 그 숫자를 확인하는.
보면 829-4963

       
씬 39 대리점 (다음날 아침)
   
영석,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영 석    여보세요. 거기 823에 4963이죠.

       
씬 40 화원
   
봉진, 전화받고 있는.
봉 진    네 그런데요.

       
씬 41 대리점
   
영 석    거기가 어딥니까?

       
씬 42 화원
   
봉 진    어디긴 어디요...민들레 화원    이지...
       
씬 43 대리점
   
영 석    (수화기를 막은 채 아이쿠야      하는 표정)

       
씬 44 화원
   
봉 진     여..여보새요...여보세요...이제 화분사고 싶으면 여기로 전하    하면 안돼..이제 팔릴 것잉게...(전화를 끊는)
상 훈    E (그 모습을 보고 서 있는) 아버진 당신의 가게 전화번호도 못 외우셔서 벽에다 서 놓으셔야 했다. 그렇다면 비밀번호도 어디다 써 놓으신게 틀림없는 일이다. (돌아서며) 난 나만의 방법으로 아버지의 비밀을 풀기로 했다.

       
씬 45 일식집
   
사시미를 앞에 놓고 술을 따르는 상수.
봉 진     아이고, 자네 형제들 나타나면 나 겁나! 무신 소리할지?...    아이고 겁나요!!...
상 수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      뵙지도 못하고 그동안 저희 아버님이 어떻게 지내셨나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서..
봉 진    (못 마땅한 듯) 궁금했으면 자주 찾아와 봤어야지...
상 수    죄송합니다. 모두 제가 불충    해서...
봉 진    나한테 죄송할거야 없지..    (비아냥조로) 그래도 자넨 좀    났네 그려...뒤늦게나마 아버지가 궁금하니..이봐 아무리 그래도 그러는게 아녀..(술잔주며)
    그렇게 싸가지 없이 굴어선     안 되었다 이 말이지...형님이 얼매나 몸이 편찮으셨는디...     (주머니에서꺼내 보여준다)     자- 이거 보드라고...요 1년간 약을 끼고 살았어 이 사람아...이번 달 것은 다 자시지도 못    하고 돌아가 버리셨네...
    허이구...형님
보면, 약봉지.
상수, 할 말이 없고...

       
씬 46 아파트 수퍼 (N)
   
정란, 삐죽거리며 검은
비닐 봉지를 들고 나오는.
정 란    어휴..정말 위 아래가 없다니까    ...윗 동서보고 뭐 사와라 뭐    사와라...꼭 찾을 거야...
    찾아서 웬수 갚을거야..
경화루 앞을 지나던 정란. 보면, 그 안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상수.
정 란    아니..저이가...(들어가는)

       
씬 47 경화루 안 (N)
   
정 란    (상수앞에 앉으며)
    당신 지금 제정신이예요?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 있어요?
상 수    별로 힘이 나지않아...
정 란    제발 정신 좀 차려요. 돈 있으면 목에 힘들어 가고 그러면 저절로 힘날테고 처가에 힘될테고...   

상 수    (O.L) 당신말야...아무리 피 한방울 안섞였다고 하지만 우리 아버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맏며느리로서 말야?
정 란    지금 겨우 그것때문에 나한테      화나 이러고 있는 거예요?
상 수    (O.L) 겨우 그것때문에..    (술잔을 탁 놓으며)
정 란    (O.L) 이이가 정말 왜 이래. 내가 누구 땜에 이 고생을 하는데    ...당신 그렇게 아버님한테 미안하면 빨리 돈 벌어서 홍제동 집 찾으면 되잖아요. 그러면 그      알량한 장남체면도 서구...    (획 돌아 싸늘히 나간다)
상 수    (열받는)

       
씬 48 오천의 방 (N)-과거
   
상수, 정란 무릎을 끓고
앉아있는.
정란, 훌쩍이고,
상수, 침통한 표정.
오 천    난 못해. 이 집이 어떤 집인데 팔어. 니 에미랑 이 집 10년만에 사서 쓸고 닦고 니들 키워 낸      집이야..안돼. 무슨 일 있어도 이 집만은 안돼

정 란    (울며) 아버님..죄송해요.      하지만 한 번만 이이 도와주세요.
오 천    그러니까 이놈아..그냥 월급받아먹고 살지 무슨 사업을 한다고...
상 수    .....
정 란    오늘도 사채업자들이 와서 난리를 치고갔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아버님.
오 천    이 집 팔면..애들하고 어디로     갈려고? 길 거리에 나 앉으려고...?
정 란    저희 친정에 들어가서 돈 정리 될 때까지만 살려구요..
오 천    그러면 우리는...상필이는 결혼한다고 치고 나하고 상미, 상훈이는...어이구..복 장 터져..
       
씬 49 마루 (N)
   
씩씩거리고 앉아있는 상필, 그 옆의 굳은 얼굴의 상훈.
여고생 복장의 상미, 찔끔찔끔 울고 있는.
오 천    (나오며) 난 못한다. 못해.      그렇게 알어
상필, 상훈, 상미. 일어나 오천을 보는.
오천, 못 본척 나가고...


       
씬 50 방안 (N)
   
상 필    (오천이 나가자, 얼른 안방문을 열고는) 형...형이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수 있어...
상 수    미안하다.
상 필    형은 장남이잖아..그러면 부모님은 물론 동생들까지도 거두고 책임져야 되는거 아냐..그런데 어떻게 우리한테 집까지 팔게 하냐구...
상 수    너까지 이러지 말아라. 너 결혼하는데는 지장 없게 할테니..
상 필    지장? 내가 지금 결혼못할까봐 이러는 것처럼 보여...형은 어쩜 그렇게 자기 생 각만 해...    그러니까 집안을 말아 먹는거야.
상 수    (날카롭게 쏘아보는) 너 이자식 무슨 말이야..집안을 말아 먹다니...
상 필    말아 먹은게 아니면 지금 내가 틀린말 했어..
상 훈    (말리며) 작은 형..이러지마.. 지금 이러는게 무슨 도움이 돼.
상 필    난 도움이 돼. 이렇게라도 안    하면 나도 아버지처럼 복장터져 죽고 말거야...(뛰쳐 나가는)
상 훈    작은 형. (따라 나간다)


       
씬 51 대문앞 (N)
   
씩씩 거리며 나오던 상필, 갑자기 무언가에 얻어맞고 담벼락에가 부딪힌다.
상 필    아-악.
보면, 오천, 주먹으로 한대 친.
상 필    (담벼락에서 이마를 떼고)      아버지...(이마에서 조금찢겨져 있는)
상 훈    (뒤따라 나와) 아버지...
오 천    니놈이 뭔데 형한테 대들고 지랄이야..집 팔어 먹은 형이래도     형은 형이야...
상필, 상훈 벙찐.

