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여인 [ Weeping Woman ]
프랑스의 입체파 화가 피카소(Pablo Ruiz y Picasso:1881~1973)의 그림.
작가 : 피카소
종류 : 캔버스에 오일
크기 : 60 x 49㎝
제작연도 : 1937년
세로 60㎝, 가로 49㎝
스페인의 공화국정부는 얼마 가지 못하고 프랑코의 파시스트에 패한다. 스페인에선 민주주의가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것이다. 스페인 내전에서의 패배는 피카소에겐 큰 상처를 남겼다. 피카소가 루이 아라공, 폴 에두아르 등 프랑스의 코뮤니스트 예술가들과 급격히 친해진 것도 이때다. 그는 나중에 프랑스 공산당에 가입한다. 스페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연일 공포와 죽음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의 마음은 다시 청년 시절의 ‘청색시대’와 비슷해졌다. 우울하고 슬픈 것이다. 세상의 비극성에 억눌려 있던 화가가 그 비극의 원인에 대해 눈뜨기 시작하고, 고민하기 시작할 때인데, 바로 이때 피카소 옆에 등장한 여자가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도라 마르이다. 아마 피카소의 여인 중 가장 지적인 인물일 것이다.
도라 마르를 만날 때는 그의 곁에 마리 테레즈도 있을 때다. 파카소는 두 여자 사이를 오갔다. 마리 테레즈는 프랑스 출신으로 금발에, 관능적인 몸매에, 청춘의 매력이 넘치는 여인이다. 반면, 도라 마르는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갈색 머리에, 약간 어둡고, 온화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피카소는 도라 마르와 동거할 때, 세상의 비극을 본격적으로 화면에 담기 시작하는데, 그 비극의 첫째 이미지가 바로 ‘우는 여인’이라는 제목이 붙은 모든 그림들이다. 모델은 도라 마르다. 따라서 동시대의 두 여인이 다른 이미지로 표현된 셈이다. 마리 테레즈가 ‘잠자고 꿈꾸는 여인’이라면, 도라 마르는 ‘우는 여인’으로 그려졌던 것이다. 정동에는 많은 ‘우는 여인’ 중 1937년작 <우는 여인>이 걸려 있고, 이 그림 이외에도 도라 마르를 그린 다른 초상화도 볼 수 있다. 한편, 시대의 비극성을 상징하는 또 다른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게 황소다. 피카소는 원래 투우를 좋아했다. 그런데 전쟁을 겪으며, 소는 죽음의 희생양으로 새로 해석됐다. 물론 정동에서도 여러 장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