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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다시 만난 계절》 EP1 〈너를 만난 날〉 최종 출품작

작성자홍니콜라스|작성시간26.06.21|조회수4 목록 댓글 0

《너를 다시 만난 계절》 EP1 〈너를 만난 날〉

 

 

ACT 1. 겨울을 버티는 사람

 

S#1. 독서실 / 새벽 5

새벽 5시.

도시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텅 빈 독서실.

형광등 몇 개만 희미하게 켜져 있다.

책상마다 쌓인 수험서.

식은 커피.

빈 에너지드링크 캔.

그중 맨 뒤 창가 자리.

강우진, 25세.

두꺼운 후드티 위에 낡은 패딩을 걸친 채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눈은 충혈되어 있다.

밤을 샌 얼굴.

하지만 펜은 멈추지 않는다.

책상 위에는 헌법, 민법, 행정법 책이 펼쳐져 있다.

한쪽에는 작은 포스트잇.

≪“끝까지.”≫

우진은 문제집 한 줄을 읽는다.

다시 읽는다.

밑줄을 긋는다.

휴대폰 진동.

우진의 시선이 흔들린다.

화면.

“○○병원”

문자.

≪금일 오전 검사 예정입니다. 보호자 확인 바랍니다.≫

우진의 표정이 굳는다.

한참 화면을 본다.

그러나 곧 휴대폰을 뒤집어 놓는다.

펜을 다시 잡는다.

한 줄을 더 읽으려 한다.

하지만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진은 눈을 감는다.

짧게 숨을 내쉰다.

우진 :

“괜찮아.”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전혀 괜찮지 않지만, 그렇게 말해야 버틸 수 있다.

S#2. 독서실 휴게실 / 새벽

자판기 앞.

우진이 종이컵 커피를 뽑는다.

커피가 떨어지는 소리.

탁, 탁, 탁.

관리인이 청소 도구를 들고 나오다 우진을 본다.

관리인 :

“또 밤 샜어?”

우진 :

“조금요.”

관리인 :

“조금은 무슨. 새벽에 들어오는 것도 봤는데.”

우진은 멋쩍게 웃는다.

관리인 :

“밥은?”

우진 :

“먹었습니다.”

관리인 :

“또 거짓말이지”

우진이 피식 웃는다.

관리인 :

“아버님은 좀 어떠셔?”

우진의 표정이 아주 잠깐 굳는다.

우진 :

“오늘 검사 있습니다.”

관리인 :

“그래… 좋은 결과 나와야 할 텐데.”

우진 :

“네.”

관리인은 더 묻지 않는다.

대신 자판기 아래에 있던 초코바 하나를 꺼내 우진에게 던진다.

우진이 얼떨결에 받는다.

우진 :

“이건 왜요.”

관리인 :

“밥 먹었다며. 후식이야.”

우진은 초코바를 내려다본다.

작게 웃는다.

우진 :

“감사합니다.”

관리인 :

“살아야 공부도 하지.”

그 말에 우진의 손이 멈춘다.

“살아야 공부도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이상하게 오래 남는다.

S#3. 독서실 자리 / 아침

창밖이 조금씩 밝아진다.

우진은 다시 자리에 앉는다.

책을 펼친다.

초코바 포장을 뜯는다.

한 입 베어 문다.

달다.

너무 달아서 갑자기 목이 메는 것 같다.

우진은 물을 마신다.

휴대폰 알람.

병원 가는 시간

우진은 책을 덮는다.

책상 위 포스트잇을 본다.

≪“끝까지.”≫

우진은 포스트잇을 손끝으로 한 번 누른다.

그리고 가방을 챙긴다.

S#4. 독서실 앞 / 아침

겨울 아침 공기.

우진이 독서실을 나온다.

잠을 못 잔 얼굴.

버스정류장으로 걷는다.

출근하는 사람들.

등교하는 학생들.

모두 각자의 하루를 시작한다.

우진도 하루를 시작하지만, 그의 하루는 남들과 조금 다르다.

공부.

병원.

생활비.

간병.

다시 공부.

반복되는 겨울.

버스가 도착한다.

우진이 오른다.

S#5. 버스 안 / 아침

우진은 창가에 앉아 있다.

휴대폰 메모장을 연다.

이번 달 병원비.

독서실비.

식비.

남은 돈.

숫자들이 빽빽하다.

우진은 계산하다가 멈춘다.

