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
대장간 잉걸불에 달궈진 무쇠처럼
수만 번 내리쳐서 날 세운 그리움도
줄 끊긴 방패연처럼 길 없는 길 떠난다
어쩌다가
미친 듯 미친 듯이 사랑을 불태우고
거칠고 가파르게 찾아든 숨결 속에
봄 여른 가을 겨울이 한꺼번에 떠났다
철커덕
빗장을 지르고도 자물통 다시 걸고
한번 더 누름돌을 가슴에 얹습니다
곰삭은 원망마져도 아까워진 그대여
그리움 너는
어디서 고였다가 그렇게 오는 걸까
가볍고 무거운 줄 가늠도 못하는데
온몸을 누르고 조여 벗어날 수 없구나
벗꽃피는 밤에
ㅡ거짓말하는 사람에게
산허리 감고 도는 운무의 자태처럼
상념은 끝도 없이 가슴을 쥐어 뜯고
철없는 새벽바람은 같이 놀자 보채네
너 없는 이 세상은 어떻게 살아내며
나 없는 너의 삶은 얼만큼 빛이날까
축제를 열어가면서 너의 가면 벗길까
어차피 피면 지고 만나면 헤어지고
감춰진 진실들도 때 되면 밝혀진다
숨겨서 잠시 피할 뿐 소낙비는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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