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적 단풍 곱게 물든 한적한 산골길에
노랗게 익어가는 들국화 향에 취해
찻물을 올려놓고서 먼저 맡은 꽃향기
개성
난초꽃 향기 뿜어 집안이 황홀한데
푸른 잎 고고하게 뻗어서 멋진 모습
저마다 개성을 살려 뽐내보는 한 생애
산불
꽃 천지 푸른 산이 검붉게 타던 그날
두 발만 동동 굴러 내 맘도 제가 됐네
봄 되면 돌아가려나 푸르렀던 시절로
생명
여린 꽃 한 송이가 빼꼼히 내다본다
햇빛을 빋지 못한 가련한 꽃송이가
오늘은 햇빛 받고서 당당하게 서 있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춘삼월 봄눈 속에 잎 피고 꽃이 핀다
떠밀지 않았어도 물러간 동장군을
기꺼이 보내놓고서 꽃 마중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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