잠시 창밖을 본다.

길가에 교복 입은 학생들이 웃으며 지나간다.

그 웃음이 멀리 있는 세계처럼 느껴진다.

우진은 다시 휴대폰을 본다.

아버지에게 문자.

≪곧 도착해요.≫

잠시 뒤 답장.

≪천천히 와라. 뛰지 말고.≫

우진이 작게 웃는다.

어릴 때부터 늘 듣던 말.

“뛰지 말고.”

넘어진다.

조심해라.

그 말이 오늘은 이상하게 아프다.

S#6. 병원 병실 / 오전

병실.

창문 사이로 겨울 햇살이 들어온다.

우진 아버지.

침대에 기대 앉아 있다.

야위었지만 눈빛은 따뜻하다.

우진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우진 :

“왔습니다.”

아버지 :

“왜 이렇게 빨리 와. 뛰었냐?”

우진 :

“안 뛰었습니다.”

아버지 :

“거짓말. 숨 찬데.”

우진은 웃는다.

아버지도 웃는다.

그러나 그 웃음 뒤로 기침이 섞인다.

짧은 기침.

하지만 우진의 표정은 금세 굳는다.

우진 :

“괜찮으세요?”

아버지 :

“기침도 못 하냐.”

우진 :

“그런 뜻이 아니라.”

아버지 :

“너는 얼굴에 걱정이 너무 많아.”

우진은 의자에 앉는다.

가방에서 물티슈와 작은 수건을 꺼낸다.

익숙하게 침대 옆을 정리한다.

아버지는 그런 우진을 가만히 본다.

아버지 :

“공부는?”

우진 :

“했습니다.”

아버지 :

“얼마나.”

우진 :

“많이요.”

아버지 :

“구체적으로 말 못 하면 거짓말인데.”

우진 :

“아버지, 검사 앞두고 취조하십니까.”

아버지가 웃는다.

아버지 :

“공부 안 한 얼굴이야.”

우진 :

“잠깐 집중이 안 됐을 뿐입니다.”

아버지 :

“나 때문이지.”

정적.

우진의 손이 멈춘다.

우진 :

“아닙니다.”

아버지 :

“거짓말하는구나.”

우진은 대답하지 못한다.

아버지는 우진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린다.

아버지 :

“그래도 해라.”

우진 :

“네.”

아버지 :

“힘들어도 해라.”

우진 :

“네.”

아버지 :

“내 걱정한다고 네 인생까지 멈추면 안 된다.”

우진은 고개를 숙인다.

우진 :

“안 멈춥니다.”

아버지 :

“진짜지?”

우진 :

“네.”

아버지 :

“끝까지 할 거지?”

우진은 아버지를 본다.

우진 :

“네. 끝까지 할 겁니다.”

아버지는 그제야 안심한 듯 눈을 감는다.

S#7. 병원 검사실 앞 / 오전

우진이 휠체어를 밀고 간다.

아버지는 담요를 덮고 있다.

복도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오간다.

아버지 :

“예전엔 내가 네 손 잡고 병원 데리고 다녔는데.”

우진 :

“언제요?”

아버지 :

“너 어릴 때. 감기만 걸려도 세상이 끝난 애처럼 울었잖아.”

우진 :

“제가요?”

아버지 :

“엄청 울었지.”

우진 :

“기억 안 납니다.”

아버지 :

“부끄러운 기억은 원래 지우는 거다.”

우진이 피식 웃는다.

그 웃음이 오래가지 못한다.

검사실 문 앞.

간호사가 다가온다.

간호사 :

“보호자분은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우진 :

“네.”

아버지가 들어가기 전 우진을 본다.

아버지 :

“밥 먹어라.”

우진 :

“검사 끝나면 같이 먹어요.”

아버지 :

“나는 검사하고 밥 나오는데 넌?”

우진 :

“저도 먹습니다.”

아버지 :

“믿어도 되냐?”

우진 :

“믿으세요.”

아버지는 웃으며 검사실로 들어간다.

문이 닫힌다.

우진 혼자 복도에 남는다.

조금 전까지 웃었지만, 얼굴은 곧 무너진다.

의자에 앉는다.

두 손을 모은다.

고개를 숙인다.

기도인지, 버티는 건지 알 수 없는 자세.

S#8. 병원 복도 / 잠시 후

의사가 검사실 쪽에서 나온다.

우진이 벌떡 일어난다.

