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에 따르면 이런 정의입니다. "[법률] 회사, 공익 법인(公益法人), 각종 협동조합 등의 목적과 조직에 대한 업무 집행에 관한 자주적이고 근본적인 규칙. 또는 그것을 기재한 문서."
딱딱하고 재미가 없죠?
발기인으로 신청하신 분들은 뜨악 하실지도 모릅니다.
이런 재미없는 걸 내가 만들어야 한단 말이야?
하지만 한자를 한자 한자 따져 볼까요?
정할 정(定)자는 정하다, 정해지다, 다스리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관자는 정성 관(款)자로 정성, 두드리다, 사랑하다란 뜻입니다.
헛, 이건 "목적과 업부에 관한 자주적이고 근본적인 규칙"이란 의미가 아니잖아. 이렇게 소리치실 분들이 계시지요(없음 말구요.ㅠ).
한자 의미로 따진다면 정관은 정성을 쏟고 두드리며 사랑할 곳 또는 방향을 정하고 그렇게 가도록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
땡땡책은 누구를 어떻게 사랑하고자 하는가?, 이 아름다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정관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러니 땡땡책의 정관은 딱딱하고 형식적인 문구가 아니라 사랑이 깃들고 정성어린 문구로 채워져야 합니다.
당연히 많은 발기인들의 공동노력이 필요하지요.
그동안의 내 사랑은 이러했는데, 이제 우리는 함께 이런 사랑을 만들고 싶다, 이것이 정관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아, 왠지 이렇게 얘기하니 정관 만들 때는 불을 다 끄고 진실게임처럼 해야 하겠군요.ㅎㅎ
발기인들은 자신의 사랑을 어떻게 얘기할지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땡땡책협동조합은 많은 친구들을 둘 예정입니다.
친구출판사, 친구카페, 친구도서관 등(또 어떤 새로운 친구가 나타날지 모르죠. 친구 노동조합, 뭐 이런 것도 가능하겠죠)
우리는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까, 이만큼 주고 받으니 이만큼 비율을 떼고 붙이고 이런 식으로 할까, 아니면 초기 협동조합운동이 그러했듯 '계획소비, 책임생산'이라는 원칙을 우리 식으로 재해석해볼까?
우리의 친구는 누구인가? 친구들과 우정을 어떤 식으로 주고 받을까? 이런 내용도 정관에 들어가야 합니다.
땡땡이는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요.
때론 그 사랑이 지나쳐 시기하고 질투할 수도 있겠지만 혼자 가질려는 집착이 아니라면 지나침도
아니면 그냥 헤어지면 되지요. 모든 사랑이 완전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또 사랑과 우정은 다르니 친구들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하겠지요.
친구들이 곧 우리는 아니니 어느 정도로 관계를 맺는 게 좋을까. 어느 정도까지만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가질까.
우정도 집착이 될 수 있으니 관계를 조율할 원칙이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런 거겠죠.
나는 우정을 맺을 만한 사람인가?
땡땡이식으로 바꾼다면 우리는 친구들을 만들 만한 조직인가?
좋을 때만 친하고 싫거나 힘들 때는 등을 돌리는 그냥 그런 사이가 아니라 정말 친구라면 우리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땡땡책협동조합의 정관은 이런 내용들을 담을 겁니다.
기획재정부가 만든 표준정관 따위는 개나 뜯어먹으라고(개야, 미안!) 던져줍시다.
우리는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정관을 만들고, 그걸 나아갈 방향으로 삼아야 하겠지요.
연애편지를 써야 할 때는 이런 문구와 단어만 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걸 따른다면 미친 짓이 아닐까요?
협동조합으로 등록되기 위해 정관에 들어갈 내용은 담겠지만 그 내용을 담을 언어는 땡땡이들의 것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안되면 싸우고 우리 식대로 밀고 나가야지요.
그러니 발기인들은 전투력을 상승시켜 놓으세요. 곧 큰 싸움이 있을지 모릅니다.
14일 일곱번째 공부모임이 끝나면 발기인모임을 꾸릴 겁니다.
9월 중순, 말 창립총회를 목표로 갑니다.
친구출판사, 친구카페, 친구도서관이 되려는 분들은 준비하세요. 곧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용석님은 시와님을 초청할 준비도 하시고....ㅎㅎ
발기인 30명 모집에 이미 25명이 신청했습니다.
다섯 자리 남았습니다.
맘만 있고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역사도 떠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