       
씬 52 포장마차 (N)
   
상 필    (한 잔 따라 단숨에 마시고는) 카-아버지는 왜 저한테 화풀이 하고 그러세요?
오 천    그게 어떻게 화풀이야..윗 사람한테 대드는 놈은 맞아도 싸지    ...기둥이 있고 서까래가 있는     거지..어디서 서까래가 함부로 나서 나서길...
상 필    참내- 아버지가 말씀하시는 그 기둥이 우리 집 기둥뿌리를 뽑았다니까요..지금.
오 천    (다시 이마 한 대 치는) 이놈아-
상 필    (O.L) 아버지!
오 천    니 형도 다 잘해보려고 그러다 그렇게 된거다. 뭐라고 이렇다 저렇다 할거 없 어..지 놈도     그 동안 우리한테 말도 못하고 오죽 속이 탔겠냐...며칠새 얼굴이 말이 아냐...이 애빈 그게 더     속상하다.
상 필    하이고- 언젠 집 팔게 돼 복장 터지신다면서요
오 천    집?..집도 좋지...니 에미랑 나..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어 10년만에 마련 한 집이야...    이사오던 날...그렇게도 좋아    하더니만 겨우 1년살고 갈려고 그랬는 지..그래도 니 에미     자취가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근데 그러면 뭐하겠냐... 자식이 죽게 생겼는데...
    상필이 너한테는 미안한 일이지민 어쩔것이냐..너 장가 가는 것도 큰 일이지만 니형문제도 큰 일 아니겠냐? 일년만 미뤄 보자.
상 필    (묵묵히 술만 마시고)
상 훈    .....
오 천    방법을 연구해 보자.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궁하면 통한다는 옛말이 있잖냐
    (상필에게 술을 따라주며)     상필아, 우린 모두 식구아니냐...
    가족이란게 뭐냐, 응...
상 필    식구요? 한 솥밥 먹는 식구한테 형이 어쩜 이럴수 있어요.
오 천    ....
상 필    좋아요. 아버진 이제부터 제가 모시겠어요. 이 집 팔아 잘난     형 살게 해주세요. 어차피 그      재산 내 것 되는 것도 아니니까..
오 천    그래도 이 놈이...이런 못난 놈.
상 필    됐어요. 형 잘먹고 잘 살면 됐죠 뭐...(벌덕 일어나 나가는)
오 천    허참..저 놈이 아직도 덜 맞았어    ...상필아 이 놈아 (크게)
       
씬 53 포장마차 밖 (N)
   
밖에서 듣고 있던 상수.
상필과 마주치자 냉정히
고개 돌리고 가는데...
침울한 상수.
오 천     (E) 왔으면 들어와!! 어서.

       
씬 54 현재,
오천의 아파트(N)
   
현관문을 거칠게 닫는 소리
보면 엉망으로 취한 상수, 문 열어준 정란에게 덤비는

상 수    (집안의 집기를 부수며)
    너 이리 와...
상필, 상훈, 인숙, 영석, 상미 다 나오는.
아이들도 우르르 따라
나오는.
상 필    (나오며) 형..왜 이래..응...
상 수    너...너..너 죽고 나 죽자..    그래 나 못난 남편에 못난 자식이라 우리 아버지 그렇게 사시다 가게 했어...(약봉지 꺼내며)    이게 뭔지 알아? 아버지 약봉질 입에 달고 사셨어. 그것도 지난 달에 다 자시지도 못하고 돌아     가셨다고...야 김정란 너하고      나하고 죽자..응?
정 란    그럼 혼자 죽지 왜 나한테      난리야...
상 수    어쭈 그래 너 말 잘한다.
상 훈    (상수를 상필과 같이 말리며)      큰 형..대체 왜 그래요..
인 숙    아주버니..진정하세요.
상 수    (정란을 잡으려 안간힘 쓰며)      너 이리와...(물건을 하나 집어 던지는)
정 란     (살짝 피하고)
인 숙    (정통으로 눈가에 맞고) 아-악
상 필     ...여보...


       
씬 55 상필의 회사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골똘히 생각에 빠죠 있는 상필.
과장, 들어오다 그 모습에 한심한,
과 장    강상필씨...요즘 대체 뭐하는거야?
상 필    (얼른 일어나 머릴를 조아리는)
과 장    도대체 어디다 정신을 두고 다니냐고?
상 필    죄..죄송합니다.
과 장    죄송하면 다야..강상필씨 이번 달 실적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들고 있던 서류를 상필의 책상에 내 팽겨 치는)
상 필    (열이 확 받아, 노려보는)
과 장    노려보면 노려보면 어떡할거냐구?..응...
상 필    (결재판 집어 들어 탁 치며)      사표내면 돨거아냐..내가 이      회사 없으면 밥못먹고 살거      같에..너 우리 아버지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
벙찐 사람들...


       
씬 55-1 주택가
   
주택가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는 상수.
어느 집 대문 앞에 서서
물끄러미 본다.
다른 사람의 명패. 그 옆에 홍제1동 1567번지라는
주소가 적혀 있다.
착잡한 듯 담배를 물어
피우는.
정 란     (E) 당신 나이가 지금 몇인줄     이나 알아요. 난 더 이상 엄마 집에서 버틸 자신 없어요.     알아서 해요.
정 란     (E) 혼자 효자인척 하지 말아요. 우리 집에 산다고 나는 편했는지 알아요.
착잡한 표정의 상수.
수첩을 꺼내 주소 1567를 수첩에 적는다.
화면에 클로즈업 되는 숫자.
상 훈     (E)(돌아서며) 큰 형은 아마도 그 당시 아버지 집을 팔게 한게 가장 마음에 걸리나 보다.      홍제동 옛집...그렇다.
    그게 아버지에게 가장 중요할 수 있다.

       
씬 56 화원 (저녁)
   
봉진,정말 죽겠다는 표정으로 앉아있고 그옆에 술에 엉망으로 취한 상필.
상 필    아저씨 -나 오늘 사표냈어요.
봉 진    사표를 왜 내..
상 필    우리 아버지 재산이 20억이랍니다, 그런데 내가 회사를 다녀서 뭐하겠어요. 비밀번호 하나만      찾으면 평생 팔자 고치는데
    안그래요.
봉 진    그래서?
상 필    하...아저씨..
봉 진    (괴로워 미치겠단 표정으로) 왜?
상 필    (올굴을 바삭 들이대며)
    우리 아버지 비밀번호가 뭡니까?
봉 진    아 내가 어떻게 알어?
상 필    (거칠게 변하며) 아저씨가 모르면 누가 알아요?
봉 진    자식놈들도 모르는 것을 내가     어떻게 알어
상 필    놈? 자식놈? 하- 이 아저씨가      이제 막 나가시네..내 이제와서 말인데 아저씨 우리 아버지 일 거들어 들인다고 처음 왔을 때 부터 나 아저씨 마음에 안들었어,,왜? 너무 이쁘게 생겼드라고..    우리 아버지를 살살 꼬드겨     가지고 우리 아버지랑 결혼해서 우리 아버지 재산 다 가로챌려고 그랬죠...
봉 진    이 미친놈..자다가 봉창도 예지간히 두드려나...
싱 필    빨리 우리 아버지 비밀번호      대요..빨리...
봉 진    아- 몰라..

       
씬 57 오천의 안방 (N)
   
드르렁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상필.
영 석    (한 쪽으로 누우며) 하- 정말      죽겠네--죽겠어...작은 형님      때문에 잠도 못자고...

