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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 게시판

핏줄이 또 한 사람 살렸습니다.

작성자말소리|작성시간24.03.09|조회수76 목록 댓글 0

핏줄이 한 사람 살렸습니다.


요즘 핵가족화 시대에 살아갑니다.

옛말에 한 마당에서 팔촌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집안이 우선이고
특히 대소 간에 의가 있어야 한다며
팔촌까지도 귀히 여기고 경조사엔
무조건 오가며 사는 게 정답으로
알았습니다.

핵가족화 시대인 요즘은 팔촌은커녕 육촌도 만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갑니다.

집안 설 차례를 모실 때 제일 큰 어른부터 모시다 보면 반나절이
훨씬 지날 때가 있었습니다.

세배까지 겸하다 보면 종일
덕담으로 웃음꽃이 피었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좋았고
그립습니다.

세월 흘러 요즘은 육촌을 만난 지가
까마득합니다.

이야기를 돌려 형제자매 간의
스토리를 풀어보겠습니다.

왜 핏줄이 무서울까요?

얼마 전 내가 시집보낸 처제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처제가 형부 언니 나 좀 살려주세요.

뇌경색으로 쓰러져 위험하다는
전갈을 받고 아내와 달려가보니
까딱하면 저승길을 보낼 것 같다는
느낌에 아내는 혼절하다시피 목을
놓아 흐느꼈습니다.

한치 건너 두 치라고 형부인 저는
슬픔보다 어떻게 처리해서 저승길을 가로막지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제 갓 예순 인 사람을 대소변 못 가리고 손발이 마비되어 간다고
돌볼 사람이 없다고 요양원에 입원을 시킨 것입니다.

막상 가서 보니 원망보다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제 시집 식구들 생각과 우리 생각은 달랐습니다.

안 된다.
이대로 두면 죽는다.

서둘렀습니다.

분당지역에 살면서 포기하면 안 된다.

그다음 날 무조건 모 병원 응급실로
이송을 해서 몇 시간이고 좋으니
살려달라고 간청을 했습니다.

지루한 응급실 시간이 지나고
입원실이 없어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외래 날자가 잡혀서 그날까지만
살길 기도하며 가슴 졸인 결과는
최선을 다해보자였습니다.

그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열정을
다하고 진정성이 통하면 살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뇌 사진은 더 악화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요양병원을 구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사방팔방으로 병원을 알아보고
서류를 넣어보니 퇴짜였습니다.

약에 쓰려면 개똥도 안 보인다고
합니다만, 인연이 되려니 우리 딸애가 찾아낸 병원에서 입원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휴 한숨을 돌리는가 했는데
환자를 직접본 병원에선 퇴짜를
놓으며 입원불가 판정이 나왔습니다.

환자 증세가 너무 심해서 간병인이
돌 볼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처제가 휠체어를 잡고 대소변 볼 수 있다며 이 병원에 입원이 안 되면
오갈 데가 없으니 난감하다는 것을
느꼈나 봅니다.

억지 입원을 하고 이 삼일 뒤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관리가 안 되어 퇴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색이 된 우린 무슨 죄가 있습니까.

핏줄이란 게 이렇게 무섭구나.

병원으로 달려가 사정하고 처제에겐 여기서 살지 못하면
죽는 것이니 죽을힘 다해 살아보자며 달래고 얼래며 위로했습니다.

그 후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전화가 따르릉 왔습니다.

형부 저 살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뭉클해서 얼굴을
만져 봤더니 눈물이 흘렀습니다.

핏줄이 또 한 사람 살렸구나.

두 해 전 처형을 비슷한 코스로
살려낸 전적이 있습니다.

문경에 살던 처형이 모 병원에서
치료하고 퇴원한 후 며칠 사이에
악화되어 죽는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이모부 우리 엄마가 다 죽어갑니다.

자초지종을 들으니 심각했습니다.

이놈아 코로나 검사해서 코로나 증세가 없으면 엠블란스에 태워
모시고 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엔
부딪쳐보고 죽자꾸나.

응급실에 입원하고 검사한 후
뇌 수술 하고 요양 병원 거쳐
삼 개월 후 퇴원하여 지금까지
잘살고 있습니다.

장인어른 생전에 계실 때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나는 독자로 외롭고 힘들었지만
너희는 육 남매니 서로 돕고 살길 바란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요.

할멈이 다 된 아내를 바라보며
문경댁 참 당신이나 나는 복도
많소.

우린 아파도 누구에게도 연락 않고 사는데. 자기들이 먹고살다가
이프면 왜 우리한테 짐을 지우지?

편할 땐 연락 않다가 어려우면
연락하는 저들은 뭐지?

문경댁!

이게 우리의 복이라오.
우린 이런 과정을 거치며 살란
복인가 보오.

혜택은 자기들이 더 많이 봤는데
치다꺼리는 우리가 다 해야 하니
우리가 보듬고 안을 능력이 있나 봅니다.

힘들어도 참고 견디다 보면
우리에겐 만인의 복이 돌아온답니다.

오늘도 보세요.
은혜로운 웃음으로 사랑을 싸들고
오시는 저 아름다운 삶을 사시는 분들을요.

저분들의 마음엔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준 건 잊어버려라.

하나님 앞에 쓰임을 받은 걸
행복으로 알고 감사하게 생각하라.

진정한 삶의 길이란 어려움을 헤치고 이겨내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혼자 하고 있는데
여보 영감 당신께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영감! 언니가 그러는데, 당신 나한테 장가 잘 못 든 것 같데요.

영감님 어깨에 짐을 너무 많이
지운 것 같다네요.

그렇지만, 우리 영감 선택해서 믿고 따라온 길이 이젠 행복이란 보따리로 눈물 나게 감사함으로 남았답니다.

사랑합니다.

할멈 아니 문경댁 내가 이런 사람이라오.

처진 영감 어깨에 봉이 솟아오릅니다.

그러나 저 여우 같은 할멈의 요술엔
내 어깨의 봉이 언제 꺼질지 모릅니다.

그래도 남자란 수꿩 같아서 잘한다
최고라고 하면 우쭐되는 맛에 가정이나 사회에 목숨을 걸기도 한답니다.

듣고 있던 아들 딸은 우리 아버지
대단하세요.

저희도 그렇게 살겠습니다.

고맙다 이 녀석들아.
너희 힘이 컸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가 싶어 마음속의 하나님께 찔끔 윙크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선 너는 다른 줄 아느냐?
너도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거 아니냐?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가슴속의 양심은 부끄럽다고 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같이 우메 한 사람에게도
깨우침의 기회를 주셔서 눈물이 범벅이 되도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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