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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독서 리뷰

숲에서 우주를 보다를 읽고

작성자구동존이|작성시간17.03.14|조회수127 목록 댓글 0


한페이지 요약 및 견해

지은이는 테네시주 오래된 숲에 지름 1m 크기의 원을 자신의 만다라로 정한 후 이곳을 1년동안 자주 자세히 관찰한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그 과학적 증명원리들을 문학적 수사를 사용하여 표현한 지은이의 과학과 문학을 아우르는 시각은 놀라움을 넘어서 경이로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물론 나의 얕은 문학적 이해로 인해 지은이의 설명을 따라가보려는 나의 상상은 얼마지 않아 빨간색 신호등을 맞닥뜨려야 했고 읽는 중에 느낀 좌절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디어 가고 있었습니다. 또한 나의 숲에 대한 좁은 지식은 내가 모르는 많은 단어들을 만날 수밖에 없었고, 그때마다 인터넷 서치로 대체하긴 하였으나, 느린 속도에 익숙하지 않은 나의 성격은 그 간단한 노력마저도 포기하고 페이지를 넘기는데 급급하였음을 고백합니다. 이렇게 기본이 되지 않은 나의 책 읽기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에게 소중한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지은이는 숲에 사는 모든 존재(지의류, 달팽이, 노루귀, 박새등)를 인간과 동일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감귤색 지네라는 표현을 보며 이제껏 지네에게 색깔 한번 매겨보지 않은 나의 천박한 시선은 부끄러움으로 잠시나마 읽기를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식물들의 봄맞이를 만다라를 차지하는 달리기 경주로 바라보는 시선이나,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가 섹스와 자유를 포기하고 동반자를 얻었다라는 시선은 충격을 넘어 파격이었습니다. 제 아내도 제대로 존중하지 못해 매번 대화에서 상처를 주는 저로서는 숲에 사는 생명체를 자신과 동일한 존재로 놓고 보는 아니 오히려 더 높이 보는 지은이 시선의 경지를 감히 감당하기 힘이 듭니다.

예전에 숲 해설 교육에서 숲에게 길을 묻다의 저자인 김용규 선생님은 인간 삶에는 4단계가 있다고 말씀해 주었습니다. 생존의 삶, 충만한 삶, 숭고한 삶, 그리고 초월적인 삶입니다. 이중에 마지막 단계인 초월적인 삶을 설명할 때 저 풀이 아무것도 아니면, 나도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살아가는 삶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초월적인 삶의 경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 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존중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름 1m의 숲이 우리의 우주와 다르지 않다는 존중에서 출발하여, ‘저작권 수입의 절반 이상을 숲 보전 사업에 기부하기로 하였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존중을 넘어서 숲에 대한 사랑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제 자신의 반성과 성장입니다. 숲에 있는 생명은 커녕 내 옆에 있는 인간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존중을 가지지 못한 저의 삶은 정말 이기적이었습니다. 저의 존중은 저의 필요에 의해서 결정되었다는데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저의 필요에 의한 존중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이 일어나기를 두손 모은 마음으로 바랍니다.

이 책을 한번 일고 아직 풀지 못한 한가지 질문으로 끝맺겠습니다.

왜 생존을 위해 생명체는 연합, 융합, 약탈, 착취등의 다른 방법을 사용할까요? 이 중 어느 하나가 좋아보는 것은 인간의 지식에 의존하기 때문인가요?”

 

나를 확장 시킬 책 속의 내용들

P9 ‘한 톨의 흙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리라

P20 연합 융합 만다라의 주민들은 상생하는 제휴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협력이 숲 속의 유일한 관계는 아니다. 약탈과 착취도 벌어진다.

P40 죽음이 삶을 완성하는 역설

P67 이끼와 두터운 낙엽층이 수분을 빨아들여 세찬 빗방울의 기세를 꺽은 덕에 흙에 쏟아지는 포화는 애무로 바뀌었다.

P72 우리의 지식은 원초적인 관찰에서 무너질 수 있는 아주 연약한 것이다.

P89 만다라의 제한된 공간을 차지하려는 연례경주를 앞두고 식물들이 출발선에 섰다.

감귤색 지네

P102 나는 우리의 고요한 창문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때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P104 이곳 명상의 오아시스는 우리를 무질서에서 불러내어 우리의 도덕적 시야를 맑게 회복 시킬 수 있다.

P114 진화의 경제는 엄격하고 검소하기에 그런 낭비를 용납하지 않는다.

P117 나무는 아무 노력도 들이지 않는다.

P119 우리에게도 나방에게 줄 수 있는 염분이 있다.

P147 ‘나무는 도를 따른다가 아니라 도는 나무의 길이다.’

P208 생명이 진화에 의해 연속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다른 동물에게 공감의 문을 닫을 수  없다. 우리의 살은 그들이 살이요 우리의 신경은 곤충의 신경과 같은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졌다.

P225 물론 우리는 덜 탐욕스럽고 덜 어지르고 덜 낭비하고 덜 근시안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책임감을 자기 혐오로 바꾸지는 말자

P232 어미 기생파리는 순전히 소리에 의존하여 치고 달리기 전략을 구사하므로 희생자는 예외 없이 수컷이다.

P236 식물은 내안에서 어우러졌으며 식물의 분자도 내분자를 찾아 꼭 끌어안았다.

P277 나는 동물을 독립된 존재로서 있는 그대로 보고자 노력한다.

P279 이 매혹을 설명하려고 나중에 언어를 동원하기는 하지만 매혹의 과정은 이성의 차원아래에서, 언어의 층위밑에서 먼저 일어난다.

P280 아메리카 너구리가 마른 낙엽을 밟으며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숲을 관찰하는 것이 곧 나 자신에게 거울을 들이대는 것임을 깨닫는다.

P321 식물을 나눔과 경쟁의 두 측면에서 볼 수 있도록 , 숲에 대한 새로운 비유가 필요하다.

P322 만다라를 떠 받치는 균류와 식물의 협력관계

P323 자연경제에는 악덕 자본가 못지않게 많은 노동조합이 있고, 개인주의적 창업가 정신 못지않게 왕성한 연대가 있다. 개별성의 환상은 설 자리가 없으며 홀로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P343 보는 눈이 드물고 이해하는 마음도 드물다. 관찰과 지식이 없어서 세상은 막대한 손실을 입는도다.

P345 오로지 감각이 열정적으로 열리기만을 기대하기 바란다. 명상훈련법을 차용하여 지금 이순간에 주의를 집중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주의가 분산된다. 가만히 제자리로 돌려놓으라. 소리의 특징, 장소의 느낌과 냄새, 복잡한 시각적 환경등 세세한 감각요소를 찾고 또 찾으라.

P346 우리들 각자는 오래된 숲 못지않게 복잡하고 깊숙한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만다라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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