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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프랑스 파리의 가을, 그리고 고엽

작성자밝은마음|작성시간14.10.28|조회수521 목록 댓글 5

 

지난 6월 6일,

울창한 퐁텐블로 숲이 방금 샤워를 끝내고 나온 원숙한 여인같이

아름다웠던 날이었습니다.

독일에서 명색이 음악기행을 끝내고 빠리에서는 미술기행을 하자는 것인지

빠리에 와서 모네의 정원이 있는 빠리 근교 지베르니의 모네 하우스를 다녀왔는데

전편에 올린 것처럼 조금 고생스러워서 그랬는지 너무 피곤하여

가고 싶었던 바르비종의 밀레의 집에 가는 것이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그냥 쉴까?

빠리 시내에 나가서 맛있는 것이나 사 먹고 시내구경이나 할까?

그래도 내일이면 돌아가야 하는데...

 

 

그런데 그나마 여행 안내 책을 집에 놓고 왔더라구요. 분명히 잘 챙겼는데...ㅋ

세계 각국에 대한 여행안내서인데...상당히 자세하게 정보를 주고 있어서

애용하는 책이거든요. 물론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되지만

아이폰을 아무데서나 쓸 수도 없고 호텔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안 좋고...

더우기 이해가 안되는 것은 바르비종의 밀레 뮤지엄을 어떻게 가냐고

호텔에 물어도, 고속전철 직원한테 물어도 잘 모르는 것 같은 표정을 해서

Cello가 뭐를 잘못 이야기하고 있는지...

먼 나라 이방사람도 알고 찾아가려고 하는데

왜 프랑스인들이 밀레하우스(뮤지엄)을 모를까....

그래도 고속전철의 어느 직원이 친절하게 인터넷을 검색해서

RER D를 타고 종점역인 Melun역에서 내려 버스나 택시를 타라고 하더군요.

어찌어찌 우여곡절(고속전철 RER D를 타는 곳을 못찾아 조금 헤메였거든요.) 끝에

Melun역에 내려서 버스편이 있는지 물어보아도 아무도 시원하게 답을 해주지 않아서

역 앞에 즐지어 있는 택시를 타고 25유로 (왕복50유로)를 내고 바르비종에 갈 수 있었습니다.

빠리에서도 시내가 아닌 외곽으로 다니려면

렌트카를 하는 것이 차라리 경제적이고 편리했을 것같습니다.

메트로는 물론 고속전철비도 일주일동안 지내고 보니 만만치 않더군요.

독일에서 일주일간 렌트카 비용이 190유로, 개스비용이 들었지만 그다지 많지는 않았거든요.

비록 교통티켓을 떼기도 했지만...ㅋㅋ 자동차로 다니니까 아주 편했거든요.

그래도 빠리에서는 팁을 주지 않아도 되더군요.

미국에서는 25불 택시비를 지불하면 적어도 5불은 팁으로 주어야 하거든요.

 

밀레의 집(뮤지엄)

 

어쨋든 그동안 메트로와 고속전철만 타다가 택시를 타고 프랑스 시골길을 달리니

전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골풍경들....모네의 포플라 그림을 연상시키는

길게 뻗어있는 가로수들은 미풍에 조용히 흔들리고

그 뒤로 보이는 들녁들...얼마나 아름다운지 감격스러웠습니다.

독일에서는 자동차로 다니면서 보여지는 풍경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렇지...이런 모습이 프랑스의 모습인데...그동안 지저분한 전철로만 다녔으니...

저 들녁 어디 쯤에서 밀레가 만종을 그리고 이삭줍는 여인을 그렸을까?? 라고 생각하며

펼쳐지는 시골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겨를도 없이 불과 20여분만에 아주 조그만 마을,

화가 마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바르비종에 도착하여

길 가에 있는 밀레의 집 앞에 내려주더군요.

 

 

원래 빠리에서 활동하던 화가들이 19세기 중반에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이곳 바르비종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합니다. 테오도르 루소가 1846년에,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가 1849년에 이곳으로 와서 정착하므로 그 뒤를 따라

많은 화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여 그들 화가들의 무리를 바르비종화파라고 한다지요.

대표적인 화가로는 밀레(François Millet), 루소(Théodore Rousseau), 코로(Camille Corot),

뒤프레(J. Dupré), 디아즈 드 라 페냐(Diaz de la Peña), 트루아용(C. Troyon),

도비니(Ch.-François Daubigny), 그리고 쿠르베(Gustave Courbet)...

