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제10집 <정격시조> 기념 행사 특강 자료입니다. (여러 군데 수정했어요)

작성자안태영|작성시간26.06.21|조회수15 목록 댓글 2

10정격시조발간 기념 특강

 

정격시조(正格時調)K-예술에서
어디에 서 있는가 앉아 있는가 누워 있는가

- 청풍명월정격시조문학회 고문 안태영

 

2026611() 19, ‘붓다의집에서 <11회 창간 및 제10정격시조발간 기념> 행사 준비 회의가 있었습니다. 여러 사안 중에서 행사 때마다 하는 특강을 누구에게 부탁할 것인가를 협의하면서 몇몇 분들의 이름이 거명되었는데,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분들이었지만 현재 청명회를 떠났든가, 정격시조(正格時調)를 쓰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상치 못하게 그 화살이 제게 날아왔습니다. 당시 분위기로,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화살 박힌 과녁을 짊어지고 귀가하면서 세상에 공짜 없다라는 말이 진리임을 통감했습니다. 그동안 개인적인 특수성(날마다 20시 전후로 숙면)으로 합평회에 불참한 시간과, 각종 문학상 응모 때 고의로 정격을 살짝 깨뜨려 정격시조를 쓰지 않는 심사위원들의 불편한 심사를 녹이고자 했던 알량한 배신이 쌓여 눈사태가 났습니다.
며칠 동안 고심하다가 함세린 선생님과 다른 고수 시인들의 책과 작품을 보며 새긴 것을 내용으로 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신입 회원들과 앞으로 들어올 신입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으로 시작해서 어떻게 살아야 좋은 시조를 쓸 것인가에 대한 공통과제를 함께 고민하려고 합니다.

 

1. 정격시조(正格時調)에 대하여

 

. 맑은물 함세린 시인

 

정격시조(正格時調)의 발전과 저변 확대에 애쓰는 함세린 시조시인은
문학이란 상상적, 심미적 언어 활동을 통해 인간의 체험, 생각, 느낌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그중에서도 시조는 우리 민족의 숨결이 담겨 있는 문학 장르이며 형식과 품격이 명확히 어울려야 된다. 우리 민족 고유 박자이자 조상들의 숨결인 345를 기준으로 조상의 얼도 지키면서 전통 음수율인 초장 3434, 중장 3434, 종장 3543’을 기준으로, 단 한 자도 가감 없이 지켜내는, 정격(定格)이 아닌 정격(正格) 시조로만 작품이 구성된, 진정 반듯한시조를 정격시조라고 정의합니다. 합치면 43, 단 한 자도 가감이 있을 수 없습니다. 중국의 한시 즉 오언절구(20), 칠언절구(28), 오언율시(40), 7선 율시(56), 일본의 하이쿠(17), 특히 하이쿠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 대다수 대학 강단에서 활발하게 강의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 예촌 서길석 시인
 
창립 회원이면서 제천시립도서관이나 기타 활동으로 시조에 대한 강의를 한 분으로서, 초창기 정격시조의 확립에 이바지한 서길석 시조시인은 정격시조(正格時調)’라는 연시조로, 정격시조의 형식과 내용, 정격시조의 뿌리, 원대한 사상과 스케일을 제시해서 행사 때마다 문을 여는 역할과 정격시조의 우주적 위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격시조(正格時調) / 서길석
 
시조는 우리 겨레 숭고한 얼이러니
천지인 삼장 육구 십이절 열두 일월
우주의 광대무변이 가슴 가득 흘러라

 

초중장 3,4,3,4 종장은 3,5,4,3
합하여 사십삼 자 산뜻한 음의 걸음
진리의 고유한 가락 춤사위도 고와라

 

1) 형식적인 면
살아 있는 것들은 하늘과 땅이라는 환경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간의 꿈과 현실을 담는 시조도 이와 같아서 3(초장 중장 종장), 6(장별 2), 12(음보)로 구성돼 있습니다. 43자 짧은 단시조 그릇에 천··인을 다 담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시인에 따라 초··종장 모두 인()만 담을 수도 있고 한 편의 시에 ··을 다 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시) 가야할 길() / 함세린

