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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해산물 쇼핑에, 정겨운 포구 풍경은 덤 - 대명포구

작성자카 플래너|작성시간08.11.22|조회수24 목록 댓글 0

 김장철이라 포구에 사람들이 붐빈다. 특히 주말이면 수도권의 이름난 포구에는 몰려든 차들로 주변 길이 온통 마비될 정도다. 간만에 젓갈 한 번 사보려다 짜증만 곰삭여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포구인 대명포구(김포시 대곶면 대명리)는 소래포구나 연안부두처럼 인파들에 치이지 않아 우선 마음이 편하다. 대명항을 알리는, 닻이 장식된 아치를 통과해 진입로로 들어서면 벌써 바다냄새가 물씬 풍긴다. 햇볕에 말리기 위해 노견으로 널어 놓은 노란색 그물망은, 두리번거리는 낯선 이의 마음을 금방 포획해버리고 만다.

  

 강화해협을 가운데 두고 강화도와 마주보고 있는 대명포구는 한때 ‘겨울바다 7선’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와 재래식 포구풍경을 보여주던 곳이었다. 아쉽게도 ‘곳이었다’라는 과거형을 쓸 수밖에 없는 건, 올해 개장한 현대식 수산물직판장이 대명포구의 풍경을 확실히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무릇, 낡은 건 새 것에 밀려나기 마련이라지만, 낡은 것이 품고 있던 고유의 숨결마저 사라지는 건 왠지 아쉽고 허전하다.

 

 그렇다고 대명포구의 풍경이 영 아닌 건 아니다. 여전히 그 곳에는 갯마을의 활기 넘치고 비릿한 서정이 자리하고 있다. 물때에 맞춰 나갔던 고깃배가 뱃고동을 울리며 돌아오면 포구는 단연 활기를 띤다. 갓잡아올려 펄쩍펄쩍 뛰는 생선들이 내려지고, 장화를 신고 철벅거리며 주변으로 몰려드는 시장사람들과, 그들을 구경하려는 외지인들까지 가세해 포구는 시장바닥처럼 시끌벅적하다.

 

 잡아온 생선들을 어판장으로 넘기고 주차된 차들마냥 포구에 묶여 있는 배들을 보면 왠지 지쳐 보이고 쓸쓸하다. 뱃전을 기웃거리는 갈매기들을 외면한 채 드러누운 배들이 곤한 잠에 빠지면 포구를 벗어나 어판장으로 향한다.   

 넓은 어판장 안은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상점이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진다. 만성호, 쌍용호, 강화호…. 자기 배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내건 상점들은 여러 종류의 젓갈과 생선들을 좌판에 내놓고 손님들을 부른다. 선주와 어부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니만큼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값이 싸다. 소쿠리에 가득 담긴 물좋은 해산물이 1만원 아니면 5,000원이다. 젓갈은 더 싸다. 보통 가정집에서 몇 년치 김장을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새우젓이 1만원이다. 이웃과 모여온 주부들이 꼴뚜기, 곤쟁이, 밴댕이, 황석어젓을 종류별로 하나씩 사서 나눈다. 현명한 쇼핑이다. 

 어판장을 나서면 상가 음식점이 출출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출출하지 않은들 그 곳을 어찌 그냥 빠져나갈 수 있으랴. 회, 무침, 탕, 구이, 튀김, 샤브샤브 등 각종 요리법을 총동원한 해산물 요리 종합선물세트장이 발목을 움켜잡는다. 얼큰한 해물탕으로 뱃속을 채울 때, 때마침 노을이라도 진다면 감히 장담한다. 황진이를 물리친 서화담일지라도 술잔을 높이 들고 “여기, 처음처럼 한 병 더”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는 걸. 

 *가는 요령 

 서울에서 공항동 4거리나 행주대교 남쪽 올림픽대로가 끝나는 인터체인지에서 강화 방면으로 이어지는 국도 48번을 탄다. 혹은 올림픽대로 끝에서 우회도로인 지방도 352번(제방도로)을 이용한다. 강북에서는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타고 가다가 김포대교를 건너면 쉽게 48번 국도를 만난다. 김포시내 누산리에서 좌회전하면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352번 도로와 만난다. 이 길을 따라 강화 초지대교 방면 또는 대곶 방면으로 계속 달리면 초지대교 초입, 대명포구 진입로가 나온다. 진입로를 따라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면 대명포구 주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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