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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지식법문 ┃

[장로 자각색선사] 좌선의

작성자쪽빛마루|작성시간14.05.20|조회수41 목록 댓글 0

 

장로자각색선사좌선의 長蘆慈覺賾禪師坐禪儀


반야를 배우는 보살은 먼저 마땅히 대 자비심을 일으키고
커다란 서원을 발하여 삼매를 정미롭게 닦으며
중생 제도를 서약해야 할 것이니
한 몸 홀로 해탈을 구함이 되지는 말지어다.
그리고는 모든 인연을 버리고 만 가지 일을 쉬며
몸과 마음을 한결 같이하여 움직임과 고요함에 간격이 없이하며,
먹고 마심을 요량하여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게 하고
수면을 조절하여 너무 절제하지도 말고 너무 내키는대로 하지도 말라.

좌선하고자 할 때는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서 깔개를 두껍게 깔고
옷의 띠는 느슨하게 매되 위의를 가지런히 한 후에 결가부좌함에,
먼저 오른 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편안히 올려놓고
왼쪽 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편안히 올려놓는다.
혹은 반가부좌도 괜찮으니, 단지 왼 발로 오른 발을 눌러 줄 따름이다.

다음에는 오른 손을 왼 발 위에 편안히 올려놓고
왼쪽 손바닥을 오른쪽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뒤에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마주하여 서로 떠받치게 하고는
서서히 몸을 들어 전방을 향한다.
다시 좌우로 흔들고는 이에 몸을 바로하고 단정히 앉되
좌우로 기울거나 앞뒤로 굽히지 말아야 하며
허리의 등골뼈와 머리와 목덜미의 골절을 서로 떠받치게 하여
그 형상이 마치 부도浮屠와 같아야 한다.

또 몸을 너무 지나치게 솟구침으로써
호흡의 기운이 급하여 불안하게 하지 말아야 하며,
귀는 어깨와 더불어 수직이 되게 하고
코는 배꼽과 더불어 수직이 되게 해야 하며,
혀는 윗잇몸을 떠받치고 입술과 이는 서로 붙이며,
눈은 모름지기 가늘게 떠서
얼핏 잠드는 것을 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니,
만약 선정을 얻었다면 그 힘이 가장 수승할 것이다.

옛날에 선정을 익히던 고승이 있었는데
앉았을 때는 항상 눈을 뜨고 있었으며,
예전에 법운 원통선사 역시 눈을 감고 좌선하는 사람들을 꾸짖어
그것을 검은 산의 마귀 소굴로 여겼으니
대개 깊은 뜻이 있는지라 통달한 자는 알 것이다.

몸의 모습이 이미 안정되고 호흡의 기운이 이미 조절 된 연후에
배꼽과 배를 느슨히 풀어놓아
일체의 선과 악을 모두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라.
망념이 일어나거든 [망념이 일어났음을] 곧 깨달을지니
그것을 깨달으면 곧 없어질 것이다.
오래도록 반연하는 바를 잊으면 자연스레 집중을 이룰 것이니
이것이 좌선의 요긴한 방술이다.

가만히 생각건대 좌선은 곧 안락한 법문인데
사람들이 많이들 질병을 이루는 것은
대개 마음 쓰기를 잘하지 못한 까닭이다.
만약 이 뜻을 잘 체득하면 곧 자연히 육신이 가볍고도
편안해 질 것이고 정신이 상쾌하고도 날래게 될 것이며
정념正念이 분명하여 법의 맛이 정신을 도울 것이므로
고요히 맑고 즐거울 것이다.
만약 이미 깨달은 바가 있는 자라면 마치
용이 물을 얻은 것과 같고
흡사 호랑이가 산을 의지한 것이라 말할 수 있으며,
만약 아직 깨달음이 있지 않다 하더라도 또한 바람으로 인하여
불길을 부추기는 것이라 힘씀이 그리 많지 않으리니
다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힘쓰면 반드시 속임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道가 높아지면 魔가 왕성하여
순조로움을 거스르는 경계가 만 가지로 나타날 것이니
단지 바른 생각이 앞에 드러난다면
일체의 것이 만류하거나 장애하지 못하리다.
예컨대《능엄경》과《천태지관》및《규봉수증의》등에서
마군의 일을 갖추어 밝혀 놓아서 조심하지 못하는 자에게
예비토록 하고 있으니 불가불 알아야 한다.

만일 선정에서 나오고자 한다면 서서히 몸을 움직임에
편안하고도 자세히 하여 일어나야지 갑작스레 해서는 안되며,
선정에서 나온 후에는 일체의 시간 중에 항상 방편에 의지하여
선정의 힘을 보호하여 가지되
마치 갓난애를 보호하듯 해야 곧 선정의 힘을 쉽게 이룰 것이다.

무릇 ‘선정’이라는 이 한 부문이 가장 급선무가 되니,
만약 편안히 선정에 들어 고요한 생각을 지니지 못하면
[죽음의] 경계에 이르러 모두 망연해질 뿐이다.
그러한 까닭으로 구슬을 찾으려면 물결이 고요해야 하니
물이 움직이면 취하기가 응당 어려울 것이요,
선정의 물이 고요하고도 맑으면 마음의 구슬은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
그러므로《원각경》에 이르기를
「장애 없는 청정한 지혜는 모두 선정에 의지해 생겨난다」 하였고,
《법화경》에 이르기를
「한가한 곳에 있으면서 그 마음을 닦아 거두어들이되
편안히 머물어 움직이지 않음이 마치 수미산 같을지다」 하였다.

이로서 알건대 범부를 초월하고 성현을 뛰어 넘으려면
필시 고요함의 반연을 빌릴 것이요,
좌탈坐脫하고 입망立亡하려면 모름지기 선정의 힘에 의지해야 한다.
일생 동안에 끝장을 보고자 하더라도 오히려 차질이 날까 두렵거늘
하물며 이에 미적미적하면 무엇을 가지고 업에 대적하겠는가.
그러므로 옛 사람이 이르기를 「만약 선정의 힘이 없으면
죽음의 문에 달갑게 엎드려 눈을 가리고 텅 빈 채 돌아갈 때
의연히 물결 따라 흘러갈 지어다」 하였다.

바라건대 모든 선우禪友들이 이 글을 하루에 세 번 반복하여 읽어서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나아가
다른 이를 이롭게 함으로써 함께 바른 깨달음을 이룰지어다.


- 長蘆 慈覺 宗賾禪師'좌선의' / 치문경훈緇門警訓 '선문禪文'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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