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시절 저는 Z4라는 차를 몰았었는데요
2인승의 로드스터(오픈카)이고, 제가 부르던 애칭은 "쥐포"였어요.
한번은 당시 여자친구가 자기 부모님 모시고 지방에 친척 결혼식에 갈 일이 있는데 운전 좀 해줄 수 있냐고 부탁했어요.
자기는 출퇴근 운전만 겨우하는 실력이라 고속도로는 무섭다고요.
문제는 제 차가 2인승 로드스터인지라 4명이 탈 수 없었다는거죠.
부득이 여친 차였던 모닝을 타고 담양까지 갔다왔어요.
덕분에 경차의 세계를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제 차인 쥐포가 작아도 나름 BMW라서 겪지 못했던 일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죠.
일단 길이 막혀 줄 서 있을 때 온갖 차들이 유독 모닝 앞으로 끼어들려고 하는게 좀 당황스러웠는데
몇대가 무리하게 제 앞에 껴들길래 그 다음 차에겐 양보를 안했더니 창문을 내리고 웬 아저씨가 막 뭐라 하는데,
대충 "야 똥차 타면서 좀 엄청 야박하네" 이런 얘기였던것 같아요.
그리고 친척분 결혼식 참석하고 나올 때 먼길 온 우리를 배웅해주시는데.. 모닝을 끌고 4명이 내려온 걸 보고는 다들 한마디씩 던지셨던 기억이 나네요.
"참 알뜰하네.." "이걸 타고 여기까지 왔어?" "와 여기 4명이 타?" 뭐 이런 얘기요. 다들 안쓰러운 표정으로 ㅋㅋ
한국사람들이 차 가지고 급이나 지위를 나눈다는게 이런 건가 처음이자 강렬하게 느낀 경험이었어요.
와이프가 (그때 그 여친과는 다른 사람) 얼마전 가까운데 다니게 모닝 하나 사자고 하길래 딱 잘라 거절했어요.
사려면 좋은 차 사던가 아니면 그냥 걸어다니던가 하라고요.
왜 그러냐고 묻는데 옛여친 스토리 말해 줄까요? ㅋㅋ
글쎄.. 수입차와 대형차가 흔해진 요즘은 분위기가 좀 바뀌었을까요?
Z4 차입니다. 제 애마였던 쥐포는 자주빛 도는 빨간색이었어요. 아무리 찾아봐도 제대로 잘 나온 사진이 없어서 1장 올렸다가 지움^^