의사 :

“보호자분.”

우진 :

“네.”

의사 :

“오늘 검사 결과는 오후에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진 :

“혹시 많이 안 좋은 겁니까?”

의사는 바로 대답하지 않는다.

그 짧은 침묵이 더 무섭다.

의사 :

“정확히 확인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우진 :

“...네.”

의사가 지나간다.

우진은 그 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못한다.

복도 끝 창문.

겨울 햇살.

따뜻해 보이지만 전혀 따뜻하지 않다.

S#9. 병원 밖 /

우진이 병원을 나온다.

휴대폰을 확인한다.

부재중 전화 없음.

문자 없음.

그래도 계속 확인한다.

마치 확인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 것처럼.

편의점 앞.

우진은 삼각김밥을 하나 산다.

뜯지 않고 한참 손에 들고 있다.

결국 가방에 넣는다.

먹을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먹을 마음이 없다.

S#10. 고등학교 교실 /

밝은 교실.

학생들 웃음소리.

창밖 햇살.

한예빈, 고2.

친구들과 함께 있다.

예빈은 밝고 말도 빠르다.

친구 지연이 과자를 건넨다.

지연 :

“먹을래?”

예빈 :

“줘.”

친구2 :

“너 오늘도 숙제 다 했지?”

예빈 :

“당연하지.”

친구2 :

“배신자.”

예빈 :

“성실한 거야.”

친구들이 웃는다.

선생님이 들어오자 교실이 조용해진다.

수업 시작.

예빈은 노트를 펼친다.

또박또박 필기한다.

그러다 창밖에서 누군가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예빈의 시선이 잠깐 흔들린다.

그냥 넘기려다, 신경이 쓰인다.

예빈은 그런 아이다.

모른 척이 잘 안 되는 아이.

S#11. 학교 복도 / 점심시간

예빈이 친구들과 걷는다.

지연 :

“오늘 매점?”

예빈 :

“급식.”

친구2 :

“왜 이렇게 모범생이야.”

예빈 :

“밥은 먹어야지.”

그때 복도 끝에서 후배 하나가 선배들에게 혼나는 장면이 보인다.

학생들은 그냥 지나간다.

예빈은 멈춘다.

지연 :

“왜?”

예빈 :

“잠깐.”

예빈은 다가간다.

예빈 :

“그만해요.”

선배학생 :

“뭐?”

예빈 :

“애 울잖아요.”

지연이 뒤에서 작게 말린다.

지연 :

“야, 그냥 가.”

하지만 예빈은 물러서지 않는다.

선배학생은 예빈을 위아래로 본다.

선배학생 :

“너 뭔데.”

예빈 :

“그냥 지나가던 길인데요.”

잠시 팽팽한 분위기.

교사가 복도 끝에서 나타나자 선배학생들이 흩어진다.

후배는 고개를 숙인다.

예빈 :

“괜찮아?”

후배 :

“네...”

예빈 :

“다음엔 바로 선생님한테 말해.”

후배가 끄덕인다.

지연이 예빈을 끌고 간다.

지연 :

“너 진짜 겁 없다.”

예빈 :

“겁 많아.”

지연 :

“거짓말.”

예빈이 웃는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단단함이 있다.

S#12. 독서실 / 오후

우진은 다시 독서실에 앉아 있다.

오전 검사 결과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책을 펼친다.

한 줄을 읽는다.

다시 읽는다.

또 다시 읽는다.

글자가 밀려난다.

휴대폰을 본다.

병원 연락은 아직 없다.

우진은 눈을 감는다.

아버지 목소리.

≪끝까지 해라.≫

우진은 다시 펜을 잡는다.

억지로 한 문제를 푼다.

틀린다.

빨간 펜으로 표시한다.

다시 푼다.

또 틀린다.

우진은 펜을 내려놓는다.

숨을 고른다.

그래도 다시 잡는다.

무너지는 대신, 한 줄이라도 더 잡고 있는 사람.

그게 강우진이다.

 

ACT 2. 뜻밖의 인연

 

S#13. 병원 복도 / 오후

우진.

의사 상담실 앞.

의자에 앉아 있다.

무릎 위에는 수험서.

하지만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한다.

시선은 계속 상담실 문.

상담실 문 열림.

의사 나온다.

의사 : “강성호 보호자분.”

우진 벌떡 일어난다.

S#14. 상담실

의사.

검사 결과 자료 펼친다.

