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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밤의 플랫트홈 - 김범룡

작성자vision지기|작성시간11.04.14|조회수220 목록 댓글 0








밤의 플랫트홈 - 김범룡



귀뚜라미 슬피 울던밤
겨울바람 멀리 있던밤

밤열차는 멀리 떠나고
나의 님이 울며 가던밤

내마음을 달랠길 없어
한밤중을 홀로 걸었고
떨어지는 갈잎소리에
나도 그만 울고 말던밤

눈을 들어서 하늘을 보며
눈물을 감추려 했는데
눈을 들어서 하늘을 보며
눈물을 감추려 했는데

밤열차는 멀리 떠나고
나의 님도 멀어져가고
나만 홀로 외로이 서서
밤하늘의 별을 헤던밤



 
 


별헤는 밤 - 윤동주


계절(季節)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來日)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靑春)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하나에 추억(追憶)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憧憬)과
별하나에 시(詩)와
별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짬,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우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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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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