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特選 詩모음

8월에 관한 시 모음 ...시1

작성자柳 덕인|작성시간14.08.04|조회수370 목록 댓글 5
+ 8월의 기도
이글거리는 태양이
꼭 필요한 곳에만 닿게 하소서
가끔씩 소나기로 찾아와
목마른 이들에게 감로수가 되게 하소서

옹골차게 여물어
온 세상을 풍요롭게 하소서

보다 더 후끈하고 푸르러
추위와 어둠을 조금이라도 덜게 하소서

갈등과 영욕에 일그러진 초상들을
싱그러운 산과 바다로 다잡아
다시 시작하게 하소서

(임영준·시인, 부산 출생)





+ 8월의 소망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오광수·시인, 1953-)


+ 8월의 시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오세영·시인, 1942-)


+ 8월 

너만큼 기나긴 시간 뜨거운 존재 없느니.
뉜들 그 뜨거움 함부로 삭힐 수 있으리.
사랑은 뜨거워야 좋다는데
뜨거워서 오히려 미움받는 천더기.

너로 인해 사람들 몸부림치고 도망 다니고
하루빨리 사라지라 짜증이지.
그래도 야속타 않고 어머니처럼 묵묵히
삼라森羅 생물체들 품속에 다정히 끌어안고
익힐 건 제대로 익혀내고
삭힐 건 철저히 삭혀내는 전능의 손길.

언젠가는 홀연히 가고 없을 너를 느끼며
내 깊은 곳 깃든, 갖은 찌끼조차
네 속에서 흔적 없이 삭혀버리고 싶다.
때 되면 깊고 긴 어둠 속으로 스스로 사라질,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

(안재동·시인, 1958-)


+ 8월 


누구의 입김이 저리 뜨거울까

불면의 열대야를
아파트촌 암내난 고양이가
한 자락씩 끊어내며 울고

만삭의 몸을 푸는 달빛에
베란다 겹동백 무성한 잎새가
가지마다 꽃눈을 품는다

(목필균·시인)





+ 8월 


오동나무에 매달린
말매미 고성방가하며
대낮을 뜨겁게 달구고

방아깨비 풀숲에서
온종일 방아찧으며
곤충채집 나온 눈길 피하느라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푸르렀던 오동잎
엽록체의 반란으로
자분자분 색깔을 달리하고

무더위는 가을로 배턴 넘겨줄
예행연습에 한시름 놓지 못하고

태극기는 광복의 기쁨 영접하느라
더욱 펄럭이고 있는데

(반기룡·시인)




+ 8월 한낮 


밭두렁에 호박잎
축 늘어져 있는데

사철 맨발인 아내가
발바닥 움츠려 가며
김장밭을 맨다

느티나무 가지에 앉아
애가 타서 울어대는
청개구리

강물에 담긴 산에서
시원스럽게 우는
참매미

구경하던
파아란 하늘도
하얀 구름도
강물 속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홍석하·시인, 1936-)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고래 | 작성시간 14.08.04 좋은 詩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한성희 | 작성시간 14.08.04 8 월의 시 감사합니다 더운날씨에 건강하세요 ~~^*^
  • 작성자강두옥 | 작성시간 14.08.04 8월을 지나면서 8월의 냄새가 풍기는 시 모음집 잘 느꼈습나다.
    이제 가을 준비를 해야 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 작성자안천대감 | 작성시간 14.08.04 8월!! 하면 무덥다. 라고,?? 만,생각되는데??
    이렇게 옴통지고, 맛이 나는 8월의 眞美를 詩에 담으셨는지?? 감동묵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답게 8월을 노래(?)하시는지요.
  • 작성자히어로 | 작성시간 14.08.04 감사 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