이들은 이제까지 전통적인 화가들이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림을 그린 것에 반하여

풍경이나 자연을 사실에 입각하여 직접 보며 확인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바르비종화파를 이루었고

이들은 뒤에 모네를 위시한 인상주의 화파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밀레의 집, 밀레기념관,

한마디로 초라했어요. 아니 소박하다고 해야겠지요.

제 기억으로 외국의 그림에 대해서 맨 처음 알게된 그림이 밀레의 그림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등학교 때인지, 중학교 때인지 언제 적에 보았는지 기억도 없지만

밀레의 그림 "만종", 해지는 저녁 들녁에서 일을 마치고 기도하는 부부의 모습은

그대로 마음 속에 각인되어서 다시 보지 않아도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그림이 되었지요.

밀레의 집 앞... 인적도 없고 조용하기만....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고

우아한 중년의 여인이 뒷쪽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 일을 하다가

낯선 동양인을 반기더군요.

그 여인한테 4유로를 내고 둘러보는데...사진촬영금지! ㅋㅋ

밀레가 살던 집의 응접실, 부엌? 등 어둡고 칙칙한 세개의 방에 전혀 전문적이지 않게

밀레의 그림들을 빽빽이 붙여놓았고 세번째 방은 그림, 화집 등을 파는 기념품가게...

촬영금지라 도촬도 조심스러웠지만 언제 또 이곳에 오랴 싶어서

여인의 눈치를 보면서 응접실에서 아이폰으로 몇장 찍었습니다. 죄송!

 

 

 

 

얼마전 지베르니의 모네의 집 안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데

서울의 어느 매스콤에서 일하는 공적인 인물이 사진을 찍어 올려서 문제가 되었지요?

여자 아나운서였는지...아무튼 그 여자는 사과를 하고 사진을 내린 것으로 아는데요.

저야 공적인 인물도 아니니까, 사진 한장 올려도 괜찮겠지요?

 

내부의 분위기만 파악하시라고 한장만 올립니다.

19세기 중반에 들어서 화가들은 더 이상 상류층 사람들만 모델로 사용하지 않고

하류층 사람들을 모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밀레도 이렇게 바르비종에서 이삭줍는 사람들, 만종, 씨뿌리는 사람, 등

가난한 사람들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고

여인들의 얼굴이나 표정은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밀레의 영향을 받았던 빈센트 반 고흐는 그를 "농부 화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사진도 찍을 수 없으니 재미없는 Cello...

사진 좀 찍게 하면 어때서...투덜투덜...여기까지 온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밀레의 그림들 몇 점을 대충 둘러보고 기념품가게 쪽으로 가서

이번에 뉴욕의 미대에 진학하는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화집을 하나 사면서

그 여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니...미국에서 왔지만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녀가 앉아있던 책상 옆 메모지들을 붙여놓은 벽면에 있는 사진 한장을 가르키면서 아는 사람이냐고...

깜짝 반가워 물론 안다고, 국무총리였고 아마추어 화가였다고, 지금은 아마 많이 늙으셨을거라고,

젊은 날에 이곳에 다녀가신 것같다고...하면서 이 사진을 찍어도 좋으냐고 물어보니 허락을 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당당하게 이 사진을 찍었지요. ㅎ

먼 외국에서 사진으로나마 이 분을 뵈니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 분이 아마추어 화가인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라

해외 여행 중에 이곳까지 다녀가신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김종필님, 이미 돌아가셨나요? 최근 소식은 전혀 모르네요.

 

 

 

 

 

 

 

 

 

에 세워져 있던 밀레의 "이삭줍는 사람들" The Gleaners, 유화, 83 x 111cm

 

이렇게 모자이크 식으로 만든 바르비종파 화가들의 그림들이 마을 여기 저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밀레의 집에서 멀지 않은 길 건너에 바르비종파 화가들의 뮤지엄도 있었는데

 

그 당시 화가들이 함께 기거했던 집이었는지

벽에는 낙서와 같은 그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음악가들이 공동생활을 했다는 것은 읽은 적이 없는데

화가들은 함께 지내면서 그림을 그리고...

한 자리에서 같은 모델을 두고 그림을 그려도 다 각각...

고흐도 아를에서 고갱과 함께 화가들의 공동체를 만들려고 했었지요?

우리 인생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사실이지만

예술가들은 특히나 개성이 강하고 예민하고 독특하여 함께 지내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가들이 공동생활을 하기도 한 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마을의 교회에 들어가니 그곳에도 밀레의 그림들이 있고

길 가에 어느 화가가 자기의 그림들을 늘어놓고 팔기를 원했지만

잠시 지나가는 나그네인지라...ㅋㅋ 쏘리!

