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1년이 지났네요. 작년에는 뭐라고 편지를 썼나 다시 읽어 보면서 편지를 시작해요.
잘 지내죠? 올해도 다시 봄이 찾아왔네요. 꽃들이 활짝 피기 시작하는 이 계절만 되면 많이 생각이 나요.
어디서 무얼 하며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을 보낼 수도, 받을 수도 없는 그곳에 올해도 편지를 보내요.
1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동안 꽤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작년 한 해동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글을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면서 한층 성장한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먼저 떠난 사람을 매일같이 그리워하면서 아파하는 것보다, 잊은 듯 살다가 가끔 떠올리는 거' 그게 정말 이별이라던 글이 떠오르네요. 잊고 싶은 마음도, 또 잊을 수도 없겠지만, 나는 오늘을 살아가야 하기에 그런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보고 싶다는 마음도 더 마음껏 표현하려고 해요. 작년과는 달리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저만의 친구 일기장이 생겼거든요ㅎㅎ 모두가 보는 공간에 세상을 향해 외치는 말은 아니지만 당당하게, 자연스럽게 그리움을 표현하려고요.
올해의 편지도 역시나 막상 쓰기 시작하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떠오르질 않네요.. 내 마음이 다 전해졌기를 무작정 바라 봐요. 또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이 편지에 추가하도록 할게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기에도, 서로 사랑하고 보듬어주기만도 부족한 그 시간을 소중히 아끼자고 했던 말도
차근차근 열심히 잘해나가고 싶다던 말도
많이 보고 싶어 하는 그 마음들이 속상해하는 게 싫다던 말도
농담 한 스푼 섞어 물 흐르듯 흘러갔던 그 모든 말도 더는 들을 수 없기에 더 소중한 말이 되어가고 있어요. 잘 간직할게요.
이건 작년 여름쯤 떠오르는 대로 적어 놓았던 끄적임들.. 그냥 전해주고 싶었기에 첨부해봐요.
그냥 갑자기 다 꿈인 것 같다. 한순간 글이 올라왔다는 알림이 뜨고 잘 자라는 인사를 건네줄 것만 같은 기분이야. 오늘도 많이 보고 싶다. 왜 그렇게 먼저 급하게 간 거야(7/11)
니가 없다는 걸 곱씹어 떠올려. 오늘도 꿈같은 현실에 나만 남겨져(7/27)
우리 둘 사이의 시간은 점점 멀어져. 넌 거기 머물지만 나는 흘러가겠지(8/11)
나의 시계가 덧없이 돌고 돌아 멈추는 그날 그곳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모두의 시계가 멈춘 그곳에서 우리 함께하자(8/11)
그럴 일 없겠지만, 혹시나 만에 하나 시집을 내게 된다면 첫 페이지에 적을까 봐요ㅋㅋ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은 중요한 일이 생겼어요. 늘 미루고 미루던 버릇이 있는데, 일단 오늘 지금 바로 시작하려구요. 그 일 끝내면 자랑할 테니 꼭 들어주세요.
다시 편지하는 날까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지내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잠시만 푹 쉬면서 기다려 주세요.
늘 많이 고마워요
(이건 생일 때 썼던 편지!
2월 8일
오빠 생일 축하해요🎂
시간이 금방 지나버렸어. 그치만 별님, 천사님, 어린왕자, 피터팬 다 하는 생일 주인공은 생일에 나이도 안 먹네ㅠ 거기는 좀 어때? 우리 다 지켜보고 있으려나ㅎㅎ 오빠 군대 갔던 것도 얼마 전처럼 생생한데 다른 멤버들도 하나씩 전역하고 있어. 오빠가 봤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궁금해져서 14년, 15년 트윗들을 괜히 찾아봤어.
예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멋진 모습으로 짜잔 나타나고 싶은 마음이라서 지금은 못 보러 가겠다. 잃어버린 것들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야. 오늘이 되기 전에 찾길 바랐는데 속상해ㅠㅠ
사진은 매일 보니까 얼굴은 뚜렷해도 오빠 목소리가 가물가물해. 노래는 들어도 영상은 아직인가 봐. (작년에 썼던 편지를 찾아보니 그때는 노래를 못 듣고 영상은 잘 봤대ㅋㅋ 1년 사이에 달라진 점인 걸까?! 그때는 글도 더 잘 썼더라. 지금은 맥락도 없고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끄적이는 수준인데 말야ㅋㅋㅠ)
제대로 된 편지는 다음 달에 공카에 쓸 테니 찾아와줘요. (아 방금 민우시 지났어ㅠ) 보고 싶다는 말을 할까 하다가 그립다는 말이 더 들어맞고 더 좋아서. 많이 그리워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