 

무현금 우는 소리 꽃 피고 지는 소리 ()
바람이 눕는 자리 구름이 머문 자리 ()
무시로 들리고 보일 그 숲속을 찾아서 ()
- 3시조집 가야할 길(2023), 15
 
2) 내용적인 면: , 일반 시조와 같습니다.
3) 근원적인 면
시조는 우리 겨레 숭고한 얼이며, ‘진리의 고유한 가락이라고 했습니다. 시조의 뿌리는 우리 겨레의 얼이며 진리를 탐구하는 고유한 가락이라고 해서 시조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4) 음악적인 면
시조의 뿌리는 소리임을 알려줍니다. ‘음의 걸음노래로 이어지고 나아가 춤사위가 고운 율동으로 승화합니다.
5) 스케일 면
무량한 넓이와 깊이의 규모를 알 수 있습니다. 정격시조는 단시조 한 편에 ··을 담을 수 있는 우주적 그릇입니다. 인간도 먼지라는 별에서 와서 다시 별로 돌아가는, 슬픔과 희망 원자를 지닌 우주적 존재임을 반증합니다.

 

2. 정격시조(正格時調)말씀의 사원’, ()입니다
 
여기서는 맑은물 함세린 시인과 예촌 서길석 시인, 하시 최길하 시인, 기타 검증된 시인들이 강조한 기본적인 시작법(詩作法)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물론 천재 시인들은 자신이 갈 길을 자신이 낼 수 있습니다.

 

. 강조한 습작 사항들 - 초장 기발 중장 참신! 종장 반전 인생 반전!
 
1) 시는 운문입니다
설명이나 직접적인 제시는 정격시조 형식이라도 시조가 아닙니다. 예컨대 알몸으로 다니는 것과 흡사합니다. 그래서 시는 상징, 은유, 비유, 이미지의 옷 등등을 입어야 합니다. 시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산문적, 해설적 표현입니다.
 
2) 구심력과 원심력에 대하여
구심력은 본질성을, 원심력은 시대적·역사적 배경을 중시합니다. 이는 시인의 이념적, 사상적 배경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어떤 시인은 시 본연의 내면세계로 깊이 파고 들어가는 구심력을 강조합니다. 이른바 순수시 경향입니다. 반대로 원심력은 시인이 사는 환경 즉 현실과 시대와 역사를 반영하는 시적 경향입니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라는 관점은 옳지 않습니다. 다만 보수와 진보 계열의 시단이 형성되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만, 하늘엔 해와 달, 새들에겐 두 날개, 대다수 동물에겐 눈, , 콧구멍이 짝이 있듯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와 시적 수준이 필요할 뿐입니다.
예컨대 한국시조협회청풍명월정격시조문학회의 경향은 대다수 구심력을, 종합문예지 문학의봄은 원심력을 중시합니다.
 
3) 제목은 그 작품의 얼굴입니다.
- 포괄적인 것보다는 구체적인 제목이 독자에게 공감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 평범한 제목보다는 인상적이고 독창적인 제목이 독자의 눈을 강하게 끌 수 있습니다.
 
4) 종장의 역할 비중이 작품의 8할이라고 합니다.
예시) 행복 (1회 청명시조문학상 대상)
소소한 일상 속에 살포시 숨어 있어 / 무릎을 반 낮추고 채송화 눈 맞춰봐
한 눈만 질끈 감으면 절로 절로 피는 꽃
 
5) 첫인상이 강렬하듯, 초장부터 치고 나가야! (요즘 추세)
- ‘꽃 지는 그날부터 꽃 피울 준비하지
(소리백일장 장원 수상작, <꽃을 피우는 건> 초장 / 고 최양숙 시인)
- 앞으로 가는 것만 길인 줄 알았었네 (<회귀> 초장, 함세린 시인)
 
6) 초장 기발 중장 참신 종장 반전 인생 반전!
- 이런 작품은 일생에 한두 편 써도 큰 축복입니다.

