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사진 보다 사연이 더 긴 포스트
1박 2일 찐하게 즐기고
집에 들어와 씻고 글 올립니다.
사진을 올리기 전에….
오늘 겪은 저의 사연 하나 올리려고 합니다.
여러분….
혹시 미니벨로....
브롬톤이라고 들어 보셨는지요?
아래와 같이 자그맣게 생긴 "잠자리" 같은
자전거 입니다.
산악자전거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이 연약한 자전거이지요.
그런데 이런 자전거를 타고
고속도로 갓길로 달려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오늘 그 엄청난 경험을 해 봤답니다.
유튜브 쇼츠나 뉴스에 제가 나올 수도 있어요.
사연인즉…..
라이딩을 마치고 전 참가가들과 같이
늦은 점심을 한 후...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지고
한음님과 저는 한음님 2nd 하우스인 엘리엇아파트로 돌아 왔습니다.
거기서 저의 짐을 챙기고
평창 올때, 서울 집에서 동서울 터미널 까지
타고온 브롬톤으로
장평시외버스 터미널로 갈 작정이었지요.
엘리엇아파트에서
장평시외버스 터미널 까지는 약 12km
브롬톤으로 약 40분 정도 거리….
그런데 대부분이 내리막이라
40분도 안걸리고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지요.
엘리엇 아파트를 제가 출발한 시간이 3시경.
제가 앱으로 얼른 예매한 차표 시간은 4시33분
1시간 반 정도 남은 터라
널널하게 도착해서
화장실도 들리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등등
야심찬(?) 계획은 염두에 두고
등짐을 메고 잠자리 타고 출발합니다.
(치명적인 첫번째 실수)
한참을 달리다보니….
장평1터널이 나옵니다 ㅎㄷㄷ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돌아 갈 수 없었던 건
여기 까지 오는 길에
중간에 빠지는 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못먹어도 GO"를 혼자 외치고
잠자리 같은 자전거로는 너무나도 기나긴
장평 1터널을
삐거덕 삐거덕 거리며 빠져 나올 즈음
(아뿔사) 저멀리 또 다른 터널이 똭!!!!
그게 장평 2터널이더이다.
두 터널 사이를 잇는 다리가 있었는데
이제 지도를 보니 그게 "갈정교"라네요.
(두번째 실수)
그제서야 "이건 아니다" 싶어...
그 갈정교 다리 중간에 놓인 사다리를 보고
다리 아래로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어 버립니다.
그 사다리는 아래와 같이 생겼지요.
이즈음 부터.... 저는
살짝 정신줄을 놓아 버리는데....
그 정신 상태로 브롬톤을 꾸역 꾸역 접어서
잠가둔 철문 위로 자전거를 넘기고
계단을 타고 내려 갑니다.
그때 그 다리를 지나가는 차 안의 사람들은
저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알고 보니
그 다리 높이가 100m는 안되도
60~70m는 족히 되어 보였는데
아찔 하더군요.
계단을 타고 내려가 보니….
그 계단은 교각 점검용 사다리라
땅 아래로 까지 연결이 안되었 있었습니다.
그러면?????
다시 갈정교 다리 위로 올라와
눈물을 머금고
장평2터널을 지나갑니다. ㅠㅠ
중간에 네비를 계속 찍으며 갔은데
네비가 영 시원찮게 안내를 하는 바람에
그만 세번째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 세번째 실수란….
장평2터널을 지나면
영동고속도로와 6번 국도가
나란히 옆으로 같이 지나는 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꽉 막혀 있는 영동고속도로가
6번 국도인줄 착각하고
가드레일을 위로 자전거를 넘겨
역사적인(!) 고속도로 주행을 시도합니다.
그게 국도가 아니고
고속도로라는 걸 인지한 시점은
500m쯤 달린 후 였습니다.
차가 꽉 막혀 움직이지도 않는데.....
운전자들이 창문을 열고
"여기는 고속도로예요"라고 친절히
알려주기 전까지
저는 룰루랄라 달리고 있었던 거죠.
아뿔사......
고속도로 갓길에 쭈그리고 앉아
모든 운전자들의 시선을 독차지 하며...
일단 4시33분 버스를 취소하기로 합니다.
도저히 그시간 까지
장평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갈
자신이 없었던 거지요.
우찌우찌 해서 취소는 했는데
욕심을 더 부려서
그 다음 6시53분 버스 예약을
동시에 시도합니다.
이때의 정신 상태는 거의 멘붕 그자체 ㅠㅠ
티머니GO....
예매할때 신용카드를 촬영하는
단계가 나오는데
몇 번이나 촬영을 시도해도
그 다음 단계로 넘어 가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예매는 안하는 걸로.... ㅠㅠ
나중에 버스에서 깨달은 사실이지만
그때 제가 결재를 위해 촬영한 건
신용카드가 아니고 운전 면허증이었다는....
지금까지 타고온
고속도로 갓길 500m를
역으로 뛰어서 가고
이때는 도저히 타지 못하겠더라구요
운전자들은 신기한 듯
전부 나를 쳐다보고
저는 거의 연예인 수준….
그래서 저는
얼굴에 덮어 쓴
버프는 절대 안벗었다지요.
죄 없는 잠자리 자전거는
벌써 세번째 "넘김"을 당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이 잠자리는
군데군데 기스는 물론이고
작은 부품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봉변도 당하고....
다시 국도로 넘어 온 뒤
고속도로에서 느낀
엄청난 "쪽팔림"을 연료로 삼아
혼신의 힘을 다해
장평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그때 시간이 4시 30분.
바로 매표소에 가서 직접 표를 구하고,
차에 올라타니
지난 1시간 반이
1년 반 같이 길게 느껴지더라구요.
이번 투어
이 소동으로 기억에 남을 만한
찐한 추억 하나 만들었네요.
다음에 가면 장평 1터널 이전에
어디서 빠져 나가는지 꼭 알아 봐야 겠습니다.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구요.
자~~
그럼 이제 부터
오늘 찍은 사진 구경 하실께요.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포라 (POLAris)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8 new
방글님, 너무 반가웠습니다.
-
작성자도사령 작성시간 26.06.16 와우... 큰 경험를 하셨군요..
아주아주 옛날 하드텔 시절 차가 밀려 재미삼아 잠시 탔는데 금방 민원으로 경찰이... ^^* -
답댓글 작성자포라 (POLAris)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8 new
도사령님과 동지애를 느끼게 되네요.
-
작성자한음 작성시간 26.06.18 new
안그래도 차타고 가면서 들어가는 입구가 분명 고속도로 톨게이트인데
어떻게 고속도로 진입이 가능한지 의심이 듭니다
오른쪽이 분명 일반국도로 장평까지 이어지는데
가다가 고속도로 진입이 된것인지 의아합니다
어쨌든 일진이 무척 안좋은 날 입니다 무탈해서 천만 다행입니다
참 다큐멘타리 같은 경험 입니다 ~~~~ -
답댓글 작성자포라 (POLAris)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8 new
다음에 만나면
글로 다 하지 못한 얘기
상세하게 더 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