       
씬 58 안방 (N)
   
답답하고 짜증나는 분위기.
상필의 코고는 소리가 안방까지 들린다.
정 란    정말 미치겠네...서방님땜에      잠도 못자고..형제가 하루 걸러 난리를 치니...
인 숙     (돌아눕는데 보면 한쪽눈에 안대)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사람도     있어요. 춘삼월 꽃노래인냥      잠이나 자요.
정 란     ...
       
씬 59 거실
   
더 세차게 코를 고는 상필.
남자들 짜증 나 있고...
영 석    하이고 미치겠네...형님!!
    (벌떡 일어난다)
상 필    (돌아 눕고, 더 크게 코를 고는)
E    꽝꽝...강오천이 나와...

       
씬 60 안방
   
인 숙    (벌떡 일어서며)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씬 61 오천의 집 거실
   
사람들 다 잠옷 차림으로 나오 있고..
상수, 문 열면 엉멍으로     취한 봉진이 들어온다.
봉 진    강오천이 나오라고 그래
상 수    아저씨..
봉 진    강오천이 나오라고 그래....    내가 언제 자기보고 20억 달라고 그랬어...죽어서 20억 주지 말고 살아생전 날 구박이나 하지 말았어야지..내 지금도 안 잊혀져...묘목사러 강원도 갈때 대관령     휴계소에서 선지국밥 안 먹고      소머리 국밥 시켰다고 숟갈로      내 대그박을 갈길떼 언제고 ...뭐가 어쨔쨔...20억 하-
    강오천이 나오라고 그래
곤혹스러운 가족들.
상 훈    E 이렇게 해서 아버지가 정하신 1주일중 반절이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도 비밀번호는 오리무중이고 자꾸 술먹는 사람만 늘어간다.
인 숙    E 나 - 안해.


       
씬 62 오천의 아파트, 거실
   
아이들, 떠들며 우르르     몰려 다니고...
메니큐어를 바르고 있는     정란. 아직도 눈가가 시퍼런
인숙, 씩씩 거리고 그 앞에 서 있고, 상미 그런 인숙을 말리고 있다.
정 란    동서 도대체 왜 그래?
인 숙    형님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니예요.
인 숙    우리가 뭐 형님 종이예요.      벌써 나흘째 세끼 꼬박 해다      받치게...
정 란    알았어...내일부터 내가 할께...밥몇끼한 거 가지고 대걔     그러네...
인 숙    (벌컥) 밥몇끼요...
상 수    (방안에서 나오며) 지금 뭐들      하는 짓이야...

       
씬 63 같은 장소
   
정란, 인숙. 한 쪽에 씩씩 거리고 앉아 있고...
상 수    관둬관둬..우리 밥 안먹어도 돼. 이봐 (영석에게) 중국집 전화해...몇번이야...
영 석    (전화기 놓은 벽에 붙은 경화루 번호를 부른다) 783에 3428인데요.
상 수    뭐? 783에
영 석    3428요.
상 수    3428...(그대로 번호 누르는)

       
씬 64 오천씨 거실
   
배달와 짜장면을 내려 놓는 효식.
탁자를 가운데 둔 가족들..남북 적십자 회담같은 아주 썰렁한 분위기.

효식, 눈치를 보며 살며시 그릇들을 내려 놓고...
상 필    (아직 술이 덜 깬 얼굴로)     이게 뭐야..난 짬봉이나 우동    시켜주지...속쓰려 죽겠구만...
인 숙    (짜장을 비며 한 입 먹으며)      당신 형수님한테 물어보세요.
정 란    (젓가락을 탁 놓으며) 동서!
상 수    가만히들 안있어...
정란, 인숙 서로 눈치보는.
효 식    저-어..짜장면값 주셔야죠.
상 필    마- 이따 받으러 와...
    안떼먹어...
효 식    (철가방 탁 내려 놓으며)     하-참....
상 필    어쭈, 뭐야- 임마.
효 식    임마...임마 하지 말아요.      살아생전 할아버진 날마다 짜장이 적으니 면이 불었니 타박하셨지만 짜장면값은 제때 주셨어요.
상 훈    (그런 효식의 얼굴을 자세히      보는)
상 수    (효식을 말리며) 나갑시다,      나가요.
상수, 효식을 데리고 나가는.
상 필    하- 저 자식 저거...유산 받으면 경화룬가 사들여 저 자식부터     잘라버릴가 보다.


       
씬 65 아파트 복도
   
상 수    (돈을 주며) 미안합니다.
효 식    아니예요. (돈을 받아 넣고는      다른 주머니에서 하얀 봉투      꺼내는) 저 그리고 이 거..    (봉투를 내미는)
상 수    이거 뭡니까?
효 식    할아버지..저희 집 단골이셨는데 일이 일이다 보니 장례식도 못    가보고..그래서...
상 수    단골요?
효 식    네- 거의 매일 자장면을 시키셨거든요. 타박은 심하셨지만 좋은 분이셨어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효식, 인사를 꾸벅하고가고
상수, 봉투를 보고 씁슬해지는, 담배를 한 대 문다.
후-하고 연기를 내 뱉는     상수.
영 석    E 형님 뭐하세요.              자장면 불어요.
상 수    (버럭) 니들이나 쳐 먹어...
아파트 밑으로 부르릉 소리를 내며 가는 효식의 오토바이 보인다.


       
씬 66 아파트 수퍼 매장
   
물건을 고르고 있는 상미
반대 칸에서 물건을 고르며 잡담하는 여자1,2,3,
여 자 1     그 강노인 자식들이 지금 그 좁은 아파트에 4일째 살고 있대..
여 자 3     그럼 정말 비밀번호 찾기가 시작되거야...
여 자 1     그럼 20억이 남의 집 강아지      이름이야..그것도 못 찾으면      남의 손에 들어간다니 눈들이    빨개 가지고 난리났지..
여 자2     노인네도 참 얄궂어...
여 자1     얄궂을 것 없어...한 부모가 열 자식 거두어도 열 자식이 한     부모 못 거둔다고 네 자식이     모두 아버지 그 좁은 아파트에 모셔 놓고 날몰라라 하다 혼자 돌아 가시게 했은 화도 날만하지 뭐..
여 자 2    하긴 그래...
여 자 3    그런데 누가 찾을 까?
여 자1     글쎄..다들 집안 을 뒤지고 난리라고 하던데...
여 자2     집을 뒤지면 뭐해...강노인이      노인정에서 살다시피 했잖아.     거기가서 주위 사람들 에게 물어보는게 더 빠를텐데..왜 있잖아    ...무슨 말이라도 들은 사람이 있을지 알아...
까르를 웃는 여자둘...
한쪽에서 유심히 듣고 있는 상미...

       
씬 67 노인정 앞
   
상미, 비닐봉지속 과일(귤) 사들고 들어가는데 의미
심장한 호흡을 하고...
상 훈    E 순진해 보이는 상미도 속으론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매젠...

       
씬 68 은행안 (D)
   
은행안, 괜히 캐쉬 카드기 주위를 얼쩡 거리며 다른 사람의 비밀번호를 흄쳐보는 영석.
청원경찰에 의해 밖으로     끌려 나오는 영석.

