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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꼬 하루미>...청록회 2차 모임 모두 반가웠습니다....유회장님...야탑님.. 삿갓님..이치로님등..

작성자세월이가면|작성시간09.08.29|조회수206 목록 댓글 2

여인의 해협

 

 

눈보라는 몰아치고 파도는 노엽다..

갈매기도 이런밤엔 갈곳을 잃고 파도의 노여움을 피해 숨죽여 미친듯이 울부짓는 눈바람을 지켜본다 이러한 밤 눈뜨고 암흑의 밤해협을 지켜보는 것은 바다새 뿐만 아니다

이제 막 사랑을 버리고 도회에서 달려온 여인은 난간에서 이렇게 울부짖는다

 

헤어진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 쓸쓸한 것이군요

살아서는 두번 다시 만날날은 없다고 마음으로 정한  이 여행인 것을

미련만 깊어가는 밤의 해협.. 어둠에 내눈은 멀고..나의 내일은 어디에...

 

그리고 이렇게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을 노래하는 그녀 또한 이 절정에선 무대를 가로질러 종종걸음으로  우주의 끝 사랑의 끝이 왔음을   절규한다. 이윽고 표정은 일그러지고 눈가는 촉촉해져 새가슴은 헐떡인다. 보는이도 소름이 돟는 라스트다

 

 

지금 중세의 오페라 ''별은 빛나건만'' 의 한장면을 보고있는게 아니다.  일본의 가희 미야꼬 하루미의 열창 ''여인의 해협'' 을 보고있는것이다. 별은 무너질듯 말듯하지만..여인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무너진 여인은 비통하다 사랑에 무너진 여인 은 특히 그러하다 그 사랑에 무너진 여인을 온몸으로 열창하는 그녀를 보는 ...나  또한 밤의 해협과 마주한다.막막하다 그녀의 전신을 내던지는 열창을 보고 있노라면  그야 말로 나의 내일은 어디에...격렬한 그러나 감미로운 슬픔이 출렁인다 사랑은 역시 불완전 연소에 그 비극의 미학이 있다

 

미야꼬 하루미는 1964년 데뷰이래 현역으로 활동하는 일본 제일의 엔카 가수다  이러한 명예와 부를 누린 그녀에게도 절규를 해야 할 비극은 있었다. 16 세에 데뷰한 그녀가 모든 일본의 가수상을 휩쓸고 명실공히 여왕으로 등극하던날.. 닌자같은 일본의 메스콤은 그녀가 한국인의 딸이란것을 밝힌다. 배면에서 칼을 들이댄 것이다. 그녀로서는 28 세에 처음으로 그것도 타의에 의해서 자신의 뿌리가 한국인이란것을 알게된것이다. 노래도 사랑도 인생도 이때 부터 비틀거린다  여인의 해협으로 달려가지 않을수 없는 비극으로 치달은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 이종택은 1940년 조국 경상도 땅을 떠나  잠사가 유명한   서부일본의 어느 마을에 정착한다 그곳에서 세명의 일본인 잠사공과 같이 일을 하게 되는데 그중 한사람과 열애에 빠지게 된다 바로 미야꼬 하루미의 어머니가 된것이다  이종택의나이 42  처녀의 나이 27 때의 일이다. 그녀의 매력은 고음과 저음을 마음대로 드나드는..특히 사근 사근 연사배깍는듯한 저음에서 순식간에 제트기류로 치솟아 올라 이 세상의 모든 비극적인 사랑에 핏빛 장미를 던지는 고음의 절규는  가희 환상적이다. 나는 서양의 그 억지 가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딘가 불안하고 뒤뚱거리는  날카로운  느낌인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뜻 조차 모를 이태리어에 박수를 칠순없다

 

미야꼬의 부드러움이 광란의 폭설로 여러분을 밤의 해협에 내동댕이칠때 여러분은 구명정 보다 한장의 손수건으로 살아나길 바란다

 

 

2009년  8월  29일   김택현 (세월이가면.......매치메이커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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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영호 | 작성시간 09.08.30 김택현님 안녕하세요. 어제 모임에 참석해 주시어서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뵙고 싶습니다. 미야코 하루미에 관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이치로 | 작성시간 09.08.30 김택현님. 모임에서 뵈어서 참으로 반가운 마음이었읍니다. 다음에도 꼭 뵙도록 하겠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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