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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무대 해석 및 감상평

작성자캐츠아이|작성시간19.11.03|조회수3,397 목록 댓글 44


안녕하세요 캐츠아이입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오마이걸은 한 경연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오마이걸식 재해석으로 커다란 화제성을 모은 <Destiny>와

모두에게 놀라움을 선사해준 <Twilight>에 이어,

<게릴라>라는 곡을 선보이며 그 커다란 여정의 화룡점정을 달성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오마이걸이 선보였던 <게릴라>를 무대와 함께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합니다.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 그들의 이야기 -



- [00:12] 무대의 도입부


시야를 덮는 어둠과 밧줄에 묶인 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지호.

항해 컨셉에 맞춰 밧줄은 곧 파도처럼 요동치며,

잠시 뒤 멤버들이 물결처럼 다가가 지호의 밧줄을 풀어줍니다.


우선 밧줄을 푸는 행위는 곧 출항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바깥세상의 누군가에게 오마이걸이 알려지는 순간을 상징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장면은 오마이걸의 데뷔를 의미하는 장면인가요?

아시다시피 보통 첫 출항은 많은 이들의 축복과 함께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무대 위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네요.

출항을 앞둔 지호는 지금 고개를 숙인 채 어둠 속에 감춰져 누구인지조차 알기 힘든 상태입니다.


오마이걸은 현재 5년차 걸그룹인 만큼 여러 번의 음악 활동을 거쳐왔으며,

그들만의 특색을 간직한 채 꾸준히 성장해온 그룹입니다.

하지만 오마이걸에게는 그들이 가진 매력에 비해 크게 조명 받지 못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어둠 속의 고개 숙인 존재를 쉽게 인지할 수 없는 것처럼,

많은 이들에게 과거의 오마이걸은 알지 못하는 존재였을 것입니다.


즉 무대의 도입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오마이걸의 과거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엔 조금 다르게 질문해봅시다.

무엇이 그들을 밧줄로 속박하고 어둠속에 가두었나요?

사실 그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자연의 이치, 어떤 것도 탓할 수 없습니다.

몰아치는 풍파 속 작은 보물선의 존재를 쉽게 알아챌 수 없듯이

쏟아지는 아이돌의 행렬 속, 오마이걸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오마이걸을 알지 못합니다.

당연하게도.


그러니 그들은 무언가를 깨부수기보다는, 스스로 털고 일어서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이미 알고 있었던 듯이, 지호는 밧줄에 묶인 자신을 스스로 일으켜 세웁니다.

잠시 후 모든 멤버가 한 곳에 모이게 되고, 밧줄을 풀어 출항을 예고합니다.


그렇게 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유아가 내던지는 강렬한 첫 마디.



"폭풍전야"




- [01:01] 1절의 Verse


유아가 풀어헤친 밧줄들은 곧 오마이걸 모두의 앞을 가로막게 됩니다.

애초에 밧줄을 풀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눈앞이 수많은 밧줄로 가로막히지는 않았을 터.

그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밧줄을 푸는 선택을 했던 것입니다.

또한 멤버 중 그 누구도 이 밧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밧줄을 갖고 노는 모습을 보입니다.


생각하시다시피 밧줄은 오마이걸의 앞에 펼쳐진 무수한 시련들입니다.

하지만 폭풍은 밧줄 앞에 사그라지지 않는 법.

오마이걸은 시련 앞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껏 늘 그래왔고, 내일도 그러할 것이라는 믿음을 매번 갖게 만드는 존재입니다.

후에 등장할 가사를 빌리자면, 이 시련들은 오마이걸을 더 크게 만들 뿐이죠.




- [01:48] 1절의 Chorus


곡의 핵심과도 같은 Chorus 부분에 들어섬과 동시에,

바다 위의 물결을 표현하던 배경이 붉은 빛으로 물들어버립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장면은 곡의 핵심,

<게릴라>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릴라는 전쟁이며, 오마이걸이 밟고 서있는 이곳은 전장.

가사가 말해주듯 오마이걸은 때를 기다린 후 목표물을 덮쳐 삼킵니다.

즉 배경 속 바다를 물들인 것은 바로 .

이는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누군가의 피를 쏟아낼 각오로 임해야 함을 뜻하며,

오마이걸이 이 무대에 올라서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감내해왔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오마이걸을 오랜 기간 지켜봐온 미라클에게는 떠오르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마이걸의 3번째 미니 앨범 [PINK OCEAN].

[PINK OCEAN]의 발매일인 2016년 3월 28일은

오마이걸이 그들을 바라봐주는 팬에게 "미라클"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날이기도 합니다.


오마이걸에게 매 순간은 전쟁과 같았을 것입니다.

K-POP 아이돌로서 살아남기 위해, 카메라 너머 누군가에게 각별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란 오마이걸에게 일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모든 것을 담아낸 오마이걸의 무대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미라클이란 그들에게 진정 피로써 얻어낸 기적이었다는 것을.




- [02:20] 2절의 Verse, 미미 파트


위 파트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얀 빛을 위해 어둠은 찾아와 일찍 마주했을 뿐이라고"


위 가사 대로 상황을 해석한다면

댄서들의 손에서 뻗어 나오는 것이 바로 하얀 빛입니다. 빛이라기엔 미약하지만 말이죠.

또 아시다시피 그들은 이전에 오마이걸에게 시련을 주었던 존재들입니다.

즉 댄서들은 일찍이 마주했던 어둠인 것입니다.