 

 

 

 

길 저쪽 끝까지 걸어가니 오후의 햇살에 반짝이는 퐁테블로 숲의 맑은 공기가

온 몸을 상쾌하게 하였지만 크게 숨을 쉬면서 잠시 걸었을 뿐,

다시 택시를 불러 돌아갈 걱정에 오래 머물지도 못했습니다.

 

 

 

 

 

 

 

길 가에 이렇게 아담하고 멋진 호텔이 있더군요.

이럴 줄 알았더라면 이곳에서도 하루를 머물면서 천천히 숲에서 산책도 하고

석양과 새벽의 숲을 렌즈에 담으면서 여유롭게 지내다 올 껄...

다음에...언제?

 

 

돌아가기 위해서는 택시를 불러야 하기에 이 식당에 들어가서

택시기사한테 받아 두었던 명함을 주면서...택시를 불러달라고 하니...

여전히 언어가 문제더군요. 식당 직원은 그나마 영어를 전혀 못하니까

식당주인을 뒤에서 나오게 하는데 영어를 아주 조금하는 친절한 식당 주인이

택시회사에 전화를 하더니 1시간 뒤에나 온다고...???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걸어갈 수도 없으니...

간단히 요기할 것을 주문해서 먹으면서...언제 택시가 올지 모르니까 다른 곳에 나가지도 못하고...

다행이 식당은 오후시간이라 한가해서 주인이나 다른 웨이트레스도 친절한 미소를 띄며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동양인을 신기한듯 자꾸만 쳐다 보더군요.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을 못하니 포스팅을 아주 멋지게 하는 Cello도

별 수 없이 동물원 원숭이 꼴...ㅋㅋ

그런데도 불어를 공부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네요.

1시간이 지나도 택시가 오지 않으니 주인은 다시 전화를 하며 재촉하더니

택시가 2시간도 더 지냐야 온다고 하면서 오히려 미안해 하더군요.

저도 왠지 미안해서 다시 시원한 것을 또 주문하여 먹고도

한참이나 가다려서야 드디어 택시가 오더군요. 휴...!!

주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며 작별을 하고...

그렇게 서둘렀더니 그래도

어둡기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J9D10126-1s.jpg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나야 하는데...빠리의 마지막 날...

이대로 잠이나 자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조금 쉬다가 이번에는 카메라와 삼각대까지 챙겨가지고 다시 밤의 에펠탑을 찍으러

시내로 나갔지요. 무섭다는 생각에 밤에는 나가지도 못하다가

누가 Cello를 잡아가든지 카메라를 뺏어가든지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이미 포스팅을 올린대로 밤의 빠리..에펠탑도 찍고 세느강변에 나와있는

수 많은 젊은이들이 펼치는 젊음의 향연도 구경하고

밤 늦게 사람도 없는 전철을 타고

감사하게도 무사하게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쯤 무성하던 샹제리제의 가로수들...

낙엽이 되어 길 가에 딩굴고 있겠네요.

빠리...또 가야 해요. 아니 가고 싶습니다.

화가들이 즐겨 그림을 그렸던 남프랑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가고 싶고...

Cello가 왜 이러는지... 이 나이에, 이제와서 무엇을 한다고,

다니고 싶으면 차라리 관광을 따라다니면 편할텐데...

이렇게 고생스럽게 다니고 있는지...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고..

빠리에 있어도 이 알 수 없는 빠리에 대한 허기와 갈증은

언제나 해소가 될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 다녀온지 4개월도 더 지났는데 이제야 포스팅을 다 끝내고 나니

밀린 숙제를 마친듯 시원하고 왠지 허전하여

배가 고파지네요.

빠리는 더욱 고프고....

 

 

 

 

 

 

가을에는 언제나 듣고 싶은 노래,

이브 몽땅의 노래로 들어봅니다.

이웃님들 감사합니다.

어줍잖은 Cello의 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이웃님들이 계셔서 Cello도 열심을 다해 준비하고 올렸습니다.

다 올리고 나니... 허전해지는 것이, 계절 탓인지, 이 노래 탓인지

조금 우울해 지네요. ㅋㅋ

용감한 Cello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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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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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고래 | 작성시간 14.10.29 아름다운 곳 사진과 좋은 노래 잘 감상하고 갑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작성자김윤수 | 작성시간 15.01.04 옛날은 시골이 였을텐데 숲이 있고 아름다운 곳 같습니다.
    좋은 영상 보내주시여 감사 드립니다.
  • 작성자황돈상 | 작성시간 15.01.04 좋은 영상 잘 보고 감사 합니다.
  • 작성자황선락 | 작성시간 15.01.04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풍경사진도 아름다웠구요.
  • 작성자아킬레오 | 작성시간 15.01.0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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