       
씬 69 안방
   
누워있는 상필
머리를 말리던 인숙, 획     돌아앉아..
인 숙    내가 못 살아 못살아..그렇다고 회사를 관두면 어떡해 그 못된 버릇 또 도졌어도졌다고...
상 필    시끄러... 잠좀 자자. 잠좀 자-
인 숙    (상필을 잡아 일으키며)
    지금 잠이 문제야...         당장 일어나...회사가서 사표      취소 시켜 달라고 그래
상 필    싫어-
인 숙    어떻게 살려고 그래...대체?
상 필    아버지 유산만 있으면 평생을      먹고 살텐데 뭐..
인 숙    찾아야 우리꺼지...
상 필    찾으면 되잖아.

인 숙    (수건으로 때리며) 그럼 이렇게 누워있지말고 당장 찾아..이     인간아...
상 필    (이불을 걷어차고 나가는) 어-휴

       
씬 80 아파트 상가, 경화루 앞
   
경화루와 캐쉬코너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는 상훈.
상 훈     E 왜 아버지는 아파트 상가앞 캐쉬코너로 지정하셨을까?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

보면, 경화루 안으로 길게 하품을 하며 들어가는
효식.
그때 상필 차가 나간다.

       
씬 71 거리
   
여기저기 막히는 차.
줄지어 서있다.

       
씬 72 거리
   
상 필    에-이 왜 이렇게 막히는 거야.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앞과 좌우측으로 늘어선     차들...     보이는 차번호판들...    서울 가-4765,      서울 바-6785
경기 나-4827등등...
담배를 물던 상필,,눈에     툭툭 들어오는 차 번호판을 보고..문득 놀라는...

       
씬 73 거리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U턴하는 상필의 차.

       
씬 74 화원앞
   
가게 앞에 세워진 오천의 트럭 그 번호판 서울     2바-0903을 유심히 보고 있는 상필.

       
씬 75 상필의 회상. 상필의
신혼집. 주방
   
개수대의 망을 올리는 손.
플라스틱 망에 하나 가득 걸려 있는 하얀 밥풀.
보면 오천, 쯧쯧 혀를 차고 있다.
오 천    요즘 젊은 것들은 무엇 하나      아까운지를 몰라...
    지 시아주버니는 돈 다 날리고    지금 처가댁에 웅크리고 있고만 그것 보고도 뭐 느끼는거 없나...
바가지에 밥알을 탁탁 털어 넣고는 물을 받아 헹구는.

       
씬 76 상필의 집 거실
   
해산이 가가워 보이는     인숙, 자신의 방에서 나와 힘들게 뒤뚱거리며 주방으로간다.

       
씬 77 주방
   
인숙, 들어오면 밥알을     헹궈 먹고 있는 오천.
인 숙    아..아..버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오 천    보다시피 니가 버린 밥알 헹궈 먹고 있다. 넌 어째 뭐 아끼고 좀 살뜰한 구석이없냐?
인 숙    그럼..그..그게...(옆에 놓인      플라스탁 망을 보더니)          으..욱...(구역질을 하며 나가는)


       
씬 78 상필의 방
   
울고 있는 인숙.
인 숙    몰라- 나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너무너무 스트레스 받는단말야. 그렇지 않아도 애기땜에 힘들어 죽겠는데 살림살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잔소리 하시고..엉 엉..
상 필    (곤혹 스러운 표정이 되고)

       
씬 79 공터 (N)
   
세워져 있는 오천의 트럭.
보면 옷깃을 세우고 운전석에서 자고 있는 오천.
다가오는 상필.
상 필    아버지...
오 천    ....
상 필    (화가 나) 아이- 아버지...
오 천    (눈을 뜨고 보는)
상 필    여기서 주무실 거예요.          빨리 들어 가세요.
오 천    (창문을 내리고는) 싫다.
상 필    아이- 빨리 들어오세요.
오 천    시 애비한테 바락바락 대드는      그런 며느리하고는 한 지붕      안인다.
상 필    (죽겠다는 표정) 아이- 아버지!
       
씬 80 상필의 집 거실.
   
커다란 가방을 들고 나오는 상필.
인 숙    (따라 나오며) 어디가?
상 필    (돌아서 보는) 너...아버지한테 잘못했다고 안 빌고 계속 이럴거면 앞으로 나 볼 생각하지마-
인 숙    상필씨-
상 미    (옆에서 보고 있다) 오빠-

       
씬 81 밤. 공터
   
오천의 트럭 옆에 노오란 텐트를 치는 상필.
오천, 트럭에서 소주와     땅콩을 먹으며 기도 안찬다는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본다.
멀리 , 그들을 아타깝게     보는 상미 보이고...
오 천    야-임마- 효자인척 하지마-
상 필    아버지가 동네방네 아들 우세      시키시니까 이렇게라도 해야      제가 욕을 덜 먹죠..
오 천    난 진짜로 여기가 편해서 그런다니까...
상 필    (치다가 보는)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시지 마세요. 따뜻한 방 나두고 트럭에 서 주무시는거      자식들 욕 먹여 벌주시겠다는 거 아니고 뭐예요?
오 천    그럼- 욕 먹을 짓 해 놓고 욕      안먹겠다는 거냐?
상 필    관 둡시다. 관둬요.          (소주를 벌컥 마시는)
오 천    이놈아- 넌 들어가서 자. 그러다 애기 무슨 일 있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상 필    (벌컥) 그게 걱정 되는 분이      이러고 계세요. 그 사람도 불쌍한 사람이예요. 네- 솔직히 저...    툭하면 직장 때려치우고 나와      밥통팔면 밥통 팔러 다녀..정수기 팔면 정수기 팔러 다녀...    그 사람도 저같은 놈 안 만났     으면 호강하고 살 여자라구요.
오 천    니놈도 나같은 애비 안 만났으면 호강하고 살 놈이라고 들리는     구나...이 놈아.
상 필    아버지!!
오 천    며칠좀 이러고 있다가 들어갈께    ...어서 들어가 자라...그래도 제일 편한게 이 트럭이야...니들 키우느냐 묘목 실으러 조선팔도 안 가본데 없고...틈나는대로      새우잠, 토막잠 재워준게 이      트럭여. 또 이 트럭 덕분에 니들     이만큼 키워 시집 장가 보내 고 가게도 하나 내고 그랬잖냐...    그래서 난 예가 제일 편해.
상 필    (숙연하게 보는)
오 천    이놈아 걱정마- 이제 상미랑      살려고 조그만한 아파트 하나      마련해 놨다. 애도 생길거구      집안도 번잠할텐데...
    니 처 힘들지 않게 할거야     임마...
상 필    (보는)

       
씬 82 (현재) 오천의 가게앞
   
숙연해진 채 아버지의
트럭을 보고 있는 상필.
차 번호를 유심히 본다.
한 쪽에서 보고있는 상훈. 자신도 얼른 차 번호를      적어 넣는다.
상 수    (다가와) 뭐하냐?
상 필    (놀라) 형이 여기 왠 일이야?
상 훈    (막 돌아가려 하는데)
상 수    어-상훈아-
상 훈    (하는 수 없이 돌아서는)