 

. 삼가고 지양해야 할 점들

 

1) 종장 첫 어절엔 가능하면 관형격 조사 ‘~사용 지양 (함세린 시인)
- 발음의 경제성과 음악성 측면인 듯함+일제강점기 일본어 영향으로 범람
(예시)
맷돌의 아랫짝 같은 그리움을 토한다 - 문학의봄(2026), 42.
(‘맷돌의말방아또는 연자마’)
 
2) 제목이 작품 속에 들어 있는 것 지양하고 <제목 속성과 연관된 비유나 상징, 이미지 사용> 등이 울림과 작품성을 높인다는 관점입니다.
 
3) 적나라한 추상어나 한자어 노출 지양
우리말이나 감각적인 시어 사용이 더 효과적인 공감을 줍니다.
 
4) 일차적 감정 노출 지양
- 외롭다, 그립다, 좋다, 사랑한다 등등
- 사랑, 이별, 행복, 그리움, 외로움, 자유 등등
 
5) 문단 등단의 조급성, 문학상 응모 위주 습작의 위험성 경고
- 한 번에 서너 계단 오르는 건 천재도 어렵습니다.
- 생명력 조기 고갈로 쉽게 좌절, 조기 포기 가능성이 큽니다.
 
3. 훌륭한 시인들의 삶은? (책이나 작가의 삶을 통해서 학습한 내용입니다)

 

. 시조로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순수한 소망을 품고 씁니다.
. 다른 시인들의 시집을 많이 읽고 암송해서 내면화합니다.
. 작품을 쓸 때, 몰입(沒入)합니다.
    대다수는 자기 능력치 30%도 못 쓰는데, 몰입하면 80% 이상 끌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 밥을 먹듯, 날마다 2시간 이상 몰입해서 쓴다고 합니다.
. 작품이 예술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디테일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 천재라도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상상력 영역을 확장할 수 없습니다.
    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인상적인 내용은 반드시 정리합니다.
- 물리, 화학, 역사, 미술, 음악, 고전 등등
. 결핍이 없는 환경에서는 좋은 작품이 창작될 가능성이 낮다고 합니다.
    '상처가 아물면 더 단단한 옹이가 되어 향이 진하다'는 건 자연의 섭리입니다.

 

4. 시조도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요? '한강'의 소설 작품은 구심력과 원심력, 어느 것을 중시했을까요?

 

한강을 샀습니다. 한강의 소설은 참으로 읽기 불편합니다. 읽는 재미와 거리가 멀어 가슴이 답답합니다. 노벨문학상 받기 전, 무명작가일 때부터 작품을 읽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짜증이 났습니다. 무서워서, 알지 못해서 가지 않은 길, 가지 못한 길을 작품화해서 부조리한 현실과 역사를 온 세상에 용감무쌍하게 알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다 죽은 수많은 사람들 영혼을 붓으로 삼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상 이후에도 언론 매체를 멀리하고 오로지 글의 길을 걷는 모습은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이 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앞으로 제가 만약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이 된다면(말도 안 되지만) 저는 두 작가의 시조를 추천할 것입니다. 바로 우리들의 모델인 함세린 시인과 최길하 시인입니다. 비록  시대적 아픔과는 거리가 있지만, 한 사람의 아픔도 천지인을 다 통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분들과 동시대에 살면서 시조를 쓴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천재들의 작품을 모방하면서 시작하지만 언젠가는 자신만의 길을 내서 걸어갈 것입니다. 그래야 알량한 시인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놓고 정격시조라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을 입을 수 있지 않을까요.
 
끝으로, 이 글의 내용 중에는 제 개인적인 견해가 많이 있습니다. 잘못된 내용은 제 미숙함입니다. 용서하시길.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고운내 | 작성시간 05:04 new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 입니다. 덕분에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도 하게 됩니다.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안태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3 new 어색한 내용, 조금 수정했습니다.
    이상한 내용이나 잘못된 부분을 보셨다면 올려 주세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