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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인(John Wayne, 1907~1979)의 생애를 요약한다.
존 웨인은 20세기 미국 서부극 영화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배우이자 할리우드의 아이콘이었다.
1939년 존 포드 감독의 영화 ‘역마차(Stagecoach)’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후, 수십 년간 강인하고 고결한 개척자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1969년작 ‘진정한 용기(True Grit)’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 인생의 정점을 맞이했다.
평생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미국 대중문화에 깊은 족적을 남긴 그는 1979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할리우드의 영원한 카우보이, 존 웨인의 화려한 스크린 뒤에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고 때로는 씁쓸한 비화들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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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인은 스크린 속에서 수많은 전쟁 영웅을 연기했지만, 정작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군대에 복무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30대 중반에 네 아이의 아버지라는 이유(가족 부양 면제)와 영화 제작사의 강력한 요청으로 징집 유예(3-A등급)를 받았다.
존 포드 감독을 비롯한 주변 동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참전한 반면, 자신은 후방에 남았다는 사실에 평생 엄청난 부채감과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 죄책감이 훗날 그가 극단적인 애국주의 성향을 띠고 군 관련 영화에 집착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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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인은 서부극의 대가였지만, 바다 건너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과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존 웨인의 서부극에서 영감을 받아 ‘7인의 사무라이’ 같은 걸작을 만들었다.
재미있는 점은, 훗날 이 일본 사무라이 영화들이 다시 할리우드로 건너와 ‘황야의 7인’ 같은 서부극으로 리메이크되었다는 것이다. 존 웨인은 구로사와 감독의 재능을 매우 높게 평가하며 존경심을 표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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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한창이던 시절, 존 웨인은 강력한 반공주의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때문에 소련의 독재자 오시프 스탈린의 암살 표적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스탈린이 존 웨인의 반공 선전 파급력을 두려워해 KGB에 암살 명령을 내렸고, 실제로 FBI가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를 암살하려던 소련 요원들을 체포해 저지했다는 이야기가 훗날 전직 KGB 요원과 역사가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졌다. 스탈린의 뒤를 이은 흐루쇼프는 1959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존 웨인을 만나 "그건 스탈린의 미친 짓이었다"며 사과 섞인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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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인 생애 가장 비극적인 뒷이야기는 1956년작 영화 ‘정복자(The Conqueror)’와 관련이 있다. 이 영화에서 그는 무리하게도 징기스칸 역을 맡았는데, 촬영 장소가 유타주의 징크 캐년(Snow Canyon)이었다. 그곳은 미국의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불과 200km 떨어진, 방사능 낙진 피해가 심각했던 지역이었다.
제작진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세트장에 쓸 흙까지 할리우드로 퍼 와서 촬영을 이어갔다. 결국 수년 후 존 웨인(위암, 폐암)을 비롯해 감독 딕 파월, 여배우 수잔 헤이워드 등 출연진과 제작진 220명 중 91명이 암에 걸렸고 그중 46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비극을 맞이했다.
"Courage is being scared to death, but saddling up anyway."
"용기란 죽을 만큼 두려워도, 어쨌든 말에 안장을 얹고 올라타는 것이다."— 존 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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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영웅의 모습 뒤에는 이처럼 시대의 아픔과 냉전의 소용돌이, 그리고 환경적 비극이 얽혀 있었다. 본명인 '마리온 모리슨(Marion Morrison'보다 '존 웨인'이라는 카우보이로 살아야 했던 그의 삶은 그 자체로 미국의 영욕을 대변하고 있다.
존 포드 감독이 연출하고 존 웨인이 주연을 맡은 1939년작 영화 ‘역마차(Stagecoach)’는 영화사에서 '서부극의 문법을 완성한 불멸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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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그 안을 채우는 인간 군상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아파치 인디언의 습격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아메리카 대륙의 황야를 무대로, '톤토'에서 '로드버그'로 향하는 한 대의 역마차에 탄 마차꾼과 8명의 승객들이 벌이는 긴박한 여정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가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역마차라는 폐쇄된 공간에 당시 미국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인간의 위선을 압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사회의 편견으로 쫓겨난 매춘부와 알코올 중독자 의사, 남편을 만나러 가는 고결한 귀부인과 그를 몰래 연모하는 도박사, 겉으로는 도덕을 부르짖지만 은행 돈을 횡령해 도망치는 위선적인 은행가, 그리고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탈옥했다가 마차에 합류한 청년 '링고 키드'(존 웨인 역) 등이다.
마차가 황야를 달리는 동안, 평소 고결한 척하던 상류층 인물들은 위험 앞에서 비겁하게 무너지는 반면, 사회에서 손가락질받던 매춘부와 주정뱅이 의사, 탈옥수인 링고 키드는 오히려 서로를 돕고 희생적인 인간미를 보여준다. 후반부 아파치 족과의 숨 막히는 마차 추격전과 링고 키드의 마지막 결투 장면은 서부극 액션의 전설적인 명장면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