       
씬 93 화원
   
화원 둘러보고 있는 상수.
그 옆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는 상훈.
상 필    (그릇과 젓가락을 놓으며)      앉으슈-
상 수    (앉으며) 여기 정말 오랜만이다.
상 필    그거 나 불효자요 하는말이유.
상 수    회산 정말 그만뒀냐?
상 필    20억이 눈앞에 있는데 회사가 대수겠수...(후루륵 라면을 먹는) 아버지 유산만받 으면야 그깟     회사 열 개는 세우겠수다.
상 수    (라면을 먹으며) 너- 정수기      문제로 아직도 나한테 골      나있냐?
상 필    (핏 웃으며) 그런 소리하지마요. 나도 알아..형도 나한테 할만큼 했다는거..그냥 내 자신이 무능력한 것 같아 화나고 신경질 나고 그래서 그래...아버진 배운게      없으셨어두 트럭 한 대로 혼자서 네명이나 되는 자식들 다 먹이고 입히고 대학 까지 보내셨는데      난 대학까지 나온 놈이 마누라에 자식새끼 하나 벌어 멕이는 것도 질질 싸 여기저기 형제들 부담    이나 주고 다니고...아버지지     같으시면 이러셨겠수...
상 훈    (묵묵히 듣고만 있는)
상 수    (트럭을 보며) 옳은 말이다.      나도 이제껏 아버지 집 되찾기는커녕 아직도 처가에 얹혀 사는    것도 모자라 이젠 아버지 유산 찾겠다고 비좁은 아파트에 끼여있는 내 모습이 정말 싫다.
상 필    너무 혼자서 죄책감 가지지 마슈..솔직히 거기살되 마음 한 구석 안 찔리는 자식이 있수...
    나나 상훈이나...?
상 훈    그래요. 형. 솔직히 장남이니      차남이니 그게 무슨 소용이유..아버진 그런거 구별안하시고 다 금쪽같은 자식으로 키우셨잖소..오히려 장남이니 차남이니     따지는거 자식들이 자기 부담     벗어버릴려고 그러는 거유...    난 차남이니 좀 덜해도 되겠지..난 막내니 부모님 안 모셔도      되겠지...
상 수     그게 다 세상사는 이친가보다... 품앗이라고...자기 부모한테     받은거 다 내 자식한테 풀고      그 자식은 그 자식들한테     풀고...
상 훈     세상이치 참 야박하네요.
상 필     (울컥) 하참!! 한 많은 세상이네. (하며 라면 먹는데)
그때 울리는 핸드폰.
상 수    네- 강상수입니다. 응. 상미야- 뭐 김서방이...?


       
씬 84 경찰서
   
영석,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피해자 옆에서 씩씩 거리고 있고.
울고 있는 상미.
상수, 상필, 상훈 들어
오고...
영 석     아...아니라니까요.
형 사     은행강도가 아니면 은행 전산망에 왜 들어가려고 했어?
영 석     그...그게...

피해자     들어가려면 제대로 들어가야지     ...왜 남의 계좌에 들어가 엉망을 만들어 놔요. 아저씨...
    내가 컴맹이였으면 그냥 빼돌리고 달아 날려고 했죠? (형사에게) 볼 것 없어요. 이 아저씨...그냥 법대로 해요.
상 미     (울음을 터뜨리며) 아저씨-
오 천     (E) 아 울지마 이것아-

       
씬 85 (상미의 회상)
오천의 아파트
   
상미, 울고 있고...
오천 착잡한 표정
오 천     시집가는 거지 죽으러 가냐...
상 미     (울다 뾰료퉁해져) 아버진 하나 있는 딸자식 시집가는데 하나도 안 슬프세요? 어쩜 그렇게 야박하세요?
오 천     야박이고 대박이고...(통장을      내놓으며) 이거나 챙겨 둬...
상 미     (통장을 들고는) 이게 뭐예요?
오 천     여자가 결혼을 해도 자기 통장쯤은 하나 있어야 된다. 비상금으로 말여. 그래야 영석이 그 놈아가 속을 썩히면 다 팽기치고 나와도 나올 수 있는 겨.
    절대 생활비로 쓰지 말고 너     요긴할 때 써야 한다. 알았냐?
상 미     아버지...(더욱 크게 운다)
오 천     아 울지마 이것아. 이 애비 손에서 더 나올 것 없어!! (하며 코를 팽 푸는) 오뉴월개도 안걸린다는데     ...원 버러먹을 (자꾸 눈물이     난다)

       
씬 86 오천의 아파트 안방
   
상 미    어...흑흑...못 살어...
    당신땜에 정말!
영 석    미안해- 자기야...(잠시 눈치보다) 그런데 합의금이 어디서 났어...자기 혹시 나 몰래 딴 주머니 찬거 아냐?
상 미    (화가나 통장을 탁 꺼내놓으며) 딴 주머니 좋아하시네-
    우리 아버지가 나 시집 가기전에 생활비로도 쓰지 말고 영석이     그 놈아도 주지말고 나만 쓰라고 주신 거야...
영 석    (통장을 보더니) 힉- 오백만원    이나...
상 미    그래..근데 이젠 한 푼도     없어...흑..
영 석    (눈빛을 빛내며 잠시 생각하더니) 자기야- 그러면 이 통장 아버지가 직접 만드신거야?
상 미    그럼 우리 아버지가 만들었지...딴 사람이 만들어...
영 석    그럼 비밀번호도 아버님이 직접 만드셨겠네..
상 미    (울다 뚝 그치는)
영 석    비밀번호가 뭐야?
상 미    1025
영 석    그게 뭔데?
상 미    돌아가신 우리 엄마 기일.
영 석    어머님 사진 이 집안에 있나?
상 미    있지..안방 문갑에...
영 석    (환희작약, 상미를 안으며)
    찾았다. 찾았어...
    (바깥, 눈치를 보며) 쉿!


       
씬 87 화원 (N)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를 바라보며 소주를 마시고      있는 상수와 봉진.
봉 진    이일이 빨리 끝나야지 사람 여럿 잡겠구만...
상 수    글쎄 말입니다.
봉 진    암만 생각혀도 나는 성님이 이런 일 벌이신게 제 정신이 아니실 때 그러신 것 같어...
상 수    무슨 말씀 이신지...
봉 진    사실 성님이 돌아가시기전에      심장은 원래 안 좋으셨지만 ...    긍께 뭐랄까..약간 치매기가     있으셨거든...
상 수    네?
봉 진    성님이 언제부턴가 깜박깝박      하시더랑게...