우진 긴장.

의사 :

“현재 상태는 지난달보다 조금 더 진행됐습니다.”

우진 표정 굳는다.

의사 :

“약 조절이 필요합니다.”

우진 :

“수술은요?”

의사 :

“지금 단계에서는 어렵습니다.”

정적.

우진 :

“알겠습니다.”

의사 :

“무엇보다 환자분이 스트레스 안 받는 게 중요합니다.”

우진 :

“네.”

의사 :

“보호자도요.”

우진 멈춘다.

의사 :

“보호자가 먼저 무너지면 안 됩니다.”

우진

대답 못한다.

S#15. 병원 병실

아버지.

창밖 보고 있다.

우진 들어온다.

아버지 :

“표정 보니까.”

우진 :

“뭐가요.”

아버지 :

“좋은 소리는 아니었네.”

우진 :

“별말 없었습니다.”

아버지 :

“거짓말.”

잠시.

아버지 :

“그래도 괜찮다.”

우진 아무 말도 못한다.

아버지 :

“나는 생각보다 오래 버틴다.”

우진 :

“버티는 게 목표 아닙니다.”

아버지 :

“그럼?”

우진 :

“낫는 게 목표죠.”

아버지 웃는다.

아버지 :

“욕심쟁이.”

우진도 웃는다.

하지만 눈은 웃지 못한다.

S#16. 병원 매점

우진 혼자.

삼각김밥.

컵라면.

한참 바라본다.

결국 삼각김밥 하나 고른다.

계산.

매점 직원 :

“학생이에요?”

우진 :

“아니요.”

직원 :

“어려 보여서.”

우진 웃음.

직원 :

“환자 보호자?”

우진 :

“네.”

직원 :

“고생 많네요.”

우진 :

“다들 그렇게 말하시네요.”

직원 :

“실제로 고생 많아 보여서요.”

우진 말문 막힌다.

S#17. 고등학교 운동장 / 오후

체육 시간.

학생들 농구.

웃음.

예빈.

친구들과 함께 있다.

 

친구 지연 :

“야, 오늘 학원 가냐?”

예빈 :

“가야지.”

지연 :

“안 피곤해?”

예빈 :

“피곤하지.”

지연 :

“그런데 왜 맨날 열심히 해.”

예빈 :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친구들 :

“어우 모범생.”

예빈 웃는다.

하지만 진심이다.

S#18. 학교 앞 / 하교

학생들 쏟아져 나온다.

예빈.

이어폰 낀 채 걷는다.

겨울 해.

조금씩 어두워진다.

휴대폰.

엄마 전화.

“조심해서 와.”

예빈

(작게)

“네.”

통화 끝.

그리고 골목길로 접어든다.

S#19. 골목길 입구

사람 거의 없다.

바람.

낡은 가로등.

예빈 걸음 멈춘다.

앞쪽.

학생들 몇 명.

누군가 둘러싸고 있다.

여고생 불량 무리.

한 학생이 울먹인다.

예빈 표정 굳는다.

S#20. 골목길

불량학생1 :

“돈 없다고?”

학생 :

“진짜 없어요.”

불량학생2 :

“장난하냐?”

학생 밀친다.

예빈 :

“야!”

모두 돌아본다.

예빈 성큼 다가선다.

불량학생1 :

“뭐야?”

예빈 :

“그만해.”

불량학생2 :

“너 뭐냐.”

예빈 :

“보면 몰라?”

불량학생2 :

“모르겠는데.”

예빈 :

“지나가던 사람.”

잠시 정적.

불량학생들 웃는다.

불량학생1 :

“지나가던 사람이 왜 참견이야.”

예빈 :

“그 애 울잖아.”

불량학생2 :

“그래서?”

예빈 :

“쪽팔리지도 않냐?”

분위기 험악.

불량학생 한명.

예빈에게 다가온다.

불량학생1 :

“너 말이 많다.”

예빈 물러서지 않는다.

예빈 :

“맞는 말이라서.”

불량학생1 :

“진짜 혼나볼래?”

그 순간.

뒤에서 남자 목소리.

우진 :

“거기까지 하지.”

모두 돌아본다.

골목 입구.

강우진.

독서실 가방 메고 서 있다.

지친 얼굴.

하지만 눈빛은 차갑다.

불량학생2 :

“아저씨는 또 뭐야.”

우진 :

“애 보내고 끝내.”

