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리던 눈이
마루밑 까지 흩날려 신발 뒤축 반쯤은 소금을 뿌려 놓은 것처럼 희뿌얬다.
우리집 마당은 새하얀 눈밭이고
멀리 보이는 마을도 눈이 부시게 희디 흰 세상이다.
밤새 내린 눈이 건설이 아니였으므로
지붕위에나 담벽,대문 위에는 고봉으로 퍼 놓은 쌀밥 같이 수북히 쌓여 있었는데 보기에도 그득한 것이 행복할 정도로 좋았다.
필경 눈송이가 포도 송이 마냥 굵었으리라 짐작 해보는 건
묵직하게 쌓인 눈을 보고 쉬이 유추가 되는 이유다.
족히 한 뼘은 되는 눈 위를
구름처럼 가볍게 팔짝 거렸는지 아기새의 귀여운
발자국이 찍혀 있다.
구들장 온기가 식어가던 새벽부터 가마솥에 불을 지피던 연기도
하늘 위로 퐁퐁 흩어지느라 천지가 하얀 날.
넉가래를 내 앞으로 뉘여 앞으로 밀다보면 반듯한 새로운 눈길이
그렇게 생긴다.
조금은 삐뚜름해도 유연한 곡선처럼 눈길이 좋아서 마냥 밀고 가다보면
쌓인 눈이 무거워 막히는 길.
그러면 새로 시작해서 만들던 눈 길.
내가 가는 길이
오로지 내길 이라서 좋았다.
근심이란 단어조차 모르던 나이
먹고 살기 팍팍했던
어른들의 근심은 눈 속에 파묻혔을까
적막했고 조용했다.
그 눈내린 아침으로 돌아가
오늘 나는 고립되어 있다.
눈이 오면 아직도 설레는 사람
강아지마냥 폴짝거리진 않아도
너무 좋아서 보기만 해도 좋은
사람이 나이 50이 넘었는데도
있네요.
바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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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산다는건아름다운일하지만애잔하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2.05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요~
어린시절 갬성 글이라
사진은 퍼왔어요
꼬불아빠님은
여전히 유쾌하시군요~~ㅎㅎ -
작성자▦ 가끔은 생각나는.. 작성시간 25.02.05 산다님 글은 언제봐도 좋아요~
지나가다 꼭 댓 다는 분
전국에 폭설이 와도 내사는곳은 눈 안오는 지역에 사는지라 쌓인눈도 내리는 눈도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ㅎ
-
답댓글 작성자산다는건아름다운일하지만애잔하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2.05 아이구~~ 가끔님 감사해요.
제 글에 댓글 달아주시는 분중
너무 기분 좋은 댓을 달아주셔서
저도 기억합니다^^ 잊을수가 없지요.
조오기~~남쪽지방 인가봐요.
부산,대구쪽은 눈보기 힘들다던데
만약 제가 남쪽에 살아 눈보기 힘들면
아마 눈보러 윗쪽으로 구경 왔을지도
몰라요ㅎㅎ -
작성자4월27일 작성시간 25.02.05 산다님...
각 잡고 글 읽었습니다.
한줄 한줄 생각하면서.. 연상하면서...
따듯한 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산다는건아름다운일하지만애잔하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2.05 저도 감사합니다.
별볼일 없는 글인데..
근데 지금 본문의 글은
조금 천천히 읽으셔야 맛있는 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