       
씬 88 부엌
   
쌀을 씻어 밥을 하는 오천.
가스레인지 위에 끓고 있는 찌개의 간을 보는.
전화벨이 울리는.
오 천     (얼른 받으며) 여보세요.      어 상수냐...나야 괜찮지...     그래그래 바쁘니까 오지마.      훈일이하고 훈영이는 잘 있냐...(찌게 끓어 넘치는) 아이고 야, 끊어야겠다. 그래 다음주에나      보자.
얼른 가 불을 줄이는.
황망한 오천.
시간 경과
선풍기 돌아가고...
국수를 삶아 헹구고 있는 오천.
한입 건져 먹어보며 전화를 받고 있다.
오 천     어- 상필이냐...그래...오지마     ...일요일이라도 쉬어야지...응...아 괜찮다고 했잖아 이놈
    나 꺼뜩 업승게 걱정말고 밀린 잠이나 퍼자. (전화 팍 끊는,    국수를 다시 건져 먹어보며)      너무 퍼졌나?
시간 경과
상위에 차려진 밥과 김치,
늙고 힘없어 보이는 오천.
참치 통조림을 하나 따고    ...조금은 지치고 피곤한 듯.
오 천     어- 상미냐...그럼 밥 잘먹고      잘 있지...김서방이랑 애들은? 그래 다행이다. 내 걱정 말고     시댁에나 잘해...

시간경과
싸늘한 식탁.
불기 하나 없는 부엌.
냄비, 밥솥 모두 비어진채 있는.
오천씨, 우두커니 앉아있다 전화기 보는.
오 천     (이번엔 자신이 직접 전화를 하는) 상훈이냐...나다 애비다.     그래...원고땜에 바쁘구나...     아무리 바빠도 식사 거르지     말고...그래 바쁘니까 다음에     전화하자.
전화를 끊고 한참을 멍하니 있는...
그러다 무겁게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

       
씬 89 부엌
   
냄비에 물을 받아 올리는.
김치를 대충 썰어 풍덩
넣는다.
힘든 듯 의자에 주저앉는 오천. 푸-하고 한숨.
그대로 나가는 오천.
끓고 있는 국냄비.


       
씬 90 APT 밖 (N)
   
퇴근하는 오천과 봉진.
보면 불자동차가 자신의 집앞에 와 있고.
수 위     (달려와) 영감님...세상에 가스레인지 위에 국냄비를 그대로     놓고 가시는 분이 어딨어요.      정말 큰 불 날뻔 했다니까요...
봉 진     아이고 성님 왜 그러셨어요...(수위에게) 큰 불은 안났지라?
오 천     (황망한 표정이 되는)


       
씬 91 오천의 아파트 부엌(N)
   
가스레인지의 호스를 끊는 오천.
봉 진     근다고 호스까지 끊을 필요가      뭐 있다요?
오 천     집 날리는 것 보단 낫겄지...
봉 진     E 그렇지 않아도 기억이 깜박     깜박 하는데 또 무슨 일을 낼지 두려우셨던 게야...
    그때부턴 주로 짜장면을 시켜    드셨던 것 같어...


       
씬 92 오천의 아파트, 거실
   
오후의 나른한 햇살
짜장면을 먹고 있는 오천.
쓸쓸한 적막.
밖의 소음만 더더욱 크게 들리는.
E     아파트 관리실에서 알려 드립니다.
    우유팩을 모아오시면 재생비누를 나누어 드리니...
오천, 짜장면을 먹다가
고개를 들어 스피커를
한 번 보는, 다시 먹는.

다시 나른한 햇살,
일상의 소음.
Insert. 문앞에 놓여 있는 짜장면 그릇.
깨끗하게 비어진.
봉 진     E 그러던 어느날이였어...

       
씬 93 홍제동 옛집앞
   
오천, 집안을 빼꼼히 들여다 보는데 아무도 없다.
감정이 끓어 오른다.
오 천     E 임자...잘 있었어...
    임자한테 꼭 이 집 찾는다고한 약속도 못 지킨 인간이 왜 맨날 오냐고 뭐라 하지 말어...    이제 여기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 장담 못허겄네...요샌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는지 몰라!!     자꾸만 잊어버리는 것 뿐이지      생각나는게 없어. 그래서 말야
봉진, 고기를 사 들고 올라가다 그런 오천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는.
여자1, 오천의 뒤에
다가와...
여자1     아- 할아버지 이 집 안판다니까 왜 자꾸 찾아 오시고 그래요.
오 천     (뒤돌아 보면, 여자1를 보다      봉진과 마주치자 더욱 당황한)
       
씬 94 가파른 골목
   
봉 진    형님..싸게 말씀하시소..그 집에 좋아하는 할마씨 있지라?
오 천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하지 말고 니가 간다는 과부집이나 얼른     가기나 혀.
봉 진    하따- 과부집이 뭐다요?
    누가 보면 나가 과부 속곳쟁이나 넘보는 불한당인줄 알것소...    이 남봉진이 이래뵈도 사회 사업가 아닌게비...


       
씬 95 허름한 양로원
   
하얀 쌀밥, 볶은 돼지고기. 허겁지겁 탐욕스럽게 먹는 할머니들.
기괴해 보일정도로 하얗게 늙었다.
상위에 물을 갖다 놓는     원장.
봉 진    이러고 사는 노인네들이 엄청      많아 불지라.. 거진 치매 노인들이라 누가 안 돌봐 주면 그대로 굶어 죽을 노인네들이 수도      없을것이구만유..
오 천    ....
봉 진    그냥..나도 늙은이 될걸 생각    하니..안 도와 줄 수가 없읍디요.그냥 좀 시간나는 대로 돈 나는대로 이러고 살지라..
    나도 언젠간 이렇게 될것잉게...
원 장    할머니 이제 그만 드세요.      너무 많이 드셨어요.
할머니1     이년아 니가 언제 나 밥줬다고 이려...쌍통머리하곤...
할머니2     저년이 우리 굶겨 죽일냐고      작정을 한 년이라니까...
할머니들     (동시에) 아주 나쁜 년이여...
    (다들 허겁지겁 먹는다)

봉 진     벽에 황금난초 안 그리고 죽는 것도 복이랑께요.
오 천    (착잡한 표정으로 마치 자신을 보듯 보는)

       
씬 96 오천의 방. 한밤중
(새벽 2시 정도)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팝송 프로그램
악몽을 꾸는 듯 식은 땀을 흐리고 있는 오천.
이윽고 화들짝 깨어 나고...
흘러 들어온 달빛속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오천...
시간 경과...
라디오에서 팝송만 흘러
나오고...
적막하고 외로운 분위기.
유언장을 쓸 요량으로 종이와 붓을 들고 마나님의 사진을 집어들면서
오 천     E 임자...나 언제 데려 갈거여...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왜 요새는 기억 나는게 하나도 없는지 몰라. 자꾸 잊어 버리기만 하고...임자만은 안 잊어버릴 려고 홍제동에 갔었는데...     다시 갈 수 있을까?
       
씬 97 사진관
   
김 변호사와 함께 들어     오는 오천.
도 곤    어서 오십쇼
오 천    가게 앞에 결혼 비디오도 찍는     다고 하던데...자네 비디오 잘     찍을 수 있나?
도 곤    예? 할아버지 결혼 하시게요?
오 천    (한 대 패며) 이런 정신 없는 놈...
       
씬 98 몽타쥬
   
이리 저리 기계를 맞추는 도곤
오천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김변호사.
끄덕이며 작성된 유언장을 보는 오천.
됐다는 큐 사인을 보내는 도곤.
오천, 보면서 더듬더듬     읽어 가는.
이때 효식 등장 한다.