불량학생1 :

“형사냐?”

우진 :

“아니.”

불량학생1 :

“그럼 신경 꺼 주셔.”

우진 :

“싫은데.”

정적.

예빈 처음으로 우진을 바라본다.

이상한 사람같다.

피곤하고 힘도 없어 보이는데.

물러설 생각이 없다.

팽팽한 대치.

불량학생들.

우진.

예빈.

잠시 후.

멀리 경찰차 사이렌 소리.

누군가 신고했다.

불량학생들 표정 변한다.

불량학생2 :

“오늘 재수 없네.”

학생 밀치고 도망.

나머지도 흩어진다.

정적.

구해진 학생.

고개 숙인다.

학생 :

“감사합니다.”

도망치듯 사라진다.

이제.

골목에 남은 건.

우진.

예빈.

둘뿐.

어색한 침묵.

예빈 :

“저기.”

우진 :

“네.”

예빈 :

“감사합니다.”

우진 :

“뭘요.”

예빈 :

“도와주신 거.”

우진 :

“학생이 먼저 나섰잖아요.”

예빈 :

“그건...”

우진 :

“겁 없네요.”

예빈 :

“겁 많아요.”

우진 웃는다.

처음이다.

예빈도 따라 웃는다.

겨울 저녁.

두 사람의 첫 번째 미소.

 

ACT 2 END

 

ACT 3.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

 

S#21. 골목길 / 계속

조용해진 골목.

예빈.

우진.

둘만 남아 있다.

어색한 침묵.

예빈 :

“저기...”

우진 :

“네.”

예빈 :

“진짜 감사합니다.”

우진 :

“학생이 더 용감했는데요.”

예빈 :

“아니에요.”

우진 :

“맞아요.”

예빈 :

“아니라니까요.”

우진 :

“맞다니까요.”

잠시.

둘 다 웃는다.

어색했던 공기가 조금 풀린다.

예빈이 우진을 보다가 멈춘다.

예빈 :

“어?”

우진 :

“왜요?”

예빈 :

“거기 손....”

우진 내려다본다.

손등.

조금 전 실랑이 과정에서 긁힌 상처.

피가 맺혀 있다.

우진 :

“별거 아닙니다.”

예빈 :

“피 나는데요.”

우진 :

“괜찮아요.”

예빈 :

“안 괜찮아 보이는데.”

우진 :

“정말 괜찮습니다.”

예빈 :

“잠깐만요.”

예빈 가방 뒤진다.

우진 당황.

예빈.

작은 구급파우치 꺼낸다.

우진 :

“그게 뭐예요?”

예빈 :

“상비약.”

우진 :

“그걸 왜 들고 다녀요?”

예빈 :

“다쳐서 울면 아프잖아요.”

우진 웃음 터진다.

예빈 :

“왜 웃어요?”

우진 :

“신기해서.”

예빈 :

“뭐가요.”

우진 :

“요즘 학생들은 다 그러나.”

예빈 :

“아뇨.”

잠시.

예빈 :

“저만 그래요.”

우진 피식.

처음으로 조금 편해진다.

예빈.

우진 손 잡는다.

소독약.

우진 움찔.

예빈 :

“아프죠?”

우진 :

“안 아픈데.”

예빈 :

“에이, 거짓말.”

우진 :

“티 납니까?”

예빈 :

“엄청.”

예빈 집중해서.

상처 치료.

우진 가만히 바라본다.

이상한 학생이다.

처음 본 사람 손을 치료해 주고 있다.

예빈 :

“그런데 연락처 알려 주실 수 있어요?”

우진 :

“연락처는 왜?”

예빈 :

“혹시 제가 치료해 준 손이 덧나면 책입져야죠.”

예빈의 기지에 우진 웃으며 폰 번호 찍어 준다.

S#22. 편의점 앞

치료 끝.

예빈 :

“됐어요.”

우진 :

“감사합니다.”

예빈 :

“이제 진짜 괜찮아요.”

우진 :

“덕분에요.”

잠시.

배에서 소리.

‘꼬르륵.’

예빈 눈 커진다.

우진 민망.

예빈 :

“밥 안 먹었죠?”

우진 :

“먹었습니다.”

예빈 :

“또 거짓말한다.”

우진 :

“왜 자꾸 들키지.”

예빈 :

“얼굴에 써 있어요.”

우진 웃음.

예빈 :

“삼각김밥 사줄까요?”