다시 해석하자면, 자신을 가로막던 시련들이 자신을 약하게나마 비춰주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어째서일까요?

곧 등장하는 2절 Prechorus의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오마이걸은 자신의 앞에 놓인 위험을 딛고 더욱 커진 것입니다.


이러한 연출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나타나게 됩니다.




- [03:28] 2절 직후의 Bridge


이 곡의 절정, 그들을 둘러싸던 벽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모습입니다.

마치 정원 속 비밀을 폭로하듯이 말입니다.

오마이걸을 둘러싸던 시련의 마지막 모습이기도 한 이 장면은

호소력 있는 효정의 보컬과 어우러져 극한의 벅차오름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무너져 내린 시련은 곧 오마이걸에게로 돌아와...




- [03:40] 간주, 숨을 고르는 멤버들, 그리고...


시련을 상징하던 댄서들은 곧 멤버들을 껴안아주는 존재가 됩니다.


그들은 오마이걸과 함께 숨을 고르는 존재가 되고,

오마이걸과 하나 된 동작으로 무대를 넓혀주는 존재가 되고,

오마이걸을 위해 승리의 깃발을 휘두르는 존재가 됩니다.


그렇게 자신을 가로막던 시련들과 하나 된 그들이 선보이는 엔딩...




- [04:32] 무대의 마무리


그들이 겪었던 것, 느꼈던 것, 바랐던 것 모두를 지켜본 관객은 이제야 비로소 외칠 수 있습니다.


"찾았다, 오마이걸."


<게릴라> 무대는 이렇게 끝을 맺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나의 무대를 통해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오마이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남의 영웅담을 들은 듯 '멋있다', '감동적이다' 정도의 인상을 안기고 끝이 났겠지만,

이 무대는 보는 이의 마음속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모두의 이야기 -


시련이라는 것은 오마이걸만의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시련 속에 몸을 던져 이겨내야만 하는 모든 이에게

시련이란 지겹도록 익숙한 존재입니다.


누군가는 시련의 밧줄을 풀지 못해 좌절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시련 뒤의 시련을 두려워하여 현재의 밧줄을 붙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수많은 시련을 이겨낸 존재입니다.

한번 뒤를 돌아보세요.

당신이 지금껏 이겨낸 시련들은 지금 당신의 편이 아닌가요?


인생이란 수많은 밧줄에 가로막힌 어두운 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밧줄을 넘어설 때마다 작은 불빛을 얻게 됩니다.

이 불빛은 쌓이고 또 쌓여, 언젠간 저 너머에 존재하는 기회라는 것을 비추게 되겠죠.

바로 그 때 모든 것을 걸고 쟁취하시면 됩니다.


그 후 귀를 기울여 들어보세요.

반짝이는 당신의 이름을...




이렇게 오마이걸의 <게릴라>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관객과 하나되어 위로와 격려의 메세지를 마음속에 새겨주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마이걸의 무대는

마지막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의 무대 속에서 더욱 빛이 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기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듭니다.

무대 위에 등장한 시련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한 번 더 짚어보고 싶거든요.







- 우리의 이야기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라클은 언제부터 미라클이었을까?"

당연하게도 우리는 한 때 미라클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미라클이 아니었을 때, 오마이걸에게 우리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바로 "시련"이었을 것입니다.

오마이걸은 수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특별함을 각인시켜야 했으며,

그 대상에는 분명 현재의 미라클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오마이걸이 우리를 알기 전까지, 그들의 앞에는 보이지 않는 밧줄만이 무수히 놓여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오마이걸은 자신의 앞에 놓인 보이지 않는 밧줄들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답례라도 되는 듯이,

그들이 마주한 어둠이었던 우리는 미약한 빛줄기가 되어 그들을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샌가 서로를 껴안아주는 존재가 되었고, 함께 숨을 쉬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샌가, 우리는 무대 뒤편에 끝까지 남아 오마이걸의 상징을 흔드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마이걸은 자신의 무대 위에 미라클의 상징을 등장시켜

"이 무대는 너와 나 함께 완성한 무대" 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최고 수준의 음원으로 다시 한번 찾아와

곡이 가진 의미를 최대로 살린 퍼포먼스와 함께 모든 관객의 마음을 다독여준 오마이걸.

그들은 우리의 마음속 영원한 퀸(Queen)입니다.


그들을 찬양하고 또 찬양하세요.

반짝이는 그 이름이 영원히 울려 퍼지도록.



#퀸덤 #Queendom #Guerilla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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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캐츠아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13 제가 크리님이 받는 감명의 깊이를 더해드릴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네요 ㅎㅎ
    필력에 대한 칭찬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 작성자미라클템 | 작성시간 21.01.13 와.. 읽는 내내 소름 돋았습니다... 해석이랑 글솜씨도 일품이시고... 제가 게릴라를 엄청 좋아해서 무대도 엄청 자주 봤는데...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군요... 이렇게 보니까 한층 더 울컥하고 감동이네요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 답댓글 작성자캐츠아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13 저의 글이 새로운 감동을 안겨드릴 수 있는 것도 다 오마이걸이 감동의 서사를 훌륭히 써주었기 때문이겠죠 ㅎㅎ
    칭찬의 댓글로 보답해주시는 미라클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버터언니 | 작성시간 21.01.14 와진짜소오오오오오오오요름!!!!!!!!
    평소에책을많이읽으시나봐요👍🏻👍🏻
  • 답댓글 작성자캐츠아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14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칭찬의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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