       
씬 99 화원 앞
   
화분을 닦고 있는 봉진에게 다가가는 오천
오 천    너 요새 사회 사업은 잘 되가냐?
봉 진    잘 되지라. 세상이 망조가 들려고 그런지 지 부모 갖다 버리고 그러는 놈들이 꽤 되서라..
오 천    너 ..돈은 모지라지 않냐?
봉 진    와요? 월급 올려 주시게라...올려주면 좋지라..나야 팔자좋아 아들내외랑 살지손주들 과자값만 벌어도 되는디...분에 넘치면 남에게 베풀어야지라..
오 천    내 한 번 생각해 보마..
봉 진    (농담삼아 들으며) 좋지라..근디 얼마 줄라요? 작으면 나 싫소...마 내가 젤 싫어 하는 인간이 짜잔하게 돈 쓰며 허벌나게 폼재는 인간들 아닌가베...이왕 줄라면 한 20억 팍 줘서 역사에 한 획을 그서보시쇼잉?
오 천    내 한번 생각해 본다고 했지      이놈아, 언제 준다고 했어.

       
씬 100 현재 (화원) N
   
봉 진    아마- 거기다 쓰라고 주시는 것 같어....그건 그렇고 자넨 비밀번호 찾았는겨.. 내일이 집행일인디...
상 수    .....찾으면 뭐 합니까?
봉 진    그래도 자네들 팔자고칠 돈인디...
상 수    찾으면 뭐 합니까? 이제 아버지도 안 계시고..어르신 저희들 꼬락서니 좀 보십시오...아버지 그렇게 혼자 가시게 하고 아웅다웅 싸우고 있는 저희들 꼬락서니를 좀 보시란 말입니다.
봉 진    (내리는 비를 보며 눈을 꿈벅꿈벅한다) 하긴 그려...
오열하는 상수.
끈임없이 내리는 비.

       
씬 101 오천의 아파트 N
   
모여 앉은 가족들
인숙, 상필을 찌르며 무언가 말하라고 시키는
상 필    드디어 내일인데.. 그런데 여러모로 생각해 보니 우리가 이럴게 아닌 것 같아.
사람들, 무슨 말인가 보고...
상 필    어차피 그 돈..우리가 5억씩만 나눠 가져도 큰 돈 아냐..우선 서로 겹치는 번호가 없도록 하는게 좋겠어.. 그래서 만에 하나 맞추는 사람이 있다면...
상 훈    (날카롭게 보는)
영 석    있다면?
상 필    그땐 서로 공평하게 나눠 갖도록 하자.
잠시 침묵이 흐르고
영 석    그게 좋을 것 같아요. 20억 홀라당 남에게 주느니 5억씩이라도 갖는게 어디예요.
상 수    ....(굳은 얼굴)
영 석    그럽시다. 큰 형님. 아버님 뜻도 너희들끼리 힘을 합쳐 번호를 알아내 나눠 가져라 뭐 그런거      아니겠어요.
상 필    우리 서로 번호가 겹치지 않돌고 합시다. 난 아버지 트럭번호요?형은?
상 수    ....(한숨만)...
정 란    (얼른) 우린 홍제동 옛집 주소예요.
영 석    우리는 이 사람에게 아버님이      주셨던 통장 비밀번혼데..어머님 기일입니다.
모두들 상훈이 보는.
상 훈    사실, 나도 홍제동 옛집으로      했는데..이렇게 된다면 아버지 이름으로 하갰어..
상 필    아버지 이름?
상 훈    강자 오자 천자 5000.
영 석    역시 셋째 형님은 사프한데가      있다니까...
상 훈    E 사실 난 그때까지 아버지가 왜 장소를 아파트 앞 캐쉬코너로 했는가 하는 문 제를 못 풀고 있었다.
모두들, 의미심장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는.


       
씬 102 다음날, 아파트 앞
캐쉬코너
   
김변호사와 도곤.     봉진, 상수 내외, 상필      내외 상미내외, 상훈이 서 있다.
김변호사    그럼 유언 집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비뽑기에서 첫 번째로 뽑힌 차남 강상필씨부터 들어가십시오.(카드를 상필에게 주는)

       
씬 103 캐쉬코너 안
   
카드를 넣는 상필
󰡒비밀번호 누르시오󰡓 뜨고...
일순 긴장하는 상필, 재촉하는 인숙.
상필, 숫자.0.9.0.3 누르는.
󰡒비밀번호가 틀립니다󰡓 뜨는
상 필    ??? 이게 뭐야- (난감)

       
씬 104 캐쉬코너 밖
   
풀이 죽어 상필 나오고
상 필    아저씨는 여기 왜 오셨어요?
봉 진    자네들이 틀리면 돈 받아 갈려고 왔지...
상 필    어휴!! 김서방...
영 석    네..넷?
상 필    빨리 들어가..
영 석    네...
영석과 상미 들어가는

       
씬 105 캐쉬코너 안
   
영석, 카드를 집어 넣는.
󰡒비밀번호를 누르세요󰡓     라는 글자 뜨고...
숨죽이고 있다가 숫자1025누르는.
󰡒비밀번호틀립니다󰡓 라는 글자 뜨는.
영 석    (기계를 부여 잡고) 장인 어른..으흑흑...정말 넘 하십니다.    사위는 백년손님이라 는데 손님한테 이러실 수가...

       
씬 106 같은 장소
   
상훈, 들어가 5000을 누르는.
󰡒번호가 틀려 거래가 중지 됩니다󰡓 라는 글자 뜨는.
상훈 카드를 빼 나온다.
상 훈    E 역시 내 추측도 맞지않았다.

       
씬 107 같은 장소 (저녁)
   
캐쉬기를 확인하고 나오는 김변호사.
김 변호사3    회이상 비밀번호가 틀렸으니      오늘은 거래가 중지 됩니다.
상 필    그럼 큰 형은요.
김 변호사     기다렸다가 이따 자정 넘으면      집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풀이 죽는.
김변호사     자-자- 아직 오늘까진 시간이      있으니까..다들 식사나 먼저      하시죠...
다들, 경화루로 들어가는.
효식.     간판 네온을 밝히며
효식    어서 오십시오.

