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만큼의 시간이 조금
더 흘렀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기억하는 건 순간입니다. 그 순간이 현재에 조금 더해졌습니다.
어머님은 큰 목소리로 그동안 마음이 상했던 일들을 말씀하십니다.
처음에는 그저 지나간 이야기라 생각했습니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이야기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이해가 됩니다.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언어는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느낌으로 남는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살아온 삶의 무게였고, 서운함이었고, 견뎌낸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조용히 듣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세월은 누구도 이길 수 없고,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운명이 있는 것 같다고.
욕심을 부리며 살아도 결국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조금 덜 가지더라도 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님은 이야기를 마치고 창밖을 바라보십니다.
나는 그런 어머님을 바라봅니다.
젊은 날에는 몰랐던 이야기들이 이제야 들리고,
이해되지 않던 마음들이 이제야 조금씩 이해됩니다.
그렇게 어머니의 시간은 내 안에 또 하나의 흔적으로 남아갑니다.
손주 며느리를 맞이하는 날 입니다.
손주며느리 결혼식날 10년만 젊었으면 빨간 한복을 입고 싶었답니다.
아들과 한컷......
점심 한 상을 먹었습니다.
성이 다른 족하님, 어머님이 같은
큰 형님의 아들의 결혼식 날 입니다.
며느리들
형수와 큰 족하
모두 축하해 줍니다.
매형의 포스.....
축하받는 날
어머니는 시골집에 계십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강릉 어머니집을
찿아갑니다.
인동꽃차
밤이 늦도록 며느리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머니의 상추밭
밭을 메시는 어머니.
더덕
일본 조팝나무.
초롱꽃
노루
어머니 고추밭.
감자꽃이 만발했습니다. 커다랗고 굵은 감자가 결실을 맺는 농부의 시간입니다.
능개숙마
어머니의 꽃밭
인생의 시간이 만든 어머니를 말을 듣습니다.
며느리는 어머니가 키운 상추를 수확합니다.
언젠가 어머니의 마음 쓰임이 느껴지는 때, 마음 쓰임이 느껴지는 시기가 우리에게도 올 것입니다.
지금은 곁에 계시기에 당연하게 여기고, 반복되는 말씀으로 듣고, 늘 그 자리에 계실 것처럼 생각하지만, 세월은 그렇게 머물러 주지 않을 겁니다.
바람이 부는 만큼의 시간이 조금 더 흘러간 후.
어머니의 빈자리가 익숙해질 수 없는 어느 날.
문득 지나간 시간을 기억하는 순간이 제게 찾아오면,
방바닥에 마주 앉아 듣던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되던 서운함을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견뎌낸 삶의 기록들에 남아 그 순간들이 기억의 문을 열고 다시 내게 찾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과거의 시간이 현재에 조금 더해져 진한 향수에 젖는 날이 오게 될 겁니다. 그때 나는 비로소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머니가 내게 쏟아부었던 걱정과 사랑, 말로 다 하지 못했던 마음의 무게, 그리고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한 사람의 시간을.
그날, 나는 사무친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그 눈물은 슬픔만이 아니라
그제야 이해하게 된 감사함과,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그리움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어머니 곁에 앉아 있습니다.
지금은 평범한 하루지만,
언젠가 가장 그리운 시간이 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백합
앵두
보리똥
배추, 상추..
풋복숭아
대파
머위대
족하님께서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나눕니다. 참! 잘 포장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훅 들어 옵니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