우진 :

“제가 왜 얻어먹어요.”

예빈 :

“은인인데.”

우진 :

“은인은 학생이죠.”

예빈 :

“그럼 서로 사요.”

우진 웃는다.

S#23. 편의점 내부

둘 나란히 선다.

삼각김밥 고르는 예빈.

컵라면 고르는 우진.

예빈 :

“그거 몸에 안 좋아요.”

우진 :

“맛있는데.”

예빈 :

“안 돼요.”

우진 :

“학생이 엄마예요?”

예빈 :

“비슷할 수도.”

우진 :

“전혀 아닌 것 같은데.”

둘 웃는다.

S#24. 편의점 테이블

작은 테이블.

둘 마주 앉는다.

예빈 :

“저는 한예빈이에요.”

우진 망설인다

예빈 :

“제가 먼저 이름 말했는데....”

우진 :

“강우진입니다.”

예빈 :

“알겠습니다. 강우진 씨.”

우진 :

“꼭 씨라고까지....”

예빈 :

“그럼 오빠?”

우진 당황.

예빈 웃음.

장난이 아니다.

그렇게 통성명을 하고 나니 조금 더 편안해진 분위기.

예빈 :

“대학생이에요?”

우진 :

“아니요.”

예빈 :

“그럼 직장인?”

우진 :

“아니요.”

예빈 :

“그럼?”

잠시.

우진 :

“시험 준비합니다.”

예빈 :

“공무원?”

우진 :

“네.”

예빈 :

“와.”

우진 :

“왜요.”

예빈 :

“멋있어요.”

우진 :

“그런 소리 처음 듣네요.”

예빈 :

“진짜예요.”

우진 :

“학생은요?”

예빈 :

“고등학생.”

우진 :

“어려 보이긴 했습니다.”

예빈 :

“다행이네요.”

잠시 정적.

예빈 :

“오늘 힘들어 보여요.”

우진 멈춘다.

우진 :

“그런가요.”

예빈 :

“네.”

우진 :

“티 많이 납니까?”

예빈 :

“조금.”

우진 쑥스러워 한다

예빈 :

“말 안 해도 돼요.”

우진 놀란다.

예빈 :

“그냥.”

예빈 :

“그런 날 있잖아요.”

우진 한참 바라본다.

이 학생.

생각보다 깊다.

S#25. 버스정류장

밤.

버스 도착 시간.

둘 함께 걷는다.

가로등 불빛.

겨울 공기.

이상하게 따뜻하다.

예빈 :

“오늘 안 왔으면 후회했을 것 같아요.”

우진 :

“왜요.”

예빈 :

“그 애 안 도왔으면.”

잠시.

예빈 :

“그리고 오빠도 못 만났을 테고.”

우진 말문 막힌다.

버스 들어온다.

예빈 버스 탈 시간.

예빈 :

“가야겠다.”

우진 :

“조심해서 가요.”

예빈 :

“네.”

잠시.

예빈 :

“근데.”

우진 :

“네?”

예빈 :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정적.

우진 웃는다.

우진 :

“글쎄요.”

예빈 :

“만나게 될 것 같은데.”

버스 문 열린다.

예빈 올라탄다.

창가 자리.

손 흔든다.

우진도 손 든다.

버스 출발.

S#26. 버스정류장 / 계속

멀어지는 버스.

우진 혼자 남는다.

잠시.

휴대폰 진동.

모르는 번호.

문자.

≪저 한예빈인데요.≫

우진 놀란다.

곧바로 두 번째 문자.

≪다음에 만나게 되면 인사 안 해도 되는 거죠?≫

우진 웃음.

오늘 처음.

진짜 웃는다.

답장.

≪그건 좀 곤란한데요.≫

곧바로 답장.

≪그럼 다음에 또 인사할게요.≫

우진.

문자창을 바라본다.

그리고.

오랜만에.

오늘 하루가 조금 덜 힘들었다.

S#27. 옥탑방 /

우진 들어온다.

불 켠다.

작은 옥탑방.

아버지 사진.

우진 바라본다.

작게.

우진 :

“이상한 애 만났어요.”

웃음.

그리고.

휴대폰 진동.

한예빈 문자.

≪잘 들어갔어요?≫

우진 미소.

 

EP1 FINAL

 

창밖.

겨울밤.

하지만.

아주 멀리.

봄이 오고 있다.

FADE OUT

 

EP1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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