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김영조
간다고 하고서는 왜 아니 가는 거요
떠난 줄 알면서도 아직도 못 믿겠소
갔어도 보이는 것을 내 어쩌란 말이오
끈
가방 끈 긴 놈들이 먹는 건 더 밝힌다
짧은 분 드셔 봤자 좀도둑 불과하고
긴 놈이 처먹고 나면 나라 기둥 기운다
세월
아직은 살아있다 돌 판넬 번쩍 들어
이저리 옮겨 쌓고 흐뭇해 한 지난 해
애걔걔 한 해 지나니 꿈쩍 않는 돌 판넬
산 살이
여명의 산새들은
단잠을 시샘하고
한낮의 뭇짐승들
손발을 재촉한다
깊은 밤 달별 속삭임 나의 영혼 깨운다
벌 나비 뭇새들이
손 되어 드나드니
꿈인가 생시인가
도원경 따로 없다
때로는 내가 벌 나비 온 세상을 품는다
그리움
잎새들 구르기에
갈바람 오시려나
바람은 간 데 없고
세월이 다가선다
한세월 가는 소린 줄 바야흐로 알겠다
갈바람 건듯 부니
갈 향기 그윽하다
상큼한 국화 향기
그리움 불러낸다
그리움 움켜줘 보니 눈물 되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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