       
씬 108 경화루 (N)
   
탕수육과 짜장면등등..     빼갈 서 너병, 상필도 엉망으로 취해 있다.
봉 진    (엉망으로 취해선) 나 안가져...나 그렇게 욕심많은 사람아냐...    하지만 니들..피 한방울 안 섞인 나보다 형님 더 많이 찾아와 본     자식 있으면 나와봐..나와보라니까...!
상 수    죄송합니다. 면목 없습니다.
상 필    (착잡하다 술마시고 있는데)
인 숙     물라- 이제 어떻게 살어.. 이번 달 당신이 잃어버린 카드를 어떻게 막느냐고.. 월급은 어디가서      찾아...
상 수     그만하세요... 제수씨
인 숙     이 인간아 그러니까... 도둑놈들 좋으라고 7777이 뭐야... 누구나 다 찍어보지.. 어이구.. 비밀번호땜에 이래저래 망했어 망했어.. 다 망했다구.. 어이구.. 엉엉      못살어 못살어.
상필     나두 못살겠다 못살겠다고..      내가 좀 편히 살면 좀 안되냐.. 장인어른 장모님 생신에 마누라, 아새끼들 생일, 결혼기념일    , 삐삐, 핸드폰 왜들렇게 많어... 하두기억할게 많아서 그래서      내카드하나는 좀 편하게 쓰고      싶어서 그랬다. 왜 7777 좋잖아. 럭키세븐세븐세븐
엎어지는 상필, 떨어지는 그릇들.
상필을 부축하는 영석과    상훈.
영석     형님 기운을 내세요. 큰형님이 있잖습니까? 홍제동 1567?!!
상필     자네 다 가져!! 지겹다. 지쳤다. 그나마 내가 알수있는건 7777야!! (하며 또 쓰러진다)
상수     야야- 상필아..
상필     형... 그래도 나는 아버지 생각많이 했수.. 그런데 애 낳고     살다보니 맘대로 안됩디다.
상수     그래도 지 부모 다 잘 모시고      사는 자식들 많아.. 우리같은      자식들만 있는 거 아니다.
사람들 숙연해지고...
그러다 12시를 치는 괘종시계소리...     모두들, 술깨는 얼굴로     상수을 일시에 보는.
상수, 오히려 자신이 놀란다.
모두 상수를 본다...     많은 눈동자가 그를 응시한다.

       
씬 109 캐쉬코너 밖 (N)
   
눈이 조금씩내리기 시작하고...
들어가는 상수.
정란 따라들어오려고 하면.
상 수    당신은 여기있어...(들어가는)
정란, 뾰로퉁해지고...    나머지 자식들 유리창문너머로 일렬로 섰다.
모두들 긴장.
멀리서 봉진 술에 취해서 비틀비틀하며 궁시렁궁시렁 뭔가 애드립하고 있다.

       
씬 110 캐수기 안 (N)
   
들어와 심호흡을 하는     상수.
착잡한 마음으로 카드를 집어 넣는 상수. "비밀번호를 누르세요"라는 글자     뜨나...
별로 내키지 않는 상수.     그러다 고개돌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일렬로 선 형제들 보는....
상필     1567홍제동
인숙     1567홍제동
상미     1567홍제동
영석     1567홍제동
정란     여보.. 1567홍제동.
그들 머리위로 비치는 경화루의 간판... 번호...3428번쩍번쩍 빛나는...
상수, 1567누르려다..     망설이는.      고뇌의 얼굴이다.
영석     아니 큰 형님 뭐 하시는 거야...
그러다 경화루를 다시     보고...
상수     에라- 아무렴 어때... (경화루 간판보고 누른다)
기계 "찾으실 금액을 입력하세요" 뜨는
상수, 화들짝 놀라 경화루의 간판을 보는.
상훈, 날카롭게 보는.
비디오 컷.
효식을 보고 당황하던     오천.
효식     E 거의 매일 짜장면만 드셨거든요.
봉진     E끼니 잇으시기가 제일 고역이셨을게야.. 그렇게 불이 날뻔     한후 다신 식사를 해 드시지      않았어.
오천     E 힌트는 내 집안에 있다.
INSERT 씬 오천의 집
상수     중국집 전화해 몇번이야?
영석     (전화기 벽에 붙은 스티커 보며) 783에 3428인데요.
씬 햇살속에 홀로 앉아     짜장면을 먹고있는 오천.
`상수     (벽에기대서 소리없이 뒷모습으로 울음을 터뜨리는) 아..아버지...
창밖의 가족들 영문을 몰라 서로 보는.     가족들 차마 못해 캐쉬코너 창밖으로 몰려들고...
상필     형 왜 그래.. 못찾았어?!     (들어갈려하면)
정란     여보.. (제지하듯)
상수     (이윽고 캐쉬기에서 돈을 찾는다.)
밖의 사람들 초조하다.

       
씬 111 캐쉬코너 밖 (N)
   
만원짜리 10장 찾아들고    나오는 상수 .      환호하는 가족들 (하이파이브를 하는 사람도 있고)
영석     형님 수고하셨습니다.          해내셨군요.
정란     여보 (좋아서) !!
상필     형!! 홍제동 집 번호가 맞죠? 1567 맞지?!
상수     (고개를 젓는다)...
모두들     (네)...
상수     약속대로 5억원씩은 분명 나눠주겠다. 대신 번호를 맞힌사람에게만 그돈을 주겠어. 기한은      한달내, 한달내에....
상필     에이형!! 아버지 흉내 내지마. 일주일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데 우리도 할만큼했어!! 형!!~

상수     그럼 그 비밀번호를 못찾으면 10년후에 주겠다. 이의 없지?! 싫으면 법대로 해?!
영석     큰형님, 쪼금만 힌트를....
상수     고개를 들어봐!!...
고개를 들면 함박눈이 푸짐 온다.
영석     눈하고 비밀번호하고 무슨상관이야? 하이고 돌아버리겠네~
상필 얼굴 위로
E오천     상필이 녀석은 이 애비트럭 번호를 찍어 놓고 울고불고 했고, 아니야!!
영석 얼굴 위로
   
    E 김서방은 상미 통장보고 장모기일 번호 찍었지!! 아니지 물론 아니지!!
상훈 얼굴 위로
    E 니놈은 생긴것은 어눌해도      나름대로 머릴 썼지?! 만화적      발상으로 말야. 더더욱 그 번호는 아니지, 내이름??! 어림없어!!
상수 곁으로 모이는 가족들. 봉진 술에 취해 끄덕끄덕      거리고
봉진     아이고마!! 해방이다 8.15이후 첨이네.
효식     끝났어요?!
하는데
오천     E 니놈들이 생각한 번호 다좋지! 하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되지 않았겠어. 이번호 잊어버리면 난 굶어죽었어.
상훈     (눈에 중국집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상훈     ... (흐뭇) E 난 아버지가 왜 굳이 APT캐쉬코너를 고집하셨는지 이제야 알겠다. 아버지의 그 소박하고도 절박한 비밀번호의 정체들... 다른 형제들도 곧     알게 될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다시 모여 살게 될 것이다. 5억은 큰 돈이니까... 지난 1주일동안도 그런대로 잘 지내 왔으니까.      (간판보며) 아버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에필로그 밝게
화면이 뜨는데...
오천의 아파트, 오천 벽에 붙은 번호를 보고 전화를 하는..
오천     (퉁명스럽게) 짜장면 하나!
캐쉬코너안에 들어오는     오천씨.
카드를 집어 넣고 고개돌려 경화루 간판을 보는.
오천     (돋보기로 보며) 가만있자.. 3..4.2.8..글자 큼직큼직하고 좋다.
오천, 더듬더듬 누르며     비밀번호 누르고.
이윽고 돈 세는 소리...     들리면..카메라를 씨익      보며 웃는 오천.    '노란 손수건' 흐르며 엔딩 타이틀.

    끝.


 




첨부파일 오천씨의비밀번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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